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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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까만 흑비에 차가 아스팔트로 변해
- 수확 다가온 유기농 복분자 모두 버려
- 작년부터 비온후 쇳가루같은 먼지 발견
- 정부에 민원 넣어도 아무 반응없어
- 주변 산업공단의 불법 샌딩작업 의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지역(율촌면) 주민, 여수 율촌 대책위원회 김준태 사무국장
여러분, 흑비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지난 11일 밤 전남 여수시 율촌 산단 인근의 1만 여 제곱미터 지역에서 시커먼 비, 흑비가 내렸다는데요. 이 흑비로 인해서 차량은 물론이고 농작물 피해까지 극심했다는데 지금 여수시와 경찰에서 조사를 벌이고는 있습니다마는 정체가 불분명합니다. 일단은 쇳가루와 분진이 섞여 있는 걸로 알려져 있어서 걱정인데요. 상황을 직접 들어보죠. 이 흑비로 피해를 본 주민 한 분을 먼저 연결합니다.
◇ 김현정> 어떤 일을 하시나요?
◆ OOO> 네. 농사도 짓고 조그마한 사업도 하고 그러죠.
◇ 김현정> 이 흑비라는 게, 제가 직접 본 적이 없어서 도대체 어떤 걸 말하는 건가 궁금한데요.
◆ OOO> 흑비라고 하면 비가 까맣게 보이는 것이 아니고요. 차를 주차장에 주차를 해 놨는데 차가 하여튼 새카맣게 뭐가 묻어 있어요.
◇ 김현정>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하고는 달라요?
◆ OOO> 황사는 먼지 아닙니까? 그런데 이건 새까매요, 새까매. 새까맣게 내려와 있어요.
◇ 김현정> 말하자면 하얀 차가 까만 차처럼 보일 만큼?
◆ OOO> 그렇죠, 그렇죠. 아스팔트를 연상할 만큼 그렇게 새카맣게 차가 돼 있었어요.
◇ 김현정> 아침에 나오니까 그렇게 돼 있었습니까?
◆ OOO> 아니요. 한 9시 반경에 바로 옆에 주차된 차를 보니까 내 차도 있었죠. 주차된 차를 보니까 그렇게 돼 있어요.
◇ 김현정> 선생님 차만 그런 게 아니고 거기 있었던
◆ OOO> 모든 차들이 다.
◇ 김현정> 그러면 차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것들도 상황이 비슷했겠군요?
◆ OOO> 네, 우리 집 2층 옥상에 올라가봤더니 울화통이 터져서 얘기 못 하고는 못 살겠네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OOO> 새~까맣죠.
◇ 김현정> 옥상 위에 마치 까만 눈이 온 것처럼?
◆ OOO> 네. 까만 눈이 왔는지 까만 비가 왔는지 막 까~매 있어요. 아니 이런 공기를 이런 것을 우리가 마시고 살았다고 하는 걸 생각을 해 보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비만 안 왔으면 날아가 버렸을 것 아니에요.
◇ 김현정> 비만 안 왔으면 날아갔을 텐데, 비가 마침 그때 와서 이게 내려온 거다?
◆ OOO>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 김현정> 그걸 손으로 닦아보셨어요?
◆ OOO> 네, 닦아보면 새~까맣게, 이루 말할 수 없어요.
◇ 김현정> 그럼 차만 그런 게 아니라 농작물 피해도 상당하겠어요.
◆ OOO> 내가 농사도 짓고 또 복분자 농장을 하고 있어요. 복분자 농장을 하고 있는데 이파리가 새까맣죠. 복분자는 그냥 바로 입으로 들어가는 건데 우리 유기농 복분자라서 그게 농약도 안치고 그런 건데 물에 씻지도 않고 먹으라고 지금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그런 흑비가 내려와서 새까맣게 된 걸 보고, 복분자 열매에는 안 보이죠. 그런데 그 옆에 이파리에 새까맣게 돼 있는 거 보이는데, 복분자에는 안 떨어졌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까?
◇ 김현정> 아이고. 선생님 그 귀한 유기농 복분자가 지금 새까맣게 된 거예요?
◆ OOO> 그렇죠.
◇ 김현정> 지금 한참 수확할 철 아닙니까?
◆ OOO> 지금 수확철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 하나요, 이걸?
◆ OOO> 그냥 죽을 맛이죠.
◇ 김현정>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온 게 처음인가요?
◆ OOO> 눈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이 처음입니다.
◇ 김현정> 눈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면 그 전에도 이미 이런 조짐이 좀 간헐적으로 있었습니까?
◆ OOO> 네, 그렇죠. 우리 지역에 여수 산단이 있고 율촌 산단이 있고 두 개 산단이 있어요.
◇ 김현정> 마을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나요?
◆ OOO> 율촌 산단은 바로 2, 3km 정도 직선거리로. 직선거리로 한 2, 3km 정도 돼 있고 여수 산단은 직선거리로 한 10km도 못 될 겁니다. 순천 신대지구라고 신도심 아파트가 있어요. 거기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이 문 열어놓으면 새까만 게 들어와서 새로 입주 온 사람들이 곧 이사를 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 얘기도 들은 적은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그 안에 유독물질, 건강에 아주 해로운 물질이 들어 있을까 봐 걱정 많이 되시겠어요?
◆ OOO> 우리 2세들이 이쪽에 사는 것이 참 문제, 어렵겠다, 싶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죠. 우리들은 곧 있으면 갈 사람들이고, 우리 어린이들이 여기서 어떻게 살겠는가, 그런 생각도 많이 하죠. 이사 가야 되겠다는 그런 얘기들도 많이 하죠. 못 살겠다는 얘기.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OOO> 네,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여수 율촌 산단 인근의 피해주민 한 분을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더 좀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죠. 여수 율촌 대책위원회 김준태 사무국장,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 흑비가 6월 11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내린 건가요?
◆ 김준태> 한 저녁 8시부터 3, 40분 동안 내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1만여 제곱미터에 걸쳐서?
◆ 김준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흑비가 한꺼번에 이렇게 온 건 처음이지만 작년부터 기미는 있었다고요?
◆ 김준태> 네, 작년부터 마을 주민들의 제보가 들어왔었는데요. 비온 다음 날 처마 밑에 보면 같은 성분으로 보이는 미세먼지가 많이 함유돼 있었습니다.
◇ 김현정> 황사와는 다르다?
◆ 김준태> 네. 검은 쇠 성분이었죠. 똑같은 성분.
◇ 김현정> 그럼 그때그때 도청이라든지 경찰서라든지 이런 데 신고 좀 해 보시지 그러셨어요?
◆ 김준태> 경찰청이나 환경청에 민원을 넣었었습니다. 자료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요?
◆ 김준태> 전혀 답이 없었죠.
◇ 김현정>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까?
◆ 김준태> 네.
◇ 김현정> 그럼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이런 비가 내렸으면 어땠을까, 좀 서운한 생각도 드셨네요?
◆ 김준태> 아, 진짜 울분 터지고요. 몇 번이나 전화도 해서 어떤 건지 모르니까 같이 대책을 논의해 보자고 해도 전혀 대답이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이번에 왕창 내린 거군요?
◆ 김준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이 흑비의 정체는 뭐고 어디서 날아온 것이냐. 이게 제일 궁금한 점인데, 조사가 어디까지 진행이 됐습니까?
◆ 김준태> 지금 어제 경찰청에서 수거해서 국과수에 의뢰한 걸로 알고 있고요. 저희들이 물론 심증 가는 부분도 있지만 성분 파악이 돼야만 저희들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오전 10시에 같이 산단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오늘 오전 10시에 방문을 같이 하고 지금 국과수에서는 조사해서 분석을 하고 있는 중이고. 아마 주민들이 워낙 오랫동안 겪었기 때문에 대략 심증 가는 분이 많으실 거예요. 어떤 얘기들이 오갑니까?
◆ 김준태> 실질적으로 저희 주민들 자체가 산단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거기서 제보가 들어온 걸 보면 아주 좀 불법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고요.
◇ 김현정> 예를 들어서 어떤 불법들을 말하나요?
◆ 김준태> 조선소가 많은데요. 배를 만드는 공장인데. 어떤 시설을 만들어서 지금 작업을 해야 되는데 그냥 대기에 노출시켜서 쇳가루를 뿌리는 작업, 샌딩 작업이라고 모래로 해서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제보가 몇 번 들어왔었습니다.
◇ 김현정> 쇳가루를 대패로 긁는 작업이에요?
◆ 김준태> 철판에다가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모래를 압력으로 해서 가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서 쇳가루가 많이 떨어져 나오는데 그것이 바람을 타고 온 거다?
◆ 김준태> 네.
◇ 김현정> 그러다가 11일 에는 비가 오니까 그게 그냥 검은 비로 내린 거다?
◆ 김준태> 네, 실질적으로 11일은 많은 비가 아니고요. 조그맣게 내리면서 바람을 타고 올 수 있어서 그런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럼 그 얘기는 비가 안 오는 날 그런 샌딩 작업을 했으면 그 쇳가루가 그대로 날아왔을 수도 있다, 뭐 이런 얘기들도 주민들이 하시겠네요?
◆ 김준태> 저희들이 다 마시고 있다고 봐야죠.
◇ 김현정> 그게 쇳가루가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마신 거다. 건강들 걱정이 많이 되시겠어요. 특히 아이들 가진 집도 많을 텐데.
◆ 김준태> 실질적으로 제일 가까운 곳에 초등학교, 중학교가 있습니다. 얘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체육활동 하고 뛰어노는 거죠.
◇ 김현정> 참, 그렇군요. 그렇군요. 농작물은 어떻습니까? 아까 복분자 얘기도 제가 들었습니다만.
◆ 김준태> 어제 파악한 바로는 지금 상추 같은 거, 채소. 한참 먹을 때 아닙니까? 여름철 돼서. 그런데 지금 거의 먹을 수 없을 만큼 돼 있고요. 어제 마을 이장님들께서 판매도 섭취도 하지 마라고 방송을 하셨습니다.
◇ 김현정> 아니, 어떻게 청정지역 여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지금 가장 시급한 거, 가장 필요한 거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준태> 이번에는 꼭 좀 주민들의 알 권리와 이번 사건 진상 규명을 확실하게 해 주시고요. 앞으로의 산단 관리 대책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한도 내에서.
◇ 김현정> 일단 조사가 좀 명명백백하게 이루어져야 될 것 같다. 우리가 지금까지 뭘 마신 건지 알려 달라 이런 말씀이세요.
◆ 김준태> 네, 맞습니다. 건강권도 확실히 챙겨야 될 것 같고요. 지하수 성분 문제도 확실히 짚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저희도 지켜보고 방송에서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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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목) 피해주민, 김준태 여수율촌대책위 사무국장 "민원에 묵묵부답, 서울이었어도?"
201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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