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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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현용vs김희대 (아르바이트생들)
우리 젊은 청년들 요즘 아르바이트해서 스스로 학비 벌고 용돈 벌고 많이들 하죠. 얼마 전에 한 인터넷사이트에서 최악의 아르바이트를 설문 조사해 봤더니 1위가 폭염 속에 인형탈 쓰기였습니다. 그리고 2위가 유흥가 한가운데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거였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이번 여름 최악의 폭염 속에서 열심히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열혈청년 2명을 동시에 만나보겠습니다. 먼저 부산에서 인형 탈쓰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분이세요. 정현용 씨 안녕하세요.
◆ 정현용>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리고 울산에 있는 삼겹살 집에서 숯불 갈고 불판 가는 아르바이트하는 분입니다. 김희대 씨도 나와 계시죠?
◆ 김희대> 안녕하세요.
◇ 김현정> 두 분 전화로나마 인사를 나누실까요?
◆ 정현용> 안녕하세요.
◆ 김희대> 안녕하세요.
◇ 김현정> 두 분 목소리도 비슷하고 굉장히 목소리 좋으세요. 먼저 정현용 씨.
◆ 정현용> 네.
◇ 김현정> 부산에 어디에서 무슨 인형탈을 쓰고 계신 거예요?
◆ 정현용> 부산 서면에서 강아지 카페하는 스누피탈을 쓰고 있어요.
◇ 김현정> 강아지 카페 홍보하는 강아지 스누피탈?
◆ 정현용> 네.
◇ 김현정> 그거 시작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정현용> 저 이게 거의 한 두 달 다 되어 가요. 7월부터 시작해서.
◇ 김현정> 하루에 몇 시간이나 쓰고 계세요?
◆ 정현용> 하루 8시간 합니다.
◇ 김현정> 이번 여름에 부산 날씨도 대단히 더웠잖아요.
◆ 정현용> 그러니까요. 일 시작하고 비 한번 안 오네요.
◇ 김현정> 그런 시간에도, 그 더운 한낮에도 탈을 쓰고 일을 하시는 거예요?
◆ 정현용> 네, 일하는 시간에는 계속 쓰고 있어요.
◇ 김현정> 얼마나 더우면 상상이 안돼요, 탈 쓰고 있는 모습이. 그 안은 얼마나 덥습니까?
◆ 정현용> 이거 쓰면 겨울 잠바 같은 거 입고 찜질방 들어가시면 비슷할 것 같은데요.
◇ 김현정> 그냥 찜질방에 반발 티셔츠 입고 들어가도 땀이 뻘뻘나는데 겨울 파카 입고 들어가는 기분?
◆ 정현용> 네.
◇ 김현정> 그러면 땀을 하루종일 도대체 얼마나 흘립니까?
◆ 정현용> 하루종일 입는 순간부터 계속 땀흘려요.
◇ 김현정> 이렇게 질문 드리면 되겠네요. 몸무게가 지금 두 달 동안 몇 kg이나 빠졌어요?
◆ 정현용> 지금 한 5kg은 빠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이 인형탈 쓰는 아르바이트 못지 않게 힘들다하는 분, 울산에 삼겹살 집에서 불판 가는 김희대 씨.
◆ 김희대> 네.
◇ 김현정> 김희대 씨는 얼마 되셨어요?
◆ 김희대> 일한 지 이제 두 달 정도 다 되어 갑니다.
◇ 김현정> 김희대 씨도 두 달, 거기가 울산 맞죠?
◆ 김희대> 네. 울산광역시요.
◇ 김현정> 올해 40도 기록 깼다는 그 울산.
◆ 김희대> 네. 대구를 이겼습니다.
◇ 김현정> 하루에 김희대 씨는 몇 시간이나 일하세요?
◆ 김희대> 저는 한 8시간.
◇ 김현정> 이분도 8시간, 두 달 똑같네요 두 분이. 그럼 김희대 씨는 삼겹살 집에서 불판 갈고 숯불도 나르고 고기도 굽고?
◆ 김희대> 고기도 굽고.
◇ 김현정> 얼마나 더우세요?
◆ 김희대> 항상 불 앞에 있으니까 땀으로 적셔 산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아까 전에 우리 정현용 씨는 겨울 파카입고, 겨울 잠바입고 찜질방 들어가는 기분이라고 그러시는데, 우리 김희대 씨는 표현하자면 어느 정도가 될까요?
◆ 김희대> 여름에 그냥 난로 쏘이고 있는 기분.
◇ 김현정> 여름에 뙤약볕 밑에서 난로 쐬는 기분. 더위이기는 나만의 비법 이런 게 있습니까?
◆ 김희대> 손님 상에 나가는 물수건 있잖아요. 그걸 얼음물에 살짝 적셔요. 얼음을 살짝 끼어 넣어요, 3개 정도.
◇ 김현정> 하얀 수건에다가 얼음을 3개 넣어요?
◆ 김희대> 네. 살살 말아요. 그걸 목에 두르고 있으면 조금. . .
◇ 김현정> 녹잖아요, 그 얼음이.
◆ 김희대> 녹으면 또 채우고 또 적시고 하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하루에 물수건 몇 개나 쓰세요?
◆ 김희대> 한 20개, 30개?
◇ 김현정> 하루 8시간 근무하는데 30개를 쓸 정도로.
◆ 김희대> 네. 계속 불 앞에 있다 보니까.
◇ 김현정> 그런 방법, 정현용 씨는 그럼 인형 탈 속에다가 물수건 쓰고 있을 수도 없고 비법이 따로 있습니까?
◆ 정현용> 아니요, 없어요.
◇ 김현정> 그냥 참아야 되는 거군요.
◆ 정현용> 그냥 가만히 있어야 돼요.
◇ 김현정> 소금 안 나와요? 그렇게 더위에 그러고 있으면?
◆ 정현용> 땀 흐르면 이제 탈을 쓰고 있으니까 얼굴을 만질 수가 없잖아요. 입으로 들어가고 하면 짜죠.
◇ 김현정> 짜요. 짠 땀을 그냥 먹으면서 일하는 거예요?
◆ 정현용> 네. 닦을 수가 없으니까...
◇ 김현정> 그렇군요. 두 분 다 만만치가 않아요. 불판 가는 김희대 씨.
◆ 김희대> 네.
◇ 김현정> 사실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해도 얼마든지 있을 텐데 왜 불판 가는 걸 택하셨어요?
◆ 김희대> 제가 제대 한지가 얼마 안 됐거든요.
◇ 김현정> 언제 제대하셨어요?
◆ 김희대> 6월 말 정도에 제대 했어요.
◇ 김현정> 제대하자마자 이 아르바이트를 택하셨군요?
◆ 김희대> 네. 바로 들어 왔어요. 이왕 하는 김에 힘들게 해보자 해서 계속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런데 하다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 때가 있지 않습니까?
◆ 김희대> 있죠. 불 하다가 데일 때가 제일 힘들죠.
◇ 김현정> 여기저기 불이 튀어요?
◆ 김희대> 네. 숯을 버린다고 탈탈탈 털다 보면 불꽃이 팍 튀어요. 그때 데이죠.
◇ 김현정> 그래요. 인형탈 쓰는 정현용 씨.
◆ 정현용> 네.
◇ 김현정> 어떤 게 제일 힘듭니까, 정현용 씨는?
◆ 정현용> 날도 더운데 앞에서 자꾸 까불까불 거리면.
◇ 김현정> 누가 그렇게 까불까불 거립니까?
◆ 김희대> 보통 학생들이 많이 그렇죠. 탈 돌리고 치고 잡아당기고 그럼 전 또 도망가고 그러면 쫓아오는 애들도 있거든요.
◇ 김현정> 심하게 감정을 싫어서 치는 사람도 있어요?
◆ 정현용> 탈이 돌아갈 정도로 때리는 사람이 있어요.
◇ 김현정> 그렇게 일해서 하루에 일당은 얼마나 받습니까?
◆ 정현용> 저는 시급 6,000원씩 받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하루 8시간, 48,000원. 김희대 씨는 불판 갈고 숯불 갈고 해서 하루에 얼마 버세요?
◆ 김희대> 시급 5,000원에 하루 8시간이니까 40,000원.
◇ 김현정> 그러면 인형탈이 조금 낫네요. 천 원 낫네요.
◆ 정현용> 네. 그런 것 같네요.
◇ 김현정> 인형탈이 이기셨네요.
◆ 정현용> 네.
◇ 김현정> 돈 봉투 딱 손에 쥘 때에는 하루 피로가 싹 풀리지 않나요, 김희대 씨?
◆ 김희대> 날아갈 것 같죠.
◇ 김현정> 하루종일 기분 제일 좋을 때는?
◆ 김희대> 퇴근할 때.
◇ 김현정> 정현용 씨는 하루종일 제일 기분 좋을 때는?
◆ 정현용> 저도 집에 갈 때요.
◇ 김현정> 두 사람 다 퇴근할 때, 그래요. 정현용 씨, 인형탈 써서 모은 돈으로 어디에 쓰실 예정이세요?
◆ 정현용> 등록금 내는 것 보태고 학기 중에 제 용돈 쓰려고 하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2학기 등록금하고 용돈으로. 김희대 씨는 어디다 쓰실 예정이세요?
◆ 김희대> 부모님한테 선물 한번 안 해준 것 같아서 부모님께 선물 사드리려고요.
◇ 김현정> 장한 청년들. 말만 들어도 참 멋진 청년들입니다. 김희대 씨, 앞으로의 꿈은 뭔가요?
◆ 김희대> 제가 일을 열심히 해서 그런가 매니저님들이 도와주신다고 하셔서 이쪽으로 나가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식당 운영하는 게 꿈이에요?
◆ 김희대> 네.
◇ 김현정> 창업하는 꿈을 가지고 있고, 정현용 씨는?
◆ 정현용> 저는 그냥 돈 많이 버는 거요.
◇ 김현정>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요?
◆ 정현용> 지금 하고 있는 학교 공부해서.
◇ 김현정> 무슨 과를 전공하세요?
◆ 정현용> 멀티미디어공학과입니다.
◇ 김현정> 멀티미디어공학과. 그쪽으로 성공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정현용> 네.
◇ 김현정> 그리고 좋은 일도 많이 하셔야죠, 돈 벌어서?
◆ 정현용> 일단 많이 벌어보고요.
◇ 김현정> 이렇게 유쾌하고 성실하고 땀방울의 소중함을 아는 청년들의 꿈이 안 이루어지면 어떤 꿈이 이루어지겠습니까? 두 분 믿어 의심치 마시고요, 힘내세요.
◆ 김희대> 네, 감사합니다.
◆ 정현용> 네.
◇ 김현정> 응원하겠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기운 나게 하는 인터뷰였습니다. 울산에서 숯불을 가는 분이세요, 김희대 씨. 그리고 부산에서 인형탈 쓰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청년 정현용 씨까지 열혈청년 두 명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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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2(목) 정현용vs김희대 "폭염 속 최악 알바 인형탈vs 숯불 판갈이"
201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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