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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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한울
지독한 폭염 속에 지금 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별로 특별한 게 없는 얘기인데요. 그런데 이 영화의 감독은 20살이고요. 제작비는 단돈 500만원. 유명한 배우 한 명도 출연 안 하고요. 출연료도 한푼 받지 않는다라고 설명을 드리면 굉장히 특별한 영화일 거라는 느낌이 오죠. 게다가 소재가 학교폭력인데요. 이 감독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 거랍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해서 자살 기도라는 극단적인 경험까지 했다는 감독의 이야기, 오늘 화제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시죠. 영화 호루라기의 박한울 감독 연결 돼 있습니다. 박한울 감독님 안녕하세요.
◆ 박한울>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감독님이라는 호칭이 아직은 좀 어색하시겠어요.
◆ 박한울> 어색합니다.
◇ 김현정> 올해 나이가 20살?
◆ 박한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영화를 찍어 본 경험이 있으신 겁니까?
◆ 박한울> 사실 여태까지 뮤직비디오나 뮤직 드라마만 촬영하다가 처음으로 영화를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얼마나 지금 영화는 완성이 됐나요?
◆ 박한울> 퍼센트로 따지면 60% 완성이 되었고 후반작업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폭염에 고생들이 많으시겠어요.
◆ 박한울> 아닙니다.
◇ 김현정> 제가 앞에서 특별한 영화라는 얘기는 드렸는데 어떻게 20살에 경험도 없는 감동이 넉넉지 않은 제작비로 이런 영화를 찍게 되셨는지, 어떤 계기인가요?
◆ 박한울> 사실 제가 학교폭력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 까지 겪으면서 학교폭력이 당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많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었어요.
◇ 김현정> 초등학교면 초등학교, 중학교면 중학교 한때가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 박한울> 맞습니다. 매번 가해자는 달랐고요. 그런 식으로 학교 폭력을 많이 당해 왔는데 피해를 당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았었어요. 전학 가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집에 돌아오면 부모님은 전학 가자고 화를 내시거나 욕을 하시거나 폭력을 행사하시는 경우도 있었고 저 말고도 따른 피해자들도 이런 어려움이 있나 둘러봤더니 그런 피해들을 많이 당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영화로 만들어 보자 해서 고발을 해 보자 라는 목적으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 많은 피해자들의 심정을 마음을 대변해서 한번 영화로 표현해보자, 이런 말씀.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초중고등학교 계속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하신 거예요?
◆ 박한울> 초등학교 때는 너무 키가 작고 왜소하고 얼굴도 못생겼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했었고요.
◇ 김현정> 그야말로 외모 때문에?
◆ 박한울> 그렇죠. 폭력이랑 왕따를 같이 병행해서 당했었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다가 중학교 때, 중학교만 해도 아이들이 좀 성숙해서 외모 갖고는 놀리지 않을 텐데.
◆ 박한울> 네, 그런데 초등학교 때 아이들이 중학교에 같이 올라오고 중학교 아이들이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면서 왕따가 또 한 번 시작됐고 책가방을 창 밖으로 던진다거나 남아서 때린다거나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 김현정> 고등학교 때는요?
◆ 박한울> 고등학교 때 조용하게 생활하다가 친한 친구가 물건 하나를 훔침으로써 경찰조사나 이런 것을 받으면서 가해학생이 저를 때린다거나 합의서를 써달라고 협박한다거나 인터넷에다가 박한울 죽이고 싶은 사람 이런 식으로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리는 등 다양한 일도 많이 겪었고요.
◇ 김현정> 잘못한 게 없는데?
◆ 박한울> 단순히 물건만 절도 당했을 뿐인데 안 좋게 소문이 퍼진 거죠.
◇ 김현정> 그럴 수도 있는 건가요. 사실은 지금 들으면서도 저희 때만 해도 왕따라는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이렇게 벌어지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이런 왕따로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됐는가, 솔직히 기성세대로서는 잘 이해가 안 가는 면도 있는데 그때 느꼈을 청소년의 심정 어떠셨어요?
◆ 박한울> 그런데 그 당시에는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도 받았고, 부모님께서 맨날 학교에 오셨었어요. 이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이 있는 것 같으니까 전학 가는 게 어떻겠느냐 라고 권유를 많이 하셨어요.
◇ 김현정> 가해자한테 전학 가라고 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한테 전학 가라고?
◆ 박한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왜요, 그거는 어떻게 하다가 나온 얘기입니까?
◆ 박한울> 가해자가 괜히 그럴 애가 아닌데 박한울이 좀 그런 게 아니냐, 원인 제공을 한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피해를 막으려고 소리를 질렀더니 그 소리지른걸 가지고 정서불안이라고 크게 오해를 하시는 거죠. 아이들 사이에서 가해자 편을 드니까 어떻게 보면 힘센 아이들 편을 드는 거잖아요, 아이들은요. 그런 분위기를 담임 선생님이 다 듣고 나셔서 저를 오해하시고 강제로 전학을 보내려고 하셨는데 그런 심리에서 자살시도를 많이 경험했었습니다.
◇ 김현정> 마음만 먹은 게 아니라 직접 시도까지?
◆ 박한울> 네. 또 악플을 당했을 때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서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었습니다.
◇ 김현정> 영화에는 그런 내용들, 자전적인 내용들이 들어가 있는 겁니까?
◆ 박한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보니까 출연배우들이 다 무료로 공짜로 출연하는 재능 기부를 하는 거라고요?
◆ 박한울> 네, 주로 고등학생들로 구성 돼 있고요. 또 학교 폭력 피해자 고등학생, 부모님도 계십니다.
◇ 김현정> 배우들 중에 실제로 피해를 당한 친구들이 있어요?
◆ 박한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제작비는 500만원, 최소한으로 잡아서 500만 원 일텐데. 그 500만 원이 20살 감독한테는 큰 돈 일텐데 어떻게 모으셨어요?
◆ 박한울> 개인적인 사비도 사용했고요. 학교폭력피해자 가족분 들한테 후원을 해 달라고 계좌번호를 알려드리기도 했고 그리고 학교폭력 관련 단체라든지 관련 일을 하시고 계신 분들한테 후원금을 많이 요청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 단돈 500만원을 쥐고 시작을 하신 거예요. 영화 찍으면서 제일 어려웠던 것은 어떤 건가요?
◆ 박한울> 아무래도 학교폭력 피해자 아이들로 구성돼 있고 저 또한 피해자다 보니까 피해자들이 울거나 가족들이 우는 장면들 있잖아요. 그런 장면을 촬영할 때 똑같이 과거의 일이 떠오르는 것 같아서 많이 억장이 무너진 심정이었습니다.
◇ 김현정> 너무 울어서 오히려 촬영이 지연될 수도 있던 거죠.
◆ 박한울> 맞습니다.
◇ 김현정> 개봉은 언제 합니까? 영화 호루라기.
◆ 박한울> 9월말로 예상이 돼 있고요. 영화관에서 유료로 개봉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 분들이나 정부 관계자분들 모셔서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 드리고 교육감이나 이런 분들 만나 봬서 이야기를 해볼 예정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사실 영화감독 박한울 이라고 하면 굉장히 낯선 이름이지만 학교 폭력에 관한 한 이미 유명인이세요. 박한울 씨가.
◆ 박한울> 아닙니다.
◇ 김현정> 많은 학생들을 상담도 해주고 강연도 하죠?
◆ 박한울> 작년까지 만해도 강연 많이 했습니다.
◇ 김현정> 제1원칙이라고 할까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언은 어떤 거예요? 해주세요.
◆ 박한울> 일단 아이가 어떻게 보면 이런 안 좋은 일들 많이 겪고 자존감이 많이 상실되었을 때 거예요. 자존감 이라는 게 내가 사랑 받고 있다는 분위기인데, 그런 심리인데. 그게 많이 위축됐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저는 항상 아이들한테 어떤 순간이 와도 자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살아보고 자기 자신을 믿고 학교 밖에 있는 부모님 외에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해서 학교폭력 한번 이겨내 보자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 김현정> 너 자신을 믿어라. 그래요. 영화관 개봉은 아니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서 보셨으면 좋겠고요. 또 주변에서 고통받는 아이가 있다면, 그런 느낌이 오는 아이가 있다면 함께 손잡고 가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후반작업 잘하시고요. 기대하겠습니다.
◆ 박한울>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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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1(수) 박한울 군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영화도전기 -우린 문제아가 아니다”
20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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