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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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향숙 (제주 갈치어민)
벌써부터 귀성길 행렬도 보이고요. 추석 연휴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 느낌인데요. 이렇게 다들 넉넉한 추석 보낼 생각에 들떠있는데 웬일로 우리 어민들에게는 이번 추석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답니다. 이유인즉슨 일본 방사능 공포 때문에 생선 판매량, 그 중에서도 갈치 판매량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라는군요. 갈치 끌어안고 울고 있는 한 어민의 사진이 얼마 전에 보도되면서 많이들 마음 아파하기도 했죠. 도대체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제주 서귀포에서 갈치잡이 어선을 꾸려나가는 분이세요. 김향숙 선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갈치잡이 배 주인이세요?
◆ 김향숙> 네.
◇ 김현정> 남편이 선장이시라고요?
◆ 김향숙> 네.
◇ 김현정> 그런데 예년보다 갈치가 지금 덜 잡히는 겁니까?
◆ 김향숙> 갈치가 많이 고갈돼서 많이 안 납니다.
◇ 김현정> 잡히기도 덜 잡히고. 판매량이 그나마 안 잡히는 데서 또 뚝 떨어졌어요?
◆ 김향숙>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어느 정도인가요, 그게?
◆ 김향숙> 옛날에는 100이라면 지금은 한 60%, 50%도 안 됩니다.
◇ 김현정> 반토막도 안돼요. 이렇게까지 판매량이 반토막이 나게 된 이유가 뭡니까?
◆ 김향숙> 우리 제주도는 청정지역이라 상관이 없는데 일본 방사능 여파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일본 방사능 여파 때문에. 그러니까 이 갈치를 잡아서 시장에 나가면 그 시장의 반응이 어떻다는 건가요?
◆ 김향숙> 제가 지난번에 서울을 갔다와 보니까 진짜 내가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갈치를 시식을 해서..
◇ 김현정> 시식회를 하셨어요? 시식회를 여신 이유는 뭡니까?
◆ 김향숙> 이제 제주도 갈치가 방사능에 관계가 있다고 매스컴에서 나와버리니까 그랬는지 어민들이 가져가도 안 믿어버리니까 갈치를 구워서.. 아무도 안 드셔요. 용산의 이마트를 갔는데.
◇ 김현정> 시식회를. 그래서 이제 믿게 해드리려고 직접 제주도에서 잡은 사람이 가지고 갔는데도? 그러면서 드셔보라고 하는데 안 먹어요, 아무도?
◆ 김향숙> 네. 그래서 내가 해서 우리 같이 간 분들이 막 먹었어요, 맛있다고. 그러니까 아주머니, 아저씨 드셔보라고 하니까, 우리가 먹으니까 좀 드시더라고요. 그래서 드셔보시고는 ‘진짜 맛있다, 이건 제주도산이 맞는가보다’하는 분이 있는가하면 ‘진짜 맞냐, 주민등록을 보여줘라, 전화번호를 줘라’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 김현정> 주민등록을 보여달라, 진짜 제주도 사람 맞는지. 그렇게 하니까 그제서야 믿고 사가세요?
◆ 김향숙> 네. 그래도 젊은층, 한 30~40대는 반응이 별로 없고 한 50대 이상들은 반응이 좀 많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갈치잡이라는 게 이제 바다로 하루 나가서 금방 잡아오는 게 아니라 몇날 며칠 바다 위에서 떠다니면서 잡는 거라면서요?
◆ 김향숙> 네. 이것을 옛날에는 가까운 데서 갈치가 많이 났어요. 그런데 지금은 가까운 데가 안 나고 먼바다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나가면 40일, 30일 동안 냉동선을 해서 들어와요.
◇ 김현정> 40일, 30일. 그러면 선원들 고생도 고생이겠고 거기에 들어가는 인건비도 상당하겠고, 그렇겠어요? 어느 정도나 되나요?
◆ 김향숙> 우리가 이것은 선주가 배를 내주면 다 나눠 먹습니다. 이것을 월급을 얼마 주는 것이 아니고 잡아온 만큼 나눠 먹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선원들이 돈이 많이 안되니까 도망가는 사람도 많고 지금 선원들이 울상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잡아와서 그 갈치를 팔아서 거기에서 남는 돈을 나누는 거군요.
◆ 김향숙> 네. 경비 얼마 떼고 나머지 이제 선주하고 선원들이 나눠 먹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올해는 나눌 게 없어요?
◆ 김향숙> 가져갈 게 없습니다. 지금 굉장히 선원이나 선주나 울상입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갈치만 그런 건가요?
◆ 김향숙> 옥돔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옥돔. 그 귀하다는 옥돔, 없어서 못 먹는다는 옥돔. 안 팔려요?
◆ 김향숙> 네, 그것은 우리보다 더 어렵다고 봅니다. 옥돔하는 배의 선주들을 만나보면 옥돔은 더 어렵다고 합니다.
◇ 김현정> 왜 더 어려운가요, 그건?
◆ 김향숙> 매스컴때문에 더 그렇다고 하시네요.
◇ 김현정> 그러니까 ‘방사능, 제주도도 문제 있다’ 뭐 이런 식으로 인식이 되버리니까.
◆ 김향숙> 네. 제가 서울 갔을 때에도 그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일본하고 제주도는 가깝지 않느냐. 그래서 제가 이 연구결과, 물 해류가 8년에서 10년은 가야 우리 제주도 바다하고 만난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일본의 해류 방향이 우리 제주도 쪽으로, 우리나라 쪽으로 오는 게 아니라 그 반대로 돈다고 하죠. 한 바퀴, 세계를.
◆ 김향숙> 그렇기 때문에 10년을 가야 만나질까 말까인데 그때는 이미 방사능이 다 흘러가고 이쪽으로는 오지도 않는 상태인데..
◇ 김현정> ‘걱정 마세요’해도 안 믿으세요? 그럴 때 심정은 그럼 어떠세요. 이 어렵게 잡은 정말 금치라고 불리는 갈치를 귀하게 잡아서 가지고 갔는데 다들 ‘못 믿겠다, 안 먹겠다’ 치워 버릴때..
◆ 김향숙> 추석 연휴가 이렇게 안 끼었으면 마음이 덜 아픈데 추석이 가까워서 이렇게 돼버리니까 갈치 주문량이 전부 취소가 되고 이러니까 많이 울고 지금 우리가 굉장히 수입이나 이런데서 다 어렵습니다.
◇ 김현정> 울기도 하셨어요?
◆ 김향숙>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하루 갔다와서 입이 다 불어 터서 몸살나서 누워있었어요.
◇ 김현정> 갈치 잡고 우는 그 분이 이 분이시군요, 그러니까.
◆ 김향숙> 네, 모든 어민들이 그렇죠.
◇ 김현정> 신문에 나온 사진 보면서 저도 ‘참 마음 아프다’ 했는데. 갈치하면 예전에는 참 귀한 선물, 비싼 선물이었잖아요. 옛날 생각하면 ‘이것 변해도 너무 변했다’ 싶으시겠어요.
◆ 김향숙> 지금 3~4년 전만 해도 우리가 ‘갈치밖에 할 게 없다, 배 밖에 할 게 없다’ 했는데 지금은 전부 배를 감척하려고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감척하려고? 팔아버리려고? 유지가 안돼서요?
◆ 김향숙> 네.
◇ 김현정> 풍성해야 될 추석에 이게 웬일입니까? 이번 추석은 그럼 어떻게 보내세요?
◆ 김향숙> 이번 추석은 진짜 추석 같지 않고. 제가 배 한지 13년이 됐는데 처음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건.
◇ 김현정> 방송에서 좀 도움이 될는지 어떨는지 모르겠습니다. 윗분들이 듣고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정책 입안자들이. 꼭 하시고 싶은 말씀 있다면?
◆ 김향숙>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정부에서 어떤 조사를 하든 간에 명백한 답을 주시지 않고 이건 ‘어떤 분은 괜찮다, 어떤 분은 아니다’ 이런 것을 하지말고 정말 ‘우리 제주도 갈치는 모두 괜찮다’ 그렇게 명쾌한 답을 주셨으면 좋겠고, 우리 정부의 정책사업 하는데 우리 갈치 같은 것도 좀 많이 이용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 김현정> 갈치뿐만 아니라 모든 어민들이 시름하고 있다는 것 우리가 잘 알고 있는데요. 있으면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 바로 이 부분은 정부가 풀어줘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힘내시고요. 오늘 아침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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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6(월) 김향숙(갈치어민) "눈물의 갈치 시식회..제주도민 맞냐며 주민증 요구"
201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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