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5(화) 안재우 "1인 2~3역, 흥미진진한 복화술의 세계"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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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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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재우 (복화술사, 안재우 복화술연구소장)


가슴속에 있는 말을 상대가 모르게, 살짝 꺼내놓을 방법이 있을까요? 만약 입을 움직이지 않고 말하는 복화술을 할 줄 안다면 참 재미있겠다 이런 생각하는데요. 우리나라에는 복화술로 상업공연을 하는 프로 복화술사가 몇 명 안 됩니다. 지금부터 만날 이분도 그분들 중의 한 분이신데요. 복화술 아카데미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복화술연구소 안재호 소장 만나보죠. 소장님, 안녕하세요.

◆ 안재우>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복화술로 한번 인사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 안재우> 지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입을 전혀 안 움직이고 계신 거예요?

◆ 안재우> 그렇죠.

◇ 김현정> 신기하네요. 조금만 들려주셨으면 좋겠는데 자기소개를 복화술로 해보시겠어요?

◆ 안재우> 저는 복화술사 안재우라고 합니다.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 김현정> 와, 지금도 하나도 안 움직이신 거예요? 우리가 못 본다고 그러시는 건 아니죠? 이제는 복화술 풀고 그냥 목소리로 내셔도 됩니다.

◆ 안재우> 그렇습니까? 이제 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햐면 그렇게 입을 안 움직이고도 확실한 소리를 내실 수가 있는 거죠?

◆ 안재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입술을 대신해 혀라는 기관을 활용해서 발음을 만듭니다.

◇ 김현정> 입술은 다 고정시키고.

◆ 안재우> 입술은 활짝 웃는 상태에서.

◇ 김현정> 웃는 상, 스마일하고. 입술은.

◆ 안재우> 활짝 웃어줘야 합니다. 활짝 웃어주면 입술의 들림을 방지하는 그런 기술을 쓰게 되죠.

◇ 김현정> 양쪽으로 꽉 잡는 거군요, 입술을, 못 움직이게. 그렇게 한 상태에서.

◆ 안재우> 그렇습니다. 그냥 하는 게 아니라 기술이 담겨 있는 목소리입니다. 활짝 웃는 상태에서 혀로 발음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이 볼 때 입술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말하는 것처럼 신기한 모습을 보게 되죠.

◇ 김현정> 제가 한 번 해볼게요. 안녕하세요. 잘 안 되는데 이게 훈련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건가요?

◆ 안재우>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입술을 대신 혀를 사용하는 것이 훈련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훈련기간이 필요할 뿐이죠.

◇ 김현정> 지금 바깥에서 우리 제작진들이 다 입술 스마일하고 연습을 하고 있는데 얼마 정도 연습하면 선생님처럼 되나요?

◆ 안재우> 입술을 움직이고 않고 말을 활용하는 기술은 아주 초보적인 기술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이 기술을 하려고 하면 하루만 배워도 가능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은 복화술 학교를 운영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리고 계세요. 벌써 9년째라고요?

◆ 안재우> 2006년부터 시작을 해서 10기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주로 배우러 오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십니까?

◆ 안재우> 너무나 다양한 분들이 오고 계십니다. 그리고 복화술을 배워서 자기 직업으로 활용하고 싶어서 배우시는 분이 있고 그래서 한국 복화술사들은 복화술 학교를 통해서 배출된 사람들입니다. 거의 다 제 제자가 되겠죠.

◇ 김현정> 복화술 전도사시네요. 우리나라의.

◆ 안재우> 그렇게 되네요. 그리고 그 외에도 성우나 가수, 개그맨, 동화구연가, 웃음치료사, 마술사, 다양한 분들 그리고 일반인 같은 분들도 취미 삼아 장기로, 특기로 활용하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 김현정> 혹시 뒤에서 상사 몰래 한마디 욕을 하고 싶은데 복화술.

◆ 안재우> 계세요. 그런 분도 계세요.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다 보니까, 직장 내에서도. 그렇게 푸시려고 하는 목적을 가지고 오신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냥 제가 던진 말인데 진짜 그런 분도 계시네요.

◆ 안재우> 또 연인에게 프러포즈를 해주려고. 자기 속마음을 얘기를 못해서 소극적인 분이 복화술을 배워서 자기 마음을 이야기할 누군가를 통해서 자기 마음을 전하고 싶은 거죠.

◇ 김현정> 아이 러브 유 하는데 입술이 하나도 안 움직이면.

◆ 안재우> 옆에서 대역 인형을 통해서 자기의 마음을 시원하게 얘기하니까 그게 프러포즈에는 너무나 딱 어울리는 기술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 김현정> 소장님도 혹시 복화술을 일상에서 쓰실 때가 있어요, 공연 말고?

◆ 안재우> 많죠, 그중의 하나를 소개하면 제가 운전을 많이 하고 다니니까 운전할 때 자주 쓰게 됩니다.

◇ 김현정> 운전할 때 복화술을 할 일이 뭐가 있을까요?

◆ 안재우> 사고 유발자들이 많죠. 끼어들거나 위험하게 운전 한다거나 이랬을 때 서로 눈빛이 마주치게 되죠. 그랬을 때 얼굴을 붉히면서 입을 벌리면서 말을 하게 되면 싸움이 나게 되죠. 시시비비를 가리게 되죠. 그런 것들을 피하기 위해서 저는 활짝 웃으면서 욕을 합니다.

◇ 김현정> 이것은 괜찮은 방법인데요.

◆ 안재우> 전혀 싸움이 날 리가 없어요. 저는 속 시원하게 풀고 그 사람은 웃는 얼굴로 마주하기 때문에 너무 평화롭습니다.

◇ 김현정> 나는 가슴에 쌓여두는 것 없고. 그 사람은 웃으면서 욕을 한바탕 하고 나면 그쪽에서는 웃는 모습만 보는 거니까.

◆ 안재우> 그러니까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저 사람이 또 저렇게 웃어주는구나 하고 그냥 감사함으로 자기 갈 길을 가게 되죠. 인사하고 가게 되고.

◇ 김현정> 고개를 끄덕하고. 참 재밌네요.

◆ 안재우> 그런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갈등 없이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의 하나로써 이 부분을 잘 살리면 굉장히 유용한 기술이 되겠어요, 생활의 기술, 삶의 기술.

◆ 안재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실제로 마마쇼라는 공연도 하시더라고요?

◆ 안재우> 여러 가지 공연들을 하고 있는데요. 그중의 마마쇼 같은 경우는 아줌마의 마자를 따서 마마쇼라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것도 아줌마들의 쌓인 스트레스를 이런 걸 풀어주는 그런 쇼라면서 요?

◆ 안재우>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주머니들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말 못할 사정이나 사연들이 많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에는 특히 그런 것 같은데요. 그런 것들을 속 시원하게 복화술을 통해서 대신 말을 해 줌으로써 상당히 많은 위로를 받게 되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 김현정> 예를 들어서 공연 내용이 어떤 식이길래, 그걸 대신 풀어줄 수 있을까요?

◆ 안재우> 공연장에 나오는 대사를 잠깐 해 드려야 되나요?

◇ 김현정> 좋네요, 네.

◆ 안재우> 깡 여사의 목소리를 잠깐 빌어서.

◇ 김현정> 깡여사요?

◆ 안재우> 네, 깡여사입니다.

◇ 김현정> 주인공 이름이 깡여사예요?

◆ 안재우> 네, 주인공.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역할을 대신해 줄 이름이 깡 여사라고 합니다. 악으로 깡으로 그런 거죠. 깡 여사님이 제 옆에 인형으로 나와 있는 상태에서 입술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이제 인형이 말하는 것처럼 소리를 던지는 겁니다. “평생 한다는 말이 옷 줘, 리모컨 줘, 자자. 그것도 모자라서 한다는 말이 네가 뭘 알아? 뱃살 좀 빼. 왜 이렇게 늙었니? 확, 잘났어. 정말. 아껴서 살림하느라 남은 밥 다 먹어서 그렇게 배 나왔다, 인간아. 어쩔래. 나한테 투자할 돈이 없어서 옷도 없고 확 늙었어, 인간아.”
이렇게 진행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이게 입을 전혀 안 움직이고 하시는 거잖아요. 나한테 한다는 말이 리모컨 가져와라. 물 떠와라, 이런 것밖에 못하느냐 하면서 남편한테 타박하는 이야기.

◆ 안재우> 제 목소리 안 되면 어떡한대 그런 대목이 있죠.

◇ 김현정> 재미있네요. 복화술 출제도 준비 중이시라면서요?

◆ 안재우> 2009년부터 2010년도까지 전 세계의 복화술사들이 다 모이는 전 세계 최고의 축제가 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그 축제에 제가 공식적으로 초청을 받고 공연을 하게 됐는데요. 세계인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복화술 축제가 6월에 코엑스에서 진행이 되게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저도 오늘부터 열심히 연습해서 6월 축제에 가서 보여드릴게요. 다른 것보다 분란 없이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이라는 것, 그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드네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