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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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6(수) 사망군인 母, 김광진 의원 "軍수사관이 보낸 성적문자..난도질 당해"
2013.10.16
조회 135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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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 군인 어머니>
- 수차례 문자와 전화로 성희롱
- 아들 수사 맡은 사람이라 항의 못해
- “진급용 칭찬글 써달라” 요구도
- 軍의문사 조사 개선위해 공개결심

<김광진 의원>
- “검사비 명목으로 금전 요구” 제보도
- 軍 조사체계 문제.. 민간도 참여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의문사 군인 어머니(익명), 김광진 민주당 의원


‘애인처럼 만나고 싶다.’, ‘입 맞추고 싶다.’ 휴대폰 문자에 찍힌 내용인데요. 무슨 악성 성인광고 문구 같은 이 문자. 알고 보니 군의 의문사를 수사하던 군수사관이 아들을 잃은 군인의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이게 지금 국회 국감장에서 공개되면서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건지,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우선 이 문자를 군수사관으로부터 받은 피해 어머님을 어렵게 연결했습니다. 신변보호를 위해서 익명, 그리고 음성변조로 이루어지는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아드님이 군에서 사망한 게 언제 일이죠?

◆ OOO> 2002년도입니다.

◇ 김현정> 당시 사망 원인은 뭐였습니까?

◆ OOO> 자살로 처리되었습니다.

◇ 김현정> 자살. 그런데 아무래도 미심쩍은 점이 있어서 군에 재수사를 요청하셨다고요?

◆ OOO> 그렇습니다. 조사했던 그 결과를 제가 봤을 때는 시간상이나 정황상 모든 게 맞지 않았습니다. 의문점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제가 재조사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 김현정> 그 재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군요. 재수사는 누가 담당했습니까?

◆ OOO> 제가 육군에다가 재조사를 신청해서 그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정말이지 이런 치욕적인 문자메시지를 접했고, 제가 이번에 이걸 제보 하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수사를 담당한 사람은 육군 본부의 어떤 지위에 있던 사람이었죠?

◆ OOO> 민원조사과에 계신 조사관이십니다.

◇ 김현정> 그런데 만나서 다짜고짜 그런 문자를 보낸 건 아닐 텐데요?

◆ OOO> 그런 건 아니죠. 재조사가 하루 이틀 만에 끝나는 게 아닙니다. 길게는 몇 달씩 걸리거든요. 현장재조사를 할 때, 거의 매일 저희가 같이 참석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서로 알고, 안면을 익히고... (그 문자들은) 거의 몇 달이 지나고 나서죠.

◇ 김현정> 5~6개월 정도 지나자 그런 성적인 문자메시지가 온 거군요?

◆ OOO> 그렇죠.

◇ 김현정> 이 문자 내용을 조금만 읽어보겠습니다. ‘때로는 친구, 때로는 애인으로 만나고 싶어. 무덤까지 비밀 지키기로. 뽀뽀도 하고 싶은데 어쩌지? 뒤끝 없이 화끈하게. 뭘 생각해 본다는 거야, 결정하면 되지. 죽으면 썩을 몸 즐겁게 사시오.’ 이런 게 몇 차례나 오고 갔습니까?

◆ OOO> 지금 보면 그게 한 5통 되지 싶습니다, 6개나. 그 외에는 군부대에서 군부대전화로 저한테 개인적으로 전화가 많이 왔습니다.

◇ 김현정> 전화가 또 왔어요? 대충 몇 번이나 온 것 같으세요?

◆ OOO> 전화는 많이 왔습니다. 기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번 왔었습니다. ‘친구 하자.’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고 나서 만나 달라, 이런 내용이었어요?

◆ OOO> 그렇죠. 저는 일단 약자 아닙니까? 재조사를 받아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분들 비위를 건드리면 안 되고, 기분 상하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제가 그 당시에 갖고 있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문자가 와도 제가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고,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이렇게 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거절하는 그런 게 아니었고요. 그냥 받아주는 거...

◇ 김현정> 그러니까 아들의 수사를 맡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항의를 한다든지 어디 신고를 한다든지, 이렇게 못하셨다는 말씀이군요?

◆ OOO> 그렇죠.

◇ 김현정> 이런 성적인 문자나 전화통화 말고, 또 다른 식의 괴롭힘도 있었습니까?

◆ OOO> 저한테 전화가 와서 ‘자기가 진급을 해야 되는데, 그러면 자기한테 글을 하나 써 달라. 이렇게 수사를 하면서 굉장히 열심히 성실하게 수사를 해서 만족 한다는 글을 써 달라.’는 겁니다, 저한테. 그래서 제가 ‘그것은 절대로 할 수 없다. 나는 당신 수사에 만족하지 않고, 아직도 나는 이걸 진행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써줄 수 없다.’ 거절을 했습니다, 그건.

◇ 김현정> 그 재조사가 언제 끝났죠?

◆ OOO> 그게 거의 1년 가까이 하고 끝났거든요.

◇ 김현정> 그럼 1년 조사가 끝난 후에는?

◆ OOO> 후에도 전화는 저한테 개인적으로 왔었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때라도 신고를 좀 하지 그러셨어요.

◆ OOO> 아니죠. 그때 재조사가 끝난 게 아니고 똑같이 ‘자살’ 결론이 났습니다. 저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수사할 게 아직 남아 있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신고를 못하신 거군요?

◆ OOO> 그렇죠.

◇ 김현정> 그럼 이런 문자가 올 때마다 어떻게 하셨어요, 가족들한테는?

◆ OOO> 저 혼자만 알고 있었죠. 누구한테 이걸 얘기 하겠습니까? 가슴에 피멍이 들어 있고 눈앞에 아무것도 안 보이고 진짜 절망하고 있는 이 때, 이런 식으로 가슴에 대못... 대못 정도가 아니라 이거는 칼로 난도질 한 것 아닙니까?

◇ 김현정> 그런데 어머니, 이게 10년 전 일 아닙니까? 지금 와서 이 문제를 세상에 알려야겠다, 어떻게 결심하신 거예요?

◆ OOO> 저는 지금도 그래요. 이걸 공개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정말로 고민에 고민을 했습니다. 저희 아들 사건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에요. 하지만 누군가 또 나 같은 사람이 있을까봐... 누군가가 또 이렇게 당한다면 이렇게 10년이란 세월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참고하지 말고, 바로바로 폭로하고 모든 사람이 알아야 되고. 그래서 이 조사 기구의 조사관들이나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경각심 내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공개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마지막으로 제가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 OOO> 지금도 군에서, 어디에선가 우리 아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서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군에서는 자살로 처리를 합니다. 자살로 처리하면 의문을 제기해서 재조사를 해 달라고 할 때 과연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는 이런 사람들이 재조사를 해서 내놓는 결과를 어느 부모가 신뢰를 하고 믿겠습니까? 국민 누구라도 안 믿을 겁니다, 이건.

그리고 지금 현재 모든 사고는 군에서 일어났습니다. 군에서 났는데, 그 수사를 또 군에서 하고 있습니다. 제3의 군관민 합동으로 조사할 수 있는, 객관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조사기구가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 저는 이런 사람들한테 당해 봤기 때문에...

◇ 김현정> 부모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철저히 수사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구를 마련해 달라.

◆ OOO> 정말이지 간절히 바라고 원합니다.

◇ 김현정> 어머니, 관심을 가지고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어려운데 말씀 고맙습니다.



아들을 군에서 잃고, 재수사 하는 과정에서 성희롱을 당한 어머님입니다. 지금 그 문자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대단하죠. 이어서 이 문제를 국감 현장에서 공개한 분입니다. 민주당 김광진 의원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그 문제의 조사관은 지금도 군에 있는 건가요?

◆ 김광진> 아니요. 그분은 정상적으로 퇴직을 하셔서 지금은 민간인으로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 김현정> 지금 들으면서 아마 이런 궁금증 갖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이게 한 나쁜 조사관의 부도덕한 악행. 그러니까 개인차원의 문제이지, 이걸 군에 구조적인 문제라고까지 치부할 수 있는가. 이렇게 의문 갖는 분들에게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김광진> 저도 모든 조사관들이나 모든 군 관계자가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사건이 오래 전에 발생된 일이기는 합니다만, 이분은 아무런 제재조치나 문제도 발생되지 않고 평생을 수사관으로서 사셨던 분이에요. 그렇다면 과연 이 어머니에게만 혹은 그 한 명의 수사관이 문제라 하더라도 이 어머니에게만 발생된 문제였을 것이냐, 이거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고요.

◇ 김현정> 피해자가 더 있는데 용기가 없어서 나서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 김광진> 그럴 수 있는 부분도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이런 성적인 문제는 좀 과도한 것이고. 금전적인 문제나 여러 가지 것들과 연계됐다고 하는 제보들, 혹은 유족들의 하소연들은 좀 있습니다. 금액의 편차를 떠나서.

◇ 김현정> ‘금전적인 요구 같은 것이 있었다.’ 이런 제보가 또 있어요? 그거는 이 문제의 수사관에 한한 겁니까?

◆ 김광진> 아닙니다.

◇ 김현정> 다른 조사를 한 다른 조사관의 악행이 있었다?

◆ 김광진> 조사의 경우에도 거마비를 일정 정도, 큰 금액은 아닙니다마는 그런 것들을 요구한다고 하는 부분들도 있는 것으로 유족들은 지금 얘기 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정도는 경각심을 심어줘야 된다고 하는 취지로 얘기를 드렸고요. 앞서 어머님이 인터뷰를 하셨습니다만, 한 사람을 처벌하자고 하는 문제로 어머님이 나서신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방부나 혹은 군 수사를 담당하시는 분들에게 일정 정도의 용기를 내서 경각심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10년 동안이나 그 문자를 간직하고 계셨다는 거잖아요. 아까 소개한 것 이상으로 방송상 부적절해서 제가 다 소개를 못했습니다만, 굉장히 충격적이고 성희롱적인 문자를 받고도 이 분이 10년 동안 왜 꽁꽁 숨겨오셨을까. 바로 신고를 해서 조사에 들어갔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이 부분 좀 알아보셨죠?

◆ 김광진> 그게 군조사의 특수성에 있습니다. 뭐냐 하면 제가 이번에 국정조사를 하면서 쭉 조사를 해 봤는데요. 지난 30년 간 대한민국 군 헌병대에서의 1차 조사 결과서가 유족들 요구에 의해서 뒤집어진 경우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 김현정> 재조사해서 뒤집어진 경우가 한 번도 없다?

◆ 김광진> 네. 유족들의 요구로 진상조사를 다시 해서 뒤집어진 경우는 한 건도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1차수사가 너무 잘돼서 그런 것은 아니고요?

◆ 김광진> 신의 수사죠, 신의 수사. 다시 말하면 유족들에게는 현재 국방부 조사시스템에서 수사관이나 헌병대의 1차 조사를 담당하는 그 사람의 서명이 절실한 겁니다. 이게 거의 알파와 오메가인 상태거든요. 그래서 아까 어머님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민간기구나 재심을 요구할 수 있는 기구들의 그 필요성이 이런 부분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결국 근절대책은 군에만 이 수사를 맡길 것이 아니라 민간이 함께 참여해서 보다 객관적인 수사로 가야 된다. 보다 오픈된 수사로 가야 된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김광진> 그렇습니다. 군에서 의문사라고 하면 아주 옛날의 문제로 생각하시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군 사망사고가 1년에 150건이 발생됩니다.

◇ 김현정> 1년에 150건이요?

◆ 김광진> 평균으로 치면 2.4일당 사람이 죽거든요. 그 중에 100명이 자살자입니다, 현재.

◇ 김현정> 군에서 발표하기를 자살한 사람이 100명.

◆ 김광진> 그렇죠. 그러면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그냥 목을 맸다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겠습니까?

◇ 김현정> 설사 그랬다고 하더라도 바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광진> 그렇기도 하고. 군시스템에서 구타나 가혹행위나 무슨 왕따 사건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 아이가 원래 사회에 있을 때, 정신병적인 문제가 있어서 죽었을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을 주장할 때 자살로 처리가 되는 것입니다. 군 내부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다,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하면 순직처리가 되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유족들이 그것을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도 의문사라고 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발생될 수밖에 없는 현재 군의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라도 조사라는 게 정말 객관적으로 부모들이 다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이루어져야 될 텐데요. 그 부분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 제기를 이번에 하신 거군요?

◆ 김광진> 그렇죠. 사건이 벌어져도 같이 생활했던 생활관 동료들을 유족들이 만나서 부모들이 물어봐야 될 거 아니에요.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런 것에 대해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우리 아들이 다른 이유로 죽었다는 것을 밝혀야 될 필요성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차단하고 만나지 못하게 하고,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됩니다.

◇ 김현정> 오늘 피해 어머님부터 민주당 김광진 의원까지 차례로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