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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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선미 춘천지검 검사
작년 6월 강원도 춘천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14살의 여중생이었고요. 이 성폭행을 한 피의자는 17살, 역시 미성년자였습니다. 그런데 이 성폭행의 피의자가 행방이 갑자기 묘연해집니다. 사라진 거예요, 도망친 겁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흐른 상태에서 결국 미제로 남게 됐는데요. 최근에 임관된 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은 한 여검사가 단 20일 만에 이 사건을 해결해내서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검사는 의사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도 갖고 있어서 더 화제인데. 오늘 직접 만나보죠. 춘천지방검찰청 이선미 검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고생하셨습니다.
◆ 이선미> 네. (웃음)
◇ 김현정> 그러면 그 성폭행 피의자는 지금 어디 있나요?
◆ 이선미> 지금은 춘천교도소에 있습니다.
◇ 김현정> 교도소에.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때 아무리 도망쳤더라도 미성년자, 17살 학생이면 잡기가 쉬웠을 것 같은데 어떻게 1년 동안이나 미제로 있었죠?
◆ 이선미> 사실상 소년이면 검거에 더 어려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피의자 명의로 된 휴대폰이라든지 신용카드, 자동차가 없고요. 또 피의자는 학교도 다니지 않고 모텔에 숨어 지냈기 때문에 성인들보다도 오히려 추적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잡을 수 있는 근거들, 흔적들, 덜미가 별로 없으니까.
◆ 이선미> 네.
◇ 김현정> 검사님은 이 사건을 언제 배정받으셨어요?
◆ 이선미> 배정받은 건 이제 올해 5월 초에 배정을 받고요. 5월 말에 구속하였습니다.
◇ 김현정> 1년밖에 안 된 초임 검사한테 이런 미제사건이 주어지면 이거 나 못 잡을 수도 있겠구나, 첫 사건부터 힘들겠구나. (웃음) 이런 생각, 좀 불안한 생각 들지 않으셨어요?
◆ 이선미> 처음에는 기록상에 큰 단서가 없었기 때문에 쉽게 잡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체 춘천지방검찰청 관할에 성폭력 지명수배자가 남아 있다는 거는 주민들한테는 불안감이잖아요. 그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혹시라도 단서가 없을지 다시 한 번 기록을 검토해서 검거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 단서가 있던가요, 다시 검토해 보니까?
◆ 이선미> 직접적으로 피의자 명의로 된 아까 말씀 드렸던 그런 단서는 없었는데요. 피의자의 주변인들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피의자가 사용할 것으로 의심되는 번호들을 특정해서 실시간 위치추적 등을 통해서 검거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선미 검사가 이렇게 금방 알게 된 그 단서를 앞의 분은 왜 모르셨을까요? (웃음) 얘기하다 보니까.
◆ 이선미> (웃음) 아무래도 이제 이번에 성폭력 4대악 척결과 관련해서 주민들 불안감 해소하기 위해서 조금 더 재조사한 게 좀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현장에 나가서 잠복도 하고 그러셨다면서요?
◆ 이선미> 피의자가 숨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 동네 식당이나 모텔 업주 등을 상대로 현장수사를 통해서 검거하게 됐는데요. 사실 자칫하면 피의자가 이 사실을 알고 도망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이 조심스러웠습니다.
◇ 김현정> 조심조심하면서 잡아보니까 17살 아이였어요. 잡고 나서도 좀 마음이 짠하기도 하셨겠어요, 사실은. 피해자 때문이기도 하고 피의자를 봐도 참 안타깝다는 생각도 드셨겠어요, 그 어린 아이가 왜 이런 짓을 했을까
◆ 이선미> 당시에 이제 피해자가 이제 육체적,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서 자살수치도 높게 나오고 많이 불안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상태에서 피의자가 도망간 상태였기 때문에 피의자 검거는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 김현정> 물론이죠. 하여튼 대단한 일 하셨습니다. 지금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선미 검사 만나고 있는데요. 이 검사는 보니까 특이한 이력 때문에 더 화제를 지금 낳고 있어요. 일단 과학고를 조기 수석 졸업하고 (웃음) 서울외대를 들어가서 최연소 입학, 또 최연소 개업의사가 됐었다면서요?
◆ 이선미> 사실 이 사건하고는 큰 관련은 없는데 (웃음) 이슈가 돼서 저도 조금 당황스럽기는 한데는요. 제가 원래 당시 의대 다닐 때 의료법 교수가 되는 게 꿈이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로스쿨 제도 생기면서 지원해서 갔었는데. 제 목표 이상으로 달성해서 검사가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의사로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중에 어떻게 로스쿨에 가서 공부해서 검사가 되겠다, 이런 생각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요?
◆ 이선미> 그러니까 의대 당시부터 의료법 교수가 되려고 했던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해서 당시에 고민도 좀 많이 됐었던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이제 5년 뒤, 10년 뒤를 생각하면서 조금 노력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병원 개업해서 한창 일하고 있을 때 갑자기 로스쿨 다닌다고 하니까 가족들 반대는 없었습니까?
◆ 이선미> 아무래도 이제 어머니가 조금 이제 편안해질 만하니까 다시 또 공부를 시작한다고 그것도 아예 새로운 법공부를 시작한다고 하니까 조금 반대를 하셨었어요. 그런데 막상 나중에 공부해서 석사학위 따고 그리고 검사 됐을 때는 가장 많이 축하해 주셨습니다.
◇ 김현정> 가장 많이. 우리 이선미 검사님은 공부를 많이 좋아하시나 봐요?.
◆ 이선미> 아니요, 꼭 그렇지는 않은데요. (웃음)
◇ 김현정> 끊임없이 공부, 새로운 거 도전.
◆ 이선미> 도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 김현정> 도전을 좋아하는. 막상 검사가 돼 보니까 어떻습니까?
◆ 이선미> 저는 검사라는 직업이 정말 소신 있고 피해자들의 말을 들어주고 억울함을 풀 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약자의 입장, 소외된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일한다면 더없이 보람이 큰 직업이죠, 검사. 그렇죠. 그런데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그렇지 않은 검사들도 꽤 많아서 눈총을 받는 일이 많단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선미> 실제로 검찰에 들어와 보니까 밖에서 이제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과 달리 실제로 검찰 내부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정말 열심히 소신 가지고 일하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분들이 많은데 또 아닌 분들이 조금 있어서 (웃음) 물을 흐리기도 하는 거예요.
◆ 이선미> 그런데 이제 겉을 국민들이 봤을 때는 일부의 그런 잘못된 모습도 이렇게 많이 비춰지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검찰에서 더 노력을 해서 국민들한테 비춰지는 모습까지도 더 좋게 보일 수 있도록 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제 막 임관된 초임 검사가 추적 끝에 미제사건 해결해서 지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선미 검사. 마지막으로 어떤 검사가 되고 싶은지 포부 밝혀주세요.
◆ 이선미> 사건 이제 결정을 하고서 검사 이선미라는 서명을 할 때 항상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돼요. 이 결정으로 어떤 한쪽이 억울하지는 않을지, 혹시 제가 경솔한 결정을 하는 건 아닐지 매번 고민하게 되거든요. 저는 당사자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고 또 피해자들의 아픔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열정이 있되 따뜻한 그런 검사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 김현정> 그 약속 잊으시면 안 됩니다.
◆ 이선미> 알겠습니다.
◇ 김현정> (웃음) 이 모습 그대로 정의로운 검사가 돼 주시길 부탁 드리면서 오늘 인사 나누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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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4(금) 이선미 춘천지검 검사 "초임검사의 패기, 미궁성폭행사건 해결했어요"
20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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