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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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7(금) 최은진 "오빠는 풍각쟁이야~1930년대를 노래로"
201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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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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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은진


오늘이 3월 7일, 3.1정 지난지 얼마 안 됐는데요. 일제 강점기 1930년대 그 시절에는 과연 어떤 음악을 들었을까요. 대중가요, 유행가라는 게 있었을까요? 있었답니다. 1930년대 그 시절 노래를 발굴해서 부르는 전문가수가 한 분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30년대 노래 전문가수 최은진 씨를 직접 만나서 얘기 나눠보죠. 최 선생님, 안녕하세요?

◆ 최은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1930년대 생은 아니시죠?

◆ 최은진> 당연하죠.(웃음)

◇ 김현정> 몇 년 생이세요?

◆ 최은진> 저는 1960년 생입니다.

◇ 김현정> 1960년 생. 그런데 어떻게 1930년대 노래를 부르십니까?

◆ 최은진> 2003년도에 제가 나운규 전의 아리랑을 복원했어요. 30년대 음악을 불러가면서 제가 음악을 접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나운규 아리랑 복원하는 작업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로 해서.

◆ 최은진> 30년대 음악을 접한 거죠.

◇ 김현정> 우선 1930년대 대중가요라는 게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리가 아는 국악의 한 종류 민요는 우리가 알 듯이 당연히 있었을 거고.

◆ 최은진> 이거는 30년대에는 또 뉴욕재즈가 일본을 통해서 도착하거든요. 그래서 스윙재즈라는 게 우리나라에 와요.

◇ 김현정> 30년대에 스윙재즈가 있었어요?

◆ 최은진> 그럼요. 전 세계적으로 스윙재즈가 있었죠.

◇ 김현정> 그러면 우리가 말로 듣는 것보다 좀 몇 곡을 들려주실 수 있을지 이 부탁 괜찮으실지 모르겠어요.

◆ 최은진> 제가 지금 생목으로 불러야 되는 거죠?

◇ 김현정> 조금만 맛보기로만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최은진> (노래) 오늘은 일찍 오마 약속하시고 자정이 지나 한 시 반인데 왜 인제 오셔요. 내일도 그렇게 늦게 오시면 싫어요. 내일 꼭 일찍 와요, 네? 얼른 오~세요 네. (노래 끝).
이거 1절이고요.

◇ 김현정> 이 노래 제목이 뭐예요?

◆ 최은진> 신접살림풍경이요.

◇ 김현정> 신접살림풍경.

◆ 최은진> 그리고 또 오빠는 풍각쟁이는 (노래)오빠는 풍각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몰라잉 난 몰라잉 내 반찬 다 뺏어 먹는 건 난 몰라. 불고기 떡볶이는 혼자만 먹구 오이지 콩나물이면 나한테 주구 오빠는 욕심쟁이 오빠는 심술쟁이 오빠는 깍쟁이야. (노래 끝) 이것도 1절만.

◇ 김현정> 오빠는 풍각쟁이야, 이 노래는 많이 들어본 것 같네요, 오빠는 풍각쟁이.

◆ 최은진> 그리고 엉터리 대학생이라는 가사가 또 참 재미있어요.

◇ 김현정> 그것도 그럼 조금만 좀.

◆ 최은진> (노래) 우리 옆집 대학생 호떡주사 대학생은 십 년이 넘어도 졸업장은 캄캄해 아서라 이 사람아 참말 딱하군 밤마다 잠꼬대가 걸작이지요. 연애냐 졸업장이냐 연애냐 졸업장이냐 아서라 이 사람아 정신 좀 차려라 응. (노래 끝) 1절 만인데요. 그 호떡주사라는 거는 대학생이 돼서 방바닥에서 뒹굴뒹굴 앞뒤로 호떡 굽듯이 한다는 얘기예요.

◇ 김현정> 뒹굴뒹굴한다, 앞으로 젖혔다, 뒤로 젖혔다.

◆ 최은진> 그리고 2절은 향수 장사라는 말이 있거든요.

◇ 김현정> 그건 뭔가요?

◆ 최은진> 향수장사가 향수를 파는 게 아니고 향수를 몸에 뿌리고 다닌다는 거죠. 향수장사, 공부냐 다마쯔끼냐, 공부냐 다마쯔끼냐 그러는데 다마쯔끼는 또 당구를 얘기해요. 그리고 3절은 붕어새끼 대학생이래요. 붕어새끼가 뭐겠어요, 마신다는 거죠.

◇ 김현정> 마신다?

◆ 최은진> 네, 술하고 홍차, 커피 이런 거 마시러 다닌다는 거죠.

◇ 김현정> 어쩌면 1930년대 대중가요, 만요는 가사가 이렇게 재미있나요.

◆ 최은진> 그러니까 그게 사실은 재미있는 노래 같지만 그 시대를 사실은 희화화시킨 거죠.

◇ 김현정> 풍자한 노래군요.

◆ 최은진> 그렇죠. 그러니까 아픈 시대기 때문에 그렇게 빠르고 재미있는 가사로 사실은 위로를 하는 거죠.

◇ 김현정> 위로를 하는 거. 그런데 30년대 스타일 목소리를 우리 최은진 씨는 어떻게 내는 거세요?

◆ 최은진> 저는 누구한테 공부한 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고 그냥 제가 타고난 거죠.

◇ 김현정> 이 1930년대에는 노래들의 특징이 풍자하는 노래라는 것, 좀더 빠른 비트의 노래라는 것말고 또 어떤 특징이 있나요?

◆ 최은진> 자연을 노래하죠. 그 시대에는 가사를 시인들이 썼어요. 그래서 30년대에는 변하지 않는 시대잖아요. 외국문물이 들어오기는 시작했지만 강산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슴에 꽃이 핀다고 얘기하고 또 새도 노래하고 별빛만 나를 부르네, 달빛만 나를 부르네, 별빛만 나를 비추네 이렇게 노래를 하기 때문에 저는 이런 가사에 끌려서 너무 좋아하죠.

◇ 김현정>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네요. 그런데 최은진 씨는 원래 뭐 하시던 분이세요?

◆ 최은진> 지금 문화공간 아리랑 운영하고 있고요. 그 전에는 연극도 했고 1인극도 했고 퍼포먼스도 했고 또 슈퍼보이스 탤런트 선발대에 나가서 상도 받았고 쑥스럽지만 말씀을 하라니까...

◇ 김현정> 다재다능한 분이시네요연극도 하시고 성대모사 대화 나가서 상도 타시고 1930년대 아리랑부터 시작해서 그 발굴부터 시작해서 30년대 유행하던 전체 유행가들까지 찾아내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계시는 분이세요. 보니까 공연도 여러 번 하셨네요.

◆ 최은진> 공연은 소소하게 많이 합니다.

◇ 김현정> 연세 있는 분들이 많이 오세요, 젊은이들이 많이 오세요?

◆ 최은진> 이거는 정말 놀라운 사건인데요. 음악이라는 거는 음악을 좋아해야 듣는 거지 나이 들었다고 음악을 듣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 노래가 밝혀지면서 젊은 사람들이 더 좋아해요.

◇ 김현정> 1930년대 이 노래를 이 젊은 사람들이?

◆ 최은진> 왜냐하면 신선하니까요. 그리고 재즈 리듬이 있고 이런 곡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놀랍죠.

◇ 김현정> 공연하면 연세 많은 분들이 30년대 노래니까 들어보자 하고 오실 것 같은데.

◆ 최은진> 물론 나이든 분들도 좋아하는데 젊은 사람들한테도 sensation 이에요.

◇ 김현정> 가장 좋아하는, 공연하면 가장 반응이 좋은 곡은 어떤 건가요?

◆ 최은진> 언제나 ‘오빠는 풍각쟁이’ 예요. 남녀노소. 다 일어나서 춤추게 해요.

◇ 김현정> 참 뜻깊은 일을 하시네요. 30년대 노래를 발굴해서 부른 이분. 앞으로의 꿈도 독특한 꿈을 가지고 계실 것 같아요.

◆ 최은진> 저는 음반 한 장 더 내야하고 그리고 정말 하고 싶었던 재즈도 부를 거고요. 그리고 이 문화공간에, 우리 집이 작지만 살롱이거든요.

◇ 김현정> 문화살롱을 만들어놓으셨어요?

◆ 최은진> 네, 한번 오세요. 여기서도 공연을 하니까.

◇ 김현정> 좀더 좋은 노래들, 다양한 노래들 많이 발굴해 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최은진 선생님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