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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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하일성 해설위원

요즘에 원조, 원조 참 많은데요. 대한민국 야구해설의 원조하면 여러분은 누가 제일 먼저 떠오르십니까? 아마 하일성 해설위원 꼽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최근에 하일성 해설위원이 책을 하나 냈는데요. 제목이 재미 있습니다. ‘철학자 하일성의 야구 몰라요 인생 몰라요’ 저는 제목만 듣고도 요샛말로 빵 터졌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하일성 해설위원 연결해서 책 얘기도 나누고 한국시리즈 얘기까지 가보죠. 하일성 해설위원님, 안녕하세요.

◆ 하일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에 출간한 책 제목이 ‘야구 몰라요 인생 몰라요’? (웃음) 야구 하나만큼은 기가막히게 아시는 분이잖아요.

◆ 하일성> 모르겠어요. 이번 한국시리즈 보세요. 사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거치고 올라온 두산이기 때문에 또 2연패 했던 삼성이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하면 야구 전문가 90%가 삼성의 우세로 점으로 쳤거든요. 그런데 결과는 지금 두산이 거의 구부능선까지 올라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진짜 야구 모르겠어요.

◇ 김현정> 그래서 야구 몰라요. (웃음)

◆ 하일성> 인생은 더 모르는 거고. (웃음)

◇ 김현정> (웃음) 해설 시작하신 지가 얼마나 되셨죠?

◆ 하일성> 해설 정확하게 얘기하면 33년 됩니다.

◇ 김현정> 33년.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 하일성> 처음에 제가 환일고등학교 체육 선생하고 있을 때 당시 TBC라는 방송국에서 앞으로 프로야구가 프로화가 될 것이라는 예상해서 5년을 잡고 저를 해설자로 키운다는 그런 계획에서 저를 픽업을 한 거죠.

◇ 김현정> 고등학교 선생님을. 참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저는 참 감동스러웠던 게 심근경색 때문에 수술을 3번이나 받으셨잖아요.

◆ 하일성> 제가 심근경색, 위수술, 담낭수술 3번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괜찮으신 겁니까?

◆ 하일성> 활동은 전성기때보다 더 많이, 강연 1년에 200회 나가니까요. 중계 한 80회 하고. (웃음)

◇ 김현정> (웃음) 참 여유로운 분이세요. 어떻게 보면 이 낙천성, 이 긍정의 에너지가 하일성 씨를 일으켜세우고 다시 마이크 앞에 원동력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 들거든요.

◆ 하일성> 제가 농담으로 그래요. 우리 집사람보고 심장병은 당신 때문에 걸렸다고.

◇ 김현정> 왜요?

◆ 하일성> 하도 제가 술을 먹으니까 어느날은 미안해서 새벽 3시에 아파트 문을 살짝 열고 엉덩이를 거실쪽으로 하고 문을 살살 닫았는데.

◇ 김현정> 네네, 몰래?

◆ 하일성> 저희 집사람이 뒤에서 흰 잠옷에 머리 풀어헤치고 악을 쓰더라고요. ‘그렇게하고 들어오면 몰라!’ 그러는데 그때 놀라서 심장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바로 이거. 이 하일성 해설위원님의 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여유. 이게 지금까지 마이크 앞에 서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야구계의 큰 어른.

◆ 하일성> 감사합니다. 제가 어제도 환자, 아프셨던 분들 60분 같이 강연을 좀 했는데 그 얘기는 했어요. 병하고 절대 싸우지 말고 병이라는 건 늘 받아주고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같이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살면 된다고요.

◇ 김현정> 야구계의 정말 큰 어른이십니다. 웃음소리 너무 호탕하세요. 하일성 해설위원님.
하 위원님, 큰 어른이 나오셨는데 이번 한국시리즈 얘기를 안 하고 갈 수가 없네요. 이번에 너무 재미있어요.

◆ 하일성> 재미있죠? (웃음)

◇ 김현정> 정규리그 4위의 두산이 사실은 한국시리즈 올라온 것만 해도 우여곡절 드라마, 대단한 드라마였는데 심지어 3:1까지 만들었습니다.

◆ 하일성> 특히 어제 경기는 배영수 투수하고 이재우 투수기 때문에 삼성이 흐름을 잡는 걸로 봤어요, 솔직한 얘기로. 배영수 투수는 올해 다승왕이고 이재우 투수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실패했던 투수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배영수 투수가 강판을 당하고 이재우 투수가 승리에 밑거름이 되는 선발투수로서 완벽한 피팅을 해 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역시 승부라는 세계는 눈에 보이는 승부가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승부고 있는데, 외형적인 객관적인 전력으로 봤을 때는 삼성이 앞선다고 봤는데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승부, 누가 더 이기기 위한 의욕이 강하냐 이런 부분인데, 역시 그런 부분이 두산이 지금 거의 한국시리즈 구부능선까지 와있고 4위권 팀이 만약에, 만약에 두산이 우승을 한다면 최초의 4위권 팀이 우승을 하는 그런 기록이 세워집니다.

◇ 김현정> 최초죠. 한번도 없었죠. 정규리그 4위가 우승한...

◆ 하일성> 3위팀은 있었지만 4위팀은 없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두산 지치긴 지친 거잖아요. 너무 우여곡절 끝에 올라왔기 때문에.

◆ 하일성> 지칠 정도가 아니라 선수들 지금 온몸에 멍이고 온몸에... 오죽하면 선수가 뛰다가 근육통이 나올 정도인데 이렇게 계산하시면 돼요. 포스트시즌 한 경기는 보통 준플레이오프는 포스트시즌 경기 2, 3경기를 치르는 그 정도의 체력소모가 들어가고 한국시리즈 한 경기는 보통 3, 4경기 정도 치르는 체력소모가 들어가거든요. 그러니까 준플레이오프 5경기 그다음에 플레이오프 4경기, 9경기에 어제까지 해서 4차전까지 갔으니까 13경기란 말이이에요. 이건 엄청난 거죠.

◇ 김현정> 결국은 정신력으로 이걸 다 이기고 있다는 얘기인데...

◆ 하일성> 그만큼 동기부여나 이런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거죠.

◇ 김현정> 두산은 그렇다 치고 삼성은 왜 이렇게 안 풀립니까?

◆ 하일성> 첫 경기를 놓친 게 굉장히 컸어요. 첫 경기를 놓치면서 쫓기는 분위기였고 우연히 류중일 감독을 목욕탕에서 만났어요.

◇ 김현정> 목욕탕에서 만나셨어요?

◆ 하일성> 목욕탕 탕 속에 앉아 있더라고요. 수건을 뒤집어 쓰고. 반갑게 인사하면서 마음고생이 심하겠다고 그랬더니 ‘믿는 타자들이 안 터지는데 두 명만 터져도 쉽게 갈 수 있는 경기인데 그게 안 되네요.’ 그런데 류중일 감독은 그 얘기는 하더라고요. 어제죠. 오늘 지더라도 내일이 있는 거고 승부라는 건 모르는 거니까 또 우리는 2년 연속 우승을 했던 선수들이 관록이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선수를 믿는다 그 얘기는 하데요.

◇ 김현정> 맞아요, 야구는 모릅니다. 정규리그 4위가 여기까지 올줄 아무도 몰랐던 것처럼 앞으로도 모르는건데.

◆ 하일성> 모르는 거죠.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예측을, 틀려도 괜찮습니다. 예측을 하신다면 어느 편이에요? 최종 승리.

◆ 하일성> 저는 사실 처음에 삼성이 우승한다고 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 하일성> 사실은 저는 제가 올해 LG 4강에 올라간다는 것도 제가 예상한 것도 맞았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도 두산이 이긴다고 한 것도 거의 다 맞았는데 한국시리즈는 삼성이 4승2패로 제가 이긴다고 예상을 했는데 지금까지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있습니다. 이래서 야구 모르는 겁니다.

◇ 김현정> 이렇게 되니까 예측 못하시네요.

◆ 하일성> 오늘 경기가 윤성환 투수하고 노경은 투수거든요. 문제는 최형우 선수하고 이승엽 선수의 장타력이 나와야 돼요. 두산의 장점이라는 것은 두터운 선수층 그다음에 굉장히 빠른 기동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거든요. 전체적인 기록을 보더라도 삼성이 앞서 있는 것은 장타력이거든요. 그런데 박석민 선수가 1차전에 홈런 나오고 그뒤에 나오지 않고 오히려 장타가 두산에서 터지거든요. 그러니까 두 팀이 경기를 하려면 누가 팀의 장점을 살리느냐는 것이 승부인데 지금 두산은 자기 장점을 살리는 야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삼성은 장거리포가 지금 안 터지고 있는데 그 가능성이 역시 최형우 선수하고 이승엽 선수, 채태인 선수쪽이거든요. 이 세 선수 중에 홈런이 안 나오고 있다는 것이 삼성이 고전하는 원인이죠.

◇ 김현정> 돌이켜 말하면 셋 중에 한 사람이 터지기만 해도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아직 있다?

◆ 하일성>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 김현정> 재미있습니다. 한국시리즈 누가 이기든지 보는 사람을 흥미진진하게 해줘서 좋고요.

◆ 하일성> 정말 두산이라는 팀은 승부를 떠나서 정말 대단한 팀이에요.

◇ 김현정> 하일성 해설위원님 더 듣고 싶은데 이제 마칠 시간이 돼서 일단 인사 나누고요. 건강하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