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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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5(목) 나승구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신부
2013.12.05
조회 168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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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나승구 대표신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국사제단이 바로 어젯밤에 대선 개입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지난번 박창신 신부의 촉구가 전주 교구만의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전국 차원의 발표가 나온 건데요. 워낙 논란이 컸던 사안이라 이번에도 어젯밤 발표가 나오자마자 갑론을박이 대단합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어떻게 이런 입장을 내게 된 건지 나승구 대표 신부님을 전화로 연결해 보죠. 나승구 신부님, 안녕하세요.

◆ 나승구>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난번에는 전주교구 차원의 발표였다면 이번에는 전국의 입장이 확정이 된 겁니까?

◆ 나승구> 네. 저희가 총회를 준비하는 모임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논의 끝에 우리의 입장을 정리를 해 주는 것이 지금 천주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나 아니면 앞으로 사제단이 나아갈 길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해서 일단은 입장정리를 먼저 하게 됐지요.

◇ 김현정> 전체 입장이자 공식 입장이다, 이런 말씀이신데. 공식적으로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를 요구하시는 겁니까?

◆ 나승구> 그렇죠.

◇ 김현정> 이유는 뭔가요?

◆ 나승구> 말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서 다른 의미가 있는데요. 저희가 지난 7월부터 계속해서 전국 교구에서 대선에 대한 국정원, 국가기관의 개입 등에 대해서 여러 번 문제제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제기를 아무리 해도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 박창신 신부님의 뜻을 전하기 위한 말씀, 부정선거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말씀들에 대해서 돌아온 답은 굉장히 즉각적이었습니다. 종북이라든지 빨갱이라든지 등등의 틀에 묶어서 말의 진의를 없애버린 것입니다.

◇ 김현정> 박창신 신부 말의 진의를 없애버렸다, 종북몰이를 통해서?

◆ 나승구> 네. 그런 의미에서 그렇다면 대통령이 지금 부정선거에 의해서 됐건 아니건 지금 일단 취임한 대통령이 정말 해야 될 국정에 대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판단이 선 것입니다.

◇ 김현정> 국가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일인데,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서 일종의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책임져라, 이런 말씀이세요?

◆ 나승구> 네.

◇ 김현정>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저지른 일도 아닌데 왜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을 지느냐. 사퇴까지 해야 될 일이냐, 라고 반론한다면요?

◆ 나승구> 여러 번 그런 반론도 들었고, 사퇴까지 해야 되느냐. 그런데 사실 사퇴라고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의미심장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당장 여기서 끝내라 이럴 수도 있고. 이 엄중한 문제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껴라, 라고 하는 말씀도 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 정도로 책임감을 느끼고 이번 공공기관의 정치개입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라, 이런 의미?

◆ 나승구> 네, 사실은 저희가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사퇴 이야기를 한번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라크 파병 때 있었고요. 그런데 물론 그분도 사퇴에 대한 압박은 굉장히 여러 군데에서 받기도 했었고 그랬었지만 저희는 사퇴가 즉각적으로 여기서 모든 국정을 끝내라 하고 국정에 혼란을 야기시켜보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일에 대해서 좀 더 책임 있는 대통령으로서 거듭나기를 바란다. 명백한 진상규명, 그렇다면 진상규명이 되면 우리 대통령이 어떤 대통령이다라고 하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다음에는 재신임 과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 김현정> 박창신 신부의 지난 발언도 이런 맥락이었던 건가요?

◆ 나승구>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박창신 신부의 발언이 나온 후에 갑론을박이 대단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에서는 사제복을 입은 혁명전사다 이런 표현까지 나왔고요. 고발도 들어갔고 교황청에까지 이 문제를 논의해야 된다, 말아야 된다. 이런 논란들은 어떻게 보셨어요?

◆ 나승구> 사실은 깜짝 놀랐죠. 어떻게 이 말씀이... 제가 그 당시에 그 자리에 있었는데 이 말씀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혁명전사까지 연결시키게 될 수 있었는가. 이분이 말씀하신 지 불과 얼마 되기도 전에 대통령으로부터 시작해서 여당 대표, 총리. 이렇게 어떻게 준비된 것과 같은 일들이 이뤄졌는가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서 뭔가 이 부분에 대해서 철저히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반박을 하기 위한. 그런 의혹도 생기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준비된 것 같았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이렇게 이렇게 대응하자라는 플랜이 있는 듯이 착착 진행된 것 아니냐, 이런 말씀이세요. 이런 얘기 나오면 항상 나오는 반론입니다마는 종교가 왜 이렇게 정치에 개입하느냐. 종교는 그 자체로 순수하게 종교여야 하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 나승구> 종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특히 민주주의를 살고 있고 민주라는 말 그대로가 백성들의 목소리, 사람들의 목소리가 통하는 세상이니까요. 누구나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 사상의 자유가 있고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 말 한 마디가 어느 자리에서 했느냐가 사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종교인이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고 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말할 수 있고, 누구이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자체가 벌써 차별적인 사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 김현정> 다양한 의견이 존중받을 수 없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나승구>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를 했는데, 그러면 뒤에 어떤 행동이 더 따릅니까? 아니면 여기서 끝나는 건가요?

◆ 나승구> 각자 또 자기 교구로 돌아가서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를 하는 과정들을 거칩니다.

◇ 김현정> 전국적인 시국 미사라든지 이런 게 계획이 되어 있나요?

◆ 나승구> 그건 아직은 생각만 하고 있고요, 구체적인 계획은 하지 않고 있고. 일단 각 교구의 반응들을 볼 예정입니다.

◇ 김현정> 어젯밤에 이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밤사이에 논란이 대단했습니다. 저희가 오늘 예정에 없던 인터뷰였는데 잠깐 신부님을 급하게 연결해서 입장 들어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