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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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3(수)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간사 "소나무 에이즈 재앙, 한라산 턱밑까지"
20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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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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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재선충에 이미 8만그루 고사
- 16만 그루 이미 감염...치료법 없어
- 제주도의 오판으로 대처 타이밍 놓쳐
- 한라산 소나무 전염도 시간 문제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주환경운동연합 김정도 간사


지금 제주도의 나무들이 빨갛게 물들어간답니다. 가을 단풍 때문에 물든 거면 참 좋을 텐데 그게 아니라 소나무에 붙은 암 덩어리, 소나무에이즈라고 부르는 재선충 때문에 말라죽어 가고 있다는 건데요. 제주도는 아시다시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이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까지 등재 돼 있는 지역이라 지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연결을 해 보죠. 제주환경운동연합, 김정도 간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재선충, 많이 들어보긴 했습니다마는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이게 뭐죠?

◆ 김정도> 소나무 재선충은 소나무에 기생하는 선충을 말합니다. 일부에서는 솔수염하늘소의 유충이나 성충을 오해해서 재선충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솔수염하늘소는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입니다. 재선충은 감염된 소나무에서 다른 소나무로 스스로 이동 할 수 없기 때문에 솔수염하늘소라는 매개를 이용하는 건데요. 그 솔수염하늘소가 소나무의 새로 자란 1년생 가지를 갉아먹을 때 생긴 상처로 재선충이 소나무에 유입이 됩니다.

◇ 김현정> 제가 지금 소나무에이즈라고까지 불린다, 이렇게 소개를 했는데요. 재선충에 걸리면 나무가 죽는 거예요?

◆ 김정도> 재선충은 주로 나무조직 내의 곰팡이를 먹는데요. 이 과정에서 물관을 통해 이동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물관의 양분과 수분의 이동을 막아버려서 소나무를 말라죽게 만드는 겁니다.

◇ 김현정> 그 나무가 물이 흐르지 못하도록, 사람으로 따지자면 동맥경화가 되는 거네요?

◆ 김정도> 네. 피가 흐르지 못하게 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지금 제주도에 재선충으로 피해 받은 나무가 몇 그루나 되는 거죠?

◆ 김정도> 현재 제주도를 보게 되면 단풍이 들었다 할 정도로 많이 고사하고 있는데요. 여름에 단풍이 들었다고 하면 좀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여름철부터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약 8만 그루 정도가 고사목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 김현정> 이미 죽은 게 8만 그루?

◆ 김정도> 네. 이미 죽은 게 8만 그루이고,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내용으로는 ‘추가로 16만 그루 정도가 고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고사목이 한 24만 그루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까지 한 3만 그루 정도가 베어져 있습니다. 앞으로 4월까지는 적어도 20만 그루를 추가로 베야 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세상에, 24만 그루 정도가 고사할 것으로 예측. 그 중에 8만 그루는 이미 고사, 16만 그루는 진행 중이라는 말씀이군요. 치료는 안 되나요?

◆ 김정도> 이게 한번 감염이 되게 되면 물관 속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래서 충이 죽더라도 그대로 물관 속에 남아있는 거라서 사실상 물이나 양분이 이동할 수가 없어서요. 죽을 수밖에 없죠.

◇ 김현정> 특히 여기가 세계 자연유산인 한라산이 있는 곳 아닙니까? 한라산은 괜찮아요?

◆ 김정도> 지금 한라산 턱밑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고요. 지금 해발 600m까지를 한라산 국립공원 내로 보고 있는데, 현재 해발 570m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진짜 턱밑까지 갔네요?

◆ 김정도> 네.

◇ 김현정> 그러면 이거 시간문제인가요, 한라산까지 진출하는 게?

◆ 김정도> 지금 오름 같은 경우에는 해발 612m인 곳에서도 재선충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제대로 방제가 되지 않으면 한라산 국립공원으로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걸렸습니까?

◆ 김정도> 2012년 10월경에 ‘한 1만 5000그루 정도가 고사하고 있다. 이게 재선충의 영향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는데요.

◇ 김현정> 2012년이면 작년인데요?

◆ 김정도> 네. 그렇죠. 이게 여름철 들어오면서 가뭄을 겪고, 그 과정에서 고사목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이러던 것이 지금 현재 와서 8만 그루까지 늘어난 것이니까, 상당한 속도로 여름철에 급증한 거죠.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것에 따르면 2012년에 일단 위험한 상황으로 가는 거 아닌가, 의심이 들었고. 잠복하고 있다가 이번 여름에 확 다시 번졌다는 건데요. 2012년에 첫 시그널이 있을 때 왜 이걸 막지 못했는가,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 김정도> 2012년에 1만 5000그루 이상이 죽고 있다, 고사목이 있다고 얘기할 때 제주도가 원인 파악을 제대로 못했습니다. 사실 ‘재선충 때문에 죽어가는 것이 아니냐?’ 이런 예측이 되고 있었는데요. 그거에 대해서 제주도는 계속 ‘아니다. 재선충에 걸린 나무는 몇 그루 되지 않는다. 미미하다.’ 이런 식으로 계속 주장을 해 왔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2013년 넘어오면서 3만 그루가 이렇게 늘어가고, 여름철을 겪고 지금에 와서 8만 그루까지 늘어난 건데요. 이렇게 보면 제주도가 잘못된 파악으로, 예측으로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고밖에 볼 수 없는 거죠.

◇ 김현정> 적절하게 대처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는 건데,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가. 24만 그루 잘라내고 나면 끝인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어떻게 되는 거죠?

◆ 김정도> 일단은 24만 그루를 다 잘라내는 게 중요합니다. 어쨌든 간에 고사목에서 솔수염하늘소가 알을 까고 유충이 부화해서 살게 되는 거고요. 그 과정에서 4월이 지나고 5월 경에 들어가면, 솔수염하늘소가 성충이 돼서 건전한 소나무로 넘어가서 다시 재선충을 옮기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4월까지는 고사목을 최대한 다 잘라내야 되는 거고요. 그렇게 안 했을 때는 추가적으로 고사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나무를 그렇게 잘라내고 나면 보기 흉할 텐데, 민둥산 될 텐데요. 잘라내지 말고 치료할 방법은 전혀 없습니까?

◆ 김정도>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안 잘라 낼 수가 없는 것이 매개충이라는 게 계속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고, 그걸 잘라내지 않았을 때는 성충이 돼서 다른 나무로 옮겨가는 거라서 사실 고사목을 베어내는 게 가장 중요한 예방방법이라고 밖에는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왜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는가. 왜 이 지경이 되도록 아무도 막지 못했는가. 저는 이 부분이 제일 안타까운데요. 간사님, 제주도 쭉 사시는 분이시잖아요.

◆ 김정도> 네.

◇ 김현정> 제주도 그 아름다운 곳의 소나무들이 이렇게 말라죽어 가는 모습 보면 얼마나 가슴 아프세요?

◆ 김정도> 지금 올레길부터 시작해서 웬만한 관광지에서도 소나무가 다 말라죽어 가고 있고요. 시내권 같은 경우에는 소나무가 다 빨갛게 보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당히 제주도민들도 안타까워하고 있고요.

◇ 김현정>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건 전 국민이 참 안타까운 상황이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