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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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7(월) 권지희 씨 "예순넘어 연극에 도전한 꽃할매의 즐거운 인생"
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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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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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지희 (68세)



우리 이런 얘기 자주 하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인생은 60부터’ 이렇게 말은 합니다마는 사실은 몸소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압니다.
그런데 평균 나이 일흔 셋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곧 연극배우로 데뷔를 합니다. 그냥 아마추어 동호회 수준의 무대가 아니고요. 전문극단의 오디션을 통과해서 3년간의 훈련을 거쳐서 진짜 프로 무대에 서시는 거라는데요. 오는 16일부터 대학로 무대에 올려 집니다. 연극 <내 나이가 어때서>의 노인 배우 가운데 한 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출연진 가운데 최연소 배우세요. 권지희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권지희 할머님, 안녕하세요.

◆ 권지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에 출연하는 배우 중의 최연소, 그러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권지희> 6학년 8반입니다.

◇ 김현정> 68세, 예순 여덟이 최연소. 그러면 제일 많은 분은 어떻게 됩니까?

◆ 권지희> 90세입니다.

◇ 김현정> 아흔 되신 분이 배우로 출연하세요. 할머니세요, 할아버지세요?

◆ 권지희> 할아버지세요. 근데 참 멋져요

◇ 김현정> 아흔의 할아버님은 무슨 역할 하시나요?

◆ 권지희> 할아버지 역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우리 권지희 할머님은 무슨 역할 하세요.

◆ 권지희> 저는 제일 나이가 어려서 손녀딸인 송이 역할을 합니다.

◇ 김현정> 거기서 손녀딸은 몇 살로 나오는데요.

◆ 권지희> 거기는 결혼하지 않은 처녀에요. 그래서 걱정이에요.

◇ 김현정> 그럼 몇 분이나 되시는 거예요, 이 출연하시는 배우들이.

◆ 권지희> 지금 현재 아홉 명입니다.

◇ 김현정> 아홉 명, 그 분들의 평균 나이가 일흔 셋. 연극 제목이 <내 나이가 어때서>, 제목만 들어도 대충 주제는 알겠는데 어떤 내용이에요, 어떤 줄거리입니까?

◆ 권지희> 그게 100살 드신 할머니의 집인데요. 그래서 처음에 그 100살 드신 할머니가 들이를 가는데 처녀라고 하면서 같이 졸라대는 어떤 남정네의 부르는 말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착각을 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100세 할머님이 나들이를 가시는데, 남정네 누군가가 처녀라고 하면서 같이 가자고 하는 거예요. ‘아가씨 같이 가요’ 하는 걸 들으면서 예전 그때로 돌아가는 이런 느낌.

◆ 권지희> 그런데 그게 진짜가 아니고 갈치가 천원이라는 소리를 보청기를 안 해서 ‘갈치가 천원!’ 이 소리를 ‘같이 가 처녀’ 이렇게 들으신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서 처녀 시절로 돌아가는 회상 씬, 이렇게 되는 거예요?

◆ 권지희> 네, 그러면서 과거와 현재를 자녀들이 모여서 연출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또 젊은 날의 추억 같은 것, 이런 것들이 펼쳐지고요.

◇ 김현정> 아까 아홉 분이 출연하신다고 했는데, 그 9분이 전체 극을 다 끌고 가시는 거예요?

◆ 권지희>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럼 비중 있는 역할들을 다 하신다는 얘기인데, 원래 젊어서 연극하시던 분들입니까?

◆ 권지희> 아니요. 전혀 아니에요. 아홉이 모였는데 과거의 직장은 자영업 하는 사람, 가정주부, 화물 운송한 분, 그리고 저 같은 교사, 그다음에 사업하시는 분 이런 분들이 다 모인 겁니다.

◇ 김현정> 사실 할머님하면 뜨개질, 요리, 서예를 배우실 수도 있을 거고. 이런 정적인 것들이 떠오르는데 어떻게 연극에 도전하게 되셨어요, 그 연세에?

◆ 권지희> 저 같은 경우는 봉사를 하는데 동화구현 같은 걸 하잖아요. 그런데 인형을 가지고 연극하는 것을 못 배웠어요. 그래서 ‘그런 것 하면 좀 도움이 될까 보다’ 하고 갔는데 이연찬 교수님의 수업 방식이 제가 교사였기 때문에..

◇ 김현정> 이 교수님이 뭐하시는 교수님이신데요?

◆ 권지희> 연극하시는 분이에요.

◇ 김현정> 거기를 찾아가셨어요, 배우고 싶어서?

◆ 권지희> 복지관에서 합니다. 복지관으로 오셔서 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래서 배우다 보니까 재미가 있어요.

◆ 권지희> 네, 아주 새롭고 좋아요.

◇ 김현정>그래서 아예 ‘내가 무대에 서보자’ 프로 무대에 도전까지.

◆ 권지희> 아니요. ‘무대에 서보자’ 하는 생각은 아니었고요. 그냥 평상시에 이렇게 연출을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했었는데 이게 시나리오, 우리가 그대로 그냥 연출한 것들이 합격이 됐나 봐요. 그 문화체육, 극단 그쪽으로 해서 합격이 돼서 졸지에 나가게 됐습니다.

◇ 김현정>그렇게 되신 거군요.

◆ 권지희> 그래서 요즘은 매일 연습해요.

◇ 김현정> 매일 연습 몇시간이나 하세요, 할머님. 어쩌면 그런데 웃는 목소리가 이렇게 소녀 같으세요?

◆ 권지희> 아이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말 아가씨라고 해도 누구나 믿겠습니다, 목소리만 들어서는.

◆ 권지희> 아닙니다, 나이 생각해보세요.

◇ 김현정> 그래서 몇 시간이나 연습하세요.

◆ 권지희> 1시부터 6시까지.

◇ 김현정> 나이 아흔 되신 할아버님도?

◆ 권지희> 네, 아흔 되신 할아버지는 쉬셔가면서 자기 대사만 이렇게 하는데, 우리들은 전부 다 오픈식이에요. 오픈식이라고 하는 건 그 무대에 전부 앉아 있습니다.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요. 거기에 몰두해야 돼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게 꽤 힘든 작업일텐데, 체력적으로 괜찮으세요?

◆ 권지희> 거기에 빠지니까 체력이고 뭐고 그때는 생각할 여유가 없더라고요.

◇ 김현정> 매력에 빠지니까. 그 매력에 빠지는 건 빠지는 거고, 이제 점점점 정말 무대에 서야 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는데, 안 떨리세요?

◆ 권지희> 왜요, 안 떨리기는요. 떨리죠. 그럼요, 떨리는 게 당연하죠.

◇ 김현정> 그렇게 떠시다가 대사 잊어버리시면...

◆ 권지희> 아니에요. 이게 다 우리들의 이야기예요. 어떤 시나리오를 답습하는 게 아니라 우리들의 인생을 가지고 논하기 때문에 다 자기들이 경험한 것들이에요.

◇ 김현정>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사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우러나는 대사이기 때문에 잊어버릴 일은 없다. 그러면 할머님, 여기서 잠깐만 대사 한 소절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 권지희> 처녀역할의 손녀딸이잖아요. 아주 간단합니다. 처음에 막 들어오면서 ‘할머니~ 생신축하해요!’ 이래요.

◇ 김현정> 발성이 제대로이신데요.

◆ 권지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실은 지금 밖에서 생방송하시려고 손숙 씨, 대배우 손숙 씨가 기다리고 계시는 손숙 씨도 박수치고 계실 것 같아요, 지금.

◆ 권지희> 감사합니다. 칭찬해 주신 게 너무 고마워요.

◇ 김현정> 목소리가 어쩜 꾀꼬리 같으실까. 가족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 권지희> 아주 적극적으로 협조하죠. 저 같은 경우는 남편도 취미생활을 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를 해요.

◇ 김현정> 남편도 이해하시고, 자녀분들은?

◆ 권지희> 자녀들은 다 장가가고 시집갔는데, 엄마가 그런 데 나가는 데에 대해서 굉장히 찬성하고 대단하다고 하면서 다 구경올 거라고 해요.

◇ 김현정> 얼마나 놀랄까요, 그날. 엄마가 아가씨 역할하는 모습 보고.

◆ 권지희> 그게 걱정이에요.

◇ 김현정> 할머님,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이 무대. 대학로 그 젊음의 거리에서 진짜 젊음이 뭔지 제대로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 권지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컨디션 잘 챙기시고요. 기대하겠습니다.

◆ 권지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