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2(화) 김영 동아기획 대표 “김현식.. 23년간 가슴속 간직한 곡들입니다”
2013.10.22
조회 165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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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 동아기획 대표





이 익숙한 멜로디, 다들 아시죠? 故 김현식 씨의 곡 <내 사랑 내 곁에> 전주가 흐르고 있습니다. 1990년 11월 1일 간 경화로 세상을 떠났는데요. 그때 나이가 고작 33세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더 크게 아쉬워했는데 23년이 흐른 어제 故 김현식 씨의 새 음반이 출시가 됐습니다. 이미 세상 떠난 지 오래인데 새 음반이라니 의아하시죠? 9곡의 신곡을 담은 김현식의 새 음반을 제작한 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겠습니다. 김현식 씨의 마지막까지 일을 함께 했던 분, 8, 90년대 대중음악의 산실이죠. 동아기획의 김영 대표가 연결되어 있네요. 김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영> 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 김현정> 보니까 21곡이 담겨 있는데 그 중에 9곡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새 노래예요.

◆ 김영> 네, 9곡은 세상에 전혀 발표된 일이 없는 곡이죠.

◇ 김현정> 김현식 씨는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새 음반이, 새 노래가 나올 수 있었습니까?

◆ 김영> 그런데 사실은 21곡 전체가 새 곡이나 마찬가지예요. 왜냐하면 노래하는 버전이나 형식이나 그게 스튜디오 녹음이 아니고 병상에서 녹음했기 때문에 전혀 다른 형태로 녹음이 돼 있거든요. 그렇지만 9곡은 세상에 처음 발표되는 신곡이죠.

◇ 김현정> 그러면 내 사랑 내 곁에가 담겨 있는 마지막 음반 만들 때 같이 녹음했는데 음반에는 안 실린 곡이 9곡이군요.

◆ 김영> 그러니까 90년 11월 1일에 김현식이 세상 떠날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본인도 모르고요. 그러니까 그 당시는 계속 음반작업을 하고 곡 작업을 하고 그래서 음반을 대체로 1년에 하나씩 발표하니까 그 준비과정이었죠. 그러니까 나중에 발표하려고 준비했던 거죠.

◇ 김현정> 그런 곡들. 그러면 이것도 다 병상에서 부른, 투병생활 하면서 부른 곡들입니까?

◆ 김영> 네, 대체적으로 그렇습니다.

◇ 김현정> 대체적으로.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말씀은 그렇게 11월 1일에 떠날지 아무도 몰랐다 말씀하셨지만 사실은 몸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다고 들었어요. 몸에 고통이 굉장히 마지막 순간에 심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병상에서 털고 일어나서 녹음실로 가서 차 타고 가서 그 몇 시간을 녹음할 수 있었을까요?

◆ 김영> 그것이 좀 오해가 있는데요. 뭐냐 하면 병원의 의사 분께서도 현식이가 그때 죽는다고 한 일은 없어요. 제일 첫째 술을 좀 끊으면 된다는 거였고 수술하거나 해서 나을 수 있는 병은 아니라고 했고 그러니까 요양을 좀 하면 술 좀 끊고 그러면 괜찮아진다고 했죠. 그러니까 병상에 입원해 있으면서 왔다 갔다 하고 녹음은 계속했던 거죠.

◇ 김현정> 녹음을 하는 과정에서 힘들어하지는 않으셨어요? 김현식 씨는?

◆ 김영> 그런데 이것은 병원에서 카세트에다가 녹음을 한 거예요. 카세트 녹음기에다.

◇ 김현정> 이 9곡은 녹음실 가서 한 것도 아니에요.

◆ 김영> 스튜디오에 가서 한 게 아니고.

◇ 김현정> 이건 정말 귀한 거네요.

◆ 김영> 병상에서 녹음한 거예요.

◇ 김현정> 그냥 누워서 카세트에 대고 녹음한 노래?

◆ 김영> 그런 건 아니고 기타 치면서.

◇ 김현정> 기타 치면서. 그 9곡을 지금까지 안 버리고 가지고 계셨던 거예요?

◆ 김영> 그렇죠.

◇ 김현정> 그럼 진작에 좀 발표를 하시지 그동안 꼭꼭 숨겨두셨어요, 김 대표님.

◆ 김영> 저 나름의 김현식과의 하여간 뭐랄까, 가슴 아픈 게 많으니까. 91년도에 내 사랑 내 곁에 발표해서 많은 사랑 받았었고요. 그래서 또 하기도 그렇고 등등해서 계속 발표할 마음이 없었다가 저는 길을 잘 걷는데 작년에 현식이가 나한테 왜 안 하냐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길을 걷는데 김현식 씨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으셨어요?

◆ 김영> 네.

◇ 김현정> 왜 안 하냐고, 그거 발표하라고. 그래서 그 노래를 들려줘야겠다, 세상에 들려줘야겠다.

◆ 김영> 그러고 또 하나는 시대가 그때나 지금 너무 바뀌어서 지금은 아이돌 세상이니까 그래서 음악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것을 바라니까 현식이가. 그 이유가 제일 크죠.

◇ 김현정> 그렇군요. 사실 매년 이맘 때 되면 김현식 씨를 지금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의 노래를 찾아 듣곤 하는 팬들, 이맘 때 되면 김 대표님도 생각 많이 나시죠? 김현식 씨.

◆ 김영> 저는 대체적으로 1년 내내. 그러니까 라디오에서 듣거나 카페에서 듣거나 TV에서 현식이 노래가 나오거나 그러면 항상 찡하죠, 편한 날이 없어요.

◇ 김현정> 김현식 씨를 떠올리자면 가장 기억이 남는 장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세요?

◆ 김영> 현식이 양면성이 있는데요. 바깥에서 활동할 때는 상당히 강한 남성, 좀 마초적이고 씩씩하고 이런 분위기고요.

◇ 김현정> 목소리도 굉장히 허스키하고.

◆ 김영> 그렇죠. 그런데 저하고 단 둘이 있을 때는 많이 울었죠.

◇ 김현정> 울어요? 김현식 씨가? 왜요?

◆ 김영> 일단 본인이 아픔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아프다는 게 병으로 아프다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로 마음이 아파서. 그러니까 그렇게 강한 사람이 나랑 단 둘이 있으면 운다는 게 너무 반전이죠.

◇ 김현정> 울면서 얘기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떠오르시는 거군요. 그럴 때마다 뭐라고 위로해 주셨어요?

◆ 김영> 그런 일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때그때 다른데 나중에는 제일 얘기가 건강 챙기는 문제였죠. 그리고 병간호 문제, 병수발 드는 문제 이런 거.

◇ 김현정> 그래요. 그랬던 김현식 씨,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가슴이 약한 남자, 김현식 씨. 지금 이 새로 나온 앨범을 김현식 씨가 듣는다면 형한테 뭐라고 할까요?

◆ 김영> 상당히 좋아할 거고요. 작년에 저한테 얘기했고 지금도 저한테 힘을 주니까.

◇ 김현정> 고마워 그럴까요?

◆ 김영> 그냥 고맙다, 그럴 스타일이죠.

◇ 김현정> 고마워 그러면 김 선생님 뭐라고 답해 주시겠어요.

◆ 김영> 그렇게 얘기하죠. 내가 우리가 같이 한번 시대를 바꿔 보자, 시대를 열자 이런 식이죠.

◇ 김현정> 시대를 바꿔 보자. 너의 노래를 듣고 눈물 흘리던 그 많은 사람들, 그들이 찾는 그 음악을 다시 한 번 해 보자. 너는 죽었어도 죽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

◆ 김영> 네.

◇ 김현정> 김현식 씨 생각이 나면서 저도 예전의 그 추억들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이번 새 음반에 실려 있는 미발표곡 중에 <외로운 밤>이면이라는 곡이 있네요. 그 곡 들으면서 우리 1990년 그 가을로 함께 돌아가 보죠,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