*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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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민수



드라마 모래시계의 박태수, 사랑이 뭐길래 대발이 하면 딱 떠오르는 한 분이 있죠. 바로 터프가이의 상징, 배우 최민수 씨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주인공인데요. 그런데 오늘은 배우가 아니라 가수로 초대합니다. 지금의 36.5라는 록 밴드를 만들어서 음반을 내고 전국적으로 콘서트도 앞두고 있는데요. 직접 만나보죠. 배우가 아니라 가수 최민수 씨, 안녕하세요.

◆ 최민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노래를 잘하는 건 알았지만 어떻게 이렇게 록 밴드를 결성하셨어요?

◆ 최민수> 글쎄요, 왜 그랬을까요? (웃음) 마음이 그쪽으로 열렸나 보죠.

◇ 김현정> 아니, 요즘 세상에 배우가 음반 내고 가수가 연기하고 이렇게 장르 넘나드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마는 최민수 씨는 보니까 직접 작사, 작곡까지 다 하셨네요.

◆ 최민수> 저한테 지극히 정상적인 작업의 과정인 것 같아요. 세상 살다가 느낌이 이렇게 와닿는 부분이나 정리해야 할 부분이나 그렇게 떠오르는 것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을 음율화하고, 선율화하고, 가사화하고. 그런 부분들을 나름대로 정리했던 것이 노래가 된 거고 그런 거죠.

◇ 김현정> 쇼케이스에서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세상의 수많은 왕따를 위해서 노래하겠다.

◆ 최민수> 아니, 제가 왕따니까요.

◇ 김현정> 스타 최민수 씨가 왕따라고요?

◆ 최민수> 저는 제가 스타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저는 데뷔할 때도 그랬었고 지금도 팬들이 사인 내지는 사진 찍자고 그러면 무척 쑥스러워합니다.

◇ 김현정> 저는 참 이해가 안 가요. 최민수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정말 많은 팬을 가진, 정말 많은 히트작을 가진 배우인데 그런데도 나는 왕따 같다?

◆ 최민수> 네, 저는 왕따예요. 약간 세상에 대해서 그렇게 일상적인 어떤 삶 속에서는 저는 잘 그렇게 적응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여전히.

◆ 최민수> 여전히. 제가 연기를 할 때는 그 상황 안에 들어가고, 그 인물 속에서 있다 보니까 사는 것뿐이지. 그 부분을 벗어나서는 저는 아마 거기에서 벗어나면 못 사는 겁니다, 이제.

◇ 김현정> 그러니까 세상의 어떤 관습, 세상과 타협하는 것, 이런 모든 것을 거부하는, 뭐 어떻게 보면 스스로 만들어놓은 왕따네요. 나는 적당히 타협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 최민수> 그렇죠. 적당히라는 말은 내가 삶의 모토이기는 한데 적당한 타협이라는 건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대발이로 분한 최민수 씨. 모래시계, 박태수 역의 최민수 씨. 이런 여러 가지 배역 중에서 가장 실제 최민수와 닮은 배역은 뭐였습니까?

◆ 최민수> 다 제 모습이 있겠죠. 앞 모습이 약한 모습이 아니라면 결국은 만들어낸 건데 만드는 재주는 별로 없어서. 대발이도 저일 수도 있고, 박태수도 저일 수도 있고, 남들이 생각하는 최민수도 저일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하는 최민수도 저일 수도 있고 다 그렇지 않겠어요?

◇ 김현정> 한마디로 자유인이네요. 모든 배역을 다 조금씩 섞여 있는?

◆ 최민수> 네, 그런데 저는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이라서 저를 자유인 그러면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그냥 망가진, 버려진 인형일 수도 있고 태엽 감는 인형일 수도 있고 그냥 저는 그냥 저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배우에서 이제 가수로까지 록 밴드의 보컬로 변신한 최민수 씨를 지금 만나고 계십니다. 노래 중에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가 있었어요. 제목이 피노키오.

◆ 최민수> 저의 노래가 전부가 다 아내한테 바치는 노래입니다.

◇ 김현정> 전부가 다?

◆ 최민수> 전부 다 제가 아내를 생각한 거죠.

◇ 김현정> 왜 굳이 아내, 그 많은 사람들 중에.

◆ 최민수> 저에게는 유일한 분이니까요.

◇ 김현정> 아내가요?

◆ 최민수> 네, 나라는 걸 일깨워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고 내가 나라는 어떤 나에 대한 정체성에 대해서 항상 일깨워주시고. 사랑을 하고, 사랑을 가르쳐주시고 하니까 저에게 유일한 분이죠.

◇ 김현정> 그 노래들, 당신을 위해서 만든 노래입니다 하면서 이런 노래들을 들려줬을 때 아내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최민수> 별로 반응이 없던데요?

◇ 김현정> 아니, 모두를 다 자기를 위해서 만든 노래라 하는데 반응이 없어요? (웃음)

◆ 최민수> 네, 없어요. 그냥 노래하면 시끄럽다고 문 닫고.

◇ 김현정> 재미있는 가족이네요.

◆ 최민수> 네, 재밌습니다. 우리 집은. 되게 웃겨요. 저 집에서는 장판이거든요.

◇ 김현정> 장판이요? 그게 무슨. . .

◆ 최민수> 밟고 다녀요, 저를.

◇ 김현정> 그런데 즐기시네요, 장판인 걸. 최민수 씨 이게 매력입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 최민수> 아내라는 어떤 사랑의 건물 안에 그냥 저는 이렇게 갇혀 있다고 생각을 하죠.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런 질문 많이 받으셨을 텐데 두 분이 자라온 환경도 너무 다르고. 왜냐하면 부인은 캐나다 교포 출신이시니까요. 성격도 겉으로 보기에는 참 달라보이고 그동안에 여러 가지 뭐 사건사고, 별의별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그래서 좀 결혼생활이 아슬아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사람들은 하는데 어떻게 항상 그때마다 잘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 사랑의 끈을 이어오셨어요?

◆ 최민수> 저하고 아내가 사는 환경 내지는 어떤 태어난 곳, 어떤 생각의 어떤 기준이나 이런 거 전혀 달랐다고 저는 생각했는데 만난 순간에, 제가 3시간 동안 얘기하고 결혼하자고 했거든요?

◇ 김현정> 유명하죠, 그 얘기.

◆ 최민수> 그런데 그게 맞았던 게 20년 넘게 살아왔는데 아내는 처음부터 저였었더라고요. 저 역시도 아내였고. 결국은 하나였더라고요. 그래서 누구보다도 저를 많이 느끼고, 많이 이해하고 또 많이 알고 있고. 저 역시도 그렇고. 굉장히 좀 잘 맞아요.

◇ 김현정> 참 부럽네요.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 최민수> 그런데 그게 저도 내가 내 자신이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요. 그래서 내 매력에 이 친구가 빠졌구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요. 저를 통해서 세상 사는 법을 저한테 가르쳐주더라고요. 좀 더 이렇게 하면 멋진 거구나, 좀 더 이런 것이 더 좋은 거구나, 이런 것들을 많이 가르쳐주더라고요.

◇ 김현정> 참 지혜로운 아내를 두셨네요. 현명한 아내. 말하자면 스승.

◆ 최민수> 저는 제가 가정을 잘 지켰다고 생각했는데요. 그게 아니라 제 와이프가 제 가정을 잘 지킨 거더라고요. 생각해 보세요. 나이가 52살 됐는데 돈도 안 되는 예술이네 어쩌고 하겠다고 노래 만들고 앉았고, 밴드하고 앉았고 이게 다 되겠어요? 이거 때문에 영화 2개 포기했거든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 최민수> 돈 수억 깨졌어요.

◇ 김현정> 수억 깨졌어요? 그래도 아내는 응원합니까?

◆ 최민수> 글쎄요, 포기를 했는지 뭔지는 몰라도 한심한 시선은 가끔 느끼고는 있는데 모른 척은 하는데요. 그런데 어떻게 안 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 한심한 시선을 보내면서도 그걸 받아줄 수 있는, 52살의 남편이 록 밴드 한다고 음악 만들고 있는 걸 받아줄 수 있는 게 바로 이 아내와 내가 하나라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 최민수> 아니, 그런데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기는 한데요. 저에게는 이게 현실이거든요. (웃음)

◇ 김현정> 배우에서 이제 가수로까지 록 밴드의 보컬로 변신한 최민수 씨를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전국투어를 계획하고 계신데 어떻게 세상과 음악으로 소통하실 계획이세요?

◆ 최민수> 어떤 것이라도 제일 중요한 건 진정성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마음만 갖고 있으면 그리 뭐 장소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고요.

◇ 김현정> 그러면 어느 멋있는 무대가 만들어져야지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하다 못해 거리공연이라도 얼마든지 나는 할 수 있다?

◆ 최민수> 그런 거 좋아해요, 저는. 사람 숨쉬는 데 어떻게 숨쉬겠다라는 거 없잖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숨쉬잖아요, 그렇죠? 그런 거라고 봐요.

◇ 김현정> 멋있습니다, 최민수 씨.

◆ 최민수> 세상 멋 진짜 다 하나도 없어졌네. (웃음)

◇ 김현정> 유쾌한 분, 에너지 넘치는 분. 그래서 52살에도 또 록 밴드를 결성할 수 있는 남자, 최민수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