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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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9(월) 성우 김승준 "드라마를 목소리로 보여드려요"
2013.12.09
조회 212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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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승준 (성우)

보이지는 않지만 만화나 외화 또 라디오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주는 분들 있죠. 바로 성우들인데요. 대중들과 만날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 성우들이 주인공이 돼서 무대 위에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성우쇼’. 이 공감을 기획한 24년차 성우 김승준 씨를 지난 금요일에 연결을 했었는데 참 예기치 않은 전화시스템 오류로 첫인사만 하고 끝이 났었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다시 만나보겠습니다. 김승준 씨 안녕하세요?

◆ 김승준>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 그 사실을 몰랐어♬ “별가, 우리 해파리 잡으러 가지 않을래? 아니, 김현정의 뉴스쇼 들으러 가지 않을래?” (웃음). 브래드 피트에서 스펀지송으로 변신한 성우 김승준입니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웃음) 지난 금요일에는 브래드 피트 목소리로 인사를 해 주셨는데 오늘은 스펀지송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 스펀지송?

◆ 김승준> (웃음) 그렇습니다.

◇ 김현정> (웃음) 반갑습니다. 사실 지난번에 전화시스템의 오류, 전화국 문제 때문에 전화가 끊기는 아주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거든요.

◆ 김승준>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 김현정> 놀라셨죠? 청취자들 중에서 아쉽다는 문자를 얼마나 많이 보내주셨는지 팬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 김승준> 그분들 덕분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웃음) 지난 금요일에는 성우쇼 공연 전이었는데 주말 사이에 공연을 마치셨어요.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김승준> 정말 많은 분들이, 저는 앰뷸런스 2대 정도 오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반응들이 뜨거워서 정말 좋았습니다.

◇ 김현정> 앰뷸런스 2대 올 정도로 (웃음). 사실은 무대 뒤에서 항상 목소리만 제공하던 분들인데 어떤 식으로 관객들 앞에서 쇼를 꾸미셨을까 굉장히 궁금해요. 성우들이 꾸미는 쇼라는 것이 어떤 겁니까?

◆ 김승준> 저희가 배우들과는 다르게 항상 저희가 뒤에서 이렇게 공연을 하다 보니까 저희가 전면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해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또 성우로서 꽤 많은 혜택을 받고 살았던 사람인데 후배들이 그 기회가 점점 적어지는 것 같아서 과연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아, 그러면 우리도 한번 공연을 해 봐야겠다.’ 공연인데 우리의 공연의 특성은 뭐가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요즘 시스템이 많이 좋아져서 5.1 사운드에 저희의 목소리를 같이 넣어준다면 현장감 있게 마치 극장에 온듯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서 이 공연을 하게 됐고요.

◇ 김현정> 라디오 그러니까 녹음스튜디오를 마치 공연장으로 옮긴 듯한 느낌이 나게. 성우들이 저런 식으로 녹음을 하는구나라는 걸 알려주시는 거예요.

◆ 김승준> 그렇죠.

◇ 김현정> 그 사이에 노래도 있다고 하고. 다양한 음향장치와 함께. 그러니까 앰뷸런스 2대가 왔군요. (웃음) 뜨거운 반응 속에 치러진 성우쇼. 24년차 성우 김성준 씨 만나고 있습니다. 성우라고 하면 보통 천의 목소리라고 하잖아요. 저는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여러 가지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굉장히 신기해요. 왜냐하면 그냥 목소리가 좋은 것과 어떤 특정인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거든요. 노하우가 따로 있습니까?

◆ 김승준> 인물을 만드는 과정은 연기의 기본이기 때문에 저희가 배역을 하나 맡아서 깊이 있게 연구를 합니다. 아까 들려드렸던 스펀지송 같은 경우도 제가 계속 주인공을 맡기는 했지만 그동안 맡았던 배역과는 전혀 달랐어서 정말 한달간을 시작을 하면서 소리도 거의 입밖으로 내지 못하고 이것을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하고 고민하고 어떤 방법으로 접근을 해야 할까 하다가 녹음 며칠 전에 입밖으로 소리를 내면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냥 캐릭터를 보면 딱 떠오르는 게 아니고요? 연구를 하는 거군요.

◆ 김승준> 그렇죠. 연구하고 나머지 배역들과의 화음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이 소리가 과연 관객들이 들었을 때 부담없고 사랑받을 수 있을까 이런 것들도 정말 생각을 많이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럼 예를 들어서 성우들이 할아버지 목소리도 냈다, 청년 목소리도 냈다, 아이 목소리도 냈다 이렇게 다양하게 하잖아요. 그것은 연구를 해서 표현해낼 때는 어떤 노하우로 표현을 하시는 거예요? 들려주실 수 있어요, 예를 들어가면서?

◆ 김승준> 일단은 제일 중요한 게 호흡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강의를 하게 되네요. 호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른들의 호흡은 아무래도 나이가 지긋하다보니까 말투도 조금 느려지게 되고 호흡도 길어지게 되고요. 아이의 호흡 같은 경우에 호흡이 많이 들어가면서 얘기를 하면 좀 더 아이스러워지겠죠. 이것을 거기에다가 배역의 색깔에 소리나 이런 것들을 맞춰가면 더 깊이 있게 됩니다.

◇ 김현정> 그런 식으로. 그 특징을 연구를 해서 표현을 하셔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얼굴 없이 목소리로만 연기를 하다보면 가끔은 보통 배우들, 일반 배우들처럼 내 얼굴을 내밀고 연기하고 싶다. 나도 어디 가서 사인 좀 해 주고 싶다, 이런 욕심은 안 생기세요?

◆ 김승준> 저희가 직업상 광고를 할 때 배우들과 같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럴 때는 그분들한테 사인받고 그럴 때는 옆에서 조금 ‘아, 나도 좀 해 줄 수 있는데’ 이런 생각도 드는데 그래도 의외로 저도 사인을 많이 해 주는 편이어서... (웃음)

◇ 김현정> (웃음) 김승준 씨는 워낙 유명한 성우시니까. 다른 후배들 보면 목소리 연기를 넘어서 할 수 있는 재능도 많은데 사람들이 모르니까 안타깝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공연도 준비하신 거고요?

◆ 김승준> 그렇죠. 정말 같이 출연했던 소연이나 위훈, 양정화 이런 친구들이 정말 끼와 재능이 정말 웬만한 배우들 못지 않게 아주 많습니다. 그런 공연도 보여주고 앞으로도 쭉 이어갈 생각입니다.

◇ 김현정> 성우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 24년 동안 꼽으라면 어떤 순간 떠오르세요?

◆ 김승준> 제가 프리랜서 2년 만에 패왕별희라는 큰 작품의 주인공을 맡았습니다. 장국영 분이었던 데이 역을 맡았었는데...

◇ 김현정> 장국영 역할, 장국영 목소리.

◆ 김승준> 지금 고인이 됐지만 그 역할을 한 달 이상 정말... 그게 3시간짜리 영화인데 24번 정도 했거든요. 그리고 정말 연구를 많이 해서 방송에 나갔는데 그 이후로 제가 팬클럽도 생기고 또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 주셔서. 정말 그럴 때가, 사랑해 주셨을 때가 정말 보람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장국영보다 더 잘했다, 이런 얘기 들을 때.

◆ 김승준> 그것까지는... (웃음)

◇ 김현정> (웃음) 지금 잠깐 제가 미리 사전에 이거 짠 거 아닙니다만 그래서 못하셔도 괜찮은데요. 혹시 그 패왕별희의 장국영 목소리를 잠깐 연기가 가능할까요?

◆ 김승준> 지금 아침이라 목 상태가 안 좋기는 하지만... “십년 전이야.” 목소리가 잘 안 나오네요. (웃음)

◇ 김현정> 상상하면서 영화를 한번 꺼내봐야겠네요. 패왕별희의 그 목소리, 김승준 씨. 앞으로도 이런 무대 계속 만드실 거죠? 관객들하고 직접 만날 수 있는 무대.

◆ 김승준> 그럼요. 제가 이번 공연을 통해서 성공할 수 있다라는 확신을 얻었고요. 저희 무대가 더 풍부해질 수 있고 많은 장치들이나 이런 것들도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다라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공연은 계속 될 겁니다.

◇ 김현정> 멋진 목소리로 청취자들께 인사 하면서 끝낼까요?

◆ 김승준> 자,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인사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고요. 이번이 끝이 아니고 내년에도, 그리고 후년에도, 10년 뒤에도 찾아뵐 수 있는 그런 성우되도록 노력할 거고요.

◇ 김현정>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