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0(금) '전두환 미술품' 100% 완판 경매사의 이야기
2013.12.20
조회 113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옥션 김현희 경매사







올 한 해 큰 뉴스 중의 하나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미납추징금을 최대한 더 추징하기로 한 결정한 것, 바로 이 뉴스였습니다. 미납금추징을 결정한 뒤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는데요. 진귀한 미술품이 쏟아졌고요. 이 진귀한 작품들도 모두 처분해서 추징하기로 결정했죠. 지난 11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서 경매가 진행됐는데 출품된 모든 작품이 다 팔리는 낙찰률 100%를 기록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경매를 이끈 경매사를 직접 연결해서 이모저모 뒷얘기를 들어보죠. 서울옥션의 김현희 경매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현희 씨, 안녕하세요?

◆ 김현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실은 제가 경매라는 걸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 그날 나온 물품이 100% 완판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거죠?

◆ 김현희> 네. 보통 경매에서는 70에서 80%의 낙찰률을 보이는 게 일반적인데요. 이번 경매 같은 경우는 100%라는 다소 이례적인 높은 낙찰률을 보였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이틀 다 완판?

◆ 김현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완판남 전두환, 이런 별명이 어색하지 않은 거네요. 돈으로는 얼마어치가 팔린 건가요?

◆ 김현희> 저희가 121점을 경매 진행했고요. 낙찰 총액은 27억 7,000만원입니다.

◇ 김현정> 27억 7,000만원. 어떤 어떤 작품들이 들어 있었어요?

◆ 김현희> 대표작으로는 이대원 화백의 농원이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1987년에 제작이 된 작품이고 가로 길이가 194cm에 달하는 대작이었는데요. 이 작품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에 걸려 있었던 작품으로 유명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자택에 걸려 있었던 작품을 떼온 거죠, 압수수색하면서.

◆ 김현희> 그리고 전두환 대통령 일가에서 오랫동안 소장하고 있었던 조선시대 화가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화첩이 있었습니다. 모두 16폭이 들어 있었는데요. 그중에 겸재 정선의 그림이 5폭이나 들어 있었을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화첩이었고요.

◇ 김현정> 화첩 중에 5개나 정선의 그림이, 우리가 교과서에서나 배우던 그런 그림들?

◆ 김현희> 네, 그렇습니다. 이 화첩은 저희가 나눠서 진행했는데요. 그중에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겸재 정선의 계상아회도는 1억원에 시작해서 2억 3,000만원에 낙찰이 되었고요. 나머지 15폭 모두 치열한 경합 끝에 높은 금액에 판매가 되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작품이 가장 인기가 많았어요?

◆ 김현희>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이대원 화백의 농원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 작품은 추정가가 3억원부터 6억원까지였고요. 시작은 2억 5,000만원에 시작해서 21번의 경합 끝에 6억 6,000만원에 낙찰이 되었고요. 높은 경합 끝에 판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가 최고가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만 들어도 그날 현장 분위기가 얼마나 열띠었는지 상상은 돼요. 저요, 저요 해서 21번 갔다는 거잖아요, 쉽게 말해서. 어느 정도나 분위기가 대단했습니까?

◆ 김현희> 현장에는 350분 정도가 오셨고요. 그리고 입찰에 참여하신 분만 해도 한 200분 정도 가까이 될 정도로 굉장히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하셨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경합들이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는 매우 긴장되면서도 달아오른 분위기였고요. 경매는 이런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이어진 분위기가 경매 마지막까지 잘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 김현정> 평소에 경매에 잘 참여하셨던, 이른바 단골 응찰자들이 많았습니까? 아니면 처음 참여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참여하시는 분들의 면면을 보자면.

◆ 김현희> 주요 고가 작품의 경우에는 기존에 미술품을 꾸준히 구매하시던 분들의 참여가 높았는데요. 소품이라든지 저희가 수제 도자기 인형도 선보였는데, 이런 새로운 아이템에는 저희도 처음 뵙는 분들이 참여를 많이 해 주셨습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실 때 수제품이라고 말씀하셨어요?

◆ 김현희> 수제 도자기 인형이 이번에 출품이 되었는데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서 이런 인형 컬렉션이 상당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도자기 인형, 그걸 몇 점이나 모았습니까?

◆ 김현희> 전체 점수는 조금 되는 편인데요. 이번에 출품한 것은 35점이었습니다. 그중에 특이한 작품으로는 거울을 든 천사라는 작품이 있었는데요. 이 작품 같은 경우는 머리와 천사의 날개 부분이 금으로 도금이 되어 있었고 눈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고요. 그리고 흑요석이라는 돌로 거울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이 작품은 저희가 700만원에 시작해서 높은 경합 끝에 2,000만원에 판매가 되었습니다.

◇ 김현정> 얼마 만한 크기이기에요?

◆ 김현희> 높이가 18.5cm 정도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손바닥 딱 폈을 때 그 정도 크기의 인형인데 2,000만원에?

◆ 김현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진귀한 것들은 어디서 흘러와서 전두환 전 대통령 집까지 갔을까요?

◆ 김현희> 저희가 듣기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서 이런 인형들을 상당히 좋아해서 모으셨다는 얘기를 들었고요.

◇ 김현정> 누가 그렇게 좋아했을까요, 가족 중에?

◆ 김현희> 그건 저희도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오랜 경력의 경매사님 보시기에도 이건 참 진귀하다, 이건 경매에 잘 안 나오는 물건이다 싶은 것들이 있었군요?

◆ 김현희> 네. 이런 도자기 인형들은 저희가 처음으로 진행해 본 경매 아이템이었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조선시대 화첩의 경우에는 요근래 미술시장에 나왔던 작품들 중에서도 상당히 수작으로 불릴 만한 좋은 작품들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이번처럼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혹시 응찰한 분들 중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가라든지 측근이라든지 혹은 전씨 일가를 좋아하는 지지자라든지 이런 분들이 응찰했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 김현희> 하지만 그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기 때문에 저희도 확인되는 바는 없는데요.

◇ 김현정> 누군지는 알 수 없는 거예요?

◆ 김현희>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소장품이라는 소장자의 이력이 매우 재미가 있고 또 관심이 끌만한 것이었기 때문에 기존에는 미술품을 많이 구매하지 않거나 참여하지 않았던 분들도 이번에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이게 일종의 장물이잖아요. 그래서 좀 찜찜해서 이걸 소유를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화로까지 응찰을 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 이례적인 완판. 경매사도 놀라셨을 것 같아요.

◆ 김현희> 아무래도 실제로 작품이 좋다면 누군가가 소장을 했든 그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정말 미술품이라는 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작품의 수준을 보고, 소장할 만한 가치를 보고 참여하신 분들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 김현정>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저는.

◆ 김현희> 모두 좋은 분들께 돌아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좋은 작품은 좋은 사람에게 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일단 들고. 어쨌든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서 벌인 경매 아닙니까? 그러면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하나라도 더 비싸게 팔아서 추징금을 잘 걷었으면 좋겠다 하는 이런 부담감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 김현희> 전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는 행사였기 때문에 더더욱 책임감과 부담감이 이전에 비해서 훨씬 컸고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고 정확하고 공정하게 경매를 진행하기 위해서 연습도 많이 했고 상당히 신중하게 경매를 진행했습니다.

◇ 김현정> 연습도 많이 하셨어요?

◆ 김현희> 경매사의 진행 능력과 분위기를 이끄는 능력에 따라서 실제로는 낙찰률과 낙찰 성사금액의 20% 정도가 차이가 날 정도로 중요한 진행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톤은 어떻게 잡을 것인가, 내가 어떤 멘트를 할 것인가. 이거 하나하나를 다 연습하시는 거예요?

◆ 김현희>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매가 진행될 때는 현장에 계신 응찰자 분들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면서 진행합니다. 그분들이 고민을 하시고, 또 패드를 들까 말까 망설이실 때 응찰을 이끌어내는 능력 또한 경매사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큰 경매 치르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고요. 추징금도 많이 걷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뒷이야기 이모저모,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