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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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7(화) 김광석, 아직 남은 너의 노래-박학기 (가수)
2014.01.07
조회 148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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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학기 (가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사랑이라는 이유로, 서른즈음에,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변해가네. 수많은 명곡을 남긴 채 3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분. 고 김광석 씨. 바로 어제가 고 김광석 씨의 18주기였는데요. 김광석 씨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친구들, 팬들이 어제 하루 그를 추억하는 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고 김광석 씨의 오랜 친구죠. 박학기 씨와 김광석 씨를 함께 추억해보겠습니다. 박학기 씨, 안녕하세요.

◆ 박학기> 안녕하세요, 박학기입니다.

◇ 김현정> 어제 한동준 씨, 동물원, 자탄풍 다 모여서 추모공연 하셨다면서요?

◆ 박학기> 네. 많은 분들이 모였었고 어제는 정확히 말하면 추모공연이 아니고요. 원래는 1월 6일날 항상 추모를 하고 저희끼리 조그마한 추모공연으로 시작했던 연중행사가 언젠가부터 큰 공연장에서 저희가 공연을 하게 되면서 1월 6일은 이제 김광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런 팬 여러분들을 위한 자리를 저희가 2년 전부터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김광석 따라부르기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김광석 가요제라고도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김광석 따라부르기.

◆ 박학기> 학전소극장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김광석 씨의 노래를 많은 후배들도 있고 또 비슷한 또래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 층들이 자신들의 나름대로 자신의 감정을 실어서 경연을 벌이는 그런 자리입니다. 어제 그런 자리였고 말씀하신 한동준 씨, 동물원, 자전거탄풍경, 유리상자, 이은미 씨 또 빅마마의 이지영 씨도 오셔서 게스트도 하시고요. 뮤지컬 가수인 이정렬 씨. 많이들 오셔서 함께 아주 즐거운 축제를 하고요. 또 공연이 끝난 다음에 다같이 좋은 즐거운 자리도 있고.

◇ 김현정> 그런 김광석 씨 노래를 쭉 후배들이 따라 부르면 관객반응이 제일 뜨거운 곡은 보통 어떤 곡인가요?

◆ 박학기> 그게 해마다 다른 것 같아요. 참 특이한 게 그리고 또 출전자들이 원하는 곡도 매년 달라지고 있습니다. 참 여러 곡이 알려진 곡들 사이에서 또 다른 나름대로의 선호가 계속 흐름이 생기는구나 하고 느끼는 것이 그동안 사실 서른즈음에를 참 많이들 부르고 싶어하고 좋아했고요. 의외로 가요제를 참여하시는 분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는 노래를 참 많이들 불렀어요. 그런데 올해는 또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원하시는 분들이 참 많았고요.

◇ 김현정>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노래.

◆ 박학기> 잘하시네요.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함께 부르고 즐길 노래는 일어나 같은 노래가 가장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또 반응이 좋은 노래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18년이 지났는데, 벌써 18년인데 아직도 그의 노래에 관객들이 감동하고 열광하고 눈물 흘리고. 도대체 김광석 노래의 힘은 뭔가요? 뭐라고 보세요?

◆ 박학기> 글쎄 저는 여러 가지, 한 가지 요소가 아니겠죠.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습니다마는 그것을 농축해서 말한다면 김광석의 노래는 양념이 없는 음식 같은 거죠. 뭔가로 포장하고 꾸며지고 또 무언가 그 노래를 위해서 많은 선전을 하고 결국 리본을 묶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 실체에 의해서 평가가 되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유행이나 트렌드와 접합이 돼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촌스럽게 느껴지고 이런 것이 아니라 그 친구는 그 친구 나름대로의 원석 같은 매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도 주변환경이 달라지면 이 모습이 또 다른 각도로 비춰지는 것이지 이것이 퇴색돼 보인다거나 철지난 패션 같다거나 그런 것이 없는 거죠.

◇ 김현정> 정확하게 보셨어요. 담백한 그 모습이 오래 지탱할 수 있는 힘인데 사실은 이렇게 정확하게 김광석 씨를 분석할 수 있는 분이 박학기 씨인 이유가 유년시절을 함께 보내신 사실은 가수가 되고 나서 친구가 아니라 그전부터 친구셨잖아요?

◆ 박학기> 저희는 기억을 못할 때 저희가 만났죠. 왜냐하면 저희가 3살 때 옆집에서 살아서. . .

◇ 김현정> 옆집에 사셨어요, 3살부터?

◆ 박학기> 대구에서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는 기억을 못하는 어린 시절부터 같이 시간을 보냈죠.

◇ 김현정> 그때도 노래 잘했습니까, 어린 시절에도?

◆ 박학기> 글쎄, 잘 기억이 안 나요. 그런데 그 친구나 저나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어릴 때부터 그냥 노래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던 사람들인 것 같아요. 원체 노래하는 걸 좋아했고 학창시절도 그냥 노래하는 자리 있으면 당연히 앞장서서 나가서 하는 그런 스타일들이었죠.

◇ 김현정>그렇게 함께 노래하고 함께 어른이 되고. 그런데 김광석 씨 뭐가 그렇게 김광석이라는 가수를 힘들게 했을까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친구로서 계속 의문이 드실 것 같아요.

◆ 박학기> 워낙 민감한 문제라 제가 얘기하기는 그렇고요. 어쨌든 누구나 다 어려움은 있고 음악하는 사람들 치고 예민하지 않은 사람 있겠습니까? 우울하지 않은 사람 있을까 싶은데. 그 친구가 떠난 이유나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물음표가 너무 많이 남아 있어서 그것은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이제는 그런 아쉬움이나 그런 것보다는 그냥 그 친구의 노래에 좀더 슬픔보다는 기쁨으로 맞이하는 그런 분위기가 돼 있고요. 예전에는 기일이면 우울했어요. 그리고 공연도 우리 추모공연이라는 말을 썼었지만 약 한 4년 전부터는 추모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이제는 그냥 김광석 다시 부르기라는 이름으로. . .

◇ 김현정> 일부러 안 쓰시는 거군요, 추모라는 말을.

◆ 박학기> 그렇습니다. 이제는 추모라는 의미의 슬픔과 안타까움, 고통 이런 것보다는 김광석이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어떤 주류음악이 항상 존재하지만 좀더 다양한 음악들이 존재하는 것을 골고루 보여줬으면 좋겠고 여러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음악이 있으면 좋겠다는 게 김민기 선배님을 비롯한 저희들 생각이었거든요. 김광석의 음악을 우리가 다시 매년 재조명하면서 이 노래가 세대를 넘나들어서 함께 들을 수 있는, 부모와 자녀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음악들, 그런 음악들의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 이게 가장 저희의 바람이에요.

◇ 김현정> 좋은 말씀이네요, 좋은 말씀. 김광석을 슬픔이 아닌 기쁨으로, 희망으로 우리가 승화시켜보자라는 의미로. 추모라는 말 저도 이제 안 쓰겠습니다, 추모공연이라는 말. 박학기 씨, 앞에서 말씀하신 대로 김광석 씨 주옥 같은 곡들이 참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기다려줘라는 곡을 제일 좋아해요 저는. 아시죠, 그 노래, 기다려줘.

◆ 박학기> 물론이죠.

◇ 김현정> 박학기 씨는 개인적으로 어떤 곡 제일 좋아하세요.

◆ 박학기> 저 역시 사실 매년 공연을 할 때마다 그 시기마다 이 노래가 이렇게 좋았나 하고 많이 바뀌어요, 사실. 그렇지만 긴 흐름으로 봤을 때 제가 김광석 그 친구의 노래를 생전에 수없이 많이 공연도 하고 들었지만 이 친구가 떠나가고 약 3, 4년이 지나서 우연히 길에서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아, 이 세상의 진리라는 것이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말 다 알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났을 때 그 말이 가슴에 오듯이 어떤 세상의 진리는 너무 편하고 아무것도 아닌 말 같아요. 그런데 그게 내 가슴에 딱 느껴질 때 진리가 되는 거지. 김광석의 노래 중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저는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를 그 친구가 떠나가고 3년이 지난 다음에 대학로를 걷다가 길에서 그 노래를 들으면서 갑자기 그 노래를 처음 듣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가장 김광석이라는 가수가 다시 이렇게 많은 분들 가슴에 남게 되는 그런 대표적인 곡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서른 즈음에. . . 가장 유명한 곡이기도 하지만 오늘 박학기 씨의 해설을 다시 곱씹으면서 들으면 또 새로운 맛이 날 것 같아요. 박학기 씨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