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30(수) 김성수 문화평론가 “라붐,중경삼림부터 응답1994까지..추억마케팅 붐”
2013.10.30
조회 152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수 문화평론가



◇ 김현정> 라붐, 레옹, 러브레터, 중경삼림, 8월의 크리스마스. 여러분, 이 영화들의 공통점을 아십니까? 바로 최근에 재개봉을 하거나 이제 할 예정인 8, 90년대 영화들인데요. 이른바 추억마케팅 펼치는 영화들이 요즘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오랜만에 그 시절 추억 얘기도 좀 해 보면서 과연 이게 어떤 현상인지 짚어보죠. 문화평론가 김성수 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 가을에 극장가는 90년대를 향해 있다.' 이런 제목 봤거든요.

◆ 김성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느 정도나 재개봉을 하는 건가요?

◆ 김성수> 지금 재개봉 열풍이다라고 하는 얘기가 나올 만큼 90년대, 80년대 말 영화들의 재개봉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연말까지 재개봉이 예정된 영화들이 적게 잡아서 10여 편입니다. 우선 재개봉 첫 테이프를 끊은 작품이 너무나도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던 시네마 천국이었고요. 그리고 라붐이 지난 24일에 개봉을 했고요. 그리고 11월 6일에는 8월의 크리스마스가 개봉합니다. 심은하 씨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8월의 크리스마스.

◆ 김성수> 그리고 뤽 베송 감동의 영화가 잇따라 선보이데요. 니키타가 31일에 개봉을 하고 11월 21일에는 제5원소가 개봉을 다시 합니다. 그리고 내년 초까지 아틀란티스 마지막전투 서브웨이가 재개봉을 하고요. 그리고 뤽 베송 감독의 작품은 그랑블루가 개봉을 다시 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터미네이터2.

◇ 김현정> 터미네이터도 돌아옵니까?

◆ 김성수> 예,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영화는 아니지만 여러분들한테 선명한 그런 인상을 남겼던 러브 액츄얼리도 다시 한 번 관객을 찾아온다고 하고요.

◇ 김현정> 그 외에도 보니까 러브레터도 있고 중경삼림. 95년도.

◆ 김성수> 그렇죠, 중경삼림. 일본 영화인 철도원 이런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재개봉을 하면 사실은 이미 사람들이 다 본 영화거든요. 사람들이. 이미 큰 히트를 해서. 그런데도 또 반응이 좋아요?

◆ 김성수> 뭐 사실은 다른 개봉영화들은 개봉을 해서 100만을 넘겨야 된다, 200만을 넘겨야 된다 이렇게 되잖아요. 그렇지만 워낙 들어오는 돈이 적습니다. 수익가가 워낙 낮고 그리고 개봉할 때 들어가는 후반 비용이라고 하는 마케팅비용이나 이런 것들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 1만여 명만 봐도 실제로는 돈이 남는다고 보는데요. 시네마 천국 같은 경우는 2만 5000명을 넘겼다고 합니다.

◇ 김현정> 사실 시네마천국이라고 하면 극장에서도 우리가 이미 많이 봤고 그 후에도 TV에서, 케이블에서, DVD로 그렇게 많이 봤는데도 또 극장 가서 보신 분이 2만 5천명이에요.

◆ 김성수>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랑블루도 굉장히 인기가 있었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오히려 이렇게 재개봉하는 영화들이 더 쏠쏠하게 재미를 볼 수 있지 않느냐. 크게 돈 남길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해볼 만한 영화들이 아닌가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붐인 것은 확실히 확인했습니다. 붐입니다. 도대체 그러면 아주 고전영화도 아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정도의 고전영화도 아닌 80년대, 90년대 영화들이 이렇게 다시 붐을 일으키는 이유가 뭔가요?

◆ 김성수>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첫 번째는 이때 당시에 만들어진 영화들은 대부분 필름으로 만들어졌잖아요. 그런데 필름 영화들이 갖고 있는 단점들이 있죠. 예를 들어서 여러 번 상영을 하다 보면 필름에는 상처가 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화면에 비가 내리고, 그때 당시는 사운드가 지금처럼 아주 풍성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몇 번만 보다 보면 사실은 소리가 먹먹해지고 이런 특징들이 있었죠. 그런데 이것을 디지털 기술로 리마스터링을 해 보니까 음향이 너무 너무 생생해지고 그리고 화면이 그야말로 살아나는 거죠. 색깔로 굉장히 잘 살아나는 그런 현상들이 있기 때문에 예전의 기억보다 훨씬 더 생생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거예요. 그렇다 보니까 이전의 그 영화를 영화관에서 봤지만 새롭게 리마스터링된 영화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그런 마니아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고 그리고 또 그때 당시에는 유명한 영화였는데 스크린에서 못 본 영화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라붐 같은 경우는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시사회만 했지 정식 개봉이 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소피 마르소의 라붐이 개봉 안 됐었습니까?

◆ 김성수> 네, 그렇습니다. 라붐2는 개봉이 됐어요. 그런데 라붐1이 개봉이 안 된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영화관에서 이것을 보고 싶다, 이런 욕구가 들게 되겠죠. 그리고 20대들이나 10대들은 그렇게 유명하다는 영화인데 도대체 어떤 영화들이야 그런 호기심이 작용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재개봉이 이어질 수 있게끔 하는 그런 토대가 되고 있고요. 특히 요즘에는 영화관들이 다양해지려고 하는 추세들이 있어요. 사실 시장은 어느 정도 성숙이 돼 가고 있습니다. 완전히 완성됐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지만 예를 들어 50, 60대들은 진짜 실버영화관을 굉장히 좋아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그 반응이 너무 좋아서 구청마다 실버영화 관람 프로그램을 불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20대들, 독립영화관이라든가 인디영화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소비를 할 수 있는 자재들도 있어서 그런 영화들이 나름대로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3, 40대들이,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이 자기가 즐겼던 그 문화를 다시금 즐기고 싶어하는 강력한 소구력, 복고에 대한 열망 이런 것들이 더더욱 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 김현정> 사실은 그게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도 다시 리메이크되는 게 굉장히 많고요. 드라마도 1994, 응답하라 이런 드라마들 유행하고 있잖아요. 시리즈로 만들어지고. 복고, 감성, 추억 이런 것들에 대한 소구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김성수 선생님, 지금 시간이 별로 없어서요. 이게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을 텐데 우리가 더 보완할 점, 이게 더 좋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김성수> 기본적으로 문화 장이 폭넓어지기 위해서는 문화공간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되는데 외국에는 이런 공간들이 단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되어 있는 그런 재개봉관들이 잘 발달돼 있죠. 그런 공간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되겠고요. 그리고 지금처럼 추억을 다시 상품화하기 위한 그런 시도들이 아니라 긴 호흡을 갖고 꾸준히 소비할 수 있는 그런 문화들을 만들어내겠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상품으로만 소비되다 보면 유행이 지나고 나면 아픔들을 더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문화의 다양성과 폭이 넓어지는 그런 형태로 진행이 되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해봅니다.

◇ 김현정> 지금 들리시죠? 리얼리티. 라붐의 주제가였습니다. 리처드 샌더슨의 리얼리티 들으시고요.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