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6(금) 개그맨 황기순 "장애인 지원 국토대장정에 나섰어요"
2013.08.16
조회 35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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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개그맨 황기순




오늘도 덥습니다. 그냥 더운 정도가 아니라 푹푹 찌죠. 그런데 그냥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힘든 이 폭염 속에 자전거로 국토대장정하고 있는 개그맨이 있습니다. 바로 황기순 씨입니다. 이유가 뭔고 하니 불우한 이웃들에게 휠체어를 선물하기 위한 자선행사라는데요. 더 놀라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이미 11년을 매년 묵묵히 해 왔다는 겁니다. 올해로 12번째 자선국토대장정에 나선 황기순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연결해 보죠. 황기순 씨 안녕하세요.



◆ 황기순> 안녕하세요, 황기순입니다.

◇ 김현정> 지금은 어디 계세요?

◆ 황기순> 저희들 현재 위치는 안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어디에?

◆ 황기순> 경기도 안중이요. 저 지금 안중에도 없죠?

◇ 김현정> (웃음) 안중에 있습니다, 황기순 씨.

◆ 황기순>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개그맨이세요, 역시. 오늘 날씨는 좋죠, 거기도?

◆ 황기순> 날씨가 현재... 올해도 역시 비가 꽤 많이 왔잖아요, 장마가 길어서. 저희들이 14일 그제부터 시작을 했는데요. 예상대로 비 없이 날씨가 많이 뜨겁네요.

◇ 김현정> 사실은 제가 좋다고 말씀드렸지만 비는 안 와서 좋지만 너무 덥거든요. 그런데 오늘이 3일째 달리고 계시는 거라고요.

◆ 황기순> 네.

◇ 김현정> 하루에 몇 km씩이나 달리세요?

◆ 황기순> 제가 사실 11년 동안... CBS니까 있는 그대로 말씀을 드려야지 제가 정말 꾸며서 얘기하고 그러면 저 바로 마른 하늘에 벼락이 떨어질 것 같아서 조심스럽습니다. 그동안 사실 자전거로 11년 동안 하기는 했지만 제가 100% 자전거를 타지는 못했어요. 왜냐하면 자전거만 사이클링하는 거면 제가 충분히 했을 텐데 저희들은 모금이 사실 어떻게 보면 목적이 되다보니까 도시 도시를 구간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지역은 관계없는데 대전에서 대구, 대구에서 부산지역을 이동할 때는 정말 이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더라고요. 5시, 6시 전후 도착을 목적으로 하면. 아시겠지만 추풍령 고개가 말로만 추풍령고개지 이건 정말 극한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보통일이 아니죠.

◆ 황기순> 그래서 불가피하게 저희들이 할 만큼은 하지만 예를 들어서 30km정도를 차량으로 이동도 하고 그런 과정을 거쳤고요. 제가 작년에 몸이 너무 안 좋았어요.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작년에는 이런 저런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작년에 제가 못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못한 것도 있지만 갈등을 많이 했어요. 그냥 슬그머니 안 해서 누가 안 한다고 욕하거나 혼내지는 않겠지 하고 안 했는데 안 하니까 몸은 편한데 마음은 불편하더라고요.

◇ 김현정> 마음이 무거워서 그래서 올해 다시 시작.

◆ 황기순> 내가 해야 되는데 해서 올해 다시 시작했고요. 그리고 제가 대전까지만 사이클 하는 걸 원칙으로 정하고 금년에 다시 또 시작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아주 솔직하게 말씀하셨어요. 그러니까 국토대장정 자전거로 간다고 해서 계속 자전거를 타는 건 아닙니다. 중간중간 자동차 탑니다. 지금 좀 부끄러운 듯이 말씀하셨지만 저는 들으면서 이분 정말 대단하구나. 자전거 선수도 아닌데 이런 날씨에 그 거리를. 자전거를 타가면서...

◆ 황기순>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 김현정> 그게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황기순 씨. 그런데 그게 그냥 건강을 위해서 아니면 어디 홍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휠체어를 선물하기 위해서 뛰는 거라면서요?

◆ 황기순> 네. 거리모금은 아시아시피 십시일반 남녀노소거든요. 특히 어린 아이들 뜻도 이유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물론 부모님이 시켜서 모금함에 넣어주지만 그 순간 순간에 정말 많아요. 그 순간 순간에는 조금 마음이 더 새로워진다든지... 춤을 항상 새롭게 해 주니까 그 원칙은 저희들이 변함없이 지키고 있고요. 모금을 하는 게 저희들은 휠체어를 구입을 전액 다 하고요.

◇ 김현정> 몇 개나 지금까지 휠체어 구입해서 기증하셨어요?

◆ 황기순> 일단 일반휠체어는 1,067대가 되는 것 같고요.

◇ 김현정> 1,067대.

◆ 황기순> 전동휠체어가 고가이기 때문에 6년 전 5년 전부터 한 대, 두 대 구입을 하고 아직은 57대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 김현정> 그야말로 장난으로 하시는 게 아니네요. 1,000대가 넘는 휠체어를 불우한 장애인들을 위한 기증. 황기순 씨, 그 개그맨 황기순 씨 맞으시죠? 척 보면 앱니다 하는 그분?

◆ 황기순> 얘기해 놓고도 그걸 모르세요?

◇ 김현정> 너무 대단한 멋진 생각을 하셔서요. 처음에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어요?

◆ 황기순> 저는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사람이 마음을 비우면 굉장히 편해져요. 그런데 저는 맨 처음에 하게 된 거는 아시다시피 외국 유학을 가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유학이 실패한 유학이 돼서.

◇ 김현정> 조금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죠.

◆ 황기순> 한국에 들어와서 제가 감사하게도 일을 시작하면서 정말 초조하다는 걸 느꼈죠. 일을 정말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대중들한테 황기순이가 빨리 평가받아서 황기순이 괜찮은 놈이야, 이 소리를 듣고 싶은데. 그러면 쇼를 한번 하자 해서 맨 처음에 휠체어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을 와서 다시 서울에서 목포로 해서 부산을 가는 일정을 잡았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평가를 해 주겠지. 맞아, 언론에서도 황기순이 이놈 대단한 놈이야 박수쳐주자. 사실 그 기대를 너무 크게 했어요. 그런데 저는 휠체어를 타고 서울을 향해서 올라오는데 제가 생각한 건 정말 너무 동떨어져 있더라고요. 그냥 사람들이 아, 하는 구나. 그래서 실망이 너무 컸어요. 실망이 너무 컸는데 그래도 다행히 600만원 조금 넘게 모금이 돼서 그래, 내가 살면서 두 번 다시 내 인생에 이런 일은 없다. 이런 무모한 짓, 이런 쓸모없는 짓은 안 한다. 휠체어를 52대를 구입을 했는데 다행스러웠던 게 전달 과정에 있어서 전달만 하고 그냥 끝내려고 했는데 자꾸 참석을 그쪽에서 부탁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기증식에 참석해 달라?

◆ 황기순> 네. 극구 사양을 하다가 지인분하고 가게 됐는데 너무 잘 간 것 같아요.

◇ 김현정> 거기서 감동받으셨군요?

◆ 황기순> 휠체어 30대를 쌓아둔 강당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에 제가 태어나서 한번도 그런 걸 못 느꼈는데 뭐가 때리더라고요. 좌르르 가슴이...

◇ 김현정> 전율을 느끼셨어요.

◆ 황기순> 이런 기분이 드는구나. 이런 맛이 있구나. 이런 거구나. 그래서 제가 그 순간에 이거 해야 되겠구나라고 혼자서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잘하셨습니다.

◆ 황기순> 그때 너무 잘 간 것 같아요. 안 갔으면 이런 나름대로 제가 저 스스로한테 보람 있는 일을 못했을 거예요.

◇ 김현정> 처음에는 그저 쇼로 시작했던 것이 한 해 두 해 하다 보니까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야말로 봉사에 중독되셨어요.

◆ 황기순> 그 정도는 아닌데요. 재미있어요. 좋아요.

◇ 김현정> 하다 보면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보람도 있고. 알겠습니다, 황기순 씨. 지금 감동받았다는 사연, 문자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힘 내시고요. 오늘도 더우시겠지만 잘 달려주십시오.

◆ 황기순> 더울수록 저희들은 더 열심히 달리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황기순 씨와 그 일행이 가는 길에 시원한 그늘 만들어지길 바라면서 오늘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정> 하다보니까 감동도 있고 알겠습니다. 문자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있는데 힘내시고요. 오늘도 더우시겠지만 잘 달려주십시오.

◆ 황기순> 달리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황기순 씨와 일행이 가는 길에 시원한 그늘 만들어지기 바라면서 오늘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