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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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류된지 2주, 돌고래 삼형제의 근황은...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주대학교 김병엽 교수 (방류 책임자)
돌고래 제돌이. 아마 돌고래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제일 유명한 돌고래일 겁니다. 2009년 제주에서 불법으로 포획된 후에 서울대공원으로 팔려갔고요. 거기서 돌고래쇼를 하다가 지난 18일, 고향인 제주의 바다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오늘로 방류된 지 14일째. 그런데 ‘제돌이가 돌고래 무리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제돌이 소식을 가장 정확하게 알려주실 분을 섭외해 봤습니다. 제돌이를 방류하고 지금까지 추적해 온 분이세요. 제주대학교 김병엽 교수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오늘이 14일째. 제돌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시는 거예요?
◆ 김병엽> 지금 제돌이를 추적한 결과 행원연안,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연안에 있습니다.
◇ 김현정> 모습도 보셨어요?
◆ 김병엽> 직접 확인했고요. 먹이를 먹는 모습이라든가 행동을 봤을 때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저희들이 판단을 했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은 제돌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어떻게 아시는 거예요? 벌써 방류한 지 2주나 됐는데.
◆ 김병엽> 일단은 저희들이 방류하기 전에 돌고래들이 잘 지내는지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서 등지느러미 쪽에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했습니다. 그것에 따라 그 부근에서 유영활동이라든가 먹이 활동하는 것을 저희들이 직접 확인하고요.
◇ 김현정> 배 타고 나가서 보시는군요?
◆ 김병엽> 네.
◇ 김현정> 그런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돌고래는 원래 무리를 지어서 살아야 되는데, 그 무리에 끼지 못하고 아직까지 제돌이가 혼자 다니고 있다, 이런 소문이 들려서요. 정말 그렇습니까?
◆ 김병엽> 우리가 보편적으로 봤을 때는 무리를 이뤄서 산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남방큰돌고래인 제돌이의 경우에는 한 번에 뭉쳤다가 아니면 각 개체마다 흩어졌다 뭉쳤다를 반복하게 되는데요. 제돌이 같은 경우에는 주변에 다른 무리들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거죠. 만약에 나타나게 되면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하지만 무리에 합류 안 했다고 걱정스러워 할 그런 이유는 없습니다.
사실 저희들이 가장 염려했던 것은 제돌이가 수조에서 많이 행동했기 때문에 야생에서 하지 않았던 행동을 배워왔잖아요. 예를 들어 공연장에서 쇼를 할 때 몸을 치켜세우면서 입을 벌리면 사육사가 냉동먹이를 주고, 그걸 쇼하면서 계속 반복적으로 하잖아요. 방류훈련 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했던 거는 활어를 야생에서 쫓아가서 포획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했기 때문에 사실 저희들이 제돌이를 만났을 때는 세 번에 걸쳐서 확인을 했는데요. 전혀 그런 행동은 없었습니다.
◇ 김현정> 다행이네요. 살아 있는 먹이들을 야생에서도 잘 잡아먹고 있다는 말씀이네요?
◆ 김병엽> 그렇게 보시면 돼요.
◇ 김현정> 다행입니다. 몸이 포동포동하니 살도 찌고 괜찮던가요, 건강상태가?
◆ 김병엽> 처음에 제돌이가 훈련받으러 올 때는 서울대공원에서 1년 동안 쇼를 안 했잖아요? 그저 먹기만 하다 보니까 약간의 비만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 돌고래 쇼를 하다가 논란이 되면서 쇼 중단하고, 그다음부터는 1년을 쉬었죠?
◆ 김병엽> 그러다 보니까 계속 비만의 성향이 있었거든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돌고래도 비만이 있군요.
◆ 김병엽> 그래서 저희들이 먹이양을 조절했습니다, 사실.
◇ 김현정> 그랬더니 지금은 잘 먹고 있던가요?
◆ 김병엽> 지금은 잘 먹고 있죠.
◇ 김현정> 몸매조절도 하고?
◆ 김병엽> (웃음) 네. 저희들이 탄 배가 지나가고 있으니까 배 주변으로 와서 야생의 본능인 파도타기 행동이라든가, 이런 것도 보였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배가 제돌이 가까이 갔을 때, 뭔가 반갑다는 표시는 안 했어요?
◆ 김병엽> 그런데 그렇게 되면 사실 안 됩니다. 그런 행동을 하게 되면 우리는 훈련이 제대로 된 상태가 아니라고 보거든요.
◇ 김현정> 방류 훈련이 잘 됐다면 오히려 사람을 알아보면 안 되는 거군요?
◆ 김병엽> 네. 그렇죠. 지나가는 배가 있으면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하는 행동이 외국 사례에서는 종종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다행히 제돌이에게 그런 행동은 전혀 없었고요.
◇ 김현정> 그러면 제돌이는 적응을 잘 한 거네요?
◆ 김병엽> 아주 잘 된 걸로 저희들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돌이는 그렇고. 춘삼이는 같이 방류됐었는데, 잘 있나요?
◆ 김병엽> 춘삼이 같은 경우는 다른 작은 무리를 만났어요. 그 무리를 보니까 어미 2마리에 새끼 1마리가 있더라고요. 합이 3마리 있는데, 이 무리에 잘 어울려서 먹이활동이라든가 잘 하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춘삼이하고 제돌이가 친구인데, 제돌이도 끼어주면 안 되나요?
◆ 김병엽> (웃음) 물론 같이 이동할 수 있지만 각자 따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거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김현정> 우리처럼 친구니까 같이 다니고, 돌고래는 그런 게 아니군요?
◆ 김병엽> 생활패턴이라든가, 그 아이들도 각자 생각이 있기 때문에 아마 그런가 봅니다.
◇ 김현정> 제돌이, 춘삼이는 잘 있고. 이제 또 걱정되는 돌고래가 방류훈련 하는 과정에서 탈출한 삼팔이. 삼팔이 행방은 못 찾으셨죠? 왜냐하면 위치추적기 달기 전에 탈출했으니까요.
◆ 김병엽> 삼팔이 같은 경우는 탈출하고 며칠 후에 모슬포라는 해역에서 찾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어떻게 찾으셨어요?
◆ 김병엽> 돌고래의 등지느러미가 사람 같으면 손 지문 하고 같은 역할을 하거든요. 개체마다 그 모양이 다 다릅니다. 상처, 등 이런 형태가 달라요. 저희들이 이미 그걸 자료로 놔뒀고요. 사진을 촬영한 다음에 등지느러미를 서로 비교해 봤을 때, 삼팔이와 일치한 걸로 판단되는 돌고래를 찾았죠.
◇ 김현정> 지느러미에 의해서 식별이 가능하군요?
◆ 김병엽> 또 얼마 전에 저희들이 한 번 더 삼팔이를 찾았습니다. 다른 무리에 같이 유영하면서 행동하는 상황을 저희들이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 김현정> 다른 무리와 함께 삼팔이도 잘 지내고 있네요. (웃음) 그러니까 다 괜찮은 거네요, 세 마리 다?
◆ 김병엽> 가장 이상적인 건 세 마리 같이 있었기 때문에 얘들이 같이 만나서 행동해 주면 참 좋은데, 아마 어느 순간에 한 지역에 다 모일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만나면 반갑다고 서로 인사하지 않을까... (웃음) 사실 제돌이 같은 경우는 삼팔이를 많이 쫓아다녔어요.
◇ 김현정> 제돌이가 삼팔이를 쫓아다녔어요? (웃음)
◆ 김병엽> 쫓아다니다가 삼팔이가 먼저 나갔죠.
◇ 김현정> 이제 만나면 얼싸안고 울려나요? (웃음) 제돌이 방류사업. 사실은 우리 인간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잡아들여 가둬놨다가 다시 고향으로, 자연으로 돌려보낸 첫번째 케이스라서 돌고래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요. 여태까지는 잘 살고 있다니까 참 다행입니다. 교수님, 제돌이하고 얼마 동안 함께하셨죠?
◆ 김병엽> 한 3개월 정도 됐습니다. 5월에 서울대공원에서 제주도로 왔으니까.
◇ 김현정>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정도 들고, 매일 만나러 바다에 가시니 자식 같은 심정이 드실 것 같아요.
◆ 김병엽> 저도 사실... 그런 느낌은 처음인데요. 부모님들이 애들 시집 장가 보내면 이런 마음이구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시원함도 있고 섭섭함도 있고 허탈감도 있고. 또 보내놓으니까 얘들이 잘 지내야 될 텐데, 걱정스러운 면도 있고요. (웃음)
◇ 김현정> 맞아요. 왜 안 그러시겠어요. 제돌이, 삼팔이, 춘삼이 세 명의 자식들한테 한 마디 하시겠어요, 아버님? (웃음)
◆ 김병엽> 저야, 또 연구진들이 다 그렇습니다. 자기들이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자유스러운 생활을 이제 자연에서 만끽하며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죠.
◇ 김현정> 불법포획 때부터 논란이 있었고, 서울대공원 시절에도 쇼를 하느니 마느니 논란의 중심이었고. 방류까지도 사실은 논란 속에서 결정이 되지 않았습니까? 참으로 우여곡절 끝에 고향으로 돌아간 이 돌고래들 정말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병엽> (웃음)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제가 가끔 전화해서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소식 좀 여쭤볼게요, 교수님.
◆ 김병엽> 알겠습니다. 저희들도 그 이후에 좋은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잘 돌봐주세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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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목) 김병엽 제주대 교수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는 행복할까?"
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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