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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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충북대학교 박걸순 교수
송민순 전 장관의 의견을 먼저 들었고요. 국가기록원에서 어제 발표한 주일대사관 지하에서 발견된 명부를 보고 연구를 한 분이세요. 한 분을 더 연결해 보죠. 국가기록원 전문위원이십니다. 충북대학교 사학과 박걸순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걸순>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교수님도 이 자료를 직접 보고 연구까지 하신 건데. 이 명단,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 박걸순> 해방과 더불어서 굉장히 정치적인 혼란이 있었고 곧바로 전쟁이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그 전쟁의 와중에 해방된 우리 정부가 면사무소라고 하는 행정조직을 가동해서 한일회담의 협상용 자료로서 일제시기의 강제징용 등 인적피해사항을 조사했다고 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내용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 개인적으로는 어떤 부분 기억나세요?
◆ 박걸순> 이승만 대통령이 1952년 12월달 국무회의에서 지시한 사항인데요. 세 가지 조사를 지시합니다. 하나는 1919년 3.1운동 당시에 학살당한 분이 몇 분이나 되는가 하는 거 하고. 그다음에 또 하나는 1923년에 관동대지진이 있지 않았습니까? 관동대지진 때 희생당한 분들을 조사하라는 것하고. 그리고 또 하나가 일제강점기 때 강제동원 된 분들을 조사하라고 하는, 이 세 가지 피해상황에 대한 조사였는데. 특히 이 중에서 3.1운동 당시 총칼에 학살당한 분들에 대한 조사자료는 이번에 처음 공개가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생전 처음 나온 겁니다.
◆ 박걸순> 사실은 1919년 당시에 임시정부에서 조사했던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임시정부에서 조사한 결과가 3.1운동 당시에 7,509분이 순국했다고 하는 조사는 있었는데 통계수치로만 제시가 된 거지 인적사항이라든가 순국장소나 순국상황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던 것이죠.
◇ 김현정> 역사학자들에게는 굉장히 귀한 자료겠어요, 이번 자료. 물론 보상 이야기 이런 것도 나옵니다마는, 그것을 떠나서 역사적으로 굉장한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 박걸순> 우선 연구자료로서도 대단히 의미가 있죠.
◇ 김현정> 앞으로 이걸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세요?
◆ 박걸순> 우선은 이번 자료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연구자료로서의 가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일본이 과거의 만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역사적 근거자료로서도 활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선 3.1운동과 관련된 명부는 현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번에도 630명의 명단이 공개가 됐는데 이 중에 3분의 1 정도만 독립유공자로 인정이 돼서 포상이 되셨고요. 3분의 2는 아직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 공개되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이 명단을 가지고 현지에 나가서 대조를 하고 확인을 해서 자료하고 현지인물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고요. 관동대지진 확인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강제동원 명부는 기존에 나와 있는 것이 있었지만 이 자료가 1953년 가장 이른 시기에 작성된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고 있고. 그 이후의 자료와 비교해 봐도 전혀 기록내용, 예를 들면 주소가 정확한가, 인적상황이 정확한가 하는 기록적 가치로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 자료와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자료를 대조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쭉 조사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같은 거 혹시 있으세요? 내용 중에 역사학자인 나도 몰랐던 부분이다, 이런 부분.
◆ 박걸순> 역시 3.1운동 관련 학살자 명단 중에 보면 예를 들면 630명 중에서 약 3분의 2 정도는 이름조차도 생소한 분들이고 순국 상황조차도 생소한 분들입니다. 어쨌거나 처음으로 명단과 그 상황이 밝혀졌다라는 점에서 비록 여기에 담고 있는 인원이 전체를 다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단히 사료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일각에서는 유관순 열사와 관련돼서도 가족관계 같은 것도 이번에 드러났다, 이런 얘기가 들리던데. 구체적으로 나왔나요?
◆ 박걸순> 네. 물론 유관순 열사의 부모가 이제 아우내장터 만세시위 현장, 1919년 4월 1일이죠. 현장에서 돌아가셨다라고 하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고. 또 그것으로 인해서 두 분 다 독립유공자로 포상되긴 했습니다마는. 아우내장터에서 함께하셨던 분들 중에서 한 15명 정도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분들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것도 다 하나하나 너무나 의미가 깊은데. 그런데 교수님, 도대체 이 귀중한 자료가 여태까지 50년 넘도록 주일대사관 지하에, 죄송한 말씀입니다마는 처박혀 있었습니까? 뭐가 문제입니까?
◆ 박걸순> 그게 안타깝습니다. 이 자료가 일본으로 가 있다라고 하는 것은 역시 한일회담에 뭔가 우리가 청구권 관련 자료로 활용을 하고자 했던 의도는 이해할 수가 있는데. 정작 이 자료가 한일회담 테이블에 활용이 된 건지, 활용이 되지 않은 건지 그것도 지금 확인이 안 되고요. 만약에 활용이 되지 않았다라면 무슨 이유에서 활용이 되지 않았는가, 그것도 따지고 밝혀야 될 부분이고.
◇ 김현정> 거기까지 가져갔는데 왜 그걸 활용하지 않고 지하에 묻어놨는가. 그리고 그걸 묻어놓은 사람은 지금까지 그걸 모르고 있었던 건가, 왜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는가. 이런 걸 다 밝혀야죠.
◆ 박걸순>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한 가지가 배상 문제인데. 앞에서 송민순 전 장관은 이번에 쭉 새로 명단에 이름 나온 분들, 이분들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법적으로 검토할 게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배상을 요구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서 그분들에게 보상을 해 주고 일본측에다가는 돈보다도 사과 요구, 이걸 먼저 하는 게 낫겠다. 이런 정리를 해 주셨어요. 그런데 청취자 여러분들이 지금 문자 주십니다만 배상도 사과의 의미로 꼭 받아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반론 문자 들어옵니다. 역사학자로서 교수님 생각은 어떠세요?
◆ 박걸순> 일단은 이 자료 자체가 배상의 근거자료가 될 수 있는지는 저는 역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법적인 건 그렇겠습니다마는.
◆ 박걸순> 그러나 이제 분명한 건 자꾸 과거사에 대한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자료를 통해서 명백하게 과거사를 직시하도록 하고 반성을 얻어내는 작업은 우리가 아주 강하게 요구해야 될 걸로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반성을 넘어서 사과죠. 우리에게 사과해라.
◆ 박걸순> 그렇습니다.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거죠. 그다음에 배상 문제는 저는 차후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또 배상도 중요한 과거사 청산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엇갈리는 거네요. 배상까지 반드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배상, 쉽게 될까?’ 혹은 돈 문제로 이게 오히려 오해받지는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는 분도, 앞서 송민순 전 장관 같은 분도 계시는 건데. 알겠습니다. 국가기록원 전문위원, 장부들을 하나하나 들춰본 분. 충북대학교 사학과 박걸순 교수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가 3.1운동에 참가하셨구나. 관동대지진 때 피살당하셨구나. 이걸 여태까지 몰랐던 유가족들, 자손들이 지금 계실 수도 있겠어요.
◆ 박걸순>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약 23만명에 달하는 이 인적 관련 자료들이 정보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보화 작업이 아마 내년 초에 완료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이제 누구라도 쉽게 국가기록원에 접속을 해서 이름만 치면 다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그런 네트워크가 형성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찾아볼 수가 있겠군요. 우리 조상 중에 그 근처에 살았는데, 아우내장터 근처에 살았는데 우리 할아버지도 그러셨을 것 같다 하시는 분들 다 찾아보실 수가 있는 거예요. 정말 귀한 자료가 나왔습니다. 지금 청취자 질문 하나 들어왔는데 시간이 없지만 제가 하나만 질문드리죠. 왜 지금까지 주일대사관 지하에 이 귀중한 자료가 묻혀 있었는가에 대해서 관련자 분들이 추측하시기에는 누구의 착오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라고 추측하십니까, 이런 질문 들어왔는데. 혹시 짚이는 데가 있으세요?
◆ 박걸순> 추측을 전제로 말씀드리는 건 적당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조사하시면서 나온 얘기도 없습니까?
◆ 박걸순> 그것도 전혀 없고. 외교통상부를 통해서 주일대사관에 있던 게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됐다. 저는 그렇게만 들었습니다.
◇ 김현정> 반드시 이 부분은 밝혀내야 되겠군요. 왜 이렇게 귀중한 자료가 묻혀 있었는가, 이 부분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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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0(수) 박걸순 교수 "일제 피해자 명단 숨겨졌던 이유 밝혀야"
201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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