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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8(수) 이민섭 경위 "중졸 출신 가짜 하버드 의사의 결혼사기"
2013.09.18
조회 211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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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민섭 국제범죄수사2대 경위
중학교 졸업학력의 무직인 한 30대 남성이 자신을 하버드 의대 출신의 의사라고 사칭한 뒤에 여성들에게 접근했습니다. 그래서 돈을 뜯어내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는데요. 가끔 이런 사기사건이 발생하곤 하죠. 그런데 이번 케이스는 어찌나 정교했던지 여성들은 물론이고 의사들도 동료라고 착각할 정도였답니다. 자세한 얘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한 분이세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이민섭 경위가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 추석 연휴시작인데 안 쉬세요?
◆ 이민섭> 오늘 출근했습니다.
◇ 김현정> 출근하셨어요? 연휴동안에는 언제언제 쉬세요?
◆ 이민섭> 내일부터 쉽니다.
◇ 김현정> 고생 많으시네요. 이 사건 참 기막힌 사건인데 처음에 어떻게 수사에 착수하셨습니까?
◆ 이민섭> 처음에는 피해자가 저희 수사기관에 찾아왔습니다.
◇ 김현정> 여성이요?
◆ 이민섭> 네. 자기가 사귀었던 의사가 잠적을 했는데 혹시 의사가 아닌 가짜 의사가 아닌가 사기를 당한 의심이 든다고 해서 저희가 수사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냥 ‘가짜 의사인 것 같은데 수사해 주세요.’ 정도는 아니었을 거고 뭔가 피해를 당한 게 있었겠군요?
◆ 이민섭> 네. 결혼날짜가 현재 9월경에 미국에 가서 결혼을 한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 김현정> 결혼 날짜까지 잡혀 있었어요?
◆ 이민섭> 남자가 결혼 날짜까지 정해 가지고 미국에 가서 결혼할 마음으로 여자는 계속 기다리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5월경, 5월 초에 잠적을 한 겁니다. 그래서 여자가 여러 주변사람들을 탐문해 보니까 약간 의심점이 있어서 수사 기관에 찾아와서 ‘혹시 이 사람이 의사 자격증이나 해외에 나간 경력이 있는 것인지 확인 좀 해줘라. 사기를 당한 것 같다.’ 그래서 저희가 확인을 해 보니까 미국이나 한국의 의사등록이나 의사 학위 같은 게 전혀 등재나 취득한 사실이 없는 사람으로 확인 돼서 또 미국 출입국 관련해서 조사해 보니까 미국에 한 번도 나간 사실이 없었던 것이 확인이 되었습니다.
◇ 김현정> 30년 넘도록 한 번도 미국 나간 적이 없는 사람이 하버드 의대 출신이라고 얘기한 거예요?
◆ 이민섭>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서 그런 얘기 하면서 돈도 오가고 그랬습니까?
◆ 이민섭> 돈이 상당히 많이 갔는데요. 자기의 친인척 축의금이나 다른 돈으로 해서 활동비 여러 명목으로 해서 돈을 많이 여자한테 가지고 갔죠.
◇ 김현정> 대략 얼마나요?
◆ 이민섭> 상당히 많은데 저희가 일부 확인 된 게 5천만 원 정도 됩니다.
◇ 김현정> 일부가 5천만 원? 이런 피해여성이 수사해 보니까 더 있던가요?
◆ 이민섭> 저희가 수사한 대상자의 핸드폰에 상당히 많은 여자들의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저희들이 일부 몇 명을 상대로 해서 연락을 해 보니까 이 사람이 정말 하버드 의대 의사 출신에서 국내 명문 대학병원에서 파견 된 의사로 알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하버드 의대 나와서 국내 명문 종합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파견의사’ 이렇게 여성들이 알고 있었어요? 피해 당한 여성이 더 수사하면 할 수록 나올 수도 있겠군요?
◆ 이민섭> 추가적으로 수사하면 그런 일을 저희들이 볼 때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상당한 피해자도 있을 것이라고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가장 궁금한 게 2007년부터 하버드 의대 출신 의사 행세를 해 왔다는데 벌써 2013년 아닙니까? 결혼까지 약속을 할 정도면 철석같이 믿었다는 건데 어떻게 그 오랜 시간 속일 수 있었을까요?
◆ 이민섭> 이 사람은 자기가 마치 병원의 의사로 활동하는 것 같이 병원 로비나 커피숍 같은데서 의사가운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명함에 명문대학교 부교수 겸 직함을 가진 명함을 제시했기 때문에 피해자나 다른 사람들이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 병원의 가운을 입고 병원에서 데이트를 해요? 그런데 그 여성은 모를 테지만 그 주변의 동료들이 아무도 모릅니까?
◆ 이민섭> 이 사람은 독학으로 유학서적이나 영어를 유창하게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전문 의학용어를 이용해서 대화를 하니까 같은 직종에 있는 내과나 외과에 있던 의사들도 감쪽같이 속았습니다.
◇ 김현정> 종합병원이라는 게 워낙 의사수가 많으니까 의사도 수백 명, 간호사도 수백 명이니까 누가 누군지 서로 알고 있다는 것도 불가능하죠, 자기 파트 외에는. 그런데 미국도 한 번도 안 갔다오고 중학교 졸업이고 이런데 영어도 잘 합니까?
◆ 이민섭> 글쎄 그 사람이 원래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영어도 중급 정도 됐습니다. 그러니까 전문 용어를 능숙하게 하니까 그렇게 속을 수밖에 없었죠.
◇ 김현정> 그 좋은 머리로 왜 그런 사기 행각에 그 머리를 썼는지 참. 제가 그 남성의 미니홈피를 보니까 하버드 의대 마크가 달린 가운 입고 찍은 사진도 있고 이렇더라고요. 그런 가운들은 어디서 다 구한 거죠?
◆ 이민섭> 자기가 시중에 있는 유니폼 매장에서 자기가 주문해서 간단하게 가운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시중에 있는 유니폼 매장에서 의사가운 하나 사서 ‘여기다 하버드마크 새겨 주세요’ 이렇게 된 거예요?
◆ 이민섭> 네.
◇ 김현정> 여성은 전혀 몰랐답니까? 그 사귀는 시간 동안?
◆ 이민섭> 전혀 몰랐죠. 이 사람이 결혼을 앞두고 잠적하고 나니까 그래서 알게 된 거지 이런 생활하고 이랬을 때는 전혀 몰랐습니다.
◇ 김현정> 심지어는 이 남성이 의사들 카페 같은 곳, 뭐라고 하나요? 동호회 같은 곳 거기에도 가입이 돼 있다면서요?
◆ 이민섭> 그러니까 일명 저희가 수사했던 카페에 여러 사람들이 동호회는 아니더라도 하여튼 같은 업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재력가나 또 화이트컬러 그런 사람들 계통이 많이 접촉을 하는 사이트여서 이런 전문적인 지식이나 학식을 가진 사람들이 접촉을 해서 서로 대화가 충분히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기행각도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 남성 잡았을 때 뭐라고 하든가요? 뉘우치기는 합니까?
◆ 이민섭> 처음에는 자기도 담담한 것 같았습니다. 잠적했는데 저희들이 갑자기 잡으니까 거기에 대해서 당황했는지 잘못했다고는 했는데 반성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런 사기 사건 사칭피해가 요즘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것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잠깐 팁을 주신다면요.
◆ 이민섭> 글쎄요. 이런데서 아무 정보도 없이 서로 만나는 관계가 되는데 좀더 세심하게 정말 어느 대학교다 그러면 대표전화나 아니면 직원 관련 사이트에 나와있는데 그런 것을 좀더 확인했으면 이런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사람을 의심하면서 만나야 하는 세상이 됐다는 게 참 착잡하네요. 경위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없는지 수사 철저하게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