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1(금) 최영선 117신고상담센터 “학교폭력상담, 하루 300건은 기본?"
2013.06.21
조회 44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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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1주년 맞은 117신고상담센터 최영선 팀장(경위)



여러분, 전화번호 117번을 아십니까? 112, 114, 119는 익숙한데 117이라? 이거는 처음 듣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학교폭력신고상담센터입니다. 이제 문을 연 지 1년이 됐습니다. 그런데 청소년들이 뭘 얼마나 이용할까 싶은데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하루 평균 305통의 전화가 걸려온답니다. 1년으로 치면 무려 11만건입니다.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숫자죠. 아마도 이게 얼굴 보이지 않고 내 신분을 노출하지 않아도 되니까 속마음 털어놓을 곳 찾는 아이들이 아이들이 이곳으로 몰리는 게 아닌가, 다이얼을 돌리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 애절한 전화에 직접 응답하는 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겠습니다. 117학교폭력신고상담센터의 상담사세요. 최영선 팀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 최영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 시간에도 벌써 출근해 계시나요?

◆ 최영선> 네, 여기는 항상 근무자가 있습니다.

◇ 김현정> 24시간?

◆ 최영선> 그렇죠. 112랑 마찬가지로 1년 365일 24시간 단 1분도 쉬지 않습니다.

◇ 김현정> 주로 어느 때 전화가 제일 많이 걸려와요?

◆ 최영선> 전화가 제일 많이 오는 때는 우리 어린이들이 초등학생부터 이제 하교하는 한 2시부터 오후 6시에 많이 집중이 됩니다.

◇ 김현정> 아이들이 학교 갔다 와서 저녁 먹기 전까지, 그시간.

◆ 최영선> 끝나면서.

◇ 김현정> 혹시 가끔 새벽에도, 참 예상치 못한 시각 새벽 2시, 3시에도 걸려오는 전화가 있어요?

◆ 최영선> 네, 있습니다.

◇ 김현정> 있군요.

◆ 최영선> 진짜 지속적으로 오랜 피해를 당한 친구들도 가끔은 있고요. 또 그 아이의 문제 때문에 너무나 이렇게 심각하게 고민하시다가 전화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 김현정> 밤새 고민하다가 여기에 재가 한번 걸어봐야겠다 하고 새벽 3시, 4시에도 전화하는 분이 있는.

◆ 최영선> 그렇죠.

◇ 김현정> 요즘 많이 가장 많이 상담하는 내용은 뭡니까?

◆ 최영선> 언어폭행, 언어폭력 비율이 상당히 많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김현정> 언어폭력이라면 예를 들어서 어떤 일을 당했다는 얘기인가요?

◆ 최영선> 요즘 학생들 사이에 스마트폰이 주요 소통창구가 돼 버렸잖아요.

◇ 김현정> 카카오톡 같은 거 방 만들어서 같이 얘기하고 이러는 거요?

◆ 최영선> 그렇죠. 카카오톡 채팅방 이런 데다가 자기가 괴롭히고 싶은 친구를 초대해서 찌질이라는 둥 찐따라는 둥 개념이 없다, 이런 아주 가벼운 말은 보통이고요. 도저히 이거 방송에서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그런 심한 언어폭행까지 일삼고 그러고 다시 나가라고 쫓아버리고.

◇ 김현정> 여러 명을 불러놓고.

◆ 최영선> 그렇죠, 여러 명을 불러놓고.

◇ 김현정> 거기서 공개망신을 주고.

◆ 최영선> 그렇죠.

◇ 김현정> 그랬다가 또 나가라고 해요?

◆ 최영선> 나가라 그래요. 그러고 나가라고 내쫓은 다음에 또다시 초대를 해요. 그래서 초대를 안 받으면 전화해서 왜 전화 안 받냐고. 그때는 그러니까 애들이 무서워서 이제는 쟤가 학교에서 나를 어떻게 괴롭힐까 싶으니까 학교를 안 가는 등교거부사례도 발생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 경우까지. 참 이런 이야기들을, 절절한 이야기들을 하고 싶어서 다이얼을 돌렸는데. 그런데 아이들이 사춘기의 예민한 아이들 아닙니까?

◆ 최영선> 그렇죠.

◇ 김현정> 처음부터 문을 확확 열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최영선> 그런데 중요한 거는 아이들이 부모님한테나 누구한테도 말을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가 마지막에 117에 내가 한번 전화를 해서 도움을 받아볼까, 그런 의지를 갖고 전화를 하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만 그걸 도와주고 어떻게 했는데, 그랬었구나, 이렇게 조금만 도와주면 술술술 나오죠.

◇ 김현정> 조금만 도와준다는 건 어떻게 도와주세요?

◆ 최영선>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우선 저희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여기에 전화했니? 무슨 일이 있었는데? 내용부터 묻죠.

◇ 김현정> 아이들 눈높이에서. 뭐든지 얘기해 봐라.

◆ 최영선> 그렇죠. 그리고 저희 중요한 거 저희는 항상 존댓말을. 하다못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한테도 존댓말을 써서 그러니까 너를 존중해 주고 있다. 네 말을 아주 긍정적으로 진솔하게 존중하면서 공감해 줄 자세가 돼 있다, 이걸 보여주거든요.

◇ 김현정>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예요. 이거는 학부모님들도 새겨 들어야 될 부분입니다. 아이한테 도대체 왜 그러니, 너 왜 짜증내고 문 닫고 들어가, 이게 아니라. 얘기 좀 해 보자, 이게 아니라 나 다 이해한다, 존중한다.

◆ 최영선> 저희 윗분들의 아주 강조사항이시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게 해서 이제 마음 문을 열고 나면 말하다가 혹시 펑펑 우는 친구들도 있어요?

◆ 최영선> 있죠.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많이 있습니까? 펑펑 아이들이 울기 시작하면 선생님도 덩달아 우실 수도 있으실 것 같은, 눈물이 왈칵 쏟아지실 것 같아요.

◆ 최영선> 아니죠. 아이들이 울면 저희가 그래, 얼마나 힘들어서 그러니? 그래. 그래서 저희는 전화가 그럴 때는 아무리 밀려도 잠시 울 수 있게. 왜 어른도 울고 엉엉 소리 내서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잖아요.

◇ 김현정> 시원하죠, 그렇죠.

◆ 최영선> 그래, 좀 울어라, 이렇게 한 다음에 저희는 그런데 속으로 같이 웁니다. 마음으로 울지, 같이 운다고 뭐가 해결되지는 않아요.

◇ 김현정> 속으로 운다.

◆ 최영선> 이 아이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도와줄 수 있을까. 우는 동안에 저희는 그걸 고민하죠.

◇ 김현정> 그렇군요. 혹시 아주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에 다이얼을 돌리는 경우도 있습니까?

◆ 최영선> 자살충동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 김현정> 그렇죠, 가장 극단적인 선택.

◆ 최영선> 가끔 있어요.

◇ 김현정> 있어요? 있군요.

◆ 최영선> 아이들이 충동성이 상당히 강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어른들보다 더 강하죠, 사실. 사춘기.

◆ 최영선> 그렇죠. 그러니까 학교를 가다가도 오늘 내가 가서 얼마나 힘들까. 그래서 며칠 전에는 실제로 어머니가 전화가 왔는데 자살하고 싶다, 죽고 싶다 그래서 그러려니 했대요. 그랬는데 학교 가다가 실제 차에 뛰어들어버린 거예요.

◇ 김현정> 달리는 차로?

◆ 최영선> 네. 다행히 이렇게 조금 천천히 오고 있었나 봐요.

◇ 김현정> 다행이네요.

◆ 최영선> 어머니가 그것에 대해서 실제 차에 뛰어들었었다고 좀 도와달라고 전화기 오는 경우가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이제 이번에는 지금 말씀하신 경우는 어머니의 경우지만 아이가 직접 전화해서 선생님한테 그런 이야기들을. 얘네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라고 판단이 되면 어떻게 하세요?

◆ 최영선> 또 전화만으로는 어려운 경우도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게요. 그런 경우는 어떻게 하세요? 익명이고 주소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 최영선> 저희가 그 얘기를 하면서 이제 우선은 조금 마음을 가라앉혀 놓고요. 그리고 부모님들 싫고 그러면 밖에서 잠깐 학원 가는 시간이라든가 잠깐 우리를 만날 수 있겠니, 물어봐가지고. 그럼 대부분은 만나겠다 그래요. 그럼 저희 수사관하고 또 학교 담당 경찰관이 있습니다. 같이 사람들이 자기를 알 수 없는 곳, 지하철역 주변이라든가 이런 데 같이 가서 만나요.

◇ 김현정> 아주 세심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거네요, 쉽게 말하자면.

◆ 최영선> 그렇죠, 완전 원스톱으로.

◇ 김현정> 그래요. 그렇게 해서 문제를 하나하나 세심하게 해결해 주고 계시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하루 300여 통의 전화가 온다. 참 놀라운 일인데. 팀장님, 지금 아이들은 학교 갔을 시간이고 지금 학부모님들이 귀를 쫑긋하고 많이들 듣고 계실 거예요. 이 학부모님들에게 마지막으로 짧게라도 핵심적인 조언을 한 말씀 해 주신다면?

◆ 최영선> 제가 진짜 꼭 어머님들한테, 아버님들한테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이 아이들이 자신이 학교폭력을 당한다는 건 부모님한테 말씀 드리는 거 상당히 어려워하거든요. 그런데 그 사실을 부모님한테 말씀 드렸다는 거는 이미 충분히, 충분히 많이 괴롭고 심각한 상태라고 도와달라고 손을 내미는 거예요. 그런데 보통 부모님들은 네가 어떻게 이길래? 네가 참아라. 네가 잘해라. 이런 말로 아이의 의지를 꺾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면 견뎌야 되는 거 아니니? 뭐 이런 거. 살다 보면 그런 일 있어. 이런 얘기.

◆ 최영선> 네. 그거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부모님이 아이한테 2차 피해를 가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 김현정> 그게 2차 피해다.

◆ 최영선> 도와주는 게 아닙니다. 어른들이, 그러니까 부모님이 자신의 아이를 폭행한다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절대로 그 아이들이 힘들게 세운 의지 꺾지 마시고 저희 117학교폭력신고상담센터랑 상담하셔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주시길 정말 꼭 당부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참 중요한 전화네요, 117. 부모님들도 기억하셔야 되겠고 아이들한테도 117 알려주세요, 부모님들께서. 좋은 일 하십니다. 힘들어도 좀 애써주셔야 되겠어요, 팀장님이. (웃음)

◆ 최영선> 그럼요.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