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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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3(월) 애니메이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장형윤 감독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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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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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형윤 (애니메이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감독)



미국 애니메이션 사상 첫 기록이죠. 역사상 우리나라에 수입됐던 모든 외국영화 전체를 통틀어서도 이게 두 번째라니까 참 어마어마한 기록입니다. 그런데 이 뉴스 들으면서 우리야 대단하다 하고 넘기지만 한편에서는 아주 씁쓸해하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토종애니메이션 작가들, 감독들인데요. 지금 ‘겨울왕국’이 전국을 휩쓸던 그때에 토종 애니메이션 한 편이 개봉을 했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감독님을 만나보죠.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의 감독, 장형윤 감독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장 감독님 안녕하세요.

◆ 장형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참 제목도 정겹네요.

◆ 박태우> 제가 마침 그 쓸쓸해하고 있던 감독입니다.

◇ 김현정> 언제 정확히 개봉을 했어요?

◆ 장형윤> 2월 20일날 개봉했습니다.

◇ 김현정> 한 열흘 됐네요, 그러니까. 정확히는 열이틀 째인데 관객 수 몇 명 돌파했습니까?

◆ 장형윤> 43,000명 돌파했습니다.

◇ 김현정> 한 달 전에 개봉된 ‘겨울왕국’ 이 천만 됐다는 소식 듣고는 어떠셨어요?

◆ 장형윤> 배가 아팠죠.

◇ 김현정> 솔직하시네요, 배가 아팠다. ‘겨울왕국’ 보셨어요?

◆ 박태우> 아직 안 봤어요. 제가 천만 넘기는데 한 명이 되고 싶지 않아서.

◇ 김현정> 우리 국민 천만이 보는 영화를 애니메이션 감독님은 못 보셨어요?

◆ 장형윤> 이제 보려고요.

◇ 김현정> 배가 아파서. 또 얼룩소한테 미안한 마음도 있었을 것 같고.

◆ 장형윤> 넘기면 보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참 궁금한 게 우리나라가 애니메이션 기술이 전혀 뒤지지 않거든요. 실제로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 하청도 많이 받죠?

◆ 장형윤> 네, 많이 하고 있죠.

◇ 김현정> 우리 기술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 장형윤> 애니메이션이 크게 두 개로 나뉠 수 있는데 하나는 CG애니메이션이 있고요.

◇ 김현정> CG, 컴퓨터 그래픽처럼 컴퓨터로 만든 애니메이션.

◆ 장형윤> 예를 들면 대표적인 예가 ‘겨울왕국’ 같은 거고요. 하나는 손으로 그리는 2D애니메이션이 있어요. 2D애니메이션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 김현정> 보다 정교하고 수작업이 들어간 애니메이션.

◆ 장형윤> 2D애니메이션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가 예전에 기술은 되는데 스토리가 안 된다 그런 말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 2D애니메이션은 많이 하향 추세예요. 젊은 인력이 없는 거죠. 한편에 CG애니메이션은 많이 발전했어요. CG애니메이션은 약진하고 있고 손으로 하는 작업, 2D애니메이션은 굉장히 힘든 상황이죠.

◇ 김현정> 그러면 CG애니메이션 발전하고 미국, 일본 작품까지도 우리가 하청 받는 수준인데 왜 우리 이름을 걸고 나오면 이 애니메이션들이 잘 안 되는 걸까요?

◆ 장형윤> 아무래도 우리가 아직 실천적으로 경험이 없기도 한 것 같아요. 저희, 그러니까 한국 애니메이션들이 한 작품 만들고 나면 망해서 다음 작품 못 만들고 있거든요.

◇ 김현정> 경험이 축적될 시간이 없군요.

◆ 장형윤> 그러니까 이것도 경험적으로 좀 쌓여야지 더 잘 만들 수 있는데 다시 할 기회가 없으니까 노하우가 축적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제작비라든지 마케팅도 차이가 많이 나나요? 외국의 것과.

◆ 장형윤> ‘겨울왕국’ 이 1600억 정도인데 저희는 제작비가 7억 정도니까. 한 160개, 200개 만들 수 있는 차이죠.

◇ 김현정> 마케팅비도 차이가 많이 나요?

◆ 장형윤> 마케팅비도 그 정도 차이가 나죠. 저희는 마케팅비가 3억 정도인데 보통 극장에서 열리는 30억~60억 정도 되거든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천 억대에 가까운 마케팅이 다시니까.

◇ 김현정> 마케팅비도 차이가 많이 나요?

◆ 장형윤> 마케팅비도 그 정도 차이가 나죠. 저희는 마케팅비가 3억 정도인데 보통 극장에서 걸리는 영화마케팅이 30억~60억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겨울왕국’이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천 억대 가까운 마케팅을 하니까.

◇ 김현정> 그렇군요, 정말 그런 부분에서 비교가 안 되다 보니까 잘 만들고도 외면 받는 상황.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장형윤 감독 만나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이 만화 굉장히 재미있는 만화라고 입소문은 지금 나고 있는데.

◆ 장형윤> 인공위성이 있어요. 우리나라의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일호라는 인공위성이 있는데 그 인공위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공위성이 수명을 다해서 지구 위를 떠돌다가 인간의 마음이 생긴 거예요, 지구를 바라보다가.

◇ 김현정> 인공위성이 인간의 마음이 생겨요?

◆ 장형윤> 인공위성이 이제 5년이면 수명이 다하거든요. 수명이 다하고 우주 쓰레기같이 떠돌다가 지구를 지켜보다가 사람 마음이 생긴 거죠. 그래서 어느 날 음악을 듣고 그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을 찾아서 지구로 떨어져서 소녀가 돼서 그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내용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발상만 들어도 시작만 들어도 재미있게 생겼네요, 이 만화. 그런데 제가 보니까 장형윤 감독이 만화학 전공하신 분도 아니고 영어학 전공하신 분도 아니고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나오셨어요?

◆ 장형윤> 네.

◇ 김현정> 어떻게 만화에 빠지셨어요?

◆ 장형윤> 그게 이제 제가 수능성적으로 과를 지원하다 보니까 딱 거기 정치외교학과가 딱 맞더라고요.

◇ 김현정> 앞에서 변상욱 기자가 기자수첩에서 지적한 바로 그 예가 우리 장형윤 감독님이시군요.

◆ 장형윤> 그런데 저는 생각보다 잘 맞았어요, 정치외교학과가. 어쨌든 그랬는데 열정을 바치는 일을 하고 싶다, 뭔가 나를 던지는 일을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어떤 게 좋을까 하다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 김현정> 보니까 주식회사 이름도 주식회사 “지금이 아니면 안 돼”. 저는 태어나서 이렇게 희한한 주식회사 이름은 처음 봐요, 장 감독이 이끌고 계시는 주식회사인데 무슨 의미입니까, 지금이 아니면 안 돼.

◆ 장형윤> 원래는 제목이 더 길었어요. 회사이름이 “사랑도 음악도 시도 영화도 지금이 아니면 안 돼, 나중에는 너도 나도 변할 테니까” 이거였는데 그렇게 등록하기는 어렵잖아요. 지금도 은행에 가면 웃으세요. 회사 이름 보고. 제가 너무 항상 미래지향적으로만 살다가 보니까 한국에서 다 모든 사람이 겪게 되는 건데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나중에 대학 가면 해라, 언제 돈을 벌면 해라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그렇게 살아야지 지금을 위해서 살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지금이 아니면 안 돼” 회사이름으로 그냥 해 버렸어요.

◇ 김현정> 멋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데 우리는 항상 미래만 바라보고 뛰고 있다. 이런 열정으로 만든 우리 애니메이션들이 참 잘 돼야 될 텐데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이거 손익분기점 넘기려면 몇 명 들어야 되죠?

◆ 장형윤> 저희가 20만 명 정도 들어오면 넘기는데 극장 수익이 다른 IPTV나 다운로드 서비스 그런 게 있으니까 조금만 더 되면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열흘 동안 4만 명이지만 저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하고요. 그 어마어마한 마케팅보다 더 무섭다는 입소문 타고 10만, 20만, 200만, 1000만 기록하기를 토종애니메이션 저력 보여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장형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