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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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류없다? 스스로 족쇄 채운 평가원
- 최신 시사 알수록 불리해지는 수능
- 3점이면 등급 바뀌어 당락에 영향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대훈 (前 EBS 강사)
지금 수능을 마친 고3 교실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수학능력시험 문항 중에 세계지리 과목의 한 문제 답이 틀렸다는 건데요. 잘 들어보십시오. ‘유럽연합, EU의 총생산액은 북미자유무역협정 회원국, 즉 NAFTA의 총생산액 규모보다 크다’. 평가원 측이 밝힌 정답은 EU가 더 크다였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평가원은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어제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내놓은 상태인데요. 여전히 이상이 있다고 주장하는 분, 전 EBS 사회탐구 강사를 하셨던, 지금은 학원 강사세요. 박대훈 선생님 전화로 연결을 해 보죠. 박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박대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저는 이해가 잘 안 가는 게 이게 무슨 문학 질문이어서 이런 해석, 저런 해석, 해석이 엇갈릴 여지가 있다거나 이러면 모르겠는데 이건 두 지역의 생산액을 비교하는 거잖아요. 그럼 다시 말해서 정확한 수치가 있는 것 아닙니까?
◆ 박대훈> 그러니까 수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해석의 여지가 발생할 수는 없는 그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NAFTA와 EU, 어디가 총생산액이 더 많습니까?
◆ 박대훈> 그때 교과서에 실려 있는 자료들은 2009년도까지 데이터가 실려 있는데 거기에는 EU가 조금 높은 걸로 나와 있고요.
◇ 김현정> 교과서에는. 예전 자료.
◆ 박대훈> 2010년 이후로는 NAFTA가 뒤집은 걸로 이렇게 나오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어디 생산액이 높은 거예요, 지금?
◆ 박대훈> NAFTA가 지금 높습니다.
◇ 김현정> NAFTA가 높은 거죠? 2010년 이후로는 계속 높았던 거죠?
◆ 박대훈> 네.
◇ 김현정> 그러면 수능평가원 측이 내놓은 정답은 틀린 게 되는 건가요?
◆ 박대훈> 그렇습니다.
◇ 김현정> 2010년 이후로는 계속 추월을 했다. 그런데 평가원 측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세계지리 교과서 2종이 있는데 EBS 교재에 근거해서 출제한 것으로 해당 교과서에는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이 크다는 내용이 제시가 되어 있다. 즉 아이들은 교과서로 배우는 거고 그 교과서에는 그렇게 답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문제가 없다, 이런 주장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대훈> 말씀하신 대로 교과서로 배우는 것이 그런데 교과서를 배우는 건 아니다라는 거거든요.
◇ 김현정> 교과서로 배우는 거지 교과서를 배우는 건 아니다?
◆ 박대훈> 그래서 제가 지난번 교육과정 때, 지난번 교육과정 2003년도에 발행한 책들인데 2005년부터 그 책으로 시험을 봤어요. 예를 들면 거의 자매과목인 한국지리 교과서에는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량에 대해서 나와 있는데 원자력이 천연가스보다 많다라고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2006년도 수능시험부터는 전부 굉장히 많이 나왔어요, 매년 꼭 출제가 됩니다. 지금까지. 그래서 천연가스가 원자력보다 많은 것이 답이었어요, 계속.
◇ 김현정> 그거 어떻게 된 거죠, 그러면?
◆ 박대훈> 그러니까 그 자체가 교과서의 어떤 데이터가 어떤 근거가 될 수 없다라는 일종의 평가원 해명이 옹색하고 또 자기 모순에 해당되는, 일종의 스스로 발목에 족쇄를 채운 그런 경우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전에도 유사한 경우가 있었는데 교과서에 실린 수치와 현실의 진짜 수치가 다른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는 현실적인 수치를 답으로 택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박대훈>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아시는 분은 사실은 저는 어떻게 평가원을 공격하고자 하는 그런 의도가 정말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여러 문제는 너무 잘 내신 문제들이에요. 그런데 출제할 때 잘못된 데이터든 어떤 데이터든 데이터가 제시가 되고요. 그다음에 그 데이터를 통해서 파생적인 데이터를 추론하는 능력을 보통 출제를 해왔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데이터를 먼저 제시를 해 주고 결과를 찾는, 이런 문제였으면 문제가 없었겠네요.
◆ 박대훈> 이번 문제 같은 경우도 그 지도 옆에 그냥 차라리 A와 B, 그러니까 유럽연합하고 NAFTA의 기본 데이터, 예를 들면 인구라든가 면적이라든가 아니면 무역량 그리고 총생산액이 주어질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평균 생산액을 또 구해라 이런 형태의 선지가 가능하거든요.
◇ 김현정> 그랬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텐데.
◆ 박대훈>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해왔어요, 지금까지.
◇ 김현정> 선생님, 그렇게 되면요. 지금 신문을 보고 최신정보를 알았던 학생들은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거네요.
◆ 박대훈> 어떤 한 학생의 호소가 이런 거였거든요. 자기는 정확한 데이터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왜 그것이 득점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고 피해를 끼치게 되느냐 이런 호소였거든요.
◇ 김현정> 교과서에 적혀 있는 2009년 데이터가 아니라 나는 공부를 통해서 최신판 자료로 알고 있었다.
◆ 박대훈> 세계지리 선택한 학생들 대체로 그런 시사상식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범위가 좀 넓게 공부하는 그런 과목이다 보니까 그래서 그것을 접하게 된 거예요, 그런 기사를.
◇ 김현정> 그럼 이게 너무 우습게 되는 것이 오로지 교과서만 판 학생이 아니라 두루두루 언론, 신문도 보고, 뉴스도 듣고 이랬던 학생이 불리하게 된 시험이 된 거예요.
◆ 박대훈> 네.
◇ 김현정> 이건 참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인 것 같은데 평가원 측은 어제 문제없다, 오류 없다, 그대로 진행하겠다 이렇게 밝혔단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게 3점짜리 문제더라고요. 수능에서 3점이면 지금 수능 만점이 400점인가요?
◆ 박대훈> 네.
◇ 김현정> 3점이면 이게 어느 정도의 가치입니까?
◆ 박대훈> 이번 시험만 가지고 본다면 전반적으로 평이했던, 사회탐구 영역이 평이했거든요. 그래서 3점이 등급이 바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문제 통해서 등급이 올라가거나 떨어지게 되는.
◇ 김현정> 3점으로 등급도 바뀔 수 있습니까?
◆ 박대훈> 그래서 특히 학생들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수시 모집에서 대부분 학교들이 최저등급제 시행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수능등급 하한선이 있어서, 특정 등급을 받아야 지난번 수시 합격한 게 유지된다 이런 거죠?
◆ 박대훈> 네, 정리를 제가 나름대로 한다면 지나치게 디테일한 차이를 테스트한 건데 제가 이제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쉽게 표현한다면 만약에 우리 연예인 송혜교 씨하고 김태희 씨의 키 차이를 물어본 거예요.
◇ 김현정> 송혜교가 크냐, 김태희가 크냐. 그냥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는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 박대훈> 그런데 그 말도 사실관계의 오류가 발생을 한 거고요. 평가원의 논리는 분명 고등학교 때까지는 김태희가 분명히 컸는데 대학교 때는 송혜교가 큰 자료도 일부 나온다.
◇ 김현정> 언제 컸냐, 송혜교. 그렇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데이터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분명히 김태희가 컸다, 이렇게.
◆ 박대훈> 그래서 특정 연도에 주목하지 말고 김태희가 더 컸던 걸로 생각하면 된다 이런 식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걸 틀린 학생들은 그런 이야기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는 거군요.
◆ 박대훈> 데이터를 직접적으로 물어봤다면 당연히 사람은 최근 데이터를 이야기하게 되어 있잖아요.
◇ 김현정> 재산액 정도를, 누군가의 재산액을 묻는데 A라는 사람 재산이 얼마야 하는데 과거 얘기를 하면서 그때는 많았으니까 지금 그 재산이 맞아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지금 평가원 측에서는 어쨌든 문제에 이상이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 그러면 더 이상 어찌해볼 방법이 없는 건가요, 수험생은?
◆ 박대훈> 아마 진행하게 되면 행정소송이 될 테고요. 그마저도 최소 몇 달이 걸린다고 하면 학습이 대학입시 전형기간이 다 끝나버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다 맞게 해줘야 되는 건가요, 어떻게 하는 게 솔로몬의 지혜입니까?
◆ 박대훈> 정답이 없음이기 때문에 다 맞게 해줘야 되는데 만약에 채점이 다 끝나거나 그런 상황이라면 2008학년도의 선례가 하나 있는데요. 등급이 내려가는 것은 없고 등급이 올라가는 그런 경우만 올랐던 적이 한 번 있었습니다, 사례가.
◇ 김현정> 그럼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하여튼 피해자는 나오게 되는 상황.
◆ 박대훈> 그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다른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또 발생을 하게 돼요.
◇ 김현정> 그렇게 되겠네요, 참 상황이 꼬였습니다. 여기까지 우선 말씀 듣도록 하죠. 박대훈 선생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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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1(목) “오로지 교과서만 정답? 우물안 개구리 수능”
201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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