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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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5(목) 권민석 리코더리스트 "바로크는 리코더죠"
201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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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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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석 리코더리스트


누구나 어렸을 때 한번쯤은 연주해봤을 법한 악기하면 리코더죠. 친숙한 걸로 치면 리코더만한 게 없습니다. 그런데 너무 친숙해서일까요? 이 리코더가 대단한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라고는 생각들을 잘 못합니다. 실제로 학교 졸업한 후에는 책상 한 구석에다 콕 박아놓고는 잊어버리곤 하는데요. 그런데 이 리코더 하나로 세계 무대에 당당히 올라선 젊은 음악인이 있어서 화제입니다. 2009년 몬트리올 국제 리코더 콩쿠르 1위, 런던 국제 리코더 콩쿠르 3위를 연이어 휩쓴 차세대 리코더리스탸트 권민석 씨. 오늘 독주회를 연다는데요. 화제의 인터뷰에서 먼저 만나보죠. 권민석 씨 안녕하세요.

◆ 권민석> 안녕하세요.

◇ 김현정> 리코더리스트라는 생소한데 이게 쉽게 말하면 리코더 연주가 이런 거죠?

◆ 권민석> 맞습니다. 초등학교때 많이들 부시고 교육용으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그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를 리코더리스트라고 보통 통칭해서 말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제가 권민석 씨 연주하는 걸 동영상으로 봤는데 우리가 초등학교때 흔히 보던 그 플라스틱 리코더하고는 다르던데요.

◆ 권민석> 사실 전문 연주자들이 연주하거나 아니면 옛날 바로크시대 그때 있었던 악기들은 나무악기입니다. 그래서 아마 노란색으로도 나무색깔이 보이기도 하고 거기다가 바릿이라고 해서 겉에 칠을 해서 약간 갈색으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오늘날은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 플라스틱으로 만들다보니까 조금 다른 느낌이 납니다.

◇ 김현정> 크기도 약간 차이가 있죠?

◆ 권민석> 네. 초등학생들이 쓰는 악기는 소프라노 리코더라고 해서 조금 더 작죠. 그런데 바로크시대는 소프로노 리코더가 쓰이긴 했는데 거의 쓰이지는 않고 알토리코더라고 해서... 플롯의 크기죠. 노래하기 좋고 그러면서도 중저음의 아름다운 울림이 있는 악기를 썼습니다.

◇ 김현정> 알토리코더라고 해서 약간 크기가 큰 거군요.

◆ 권민석>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초등학교때 쓰던 리코더는 2000~3000원이면 문방구에서 샀는데 전문가들이 쓰는 건 금액도 차이가 있겠죠?

◆ 권민석> 그렇죠. 워낙 당시 옛날 악기들을 복제한 악기들이거든요. 장인들이 직접 나무를 깎아서 수작업을 해서 만든 악기라서 2000유로 정도하면 전문연주자 악기, 한 300만원 그 정도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권민석 씨 같은 세계에서 주목받는 대가의 것은 더 귀한 것일 거고요.

◆ 권민석> 아닙니다. 같은 가격이죠, 어떤 악기든지.

◇ 김현정> 그 리코더. 우리나라에 이렇게 리코더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그러니까 취미연주가 말고요.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음악인, 리코더리스트가 얼마나 되나요?

◆ 권민석> 사실 저희 스승님이신 조진희 선생님께서 첫번째 들어오신 지가 20년 정도 되셨는데요. 그 이후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전공이 생겨서 졸업생들도 나오고 외국에 나가서 유학하고 오신 분들도 많아지셔서 지금 학위를 소지하신 전문 연주자분들 20명가량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20명 정도, 학위를 갖고 있는 분들. 권민석씨는 처음에 어떻게 리코더를 시작하게 돼셨어요?

◆ 권민석> 사실 저도 거의 모든 분들처럼 초등학교 3학년때 학교에서 준비해 오라고 해서 준비해 가서...

◇ 김현정> 문방구에서 사서?

◆ 권민석> 그렇죠.

◇ 김현정>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어떻게 전문연주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셨습니까?

◆ 권민석> 저도 사실 처음에는 동요 정도하고 학교에서 교과서에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제가 리코더를 열심히 부니까 기특해보이셨든지 음반매장에 가서 리코더 음반을 하나 사주셨거든요. 그런데 그 음반이 사실 유명한 리코더연주자가 녹음한 60, 70년대 녹음된 아주 유명한 바로크 음반이었습니다.

◇ 김현정> 명반이었어요.

◆ 권민석> 명반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 음반을 듣고 아주 큰 감동... 제가 어렸을 때 감동이란 걸 느끼고 그런 걸 알았겠냐만은 리코더에 정말 대단한 게 있구나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때 한번 전율을 느끼고. 권민석 씨도 예전에 처음에 초등학교 2학년때는 동요부터 하셨다는 거죠?

◆ 권민석> 저도 처음에 학교에서 친구들과 같이 도레미파솔라시도 배웠고 동여 열심히 연주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혹시 리코더 들고 계세요?

◆ 권민석> 리코더가 옆에 있습니다.

◇ 김현정> 그걸로 예전 초등학교 3학년때 하던 동요도 지금 연주 가능하세요?

◆ 권민석> 지금이요? 그럼요, 연주해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실례가 아니라면 잠깐만.

◆ 권민석> 아닙니다. 저도 다 불었던 건데요.

(리코더 연주 중)

◇ 김현정> 와~ 초등학교때 이렇게 부신 건 아니죠?

◆ 권민석> 초등학교때는 저도 기억이 안 나네요.

◇ 김현정> 이 정도의 음악이 우리가 초등학교때 듣던 그 멜로디라면 실은 리코더로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은 이 정도 동요 수준이 아닌 무궁무진하다면서요.

◆ 권민석> 바로크시대에 연주되었던 그런 음악들이 또 있죠. 그래서 조금 더 듣기 어려우신 곡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리코더의 세대란 건 굉장히 작은 부분이고 훨씬 넓은 바다가 있다는 얘기에요.

◆ 권민석> 맞습니다. 그렇게 얘기해 주시니까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연주회 있는 날 아침에 이런 부탁을 또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청취자들을 위해서 리코더의 세계로 잠깐 안내해 주실수 있을까요, 조금만 더 연주해주실 수 있을까요?

◆ 권민석> 그러면 잠시만요. 들려드리겠습니다.

(리코더 연주 중)

◇ 김현정> 와! 온몸에 전율이 쫙 오네요.

◆ 권민석> 아닙니다. 좀 틀렸어요.

◇ 김현정> 틀리신 거예요? 제가 옆에서 봤다면 아마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셨을 것 같은데 이렇게 연주하려면 하루에 연습을 얼마나 하세요?

◆ 권민석> 8시간에서 10시간씩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하루에 10시간 동안 그 리코더를 잡고. 음악가들을 보면 바이올린 하는 분들은 턱에 항상 멍이 있고, 피아노 치는 분들은 손끝에 굳은 살 있고 이런 게 있던데, 리코더리스트들은 어떻습니까?

◆ 권민석> 왼손 엄지 손톱 온쪽부분에 굳은살이 박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부분이 리코더 구멍이 8개 있는데 앞에 7개 그 뒤쪽에 1개인데 그 뒤쪽 엄지구멍을 써밍한다고 하는데요. 옥타브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리코더 옥타브 바뀔 때마다 그 부분이 계속 움직여야 돼서 그 부분에 약간 굳은살이 박히기도 합니다.

◇ 김현정> 그 부분에 굳은살. 저는 입술도 좀 걱정이 되던데요. 입술로 계속 바람을 불어야 되잖아요.

◆ 권민석> 그렇죠. 그런데 입술이 살짝 덮고만 있는 거여서 입술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부상이 생기는 것자체가 잘못된 자세가 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우리가 몰랐던 리코더 세계를 오늘 하나하나 배우는 느낌인데요. 리코더 연주가. 세계적인 차세대 음악인입니다. 권민석 씨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왠지 리코더리스트의 꿈은 다를 것 같아요. 어떤 꿈 있으세요?

◆ 권민석> 하나로 악기를 조금더 잘부는 게 가장 1차적 목표고 멀리보면 제가 올해부터 암스테르담에서 오케스트라 지휘과에 입학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곳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공부를 조금 더 할 것 같은데 좋아하는 큰 편성의 곡들도 같이 연주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오늘 연주회 잘하시고요.

◆ 권민석>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의 클래식 리코더 대중화에 앞장 서 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권민석> 감사합니다.

◇ 김현정> 리코더리스트 권민석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