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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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해성 목사 (필리핀 타클로반 재해봉사단)
약 7000명이 사망했고요.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단 며칠간의 태풍이 이렇게까지 큰 상처를 내는 건 아주 드문 일이죠. 사상 최악의 태풍이라고 불렸던 태풍 하이옌 얘기입니다. 지난해 11월 필리핀 세부섬에 불어닥친 이 태풍 하이옌으로 주민들은 모든 것을 잃었는데요. 당시에는 전세계의 관심이 쏠렸습니다마는 몇 개월이 지나면서 이제 그 관심도 시들해진 상태죠. 그런데 그곳을 제발로 찾아 들어간 분들이 있습니다. 그중의 한 분이 김해성 목사인데요. 오늘 화제인터뷰에서는 현지 연결해서 도대체 그곳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필리핀 타클로반 재해봉사단의 김해성 목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목사님, 나와 계세요.
◆ 김해성> 안녕하세요. 여기 타클로반입니다.
◇ 김현정> 언제 도착하셨어요?
◆ 김해성> 지난 월요일날 도착했고요. 일주일 저희가 선발대로 먼저 왔습니다. 그래서 급식봉사라든지 의료, 또는 집 짓는 일들을 사전에 먼저 준비하러 왔고 어제 한국기독교장로회 지원단들이 도착해서 오늘 점심 배식부터 준비를 하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군요. 가서 공항에 딱 내려서 보니까 도대체 상황이 어떻든가요?
◆ 김해성> 공항이 있는 자리가 산호세라고 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이 산호세 공항이 호랑이 꼬리처럼 길게 늘어진 반도처럼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밀려온 파도들이 3, 4m높이로 산호세 반도를 4번씩이나 쓸어넘겼습니다. 그래서 모든 집이나 모든 것들이 강풍에 이미 날아간 상태에서 모든 사람들이 또 물속에 다 휩쓸렸고요. 그래서 모든 것이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망가졌습니다. 심지어 저희가 공항을 내릴 때 전부 수작업으로 하고 비행기 티켓도 전산화 시스템이 다 망가졌고 타클로반 공항이라고 하는 팻말도 없이 현수막으로, 공항표시 해 놓고 입국장, 출국장 이렇게 써놓은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특별히 태풍과 함께 해일이 밀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 신축한 초등학교에 모든 주민들과 어린 아이들이 다 대피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초등학교를 파도가 불어서 넘쳐서 그 안에 있던 2000여 명이 몰살당한 자리가 바로 공항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고요. 그분들에게도 급식을 시작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파도가 3, 4m짜리가 온다니까 그 동네에서 제일 최신식건물, 제일 높은 건물에 올라간다고 올라간 게 초등학교였는데 거기까지도 몰아닥쳤어요, 파도가. 그 끔찍한 현장에 발을 디디신 거예요. 그때 목사님 심정은 어떠셨어요, 이야기 듣고 그 광경 볼 때.
◆ 김해성> 제가 온 지 8일, 9일째 됐는데 햇볕은 딱 2시간만 봤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해성> 계속 비가 내리고 있는 중이고요. 필리핀이라는 곳이 현재 겨울이고 건기라는데 타클로반 지역은 이상한 기후현상 때문에 지금도 계속 비가 내리고 있는 모습이어서 그런지 나무를 때서 밥도 해먹지 못하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보게 되고 바로 그래서 먼저 이들에게 당장 먹을 수 있는 밥을 공급하자 그래서 급식프로그램을 2개 지역에서 먼저 시작했고 산호세 지역에 세번째 급식시설을 만들고 있는 과정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제가 그 당시 화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원래 판자집이 많던 곳인데 태풍으로 그게 다 날아가서 판자들만 산더미같이 쌓인 상태, 쓰레기 더미 같은 상태. 그런데 그게 2개월이 넘었는데 아직도 그렇다는 얘기예요?
◆ 김해성> 그것도 이 사람들이 다시 집을 짓기 위해서 물위에 떠다니는 모든 목재 같은 것들을 전부 건져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으로 다시금 자기 가족들이 쓸려나가고 죽어나갔던 그 자리에 다시 집을 또 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참 끔찍했던 자리, 가족들이 죽어간 자리에 또다시 집을 지을 수밖에 없는 그런 안타까운 모습들을 보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 김현정> 어디 다른 데로 가려고 해도 갈 곳도 없는 거죠. 밑천이 있는 것도 아니고.
◆ 김해성> 그렇습니다. 폐목재들을 가져다가 얼기설기 엮거나 아니면 UN에서 나눠주는 텐트에 지금도 다 머물고 있고 그 바닥에는 물이 찰랑찰랑한 그 자리에 텐트를 치고 머물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김현정> 급식하러 나가보니까 상황이 어떻던가요, 목사님?
◆ 김해성> 전부 그릇들을 가지고 줄을 섭니다. 그런데 계속 비가 오다 보니까 이 사람들이 다들 추위에 떨고 있고요. 저희는 좀 덥고 땀이 흐른다고 생각하는데 그분들은 그 더운 날씨에 비를 맞게 되니까 체온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오돌오돌 떨고 있고 입술이 파랗게 된 질려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눈물나는 현장이고요.
◇ 김현정> 그 아이들 거기서 한 끼 먹고 간 게 하루 종일 한 끼일지도 몰라요.
◆ 김해성>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 먹고 나서 다시 줄을 서면 그 동네 자원봉사자들이 얘는 한번 먹었던 아이이기 때문에 나가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지 말자고. 우리가 밥을 조금 더 준비할 테니까 다시 한 번 먹게 하자고 해서 다시 밥을 받도록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도 있고요. 그래서 동네 주민들까지도 줄을 서도록 하는데 저희 생각에는 3000명, 5000명씩 와도 좀 가능하면 되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급식은 하도록 하자. 예수님께서도 어떤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라고 우리에게 가르치는 부분이고요. 먹는 것은 천부적인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일용할 양식을 저희가 공급하는 것은 이것은 누군가는 꼭 해야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목사님, 태풍 하이옌이 불었을 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관심이 대단했고요. 전세계 취재진이 다 몰려서 구호단체들, 각 정부의 지원단들이 몰려갔는데 그 손길이 다 끊긴 건가요? 왜 여전히 집도 얼기설기 지어져 있고 밥 문제도 해결이 안 되고 왜 그런 겁니까?
◆ 김해성> 일단 중장기, 단기적으로 봉사를 하고 떠났고요. 이 상황에서 타클로반은 한편으로는 필리핀 내부사정이 복잡한 양상이 있습니다. 필리핀의 마르크스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의 고향이 타클로반입니다. 그리고 이멜다 씨가 여기 현재 국회의원이기도 하고요. 중앙정부의 대통령은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의 아들이 지금 대통령입니다. 현 대통령의 아버지 코라손 아키노라는 분이 마르크스 정권 시절에 암살을 당했고요. 여당, 야당 차원이 아니라 정적이자 원수지간처럼 여겨지는 양쪽 집안이 있기 때문에 필리핀 중앙정부에서는 이 타클로반 지원에 대해서 아주 좀 냉소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아마 이런 여러 가지 복구들이 더 늦어지고 지체되는 모습이라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 김현정> 우리가 참 사건사고가 워낙 많아서, 내부에도 말입니다. 다른 나라가 어렵다고 할 때 잠깐 관심 갖다가도 금방 또 잊어요.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이웃 잊지 않고 챙겨주셔서 제가 대신 감사드리고요. 목사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요. 그곳에서도 사랑의 손길 많이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 김해성>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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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3(목) 타클로반은 아직도 폐허, 도움의 손길 절실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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