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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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임미현 기자
■ 대담 : 이동우 개그맨(방송대상 수상)
지난 화요일이었죠. 그러니까 그제 제 40회 한국방송대상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부문별로 작품상 32편, 그리고 개인상으로는 25명이 수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유독 관객의 환호성과 아주 큰 박수를 받은 한 분이 있습니다. 바로 개그맨 이동우 씨입니다. 사실 이 분의 삶을 표현하자면 마치 롤러코스터 같습니다. 최고의 인기가도를 달리던 개그맨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는 1급 시각장애 판정을 받게 됐고요. 누구나 좌절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서 이동우 씨는 오히려 희망의 빛을 스스로 찾아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한국방송대상에서 2관왕의 영예를 차지한 개그맨 이동우 씨를 만나봅니다. 이동우 씨, 안녕하세요.
◆ 이동우>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동우입니다.
◇ 임미현> 우선 축하합니다.
◆ 이동우> 정말 감사합니다.
◇ 임미현> 이번 방송대상에서 라디오 진행자 부문 그리고 사회공익 라디오 부문 이렇게 2관왕을 하셨네요.
◆ 이동우> 네.
◇ 임미현> 이동우 씨가 수상소감을 얘기할 때 모든 분들이 집중을 했고요. 뭐라고 할까요, 숙연한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꿈을 꾼 것이 드디어 현실이 됐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어떤 의미였나요?
◆ 이동우> 살다보니까 자꾸 느끼게 돼요. 깊이 생각하고 간절히 뭔가를 원하게 되면 하다보면 결국 꿈을 꾸게 되잖아요. 언젠가는 꼭 그게 이루어집니다. 현실이 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꿈을 꾸느냐가 살면서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곳에 뜻을 두고 그걸 자꾸 말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동지를 만나게 되거든요.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 일이 이루어집니다. 현실이 되는 거죠. 굉장히 기적 같은 일이지만 진리인 것 같아요.
◇ 임미현> 비록 어렵지만 꿈을 꾸게 되면 어느 날 갑자기 자기를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나고 또 그로 인해서 기적이 일어난다.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말씀입니다. 같이 수상했던 파트너 김다혜 씨죠. 김다혜 씨가 얼른 좋은 날이 와서 이동우 씨가 예쁜 딸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시상식이 끝나고 딸은 뭐라고 하던가요?
◆ 이동우> 아직은 좀 어린 나이라서.
◇ 임미현> 몇 살이죠?
◆ 이동우> 이제 8살, 초등학교 1학년생인데요. 표정을 읽지는 못했지만 그냥 아빠, 아빠하면서 한 두 마디 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좀 뿌듯해 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고 또 요즘 들어서 제가 이렇게 상을 받거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서 지우가, 저희 딸 지우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장애도 있고 좀 불편하게 살지만 열심히 살고 용기 있게 사니까 다른 사람들이 박수를 많이 쳐주시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장애가 큰 문제가 아니다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다행스러워요.
◇ 임미현> 네. 요즘도 매일 라디오 진행하시죠?
◆ 이동우> 네, 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얼마나 되신 건가요?
◆ 이동우> 만 3년이 됐고요. 이제 내년 4월이면 4년이 됩니다.
◇ 임미현>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이동우 씨의 수상이 좀 특별하고 의미가 있다는 것, 현재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계시잖아요. 상당히 오래됐죠?
◆ 이동우> 병 판정을 받은 게 2004년도니까 좀 오래되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도에 이제 실명판정을 받았고요.
◇ 임미현> 현재 시각장애 1급이시죠?
◆ 이동우> 네.
◇ 임미현> 어느 정도 보이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 이동우> 아직 광수용체가 조금 살아있어요. 그래서 빛의 명암정도를 느낄 수가 있어요. 밝은 날은 오늘 햇살이 되게 좋다라는 것 충분히 느낄 수 있고 그렇습니다.
◇ 임미현> 어쨌든 참 대단하십니다. 그럼 이동우 씨는 원고를 어떻게 보세요?
◆ 이동우> 저는 사실 원고 없이 진행을 하고 있고요. 이제 꼭 어떤 특정한 정보를 전달을 해야 하거나 수치를 이야기해야 하거나 하는 건 정확해야 되잖아요. 그런 것들은 사전에 철저하게 암기를 해요.
◇ 임미현> 그럼 몇 가지 포인트는 외워서 하지만 나머지는 거의 뭐 100% 애드리브로 방송을 진행하신다는 거네요.
◆ 이동우> 네.
◇ 임미현> 정말 대단하시네요.
◆ 이동우> 아닙니다.
◇ 임미현> 이동우 씨는 예전에 틴틴파이브 출신이셨습니다. 메인보컬로 나설 만큼 노래도 아주 잘했고요, 개그도 잘하는 분이셨습니다. 전성기시절 그리고 또 듣자하니 결혼한 지 채 얼마 되지 않아서 눈에 이상이 생겼던 건데요. 그때 당시의 충격 또 절망감은 상상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이동우> 고통 중에 억울함이 굉장히 큰 고통이래요. 아무 잘못이 없는데 뭔가 아파지게 되면 억울해지는 거죠. 그 억울함이 저를 아마 제일 많이 짓눌렀었던 것 같고 제일 많이 괴롭혔었던 것 같거든요. 그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것 같기는 한데 확실히 시간이 가져다 주는 선물이라는 게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정도 버텨낸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감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냥 혼자만의 힘으로 버텼다고는 제가 생각지 않고요. 가까이 있는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 주변 지인 분들, 선후배분들이 결국 같이 있어 주셨기 때문에 제가 버틸 수 있었겠죠.
◇ 임미현> 그런데 그 가족 중의 한 분인 아내 분이 또 뇌종양수술로 한 쪽 청력을 상실 하셨거든요. 정말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 좌절감 또 세상에 대한 원망 엄청 컸을 것 같은데요
◆ 이동우> 한 번 다친 데 또 다치게 되면 진짜 아프거든요. 아내가 또 그런 병을 얻게 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때는 정말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어요. 젓가락, 숟가락조차 들 힘이 없었던 것 같아요, 확실히.
◇ 임미현> 그 엄청난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다시 일으켜 세웠던 특별한 계기, 원동력은 뭐였죠?
◆ 이동우> 아내의 사랑이죠. 결정적인 한마디가 있었습니다.
◇ 임미현> 뭐였습니까?
◆ 이동우> 당신 이제 곧 기적을 일으키게 될텐데 자기 옆에 있으면 아파서 누워있는 아내 모습만 평생 기억하면서 살게 되는 데 그건 원치 않는다. 지금 당장 전 세계를 여행하고 좋은 풍경과 좋은 사람들을 다 눈에 집어넣고 오라는 거죠. 그 때 처음으로 사랑이 뭔지 알게 됐습니다.
◇ 임미현> 사실 그 정도는 조금 다를 뿐이지 누구나 절망할 때도 있고 또 좌절할 때가 있습니다.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는 방법 그 노하우를 이동우 씨가 알려주신다면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 이동우> 받아들임입니다. 고통이나 슬픔이 찾아왔을 때 이건 내 것이 아니야라고 거부하거나 돌아서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고통이나 슬픔이 시작돼요. 이거 내 것이다라고 얼싸안으면 그때부터는 해결책을 찾게 됩니다. 이 고통과 슬픔을 안고 어떻게 살아가야 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거든요. 그건 해결의 시초가 될 수 있는 거죠.
◇ 임미현> 간단하지만 참 의미 있는 말씀이십니다. 이동우 씨 앞으로 행보가 참 기대가 되는데요. 수상소감처럼 또 다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낼 거다, 또 만들어 낼 것 같다, 자꾸 얘기를 하셨는데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떤 꿈을 또 꾸고 계신 건가요?
◆ 이동우> 보통 이 꿈 얘기는 잘 안 하는건데.
◇ 임미현> 비밀이신 가요? 그냥 비밀로 간직할까요?
◆ 이동우> 그 중에, 제가 많이 갖고 있는 꿈 중에 하나는 제가 공개해드릴 수 있어요.
◇ 임미현> 뭔가요?
◆ 이동우> 제 눈은 분명히 떠질 거다라는 거죠. 전 세계의 시각장애인, 이제 막 시각장애라는 판정을 받고 많이 고통 중에 계시는 분들 저는 확신합니다. 분명히 모든 분들 다시 밝게 세상을 볼 수 있게 될 날이 저는 온다고 확신해요
◇ 임미현> 다시 볼 것이다. 꿈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만 더 여쭙겠습니다. 항상 힘이 돼준 아내 그리고 예쁜 딸에게 하나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이동우> 상식을 무너뜨리지 않고 스스로 힘을 내는 남편, 그리고 아빠이고 싶고 또 그렇게 살겠다고 약속하고 싶습니다. 약속할 수 있어요.
◇ 임미현> 감사합니다. 정말 멋진 말씀이셨습니다. 이동우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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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5(목) 개그맨 이동우 "시력잃고 달라진 삶.. 보이지 않아 오히려 감사합니다”
201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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