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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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30(월) 가수 유열 “대학가요제를 부활시켜주세요”
2013.09.30
조회 61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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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열 가수 (대학가요제 동창회)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 김학래-임철우의 <내가>, 높은 음 자리 <바다에 누워>, 무한궤도 <그대에게> 수도 없이 많은 곡들, 공통점 아십니까? 바로 대학가요제에서 발표된 곡들이죠. 36년 전통의 대학가요제가 폐지된다는 소식은 이미 지난 6월에 많이 분들이 접하셨을텐데요. 그런데 최근 ‘이대로 끝나게 둘 수는 없다. 소중한 문화 자산을 잃는 일이다.’라면서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답니다. 도대체 무슨 행동일까요? 자세한 얘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짚어보죠. 일명 대학가요제 동창회의 집행 위원장 맡고 계세요. 가수 유열 씨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유열 씨, 안녕하세요.

◆ 유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유열 씨가 몇 회 출신이시죠?

◆ 유열> 저는 10회입니다.

◇ 김현정> 그때 노래가?

◆ 유열> 86년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 김현정> 그때 금상이 이정석 씨.

◆ 유열> <첫눈이 온다구요> 부른 이정석 씨입니다.

◇ 김현정> 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게 대상과 금상이 모두 대히트를 했어요. 많이들 따라 부르고.

◆ 유열> 저희가 웃는 소리로 그렇게 얘기합니다. 그 당시의 남진, 나훈아 선배였다.

◇ 김현정> 과장이 아니에요, 정말 대단한 인기. 그런데 이게 유열, 이정석 씨한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라 사실은 대학가요제에서 상 탔다하면 그게 그냥 대형스타로 가는 관문 같은 거였잖아요.

◆ 유열> 스타라기보다도 어떻게 보면 저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 기존 가요랑 좀 달랐던 것 같아요, 대학가요제랑.

◇ 김현정> 신선함이 있었어요.

◆ 유열> 사실 스타를 목적으로 나온 분들도 있겠지만 그냥 대학가요제 출전 자체가 하나의 명예고 도전이고 그랬던 시기였던 것. 그래서 대학가요제 나온 음악들은 뭔가 기존 가요와 다른, 그런 아마추어리즘이 기본에 달려있으면서 젊음의 생각과 목소리로 젊은 감성을 음악적으로 실현했던 그런 아마추어리즘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고 명맥을 36년이나 이어왔던 건데, 그런데 6월에 폐기된다는 그 소식이 나왔을 때 접하고 어떠셨어요?

◆ 유열> 일단 너무 안타까움, 저희들 모두의 첫 번째 단어는 안타까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누구랄 것 없이 선후배들 열 몇 명이 모이기 시작하다가 이제 30팀 가까이 모이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이 궁금했어요. 6월에 폐지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에 바로 뭔가가, 성명이 나왔다든지 행동이 나온 게 아니라 뒤늦게, 3개월이나 지난 이때에 그 출신 가수들이 모여서 뭔가 행동을 한다.

◆ 유열> 이런 겁니다. 어떻게 보면 저희 모태가 있잖아요. MBC에서 36년이라는 역사를 이렇게 끌어왔는데 금방 욱하는 마음이라든지 저희가 그냥 Demonstration(시위)하는 그런 마음만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MBC에서 고충이 많으셨을 거고 힘들게, 힘들게 하다가 결국엔 폐지가 됐는데 저희도 심사숙고하는 것이 필요하고 저희도 무언가 선배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한 다음에. 그리고 사실 이런 건 저희들끼리만 ‘해야 합니다’ 이런 게 아니라 정말 중요한 건 대중들이 함께 생각해 주시고 대학가요제를 사랑하는 분들이 ‘그래, 이 정도의 가치 있는 프로그램은 뭔가 방향성을 가지고 제대로 계속 이어져야 해’라는 그런 흐름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일단 뭘 할 수 있을까 봤더니 정말 한 번도 모이지 않았던 선후배들이 다 모인 거죠, 지금. 30개 팀이 모였습니다.

◇ 김현정> 30개 팀이 모였어요?

◆ 유열> 네, 그러니까 기존에도 사실 배철수 형님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나 보셨던 가수분들은 이미 있고요. 대학가요제 출신의 심수봉, 노사연, 저, 이정석, 이규석, 신해철 등등 가수들이 있고 그것 말고 정말 오랜만에 만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젊은 연인들>의 서울대 트리오, 미국에 계셨던 분도 돌아오셔서 이 공연에 참여하시겠다고 해 주시고. <저녁무렵>이라고 제1회때 소리모아, 박선희 있을 때 3인조 소리모아의 <저녁무렵>도 저희가 부를 수 있고요.

◇ 김현정> 어디서 지금 뭐하고 계시는지조차 몰랐던 그분들까지도 ‘나도 할래, 나도 참여하고 싶어’ 이러면서 나타나신 거예요. 그렇게 해서 행동에 나서겠다. 그 행동이라 함은 어떤 행동입니까?

◆ 유열> 저희가 순수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일단 대학가요제 선후배들이 모두 모여서 전원 무료 출연에 전무후무한 ‘대학가요제 포에버’라는 저희의 바람이 담긴 공연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공연을. 그러니까 모여서 뭐 띠 두르고 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 여기 오세요. 이 좋은 공연들 보시고 좋으면 우리 지킵시다.’ 이런 얘기.

◆ 유열> 이 공연에서 저희가 어떤 걸 같이 느끼시는지, 저희가 느끼는 대학가요제 정신이 있거든요, 분명히. 소울이 있어요. 그 순수함이나 시대정신이라는 소울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같이 느끼고 공감하시면 저절로 응원이 되실 거라고 생각하고 저희는 이 수익금 모두를 그런 청년 문화의 부활을 위한 쪽으로 전액기금으로 쓰겠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 김현정> 전액무료 출연에 공연 수익금은 좋은 일에 다 쓰는.

◆ 유열> 다음 달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고요. 10월 24일부터 3일간 저희가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24, 25, 26일 ‘대학가요제 포에버’라는 공연. 지금 그 모인 분들 중에서 가장 경악되어 있는 분, 부글부글 해 있는 분은 누구세요, 가수 중에.

◆ 유열> 사실은 연륜에 따라서 강온이 있는데요. 그것은 그냥 생각에 맡길게요. 왜냐하면 사실은 겉으로 표현은 못 해도 다같이 그런 뜨거운 마음이 있기 때문에 지금 모인 거거든요.

◇ 김현정> 사실은 유열 씨가 굉장히 차분한 분이시거든요. 굉장히 차분한 분이신에 오늘 목소리가 약간 떠시면서 얘기하는 걸 제가 지금 느껴요. 처음입니다, 이런 모습.

◆ 유열> 아침에 저도 정말 많이 들으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출근하시면서 지금 들으실 거잖아요. 405060 세대 분들이 들으실텐데 잠시 잊고 계셨던 내 젊은 날의 그 순수한 열정과도 만나실 수 있고 동창회 같은 것도 여기서 하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가을 동창회.

◇ 김현정> 유열 씨, 한 가지만 제가 반론을 할게요. ‘시청률이 너무 저조한데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 또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지 않느냐, 대학가요제 하나쯤 없어 져도 괜찮을 거다’라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열> 절대적으로 반론을 하고 싶은데요. 저희의 삶에는 많은 모습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켜온 역사를 끌고 가는 건 굉장히 귀중한 가치고요. 시청률이 떨어진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텐데 저는 방향성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차별화 된, 아까 말씀드린 그 방향성을 아마추어리즘 쪽으로 잡아줘야 하는 거고요. 지금은 준비된 기획사 시스템의 가수들이나 또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정말 스타가 되려고 나오는 친구들입니다. 그쪽으로 방향성을 잡을 게 아니라 저희는 계속 아마추어리즘 쪽으로 잡아줘야 되고, 그렇게 잡아주면 저희들 안에서 굳이 예를 들자면 장기하 씨의 노래 같은 거라든지 악동뮤지션의 음악 같은 것들이 더 대학가요제에서 나오게 될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부분을 간과하지 말아달라는 호소까지 전하면서.

◆ 유열> 우리 대학생들에게도 그런 시대를 아파하는 고뇌의 마음도 있고 사랑하는 마음도 있고, 그런 것들을 노래할 수 있도록 하는 화려한 프로그램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소박하더라도 소울이 있는 쪽으로 기획이 되면 또 사랑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유열 씨의 그 음악 흐르고 있는데, 들리시죠?

◆ 유열> 제 노래는 안 틀어 주셔도 되는데..

◇ 김현정> 이 노래 들으면서 그때 그 시절 대학가요제 떠올려보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