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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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재학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
우리나라 남자 농구대표팀. 금의환향 했습니다. 아시아 선수권에서 우승 아니고요. 준우승도 아니고 3위인데 뭘 그러냐, 이런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1, 2, 3위에게만 주어지는 농구 월드컵 진출권을 16년 만에 따냈다고 하면 이게 얼마나 농구계의 경사인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특별한 지원도 없었습니다. 그 흔한 해외전지훈련 한번 없었고요. 해외팀 초청 평가전도 없었고, 지상파 TV중계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화제로 떠오른 남자농구대표팀.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코트의 여우라고 불리는 분입니다. 유재학 감독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금의환향. 소감이 어떠세요?
◆ 유재학> 고맙습니다. (웃음) 좋은 결과를 얻고 와서 같은 농구인들이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 김현정> 모두 다 잘했습니다마는 1등 공신, 누구를 꼽으시겠어요?
◆ 유재학> 이번에는 김민구 선수 이름이 많이 오르내리는데요. 어린 선수가 중요한 경기에서 잘 했고, 앞으로 한국농구를 끌고 갈 한 명의 유망주죠. 하지만 사실은 노장선수들인 김주성, 조성민, 양동근 이런 선수들이 게임 스타팅을 어떻게 끊어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했거든요.
◇ 김현정> 든든한 버팀목들이죠?
◆ 유재학> 네. 그런 노장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투혼이 제일 큰 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사실은 김주성 선수 얘기가 지금 나와서 말입니다만, 대표팀 잠정은퇴를 이미 선언한 상태였는데. 은퇴 앞둔 최고참 선수를 유재학 감독이 굳이 데려가셨죠? (웃음)
◆ 유재학> 네. (웃음) 근래 들어서 한국농구에 젊고,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선수들이 지금 당장 좋은 게 아니고, 이제 앞으로 장래성이 있다는 얘기거든요. 경험도 많이 부족하고요. 그런 면에서 김주성 선수 같은 국제경험이 많고 농구를 아는 선수가 앞에서 끌어줘야 후배들도 보고 배우면서 커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김주성 선수가 꼭 필요해서 제가 직접 전화를 한번 했었죠. 그랬더니 바로 ‘불러주시면 가겠습니다.’ 그래서 너무 고맙습니다.
◇ 김현정> 그건 말하자면 김주성 같은 고참이 없었으면 김민구 같은 신예스타도 없었다, 이렇게 되는 거네요.
◆ 유재학> 네. 그렇죠. (웃음)
◇ 김현정> 참 잘하셨고요. 선수들도 아주 잘했습니다. 그래도 제일 아쉬웠던 부분을 하나 꼽으라면 어떤 걸까요?
◆ 유재학> 필리핀 4강전이에요.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었죠. 저희가 필리핀 경기하기 이전에 저녁 10시 반, 한국시간으로는 11시 반이죠. 그런 경기를 4경기나 연속으로 치렀어요. 국제대회에서 그런 경기 스케줄은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굉장히 불리한 경기시간도 받고 그랬었는데. 어쨌든 간에 4쿼터 마지막까지 저희 선수들이 지고 있는 경기를 다시 뒤집었는데, 결국 제일 마지막에 수비 2, 3개를 못하는 바람에 뒤집어진 거거든요.
◇ 김현정> 그때 79:86이었죠.
◆ 유재학> 네. 그런데 마지막 점수가 7점차지만 사실은 1, 2점차로 진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 마지막 2, 3개의 수비미스가 제일 아쉽죠. 그날은 아주... 거의 잠을 못 잤습니다.
◇ 김현정> 그럴만하죠. 자다가 꿈에도 나타날 것 같아요, 그때 그 장면은.
◆ 유재학> (웃음) 네.
◇ 김현정> 제가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왜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를 안 하나요?
◆ 유재학> .....글쎄요, 저희 잘못이죠. 농구하는 사람들 잘못이죠. 저희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는 걸 실감하겠더라고요.
◇ 김현정>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도 지상파에서 야구나 축구처럼 중계 안 해 주는 것. 그건 우리 탓이지 하면서도 솔직히 서운은 좀 하셨죠?
◆ 유재학> 그렇죠. (웃음) 네...
◇ 김현정> 또 한가지는 6월부터 매일 강훈련을 했지만 외국 전지훈련 한번 못 가고, 외국팀 초청경기도 한 번 못하셨어요. 그런 것도 서운하지 않으셨어요?
◆ 유재학> 그런 준비과정이 이제 앞으로는 잘 될 거라고 봅니다. 그동안에 소홀한 면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저희가 이 티켓을 따면서 농구팬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또 언론사들의 관심이 많아지면서 아마 연맹이나 협회에서도 새롭게 더 준비를, 마음을, 각오를 다진듯한 느낌을 제가 받았거든요. 앞으로 좋아지겠죠.
◇ 김현정>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입니다만, 우리 농구 최고 전성기인 농구대잔치 시절의 주인공 아니십니까. 당시 유재학 선수. 그때 이후로는 우리 농구 인기가 계속 내림막이죠?
◆ 유재학>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요. 예를 들어서 지금 프로리그에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와 있는데, 비중이 너무 크다는 문제.
◇ 김현정> 그건 왜 문제일까요?
◆ 유재학> 예전에는 한국농구가 아기자기한 면이 있었고, 볼을 한국선수들이 많이 소유하면서 국내형 농구가 많이 있었는데. 외국선수들이 오면서 대부분의 볼 소유시간을 그들이 가지고 있으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도 들고. 지금 협회장님 바뀌기 이전에는 협회의 안일한 같은 것도 있었고. 뭐, 그런 것들이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럼 이번에 3위로 월드컵 출전권 따면서, 또 내년 월드컵하면서 다시 부흥의 계기가 될 거라고 보십니까?
◆ 유재학> 저는 당장 올해 프로리그부터 찾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왜 그러냐면, 이번에 대학교 졸업하는 선수들이 굉장히 기량도 좋고, 또 새로운 스타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 김현정> 예를 들면 김민구 선수가 그렇잖아요.
◆ 유재학> 네. 김민구 선수, 김종규 선수 같은 선수들이 바로 이번 시즌부터 나오기 때문에 농구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분위기를 감지하시는군요. 확신하십니까?
◆ 유재학> 네. (웃음)
◇ 김현정> 감독님이 확신하신다고 자신감 있게 말씀해 주시니까 저도 기분이 좋은데. 이제 다음 관심사는 내년 열리는 세계농구월드컵의 지휘봉은 누가 잡느냐, 이겁니다. 유재학 감독이 다시 맡아주시는 건가요?
◆ 유재학> 지금은 아무 생각 없습니다.
◇ 김현정> 왜 아무 생각이 없으세요, 이렇게 잘하고 돌아오셨는데.
◆ 유재학> 쉬고 싶어서 지금은... 나중에 시즌 끝나고 나올 문제니까요.
◇ 김현정> 팬들이 강하게 원하고, 우리 농구의 부활을 위해서 유재학 감독이 나서주셔야 한다고 하면 고사는 못하시겠죠?
◆ 유재학> 네. 그럼요. 원하시면 가고... (한숨)
◇ 김현정> 여기서 자신이 없어지세요. 이번에 부담 많이 느끼신 모양이에요. (웃음)
◆ 유재학> 네.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우리 남자농구대표팀 감독부터 선수들까지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부디 이번 계기를 통해서 예전처럼 그 명성 다시 찾을 수 있기를, 부활할 수 있기를 저도 팬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겠습니다.
◆ 유재학>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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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4(수) 유재학 농구대표팀 감독 "월드컵 감독? 팬들이 원한다면"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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