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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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찬욱, 박찬경 형제 감독
여러분들께 서울은 어떤 모습인가요? 누군가에게는 고층빌딩이 즐비한 회색도시로 또 누군가에게는 땀 냄새 짙게 배인 삶의 터전으로 또 어떤 여행자에게는 다시 한 번 오고 싶은 추억의 공간일 수도 있는데요. 자그마치 11,822명의 시민이 각자 찍은 서울의 영상을 모아서 한 편의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이건 마치 조각 조각을 모아서 아름다운 보자기를 만드는 것과 같은 그런 작업이었는데 이 바느질 작업을 맡은 사람이 바로 한국영화계의 거장이죠. 박찬욱 감독과 박찬경 감독 이 형제였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영화 "고진감래"의 감독 박찬찬욱, 박찬경 형제 동시에 만나보시죠. 먼저 박찬욱 감독님, 안녕하세요?
◆ 박찬욱>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리고 동생 박찬경 감독님도 나와 계시죠?
◆ 박찬경> 그렇습니다.
◇ 김현정> 박찬욱 감독님 올드보이 모르는 분이 없는 감독이시고요. 동생 박찬경 감독님은 대중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분이신데, 형님이 직접 우리 박찬경 감독님 소개를 좀 해 주시겠어요?
◆ 박찬욱> 저하고는 두 살 터울이고요. 미술로 출발을 했는데 사진이나 비디오, 영화 여러 가지 매체들을 활용한 미술과 영화 양쪽에서 활동하는 그런 예술가이고요. 저와는 파킹찬스라는 이름으로 단편영화나 뮤직비디오나 그런 작품들을 계속 함께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박찬경 감독님, 형님 소개가 마음에 드세요?
◆ 박찬경> 그러네요. 대단한 사람 같네요. 근데 중요한 게 하나 빠졌네요. "만신"이라는 제목의 장편 영화를 만들어서 곧 개봉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것도 중요합니다. 장편 영화도 도전한. 이 형제가 이번에는 서울시민들과 함께 영화를 만드셨어요. 박찬욱 감독님 1만 명의 서울시민과 함께 만든 영화라는 게 잘 상상이 안 되는데 어떤 건가요?
◆ 박찬욱> 서울시민만 응모를 한 건 아니고요. 여러 나라 24개 나라에서 2,821명이 출품을 했어요. 작품 편수가 11,825편이라는 거죠. 그분들이 서울에 관한 길고 짧은 영상들을 출품을 해 주셨고요. 저희 형제가 그것을 보고 선별하고 편집을 해서 막 뒤섞었어요. 그리고 거기에 음악, 부족한 사운드 이런 것들을 다 입히고 저희도 오프닝하고 클로징을 좀 찍어서 그렇게 해서 하나의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박찬경 감독님 그럼 이게 일종의 서울시 홍보영화입니까?
◆ 박찬경> 네, 홍보영화인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관광홍보영화라는 건 굉장히 긍정적이고 랜드마크 중심의, 경관 중심의 장면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렇게 안 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런 영화와 차별성을 두려고 했고요. 독자적인 것도 예술작품으로 생각하셔도 좋고. 또 이제 이것이 저희가 찍어서 만든 분량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시민들이 보내준 영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서울의 좋은 면만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제목도 ‘고진감래’라서 서울의 여러 가지 생생한 현장감 이런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김현정> 박찬욱 감독님, 그러고 보니까 제목이 "고진감래"예요. 2014년 서울을 기록한 영화인데 왜 제목이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고진감래입니까?
◆ 박찬욱> 이 영상 중에는 신인들이 찍어 보내주신 것 말고도 자료화면들, 예전에 전쟁 때부터 요즘까지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화면, 기록영화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근현대사를 전체라고까지는 못 해도 그래도 그 윤곽을 잡을 수 있도록 편집을 해서 영화를 보시면 서울과 서울시민이 어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오늘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지금도 물론 힘든 사람들이 있지만 또 이 고생에는 어떤 보답이 있을 거라는 그런 희망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 김현정> 두 형제 감독 만나고 있습니다. 영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사진가, 평론가 또 영화 감독인 박찬경 감독. 팀 명이 있어요. 아까 잠깐 소개해 주셨는데 파킹찬스, 이게 주차한다 할 때의 그 파킹인가요?
◆ 박찬경> 네, 서울에서 주차하기 힘들잖아요. 주차장에 뭔가 공간이 생기면 잽싸게 가서 차를 들이댄다 그런 의미죠.
◇ 김현정> 그런 의미?
◆ 박찬경> 비유적인 표현인데 저희가 이제 큰 장르에 관한 상업영화를 같이 하는 것보다는 예술영화라든가 때로는 광고나 뮤직비디오까지 그런 어떤 프로젝트를 하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그런 기회가 생길지 모르고 또 그런 기회가 생기면 저희가 좀 잽싸게 그것을 하겠다 그런 의미도 되겠죠.
◇ 김현정> 아이돌 그룹 이름 같기도 하고 그래요, 파킹찬스.
◆ 박찬경> 물론 ‘박’하고 ‘찬’이 이제 저희 이름에 공통으로 들어가고...
◇ 김현정> 그러네요. 파킹챈스, 찬스 이런 의미. 박찬욱 감독님, 두 분이 지금 몇 편 함께 하셨어요?
◆ 박찬욱> 파란만장, 청출어람, 고진감래 이렇게 세 편이고요. 이정현 양의 뮤직비디오가 있고 또 오달수 씨를 이용한 잡지광고가 있었고요.
◇ 김현정> 그럼 처음에 이렇게 같이 하자고 옆구리를 쿡 찌른 분은 두 분 중에 누구입니까?
◆ 박찬경> 제가 무슨 장편영화를 만들었어요, 다큐멘터리를.
◇ 김현정> 박찬욱 감독님이?
◆ 박찬경> 아니 제가요, 박찬경이가. 그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당시에 아마 어떤 기회가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들, 단편영화를.
◆ 박찬욱> 맞아요. 스마트폰으로 단편을 찍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같이 하면 재미있겠고 또 제가 혼자하기에는 바쁘기도 했고 그래서 해피해질 수 있는 기회일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아마 두 분이 각자 꾸는 꿈이 있을 거고 또 파킹찬스라는 이름으로 꾸는 공동의 꿈이 있기 마련일 텐데 파킹찬스의 꿈은 뭔가요? 형님께서 먼저 말씀하시겠어요?
◆ 박찬욱> 동생과는 장편도 한 번 같이 해보고 싶고요. 그리고 그 중에서도 다큐멘터리 한 번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언제쯤 가능할까요?
◆ 박찬욱> (웃음) 글쎄요. 저희가 계획을 세우고 사는 편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고진감래"가 한 시간 좀 넘는 분량이니까요. 단편도 아니고 장편도 아니고 중간쯤이거든요. 그러니까 역시 그런 의미에서도 장편을 향해서 한발 내딛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두 분 파킹찬스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저도 기대하고 있겠고요. 이번에 "고진감래"라는 영화 유튜브를 통해서 무료로 볼 수 있다면서요?
◆ 박찬욱> 물론이죠.
◇ 김현정> 유튜브에 들어가서 "고진감래" 치면 이 두 형제 작품인, 그 작품 무료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두 분 오늘 감사드리고요. 언젠가는 스튜디오에 모셔서 긴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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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3(목) 파킹찬스(박찬욱, 박찬경 감독) ‘우리의 영화, 서울‘
201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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