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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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피해 어민>
-50여만 마리 폐사에 피해액 20억
-바다가 녹물 같아, 일대 양식업 전멸
-절반액 보상에 갑갑할 뿐
<국립수산과학원 이창규 연구관>
-수온 상승, 일사량 증가 적조 키워
-수질관리 통해 연안 역류 방지해야
-남해는 절정 넘겨, 동해 북상 우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윤수 통영시 양식업 피해자 & 이창규 국립수산과학원 적조상황실 연구관
요즘 남해안이 적조 때문에 몸살 앓고 있다는 뉴스, 여러분 들으셨죠? 그런데 우리가 막연하게 예상하는 그 수준을 지금 넘어섰다고 합니다. 첫 적조가 나타난 이후에 20여일 동안 피해금액이 자그마치 181억원이라고 하는데요.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지금도 어민들은 하루하루 적조와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지만 대책이 뾰족한 게 없어서 문제랍니다.
어느 정도인지 실태를 직접 들어보죠. 먼저 적조피해가 가장 심한 바다입니다. 통영시 풍화리 앞바다에서 양식하는 어민이세요. 이윤수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어디 계세요?
◆ 이윤수> 현장에, 바다에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도 적조현상이 심각한가요?
◆ 이윤수> 네. 지난 7월 24일, 25일. 양일간에 양어장에 양식하는 어류 50만마리가 하루아침에 폐사를 다 하고, 지금 정리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정> 이미 7월에 전멸했다, 이 말씀이세요?
◆ 이윤수> 네. 하루 만에... 어장에 키우는 개가 있습니다. 물고기가 튀고 그러니까 개가 짖어서 새벽 4시경에 제가 밖으로 나가 보니까...
◇ 김현정> 새벽 4시에 개가 짖어요? 이건 뭔가 심상치 않다. 도둑이 들었나 하고 나가셨겠군요.
◆ 이윤수> 네. 그래서 바다에 나가 보니까 산소가 없으니까 고기가 탈출을 하려고 막 튀어나가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적조 때문에 산소가 없어서.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 이윤수> 방제작업하고 나서.. 아침 날 샐 때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한 7시경 돼서 둘러보니까 전량 다 폐사하고 살아있는 고기가 한 마리도 없더라고요.
◇ 김현정> 50만 마리가 하루아침에? 금액으로 따지면 얼마가 되는 거죠?
◆ 이윤수> 피해금액이 한 20억원 정도 됩니다.
◇ 김현정> 지금은 바다 상태가 어떤가요?
◆ 이윤수> 지금도 사실은 엉망입니다. 녹물 있지 않습니까? 배가 슬어서 녹아내리는 녹물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아파트에 파이프 오래 되면 녹물 나오듯이.
◆ 이윤수> 네. 오랫동안 방치돼서 썩어 나오는 녹물 있지 않습니까? 그 정도 수준입니다.
◇ 김현정> 물고기가 살려야 살 수가 없는 상황이군요.
◆ 이윤수> 네. 사람도 못 삽니다. 양식어를 하는 어종 말고도 자연으로 방류된 자연산 고기들도 죽어서 올라옵니다.
◇ 김현정> 지금 이윤수 씨 댁뿐만 아니라 주변의 양식업 하는 분들도 다 비슷하신 건가요?
◆ 이윤수> 여기 주위에 풍화리, 산양리 일대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습니다.
◇ 김현정> 요즘 모이면 뭐라고들 말씀하세요?
◆ 이윤수> '이런 재앙은 처음'이라고... 이거는 재난이 아니고 재앙이었어요, 재앙. 태풍이 와도 이렇게는 안 했거든요. 지난 과거 2007년에도 오고, 97년에도 적도가 심하게 왔는데도 불구하고 한 절반은 죽고 절반은 살아있고 그랬는데. 이번 적조는 수온이 워낙 높다 보니까 폐사해도 3일만 지나가면 부패해 갑니다. 그 썩은 악취에서 2차 환경오염을 안 시키기 위해서 매몰지도 구하고, 아직까지도 방제작업을 한 20일 가까이 하고 있는데 지금부터 적조가 시작입니다. 앞으로 한 달을 더 버텨야 되는데, 이래서 정말 사람이 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죽은 물고기 50여 만 마리를 치우는 것도 일이군요. 이걸 제대로 묻어야 그다음에 양식업을 또 할 테니까. 그러면 이윤수 씨가 키우던 물고기들은 다 죽었으니까 이제부터 하실 수 있는 일은 뭔가요?
◆ 이윤수>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건... 전혀 생각이 없습니다, 아직까지도.
◇ 김현정> 빨리 정리하고 다시 키워야 하는 건가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이윤수> 다시 해야 되는데 너무나 갑갑합니다. 뭐를 키워서 다시 팔려고하면 사이클이 1년 정도만 하면 되는데, 저희들은 1년이 아닙니다. 딱 만3년 걸립니다. 치어를 입식해서 청어 때까지 고기를 팔려고 하면 3년 동안 해야 되는데 피를 토할 정도입니다. 분통합니다.
◇ 김현정> 지금 도시에서 알고 있기로는 양식장들 저렇게 피해 보면 피해본 만큼 다 보상받겠지 생각하는데, 그게 아닌가요?
◆ 이윤수> 전혀 없습니다. 전혀 거짓말입니다.
◇ 김현정> 보통 몇 퍼센트 정도 보상을 받아오셨어요? 지금까지 따지자면?
◆ 이윤수> 지난 과거에는 보통 보면 40%, 50%정도는 보상 받았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정부 기금 자체가 워낙 없다 보니까 기금도 조성 안 돼 있고... 이건 너무나 억울합니다.
◇ 김현정> 설사 절반을 받는다고 해도 지금 20억에서 10억밖에 안 되는 건데. 빚은 없으세요?
◆ 이윤수> 빚도 있습니다.
◇ 김현정> 자녀는 두셨어요? 몇 명이나 두셨어요?
◆ 이윤수> 아직 어립니다. 이제 중학교 3학년, 중학교 1학년인데. 갑갑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 김현정> 3년 동안 피땀 흘려서 키운 물고기들인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잃고 허망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하고 계시는데요. 도시에서 지금 상황을 사실 잘 모르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 관심을 가지고 우리가 지켜봐야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적조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이죠. 통영 앞바다에서 양식을 하는 어민 이윤수 씨를 먼저 만나봤고요. 전문가 얘기 한번 들어볼까요? 도대체 왜 이렇게 적조가 올해 심한 건지, 국립수산과학원 적조상황실 이창규 연구관이 연결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앞서 연결한 어민은 '단 하룻밤 만에 50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럴 수가 있는 겁니까?
◆ 이창규> 실질적으로 고밀도 적조가 생기면 그것이 일시에 어장으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조류라든지 이런 거에 의해서 올 수는 있거든요.
◇ 김현정> 어장으로 훅 밀려드는 거예요?
◆ 이창규> 네. 그런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가 있죠.
◇ 김현정> 그런데 매년 여름과 가을에 적조가 발생해 왔는데. 왜 올해 유독, 특히 앞에서 말씀하신 분은 이렇게 지독한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그러시거든요, 왜 이런 겁니까?
◆ 이창규> 우선 금년도에는 예년보다 보름 정도 빨리 적조가 나타났습니다. 금년에 적도가 빠르고, 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남부지방의 연안 수온이 7월부터 0.5 내지 1.5도 정도 높았습니다. 또 하나는 7월 초부터 남풍계열의 바람이 연안 쪽으로 장기간 불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외해역에 있던 유해적조 생물이 연안으로 계속, 직접 들어올 수가 있었고요. 현재 남해안과 동해안 수온이 23도 내지 28도 정도입니다. 적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집계된 피해금액이 181억원. 그런데 혹시 이렇게 피해보기 전에 미리 예방할 방법은 없었던 겁니까?
◆ 이창규> 사실 적조는 적조를 일으키는 원인 생물이 태평양의 연안역류와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발생적으로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적조 발생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요. 다만 이런 적조가 양식 피해를 주지 않는 무해성 적조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지금같이 양식 어류를 치사시키는 유해적조가 발생됐을 때 문제가 되는 거죠. 어쨌든 적조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수질관리 등을 해서 연안역류를 줄여나가야 되는 것이죠.
◇ 김현정> 지금 그러면 할 수 있는 건 뭡니까?
◆ 이창규> 우선은 가장 중요한 것이 먹이공급을 중지하는 겁니다. 적조 생물이 양식 어류를 치사시키는 원인은 호흡장애에 의한 질식사거든요. 그런데 양식어류에게 먹이를 공급하게 되면 산소호흡량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질식사를 더욱 빨리 가져올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육상수조식양식장에서는 액화상태로 공급하거나 산소공급기를 공급해 주는 겁니다. 만일 이런 시설이 없다면 여과기 같은 걸 이용해서 제거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다음에 여러 가지 방법은 있습니다. 다만 그 효과가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가두리 양식장 같은 경우에는 적조생물이 낮에는 표층에 주로 있고, 고층에는 별로 없거든요. 특히 동해안에는 그런 시설이 많습니다마는 이 가두리 자체를 표층이 아니고 약간 중층으로, 15m 내지 20m 정도 내리면 적조가 없는 곳에 그 가두리가 위치하기 때문에 적조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언제까지 지속될 거라고 보십니까?
◆ 이창규> 적조가 발생하게 되면 보통 한 달, 4주에서 6주 정도 되면 대체적으로 아주 피크는 지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남해안은 점점 줄어들텐데요. 동해안은 좀 다릅니다. 동해안의 냉수대가 8월 초에 없어졌거든요. 그 바람에 녹조생물이 살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 지금 형성돼 있어서, 동해안은 적조가 더욱 확대되고 북상되고 이럴 전망입니다.
◇ 김현정>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 걱정인데요.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6(금) 이윤수 양식업피해자, 이창규 연구관 "자고나니 50만마리 폐사"
201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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