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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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8(화) 강소영 경찰대학 연구관 "학교폭력, 초 6학년이 제일 심각"
201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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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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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소영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




여러분,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학년, 언제쯤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중학교요? 고등학교요? 아닙니다. 바로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그 사이라고 합니다. 사실은 학교폭력이란 말 참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는데 우리의 예상을 엎는 게 많았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연구하신 분을 직접 만나보죠.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강소영 연구관 연결이 돼 있네요. 강 연구관님, 안녕하세요.

◆ 강소영>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논문을 내신 거죠. 어떤 식으로 연구하셨어요.

◆ 강소영> 저희 연구소에서 2012년 경찰청에서 실태조사를 한 데이터를 가지고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2만2천명 대상 실태조사 분석이거든요. 실태 조사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제가 학부모나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한 연구 결과입니다.

◇ 김현정> 가장 놀라운 게 학교폭력의 발생 시점인데 가장 위험도 높은 시점이 의외로 초등학교 6학년이 나왔어요.

◆ 강소영> 네,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이 비슷한 수위로 나타났는데요. 사실 저학년에서 학교폭력이나 소년비행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기존의 연구결과에서도 많이 도출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까? 사실은 중학교 몇 학년 아니면 고등학교 몇 학년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화산고> 이런거 보면 다 배경이 고등학교 거든요, 폭력의 배경이. 그런데 이게 아니었던 거예요?

◆ 강소영> 최근에 사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나 드라마나 인터넷이나 게임 이런 데서 간접적으로 폭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데서 이유가 있을 수 있고요.

◇ 김현정>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다 스마트 폰 들고 다니거든요.

◆ 강소영> 그렇죠. 그래서 폭력에 보다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겠고요. 과거에는 이제 고등학생과 중학교 고학년 층에서도 많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고등학교로 갈수록 입시문제에 대해서 보다 많이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관심의 전환이 된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김현정> 진학, 진로문제 이런 거 고민하다 보면 학교폭력은 좀 줄어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 강소영> 그렇죠.

◇ 김현정> 남학생, 여학생 성별도 나눠서 조사해 보셨다던데, 각각 그 폭력의 양상이 다르다고요?

◆ 강소영> 남녀학생 모두 다 언어폭력 유형에서 가장 많은 피해경험을 겪었다고 나타나고는 있습니다.

◇ 김현정> 언어폭력, 예를 들면 어떤 식이요?

◆ 강소영> 욕설을 한다든지, 험담을 듣는다든지, 모욕스러운 말을 듣는다던지 이런 것들이 일반적이고요. 실제로도 청소년들이 은어를 많이 사용하잖아요. 그런 은어 안에 욕설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언어폭력이 제일 많은 건 남녀불문하고 똑같았고.

◆ 강소영> 다만 차이가 있다면 남학생의 경우에는 물리적 폭력 경험률이 높고요. 여학생의 경우에는 사이버 폭력 경험률이 높은데 일반적으로 범죄학자들은 남녀가 폭력을 수용하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에 남학생의 경우에는 물리적 폭력 수용도가 높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사이버폭력의 유형들이 언어에서 시작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욕설이라든지, 험담이라든지, 모욕 같은 경우에. 이런 것들이 언어폭력에서 이어 지는 추세라고 볼 수 있고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경우 보셨어요, 심층면접 하시면서?

◆ 강소영> 저희가 흔히 하는 메신저 있잖아요. 모바일 메신저에서 여러 친구들이 초대를 해 놓고 한 명을 따돌리는 거죠. 투명인간 취급을 한다든지.

◇ 김현정> 그러니까 한 명이 A라는 학생이 무슨 말 하면 아무도 대꾸 안 하고, 이런 식으로?

◆ 강소영> 네,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같이 욕설을 하면서 끊임없이 모욕을 주고, 험담을 하고, 유언비어도 많이 조장하고.

◇ 김현정> 그럼 그 방 나가면 되잖아요?

◆ 강소영> 이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소외된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 집단 안에서 혼자서 탈출한다는 것에 굉장히 부담을 갖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나가지도 못하고. 나가면 혹시 또 불러내지는 않아요?

◆ 강소영>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식의 언어폭력, 그게 차이점이군요.

◆ 강소영>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폭력을 수용하는 게 남학생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이버 상에서의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도 크게 작용을 하고 있고요. 정서적인 측면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사이버 상에서도 언어폭력이 이어 진다고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혹시 이런 생각도 들어요. 그냥 장난친 건데, 사이버 상에서 대화가 많아지다 보니까 장난친 건데 이거를 학교폭력으로 오해를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 이런 것 가능하죠.

◆ 강소영> 분명히 있고요. 최근에는 사실 ‘학교폭력이 범죄다’라는 인식은 확산되어 왔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행동이 학교폭력이다’ 라는 것에 대한 인식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 김현정> 학교폭력이 어디부터 어디까지냐에 대한.

◆ 강소영> 그렇죠. 물론 악용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서 물리적 폭력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치고 박고 싸우고 때리고 이런 것만 물리적 폭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본 사례에서는 눈밑살을 그 피부 연한 부분을 끊임없이 꼬집히면서 괴롭히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 김현정> 애교살이라고 하는 그 부분.

◆ 강소영> 그리고 남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레슬링선수가 ‘기술을 가르쳐 주겠다’라고 하면서 끊임없이 장난이나 이런 것들을 빙자해서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사실은 지속된다는 점에서 폭력의 심각성은 굉장히 높다고 할 수 있고요. 정서적 폭력 같은 게 좀 애매한 부분인데, 여학생들 같은 경우에 사실 우리가, 객관적으로 성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저런 것도 폭력인가’ 라고 생각할 정도로 되게 사소한 부분들도 있어요, 사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거요?

◆ 강소영> 친했던 친구들이 어느 날 마음이 안 맞아서 따로 지낸다거나, 같이 밥을 안 먹는다거나, 이런 경우도 그러면 피해자라고 느끼는 학생이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을 수도 있는 문제인데 피해자 입장에서는 ‘저 친구들이 나를 따돌리고 있구나. 어느 날 갑자기 나랑 놀지 않는 구나’라고 인식을 할 수가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런 것은 그러면 어떻게 가르쳐야 합니까, 학부모들이. ‘오해가 될 만한 일은 아예 하지도 말아라. 너 잘못하면 가해자 된다’ 이렇게 해야 되는 거예요? 아니면 ‘어느 정도 마음을 좀 넉넉하게 열고 이해해라, 네가.’ 이렇게 가르쳐야 되는 거예요? .

◆ 강소영> 굉장히 애매한 부분인데요. 가정에서도, 교사 분들도 청소년들의 심리를 다 이해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사회화 가정을 겪는다고 하잖아요, 학교에서.

◇ 김현정>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 사회화 과정.

◆ 강소영> 그런 과정에서 같이 어울리는 그런 교육들이라든가 인성훈련들을 많이 받는 게 필요한데 사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대안에 대해서, 맞아요. 어디까지가 학교폭력이고 아이들을 어디까지 그러면 우리가 보호해줘야 되는가. 어디까지를 ‘이런 것도 겪어봐야 돼’ 하고 풀어줄 것인가. 항상 이런 고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2만2천명 연구를 죽 하시면서 이것만은 사람들에게 꼭 얘기해 주고 싶었다 하시는 부분이 있었을 거예요. 어떤 걸까요, 강 연구관님?

◆ 강소영>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요. 일단 지금은 부모들이 얼마나 관여를 하느냐에 따라서 학교폭력 피해를 억제할 수도 있고요. 가해자 같은 경우에도 부모들의 진정한 가르침이라든가 올바른 양육 방식,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런 것들이 학교폭력 가해 억제 요소가 될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결국 결론 나온 건 학교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고, 그 어떤 누구도 아니고 결국은 부모님, 가정이었습니까?

◆ 강소영> 네. 다수의 연구들도 마찬가지,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가정의 역할입니다. 특히 부모의 역할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정책들이 가정의 기능에 정책을 반영한다는 데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특히 이제 부모들이 변화를 유도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도 있으시고 나름대로의 양육방식이 있는데 정책이 그것을 바꾼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것이죠. 그런데 결국에는 가해자들도 이런 생활패턴이나 습관들이 가정에서 학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폭력도 마찬가지고요.

◇ 김현정> 가정에서 폭력을 당해본 아이가 나가서 폭력은 쓴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도 사실이잖아요.

◆ 강소영> 그리고 언어폭력 같은 경우에는 제 조사에서도 나타났지만 실제로 학교폭력은 경미한 폭력이 많아요. 다수의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겪을 수 있는 폭력이 많기 때문에 소년범죄자들과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집안에서의 가정 분위기, 언어습관들 이런 것들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번 연구결과에서도 고스란히 정답으로 나온 거예요. 2만2천명 조사해도 정답은 가정이다, 가정이 변해야 한다. 가정이 온화한데 그 아이가 삐뚤어져서 나가서 폭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 이런 말씀. 알겠습니다. 하실 말씀 있으세요, 연구관님?

◆ 강소영> 지금 제가 이 연구결과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들은 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을 본다면 아토피 같은 경우는 깨끗한 공기 좋은 숲에서 살게 하면 나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다시 오염된 환경으로 돌아오면 재발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환경 변화를 유도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금 부모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 같은 경우에는 휴가를 낸다거나 출장을 내서 가는 것도 어렵고요. 그래서 이 부모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더 부여할 수 있는, 의무화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지원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강소영 연구관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