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6(화) SNS 화제의 동요 "여덟살의 꿈" 주인공
2013.11.26
조회 980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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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채연 학생 (부산 동영초등학교 5학년), 우창수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





여러분 혹시 ‘8살의 꿈’이라는 동요 가사를 본 적이 있으십니까? 한 동요제의 참가곡인데 지금 SNS상에서 대단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가사를 살펴보자면 ‘나는 영훈초등학교를 나와서 국제중학교를 나와서 민사고를 나와서 하버드대를 갈 거다. 그래, 그래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정말 하고 싶은 미용사가 될 거다.’ 이런 내용인데요. 들어보니 어떠세요? 마지막 반전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왠지 모를 착잡함도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이 8살 아이가 본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가사를 쓴 부산 동영초등학교 5학년 박채연 양을 직접 만나보죠. 채연 양, 안녕하세요?

◆ 박채연>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가사는 ‘8살의 꿈’인데 우리 채연 양은 벌써 5학년이네요, 12살?

◆ 박채연> 네.

◇ 김현정> (웃음) 이 가사가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 박채연> 어제 엄마가 인터넷에서 유행한다고 얘기해 주셔서 알고는 있어요.

◇ 김현정> 그 화제가 된다는 이야기 듣고는 기분이 어땠어요, 채연 양?

◆ 박채연> 좀 좋았어요.

◇ 김현정> (웃음) 막 찾아보고 그랬어요, 직접?

◆ 박채연> 네.

◇ 김현정> 무슨 말 봤어요?

◆ 박채연> 곡이 거의 사람들이 평가하는 게 처음에는 진하다가 나중에 빵 터지고 그다음에 생각해 보게 하는 곡이라고 그렇게 하는 말들이 많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기분이 으쓱했군요. 장안의 화제가 된 걸 보고. 우리 채연 양 처음에 어떻게 이 가사를 쓰게 됐어요?

◆ 박채연> 1학년때 엄마랑 앞으로 꿈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제가 커서 되고 싶은 것도 쓰고 그다음에 그러면서 가고 싶은 학교도 쓰게 되고 그래서 쓰게 됐어요.

◇ 김현정> 내가 가고 싶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쓰고 나의 장래희망까지 쭉 쓴 거예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 박채연> 네.

◇ 김현정> 그런데 초등학교 1학년때 국제중, 민족사관고등학교, 하버드대학교 이런 건 어떻게 알았어요?

◆ 박채연> 영어학원에서 1학년때 영어학원 다녔는데 영어학원 선생님이 민사고가 나오는 걸 TV로 보여주셨어요. 보니까 재미 있어보여서 그때는 고등학교 가고 싶었고, 그리고 국제중학교는 엄마가 국제중학교도 공부 잘하는 애들만 갈 수 있다고 얘기하시니까 그래서 좀 가고 싶었어요.

◇ 김현정> 하버드대학교는 어떻게 알았어요?

◆ 박채연> 하버드대학교는 그냥 어른들 사이에서 제가 ‘세계에서 제일 좋은 대학교가 뭐예요?’ 그렇게 물어보면 하버드라고 얘기해 주셔서 그러니까...

◇ 김현정> 그런데 8살 때 우리 채연이 꿈은 미용사였고. 헤어디자이너.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어른들이 좋다고 하는 그 학교들을 다 다니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미용사가 되겠다. 채연이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거네요.

◆ 박채연> 네.

◇ 김현정> 그렇죠. 내가 좋아하는 학교를 가서 좋아했는 일을 하겠다. 그런데 그 시를 본 어른들 반응은 사뭇 달랐죠?

◆ 박채연> 네.

◇ 김현정> 뭐라고 하시던가요, 어른들이? (웃음)

◆ 박채연> 미용사, 마술사 이런 거 되려면 그렇게 좋은 학교를 안 가도 된다고.

◇ 김현정> 그때 꿈이 미용사도 있었고, 마술사도 있었어요?

◆ 박채연> 네.

◇ 김현정> 그래서 우리 채연이 생각은 어땠어요?

◆ 박채연> 기분이 많이 나빴고요. 내가 가고 싶은 학교 가고, 내 꿈은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는 게 그게 뭔 상관이라고 그렇게 막 말했던 거 기억나요.

◇ 김현정> 야~ 우리 채연이 똑부러지는 학생예요. ‘아니 그러면 하버드대학 나오면 꼭 박사 되고 무슨 ‘사’자 들어가는 뭐가 돼야 됩니까?‘ 이런 얘기를 8살짜리가 했어요? (웃음) 대단합니다. 그렇죠. 꼭 민족사관고등학교 나오고, 하버드 나오면 박사 되고 교수 되고 이래야 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는데 왜 어른들은 그런 생각을 할까? 이런 생각을 8살짜리가 한 거예요. 그러면 지금 12살 됐는데 여전히 꿈은 미용사예요?

◆ 박채연> 아니요.

◇ 김현정> 지금 바뀌었어요?

◆ 박채연> 네.

◇ 김현정> 뭡니까?

◆ 박채연> 지금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고.

◇ 김현정> 디자이너 중에도 헤어디자이너면 미용사고, 건축디자이너, 옷디자이너 많이 있는데?

◆ 박채연> 저는 건축디자이너하고 환경제품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 김현정> 원래 꿈이라는 건 수십번 바뀌잖아요. 이러다가 또다시 미용사 되고 싶기도 하고 또다시 마술사 되고 싶기도 하고 그럴 수도 있어요.

◆ 박채연> 네.

◇ 김현정> 그래요. (웃음) 채연 양, 너무 귀여운 학생이에요. 혹시 그 ‘8살 꿈’이라는 노래를 직접 불러볼 수도 있나요?

◆ 박채연> 네 불러볼 수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한번 청해도 되겠습니까?

◆ 박채연> ♬나는 부전초등학교를 나와서, 국제중학교를 나와서, 민사고를 나와서 하버드대를 갈 거다. 그래 그래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정말 하고 싶은 미용사가 될 거다♬

◇ 김현정> 와~ 노래도 참 잘하네요. 참 귀여워요. 채연 양, 앞으로도 그 순수한 마음 잃지 말고요 예쁘게 자라세요. 오늘 고맙습니다. 장안의 화제인 동요입니다. ‘8살의 꿈’ 가사를 쓴 5학년 박채연 양 먼저 만나봤습니다. 사실은 이 꼬마가 가사를 써야겠다고 쓴 건 아닌데 이 8살 꼬마의 끄적인 글을 보고 동요를 만든 분이 계세요. 이 어른은 누군가 또 궁금해지죠.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 이끌고 있는 작곡가 우창수 씨 만나보죠. 우 선생님 나와계십니까?

◆ 우창수>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 채연이 글은 언제 어떻게 보신 거예요?

◆ 우창수> 아이들이 너무 부끄러워해서 잘 안 보여주는데 어머니가 8살 때 쓴 글이라고 살짝 말을 해줘서 너무 재미있어서 곡을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어머니하고는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

◆ 우창수> 우리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이라고 토요일마다 아이들이 모여서 아이들이 쓴 글에 붙인 노래들 부르는 모임이 있어요. 그 모임에 채연이도 오고 어머니도 오셔서 얘기도 하면서 만났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봤어도 우리가 보면서 웃기만 한다든지 이렇게 넘길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여기다 곡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하신 겁니까?

◆ 우창수> 처음에는 많이 놀랐는데 8살쯤되면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가 봐요. 어머니뿐만 아니라 주위의 엄마한테나 또 학교에 가서. 그런데 제일 마지막에 미용사가 되겠다는 꿈이 너무 반전의 재미라고 할까요? 재미있어서 곡을 써서 어머니들한테 좀 들려줘야 되겠다, 진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게 뭔가 이런 걸 알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곡을 썼습니다.

◇ 김현정> 지금 SNS를 중심으로 이게 입에서 입으로 이 동요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데 예상하셨어요?

◆ 우창수>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요. 어른들이 오히려 좀 들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래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얘기를 해 주면 참 좋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오히려 아이들이 통쾌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한 펀치 먹이는 거예요, 말하자면. (웃음) 어른들이 저희한테 이렇게 좋은 학교 가라, 좋은 학굑 가라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우리의 꿈입니다. 이런 이야기. 그러면 우리 우 선생님이 처음에 생각하셨던 그 목표를 이루신 거네요. 이렇게 화제가 되고 있으니.

◆ 우창수>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노래 한 곡이 세상을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번쯤 생각해 보면서 아이들 꿈을 이루는 게 어떤 것일까, 어른들이 좀 반성하고 어른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한편으로 웃지만 한편으로 곰곰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싶네요.

◇ 김현정>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건 제가 들어봤는데 이건 어른들을 위한 동요네요. 오늘 아이들을 통해서 우리 모습을 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너무 우리는 세상의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내 진짜 꿈은 뭐였나 이런 생각도 하게 되고. 선생님, 오늘 생각할 수 있는 기회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