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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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2(금) 임정혁 성교육전문가 “알몸찍어 팔고 거래중개하는 초등학생들”
2013.07.12
조회 1098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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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교육전문가 임정혁



초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본인의 알몸의 스마트폰으로 찍은 후에 1만원짜리 문화상품권을 받고 팔았다는 뉴스. 다들 충격 많이 받으셨죠? 이 동영상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거래가 됐는데요. 그런 카페를 적발하고 보니까 운영자들 중에는 12살짜리 초등학생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이 음란동영상을 찍고 불법거래 알선까지 하다니 상상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얼마 전에는 자신의 SNS 팔로어 수를 늘리기 위해서 SNS에다가 본인 성기 사진을 올렸던 그런 초등학생도 있었죠. 이런 일들을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요? 전문가 한 분 연결해 보겠습니다. 성교육 전문강사 임정혁 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성교육 전문강사시면 현장에서 아이들을 많이 만나보셨죠?

◆ 임정혁> 네.

◇ 김현정> 저는 이번 뉴스보면서 많이 놀랐는데 선생님은 어떠셨어요?

◆ 임정혁> 저는 그렇게 놀라지는 았습니다.

◇ 김현정> 놀라지 않으셨다고요?

◆ 임정혁> 네. 왜 그랬냐면 일단 이 문제가 상당히 시간이 된 문제입니다.

◇ 김현정> 이미?

◆ 임정혁> 90년대 말부터 통신 같은 것들을 이용한 음란물 중독화 현상에 대한 경고가 많이 나오기 시작을 했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십수년이 지나면서 굉장히 일반된 상황입니다.

◇ 김현정> 이게 적발된 건 일부지만 사실은 숨어 있는, 공공연하게 퍼져 있는 비밀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임정혁> 그렇죠. 터질 것이 이제야 터졌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러면 이번에 적발된 음란카페의 존재도 이미 알고 계셨어요?

◆ 임정혁> 제가 적발된 그 카페를 직접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요. 비슷한 종류의 커뮤니티가 너무 많아요.

◇ 김현정> 예를 들면 도대체 어떤 커뮤니티입니까?

◆ 임정혁> 예를 들면 야한 사진이나 그다음에 아이들이 쓰는 표현으로 핸타이, 동인지,
망가 이런 표현들이 있어요.

◇ 김현정> 그게 무슨...저는 처음 들어보는 표현인데 무슨 말이에요?

◆ 임정혁> 그게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을 성인용처럼 성관계를 주로 묘사하는 그런 행위로 패러디한 그런 애니메이션 같은 거예요. 그런 것들이 아이들은 다 그런 용어들을 알고 있고 경찰이 추적만 해도 비공개 음란카페가 약 2만여 개 이상되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2만여 개?

◆ 임정혁> 네, 그중에 몇 개가 걸린 거죠 이번에.

◇ 김현정> 대체로 어떤 것들을 보셨어요?

◆ 임정혁> 가령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에 일본의 원피스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어요. 세계적인 인기가 있다보니까 외국에서 성인용으로 패러디한 자료들도 엄청 많아요.

◇ 김현정> 원래 원피스라는 보통 만화가 있는데 이걸 성인용으로 바꿔요?

◆ 임정혁> 그렇습니다. 그다음에 야사라고 하는 야한 사진. 그다음에 사진 중에 음뽈사라는 게 있어요. 이런 표현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 김현정> 우리가 해석하지는 않겠습니다.

◆ 임정혁> 그런 사진, 그리고 야동. 아니면 이른바 몸캠이라고 하는 옷을 벗는 그런 채팅을 진행하면 영상을 저장을 해서 인터넷에 유포하는 그런 방식의 파일이 올라와 있다고 보면 돼죠.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시는 중에 저는 몸캠이라는 것에 저는 주목을 하게 되는데 그냥 어디서 구한 어떤 사진을 올리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몸을 찍어서 보여준다. 그걸 사고 판다. 이 상황 언뜻 이해가 안 돼요. 어떻게 보여주고 어떻게 사고팔았던 겁니까?

◆ 임정혁> 그건 예전 초창기 방식입니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아이들이 많이 쓰는 B메시저 프로그램이 있어요. 실명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보통 일반적인 채팅사이트 이런 데서 만난다고요. 그러면 거기에서 가해자들이 주로 친밀한 관계를 먼저 갖습니다. 친해지는 거죠.

고민도 들어주고, 요즘 어떠냐 이렇게 안부도 묻고 그러고는 칭창을 막 해줘요. 너 예쁘다, 귀엽다. 그러면 아이들이 나 못생겼어요,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그렇지 않다. 지금 화면으로 손이 보이는데 네 손만 봐도 너무 예쁠 것 같다 이러다가 어깨 좀 보여달라, 얼굴 좀 보자하다가 몸 좀 보자, 성기를 찍어보내라 이렇게 단계별로 올리는 거예요.

◇ 김현정> 그거는 성인들이 주로 초중고등학교 10대 여학생들한테 요구를 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임정혁> 그렇죠. 이게 2000년대 초반의 패턴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요즘 아이들이 스스로 찍어서 보여주는 이런 게 늘어나는데 그게 역시 스마트폰의 보급 그다음에 뭐랄까 금전 돈과 연결이 되다보니까 그렇게 됐다고 볼 수가 있겠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보여주면 돈은 얼마나 받습니까?

◆ 임정혁> 그거는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문화상품권 한두 장 이런 것도 있고요. 그것보다 더 일반화된 방식은 포인트예요. 자기 몸 찍어서 영상을 올리면 그러면 그 용량의 크기만큼 포인트가 쌓인다고요. 그러면 그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가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굉장히 쉽네요.

◆ 임정혁> 아주 쉽죠. 2시간짜리 야동을 한 150원에서 200원만 주면 다운 받을 수 있어요. 불과 3분만에.

◇ 김현정> 그걸 여러 사람한테 판매하면 10명한테만 팔아도 2000원.

◆ 임정혁> 그렇죠. 그런 식으로 쭉쭉 나가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것 때문에 결국은 자발적으로 점점 변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그렇다고 해도 초등학생은 너무 어린 거 아닌가요?

◆ 임정혁> 일반적인 경우는 충격 받으실만하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이 초등학교 아이들은 우리가 좀 보는 관점을 바꿔야 되는 게 자기 자녀를 너무 믿어요.

◇ 김현정> 어른들이.

◆ 임정혁> 네. 우리 애는 너무 순진하다 이렇게 믿는데요. 그거 아주 큰 착각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청소년 한 700만 이렇게 잡는데요. 그중에 5.1%가량이 성경험이 있는 걸로 나와요.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35만이 넘지 않습니까? 그 아이들의 최초 성경험 연령이 13.6세에요.

◇ 김현정> 우리나라 얘기에요, 이게?

◆ 임정혁> 우리나라 얘기입니다. 이 아이들이 야동을 처음 접하는 시기, 이게 11세입니다.

◇ 김현정> 11세면 만으로 해도 4년, 5학년.

◆ 임정혁> 우리가 처한 성문화 현실이 엄청나게 바뀌었다는 것을 빨리 직시할 필요가 있어요.

◇ 김현정> 그렇게 바뀐 이유는 인터넷문화 때문일까요? 아이들이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이런 걸 탓해야 되나요?

◆ 임정혁> 이 문화가 변한 거는 정말 돈이면 성도 사고 팔 수 있다는 왜곡한 성의식들 이 이런 것들이 기본바탕으로 깔려 있습니다. 아이들한테는 성교육이 굉장히 형식적이예요.

◇ 김현정> 많이 좋아진다고 진 거 아니에요?

◆ 임정혁> 제도적으로는 이번에 정부에서 발표한 거 보면 1년에 15시간 이상씩 교육 실수도 늘리고 강사 양성도 하겠다고 말은 하는데 문제는 뭐냐면 학교 현장을 가잖아요. 음란물이든 조금 더 나아가면 피임이든 이런 얘기를 하면 왜 그런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호기심을 자극하냐.

◇ 김현정> 그건 호기심 자극하는 거다. 그런 얘기는 하지 말아라.

◆ 임정혁> 야동얘기를 하면 야동사이트를 알려줘서 아이들이 볼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는 교장선생님을 저는 굉장히 많이 만났어요.

◇ 김현정> 현실과 동떨어진 수업을 지금 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학교 현장에서는.

◆ 임정혁> 그렇습니다. 보건선생님이 학교에서 교육을 담당하시는데 지금 성교육은 보건 교과로 들어가 있거든요. 그런데 보건교사가 1년에 교육하시는 보건 실수가 10시간밖에 안 되는데 많은 주제 중에 성교육을 하나를 다뤄야 되니 실질적으로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가 없는 겁니다.

◇ 김현정> 성교육도 제대로 되지 않고있는 학교 현실. 거기다 이유가 또 있습니까?

◆ 임정혁> 굳이 또 얘기를 하자면 방치된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게 저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 임정혁> 아이들이 자기 몸을 찍고팔고 인터넷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시간이 많이 들지 않겠습니까. 가정의 부모님이 있고 또는 그 부모님과의 관계가 꾸준히 유지되면 아이들이 그런 행동할 수 없어요. PC방을 가도 많은 사람 앞에서 자기 옷을 벗지는 않으니까요. 이 얘기는 뭐냐면 결국 방치된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또는 가정해체 또는 위기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이들의 성문화와 직결됐다는 것이에요.

◇ 김현정> 관심에서 멀어지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결국인 이런 일을 벌일 수밖에 없는 거다 이런 말씀.

◆ 임정혁> 네.

◇ 김현정> 그러면 어떻게 우리가 바로잡아나갈 것인가 생각하면 좀 답답해요, 원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 임정혁> 저는 일단 즉각적으로는 경찰에서 운영하는 누리캅스라는 제도라는 게 있어요.

◇ 김현정> 그건 뭔가요?

◆ 임정혁> 인터넷의 음란사이트나 파일 게시하는 그런 공간을 차단하는 모니터링하는 제도인데요. 일반인들이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780명 규모인데요. 제가 볼 때는 일단 누리캅스제도를 더 활성화하면 좋겠다.

◇ 김현정> 유해사이트를 모이터하는 이런 제도 활성화.

◆ 임정혁> 그렇죠. 그리고 아동청소년 성을 착취하는 자들에 있어서는 엄벌에 처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가정이 해체되는 이 상황을 완화시키고 또 가부장적이나 남성중심적인 성차별적 문화를 개선하는 과정들 그리고 학교 성교육의 정상화 이런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아주 단기적인 대책부터 장기적인 것까지 함께 제시를 해 주셨어요.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습니다만 이번 사건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입니다. 우리가 혹시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주변을 살펴보고 아이를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까지 오늘 말씀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