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30(금) 한민식 버스기사 "자해공갈범 추격한 용감한 사나이"
2013.08.30
조회 57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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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임미현 기자(김현정 앵커의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한민식 버스기사


요즘 자해공갈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대범해지고 있습니다. 대중교통도 예외는 아니죠. 혹시 손목 치기라고 들어보셨나요? 닫히는 버스 문에 일부러 손목을 끼게 하거나 그게 아니면 지나가는 택시 백미러에 손목을 갖다 대는 수법으로 무려 6년 동안 그것도 2천만 원을 뜯어낸 한 남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하죠. 어느 버스기사의 기지로 결국 붙잡혔습니다.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는 이 버스기사님을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한민식 기사님입니다. 기사님, 안녕하세요?

◆ 한민식> 안녕하세요.

◇ 임미현>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 서울에서 버스를 운전하시나요?

◆ 한민식> 서울에서 버스를 운전한지 약 30년 넘었습니다.

◇ 임미현> 수고하시네요. 그런데 이번에 붙잡힌 이 남자, 버스 기사들을 상대로 해서 이렇게 자해공갈을 계속했던 거죠?

◆ 한민식> 그렇죠.

◇ 임미현> 그런데 처음에 어떻게 당하신 거예요?

◆ 한민식> 제일 처음에는 숭례문 남대문 밑에서 해가지고 영프라자 그쪽으로도 오면서 차를 한 네 번 세웠어요.

◇ 임미현> 그게 언제죠?

◆ 한민식> 10년 전이죠. 날짜는 정확하게 안되고, 그래 가지고 한 2년 전인가 종로5가에서 이 놈이 또 보여요. 좋게 달래고 말고 돈 좀 몇 푼 주고 말고 갔는데 이번에는 서울에서 또 그래서 또 이런 짓하고 다니네 그랬죠.

◇ 임미현> 기사님, 첫 번째 그러니까 10년 전으로 기억하시는데 그때 어떻게 이 남자가 나 다쳤다라고 하던가요. 손목을 그렇게 똑같이 문에다가 집어넣었어요?

◆ 한민식> 그렇죠. 똑같은 방법으로 하죠. 안 탈 거면 서 있다가 앞에 손님이 다 타는 걸 보거든요. 문을 닫는 동시에 갑자기 뛰어와서 손을 살짝 많이도 집어넣지 않고 손끝만 살짝 넣어요. 그래 가지고 손목을 붙들고 ‘아이고, 팔 아파라.’ 이런다고.

◇ 임미현> 손을 살짝 넣었을 때 기사님은 아셨어요? 손이 끼었구나라고 느끼셨습니까?

◆ 한민식> 끼지 않게 손끝으로만 닿게끔 해요. 그래서 손목을 잡고 아프다고 하죠.

◇ 임미현> 손이 살짝 닿는 순간에 아프다고 소리를 치나요?

◆ 한민식> 그렇죠. ‘아!’ 하는 거죠.

◇ 임미현> ‘아!’ 소리를 지르면서 그럼 기사님은 당연히 깜짝 놀라셨겠군요.

◆ 한민식> 그렇죠.

◇ 임미현> 그리고 나서 문을 열어주면 올라와서...

◆ 한민식> 앞에 앉죠.

◇ 임미현> 그리고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 한민식> 그래 가지고 이 양반이 사람 다쳐놓고 큰소리 뻥뻥 친다고 그러고 경찰 부를까 그러면 처음에는 부르라고 그래요. 그런데 저한테 세 번이나 그러니까 자기가 내 얼굴을 알거든요.

◇ 임미현> 하도 여러 번 하다보니까, 최근에는 그러면 그게?

◆ 한민식> 8월 4일 일요일날이요.

◇ 임미현> 8월 4일, 그때는 어땠습니까?

◆ 한민식> 그때도 그래가지고 도망가길래 내가 쫓아갔죠.

◇ 임미현> 그러니까 기사님께서 차를 운전을 하고 있는데 그 남자가 다시 범행을 시도하려고 하다가 서로 눈이 마주쳤는데 이미 아는 얼굴이야 그래서 이 남자도 놀라서 도망을 가려는 거였고요?

◆ 한민식> 너 참 잘 만났다, 이놈. 그렇게 하면서 쫓아가니까 도망을 가요.

◇ 임미현> 얼마나 쫓아갔어요?

◆ 한민식> 한 50m.

◇ 임미현> 연세가 있는 걸로 아는데.

◆ 한민식> 그래 가지고 횡단보도를 건너서 택시를 타고 도망갔어요.

◇ 임미현> 결국은 8월 4일날 쫓아는 갔지만 놓치신 거네요?

◆ 한민식> 그래요, 놓쳤죠.

◇ 임미현> 그런데 어떻게 경찰에 붙잡힌 거죠?

◆ 한민식> 내 사진을 형사가 갖고 있었어요, 도망가는 거 쫓아가는 사진을. 버스에 카메라가 달려있잖아요.

◇ 임미현> 버스에 CCTV?

◆ 한민식> 네. 그래서 그 장면을 내 얼굴 다 보고 그놈도 도망간 걸보고 쫓아간 장면을 노원경한테 다 접보를 했죠. 그러니까 노원 역에서 길 건너편에서 형사가 사복 입고 돌아다니다가 잡았죠, 그 날.

◇ 임미현> 그러면 이게 정말 오랫동안 그랬는데 피해 기사님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되나요?

◆ 한민식> 그런데 정도남이도 있고, 그만 둔 사람 박남복이 그런 사람도 있고 그래요.

◇ 임미현> 기사님 회사에서는 세 분이 당하신 거군요?

◆ 한민식> 네.

◇ 임미현> 아주 유명했을 것 같습니다.

◆ 한민식> 그러니까 서울 시내에서 돌아다니면서 서울버스 회사가 62개 회사예요. 그런데 아무데나 돌아다니면서 하니까 같은 버스 조합의 업무 과장들은 대충 서로 알아요. 연락이 되고 그러니까. 이러이러한 놈이 있으니 잡아야 되지 않느냐 서로 신경을 쓰죠.

◇ 임미현> 이런 사람 주의하고 잡아야 한다. 일종의 블랙리스트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명단 같은 게 있었던 거군요?

◆ 한민식> 선량한 서민들 운전수 새벽까지 일어나서 일하고 있는데 운전수 일당이 10만원 정도 되는데 10만원 주면 그 날 새벽가치 나와서 헛일 한 거 아니에요. 그런데 회사에다 보고를 올리게 되면 아무래도 징계가 들어오죠.

◇ 임미현> 왜 징계합니까? 안전사고와 관련해서 이런 게 벌어지면 혹시 보험처리라든지 회사가 이렇게 하는, 그런 건 아닌가요?

◆ 한민식> 보험처리를 하게 되면 불리 되게 하죠. 10만원 가지고 보험처리가 안되잖아요. 많이 다치면 보험처리를 하는데 이놈이 손가락만 살짝 넣고 닿지도 않았는데 약 사서 바른다고 달라 그러고 가고 그런 거죠.

◇ 임미현> 큰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지금 이렇게 아프니까 돈 10만 원 달라, 상황에 따라서는 조금도 받고 조금 더 받고 이런 식으로.

◆ 한민식> 가격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 임미현> 그런데 제가 듣기에는 주로 연세가 있으신 기사 분들을 타깃으로 해서 이런 범죄를 했다고 하거든요.

◆ 한민식>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나이가 70이 다되어 가요. 그런데 싹 봐 가지고 저놈이 날 못 쫓아오겠다. 이런 놈을 골라서 한 것 같아요.

◇ 임미현> 체력적으로도 나를 따라 오기는 어렵겠지. 만일의 사태, 도망갈 수 있는?

◆ 한민식> 젊은애들은 잘 쫓아오잖아요. 그러니까 나한테 세 번이나 걸렸죠.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거기서 그렇게 잡힌 거죠.

◇ 임미현> 어쨌든 이번에 붙잡혔으니까 후련하시겠지만 붙잡히지 않고 지난번에 당했을 때는 엄청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 한민식> 속이 상했지만 잡히지도 않았는데 어떤 사람은 보복 당하게 뭐하러 그러냐 그런 사람도 있어요.

◇ 임미현> 그래도 정의감을 가지고 이렇게 범인을 잡는데 많이 도움을 주셨는데 감사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 한민식> 다른 건 없고 잡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놔두면 또 다른 사람한테 또 피해를 주고 정말 이런 사람은 앞으로 없어져야 돼요. 사회에 정당하게 사는 사람들만 있기를 바랍니다.

◇ 임미현> 기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