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31(수) 구본회 생존자, 일본 니가타 이영용 총영사 "일본 중앙알프스에서 무슨 일이.
2013.07.31
조회 54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생존자 구본희, 일본 니가타 이영용 총영사


일본 중앙알프스에서 조난 당한 한국인 단체 등산객 소식 어제 방송 중에 속보로 전해드렸는데요. 실종자 5명 중에 1명만이 구조됐고 나머지 4명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날 대체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특히 6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 어떻게 이 험한 산을 오르게 됐는지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이 사건의 전모를 살펴보겠습니다. 20명 등산객 가운데 숨진 박문수 씨와 함께 최고령자세요. 역시 78세의 구본희 씨 연결해 보죠. 구 선생님 나와계십니까?

◆ 구본희> 네.

◇ 김현정> 지금 건강은 어떠세요?

◆ 구본희> 저는 괜찮아요. 내가 78세인데 내가 나이가 제일 많은데 살아 있네요.

◇ 김현정> 선생님도 조난을 당하셨던 거죠?

◆ 구본희> 가다가 운이 좋게 조그마한 무인 산장이 있는데 그쪽으로 대피를 해 버렸어요.

◇ 김현정> 무인대피소로 피했던 그 네 분 중의 한 분. 상황을 하여튼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그러니까 20명의 여행객들이 어떻게 그 산을 가게 되신 거예요, 처음?

◆ 구본희> 처음에는 우리가... 이분들은 등산 잘하시는 분인데 그렇게 됐네요.

◇ 김현정> 등산 잘하는 스무 분이 평소에 다 등산을 즐기는 분들이었다는 거죠?

◆ 구본희> 그렇죠.

◇ 김현정> 선생님은 산을 얼마나 타셨어요?

◆ 구본희> 40년 탔죠.

◇ 김현정> 40년. 이렇게 30년, 40년 오래 타신 어르신들이 일본의 알프스로 여행을 떠난 건데 가이드 없이 올라간 건 어떻게 된 겁니까?

◆ 구본희> 일본 가이드는 우리보다 못합니다.

◇ 김현정> 가이드라고 해 봤자 산을 잘 못 타니까.

◆ 구본희> 못타고 속도도 늦고 안 됩니다.

◇ 김현정> 알프스 담당하는 가이드가 있기는 있군요. 산길 안내하는.

◆ 구본희> 있는데 가이드 와도 할 게 없어요.

◇ 김현정> 그래서 가이드 없이 떠나시게 된 거예요?

◆ 구본희> 네. 보통 가이드 안 합니다. 하루에 50만원씩 주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 김현정> 그러셨군요. 20명이 등산을 출발해서 중간에 산장에서 하루 주무셨다고요?

◆ 구본희> 주무셨어요.

◇ 김현정> 첫날은 날씨가 좋았습니까?

◆ 구본희> 첫날은 날씨 좋았어요.

◇ 김현정>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까 날씨가 변한 겁니까?

◆ 구본희> 부슬비 정도이지 날씨 괜찮았어요.

◇ 김현정> 새벽에는 괜찮았군요.

◆ 구본희> 6시 20분에 출발했는데 그때는 괜찮았어요.

◇ 김현정> 처음에는 6시 20분 새벽에 떠날 때는 부슬비 정도가 내려서 아무 걱정없이. 일행이 출발을 했는데 언제부터 그렇게 날씨가 험해진 건가요?

◆ 구본희> 3시간 지나니까부터.

◇ 김현정> 어느 정도나 나빠졌습니까?

◆ 구본희> 비가 조금 오고 바람이 좀 불고. 보통 산에 가면 그 정도에요. 그 정도인데 컨디션 좋지 않은 사람이 체온이 떨어지니까 자꾸 따라오지 못하고 그러니까 늦고.

◇ 김현정> 아니, 저는 잘 이해가 안 가는 게 선생님 말씀 들으면 비가 그렇게 대단히 많이 온 것도 아닌데 체온이 떨어지고...

◆ 구본희> 한 사람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제일 먼저 그랬는데, 앞에 간 사람들은 간단한 산인 줄 알고 갔는데 자일을 타고 이런 것이 많이 있어서 4시간을 더 가야 되니까 그래서 체력이 다 떨어졌죠.

◇ 김현정> 간단한 산이구나 하고 출발을 했는데 자일을 타고 험난한 산을 4시간 갔는데 4시간을 더 가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 구본희> 앞에 벌써 4시간을 왔고 그다음에 또 4시간을... 거기에서 네 사람이 조난 당했네요.

◇ 김현정> 이곳이 제가 듣기로는 온도가 10도 정도였다고요, 그날?

◆ 구본희> 10도 였는데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많이 오니까 체온을 유지를 못하죠.

◇ 김현정> 제일 궁금한 게 일행분들 연세가 상당히 많으시더라고요.

◆ 구본희> 이분들 잘하는 사람들이에요.

◇ 김현정> 제일 나이 많으신 분은 연세가 어떻게 되셨어요?

◆ 구본희> 78살.

◇ 김현정> 구 선생님이 가장 고령자셨고 제일 젊은 분은 몇 살이셨습니까?

◆ 구본희> 62세네요.

◇ 김현정> 이렇게 고령자분들이 어떻게 걱정은 안 하셨어요, 떠나시면서?

◆ 구본희> 평소에 워낙 잘하기 때문에 걱정도 안 하고 출발했어요.

◇ 김현정> 평소에 너무 산을 잘 타는 분들이니까.

◆ 구본희> 같이 등산하는 사람들한테 너무 미안해 죽겠고 사실 내가 죽어야 될 사람이 살아 있고 거꾸로 됐어요. 너무 미안합니다.

◇ 김현정> 선생님이 미안하실 일은 아닌데 참 안타깝게 됐습니다, 어르신들께서 건강 쾌차하시고요.

◆ 구본희>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조심해서 돌아오십시오. 올해 78세 최고령 등반객입니다. 구본희 씨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어서 지금 이 사고를 현장에서 수습하고 계신 분이세요. 일본 니가타의 이영용 총영사 연결해 보죠. 이영용 총영사님 안녕하세요.

◆ 이영용>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떻게 현장 마무리는 다 됐습니까?

◆ 이영용> 네, 그렇습니다. 한국인 산악인 네 분이 안타깝게 사망하셨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요. 생존자 16명은 오늘 부산에 도착 예정입니다.

◇ 김현정> 영사님, 듣기로는 우리나라로 치면 설악산, 지리산 정도되는 산이라는데 가보시니까 맞습니까?

◆ 이영용>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리산, 설악산보다는 고도가 훨씬 높습니다. 3000m에 달하고요. 산세가 아주 가파르고 해서 기후변화가 아주 심하게 발생합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의 지리산, 설악산 정도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예요?

◆ 이영용> 그렇습니다. 지금 여름인데 산 정상에는 눈이 상당히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산사태가 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대규모 조난 사고가 났을까? 게다가 이분들은 그동안 수십년 산을 탄 분들이라는데 조사해 보니까 어떻든가요?

◆ 이영용> 우선 전문 가이드가 없이 산행을 하는 것이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요.

◇ 김현정> 보통은 그 산을 오를 때 가이드를 동행하고 가나요?

◆ 이영용> 일본의 경우에는 전문 안내인이 선두에서 안내를 하고 또 제일 후미에 보조안내인이 있을 정도로 상당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산을 오르려면 보통 앞과 뒤에 가이드를 한 명씩 붙일 정도로 철저히 가야 되는데 이분들이 좀 자신하신 걸까요?

◆ 이영용> 그렇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는 일단 3000m의 고산은 기후변화가 상당히 있기 때문에 겨울 방한복 정도는 항시 상비를 해야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분들은 좀 부족했습니까, 그런 면에서?

◆ 이영용>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 김현정> 이분들이 등산로를 이탈하신 건 아니고요?

◆ 이영용> 제일 처음 에 20명이 함께 출발해서 그룹을 이뤄 등산을 했는데 도중에 기후변화가 발생하고 또 연세가 드신 분들이 그 일행의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소그룹으로 나누어지게 됐습니다.

◇ 김현정> 흩어지게 됐어요.

◆ 이영용> 그중에서 좀 기력이 있고 젊은 분들은 뒤쳐진 일행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본인들도 날씨 변화가 심하고 또 위험을 감지해서 피난처에 대피를 하였고 그러지 못한 분들이 낙오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낙오됐던 분들 가운데 네 분이 사망한 건데 대피하신 분들, 구조된 분들 상태는 어떻습니까?

◆ 이영용> 대부분 건강하십니다. 건강하시고 제일 마지막에 구조되신 분 박혜재 씨, 이분이 기력이 많이 상실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마지막 생존자. 낙오자들을 끝까지 돌보다가 구조되신 분, 그분이시군요.

◆ 이영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유족들이 도착한다는데 마음 힘든 분들 잘 좀 도와주시고요. 산장이나 무인대피소로 가는 방향 알리는 표지판은 있었는데, 거기까지 거리가 적시가 안 돼 있어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는 증언 들었거든요. 이 부분을 일본 정부한테 요구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 산을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찾는 산인데.

◆ 이영용> 일단 경찰조사에서 그런 부분은 많이 이야기를 했고 또 하나는 날씨가 급변하는 경우에 한국 같은 경우에는 미리 산행 입구에서 산행을 자제해 달라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에는 그런 것까지는 아직 시행하지 않고 산악인 자체 또 안내인이 자체 판단해서 하고 있으니까 일본 경찰측이 말씀은 하셨습니다마는 한국인들이 여행할 때 유의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시정요구도 하지만 우리가 또 알고 있어야 되는 부분. 일본의 특성. 오늘 도착하는 유족들 잘 보듬어주시고 사고 수습 끝까지 책임져 주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