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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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박태우 (KAIST 박사)
컴퓨터 게임에 미친 10대가 있었습니다. 하루에 4시간씩 매일 게임을 하니까 부모님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겠죠. 그런데 이 학생은 대학에 갔고요, 결국 그 좋아하던 게임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아서 지금 화제입니다. 말하자면 게임박사 KAIST 사상 게임박사 1호라고 하네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KAIST 전산학과의 박태우 박사,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박태우 박사님 안녕하세요.
◆ 박태우> 안녕하세요.
◇ 김현정> 말 그대로 게임박사시네요. 게임을 잘해서도 게임박사고 게임으로 박사학위도 받았으니까 정말 박사고.
◆ 박태우>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확히 어떤 연구를 받으신 거예요, 학위를?
◆ 박태우> 보통 게임이라고 하면 자기 시간을 빼서 쓰면서 재미만 추구하는 그런 게임들을 많이 생각하시는데 그런 게임들은 아시다시피 중독성이나 다른 문제들도 여러 가지가 있고 그래서 저는 게임을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하는 운동에 게임을 접목하는 시도를 좀 해 봤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운동에 어떤 식으로요?
◆ 박태우> 간단히는 유산소 운동 같은 경우에 계속 운동하는 속도를 바꿔가면서 운동을 하실 수 있는 운동들이 상당히 많이 있어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자전거타기 같은 거요?
◆ 박태우> 자전거타기도 그렇고 저희 어머니는 훌라후프를 좋아하시고. 그 속도를 게임에 입혀 활용할 수 있으면 그러면 운동을 하면서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서로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을 인터넷으로 갖다가 이어주기만 하면 그 사람들이 우리가 보통 키보드나 마우스로 게임을 하는 것 같이 인터넷 공간에서 모여서 같이 운동을 통해서 게임을 즐길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럼 훌라후프를 내가 진짜로 세게 돌리면 그게 화면에...
◆ 박태우> 오리배 같은 그런 캐릭터를 사용을 했는데요. 간단하게 레이스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훌라후프 빨리 돌리면 오리배가 빨리 앞으로 가는 그런 거죠.
◇ 김현정> 1, 2, 3, 4, 5, 6, 7 이렇게 해 가지고 열 척을 딱 놓고 훌라후프를 세게 돌리면 돌릴수록 오리배가 앞으로 먼저 나가서.
◆ 박태우> 제일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그런 식의 개념입니다.
◇ 김현정> 정말로 생활속에 접목을 잘 시키셨네요. 어릴 적부터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셨다면서요?
◆ 박태우> 7살때부터 시작을 했고요.
◇ 김현정> 어떤 게임을 하셨어요?
◆ 박태우> 갤러그라고 하면 아실지 모르겠는데 우주선 미사일을 쏘는 그런 간단한 게임입니다.
◇ 김현정> 매일 하셨어요, 그렇게?
◆ 박태우> 그럼요, 매일 하죠. 생활의 낙이였죠.
◇ 김현정> 7살에 시작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쫙.
◆ 박태우> 그럼요, 빼놓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 김현정> 많이 할 때는 얼마나 많이 하셨어요?
◆ 박태우> 점심먹을 때부터 시작해서 다음 날 점심먹을 때까지 했던 적이 있었어요.
◇ 김현정> 아니, 그러면 부모님들이 굉장히 싫어하셨겠는데요.
◆ 박태우> 싫어하시죠. 그만 해라, 먹지 마라 이런 식으로도 많이 하시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게임기나 컴퓨터를 들고 다른 곳으로 숨기시기도 하시고.
◇ 김현정> 숨겨도 찾아내서 또 했어요?
◆ 박태우> 그렇죠. 옛날에 전화선으로 통신해서 게임하는 게 있었는데 어느 날 전화세가 몇 십 만원이 나온 거예요. 그래서 전화선을 끊으셨어요. 그래서 저는 또 그걸 다시 이어서 하다가 다시 또 적발되면 또 끊으시고.
◇ 김현정> 부모님이 그러면 그 정도도 게임광이면 ‘너 뭐 되려고 하니’ 이런 소리도 하셨겠어요.
◆ 박태우> 그렇죠. 그때 당시에는 프로게이머 같은 것도 없었기 때문에 저도 탄압을 많이 받았다고 할까요.
◇ 김현정> ‘뭐 되려고 하니’ 부모님이 그러셨는데 정말로 게임박사가 됐네요.
◆ 박태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게임박사 되기 전에 우선 그렇게 게임을 하면서도 어떻게 KAIST에 붙었어요.
◆ 박태우> 그게 또 사연이 있는데.
◇ 김현정> 어떤 사연이 있습니까?
◆ 박태우> 제가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게임이나 생활조절이 잘 안 되는 편이였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성취감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고나 할까요.
◇ 김현정> 게임에서 얻던 성취감을 이런 걸 공부에서도 맛볼 수 있구나 이렇게.
◆ 박태우> 그런 거죠. 제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게임을 왜 좋아하냐라는 게 게임은 어떤 작은 성취감을 깨알같이 얻을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공부를 하면서도 소소하게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노력들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렇게 조금씩조금씩 이렇게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들이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대학에서 붙고. 대학에서 학업은 어떻게 했습니까?
◆ 박태우> 2, 3학년 정도 때 계속 게임기나 생활통제 같은 그런 것들을 계속 연습해 나가는 시기였는데 그런 것도 잘 안 되다 보니까 문제도 생기고 그런 것들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좀 방황을 하다가, 대학 붙고 나서도 방황을 하다가 어떻게 해서 그 게임을 가지고 내가 이걸로 한번 성공해 보자 이런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됐나요?
◆ 박태우>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한번은 너 그렇게 힘들게 할 것 같으면 네가 좋아하는 게임을 가지고 뭐라도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냐 이렇게 제안을 하셨어요.
◇ 김현정> “너 게임 그렇게 좋아하는데, 게임에 미쳤는데 그럼 게임으로 한번 뭔가 연구를 해 보지 그러냐” 이렇게 된 거예요?
◆ 박태우> 정확하죠, 그렇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제 게임으로 박사학위 받은 건 KAIST 설립 이래 처음이라면서요?
◆ 박태우> 저희가 알기로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부모님이 뭐라고 하세요?
◆ 박태우> 일단 좀 황당하게 생각하시는 경우고요. 이게 되는구나, 주변에서는. 중간중간에는 이렇게 주변 분들이 이게 정말 연구가 되냐, 이렇게 반신반의하던 분들도 굉장히 많고 그래서 제 스스로 용기를 얻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들으면서 부모님들 중에 귀를 솔깃하실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왜냐하면 지금 박 박사님이야 정말 잘 풀린 경우지만 대개의 경우는 게임에 빠져서 그야말로 생활이 안 되는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이 많거든요. 조언을 주신다면?
◆ 박태우> 결국에는 부모님들께서 지혜롭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가능하시다면 자녀분들이 어떤 게임을 하시는지 그리고 그 게임을 계속하게 되는 이유가 뭔지를 같이 한번 게임을 해 보시기도 하시고 같이 얘기도 한번 해 보시면서 어떤 점이 내 자녀가 그렇게 게임을 하게 만들었는지를 파악해 보시는 것을 먼저 하시는 것은 어떨까 이런 권유를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무조건 하지 말아라, 절대 하지 마” 이게 아니라 “뭐가 그렇게 좋으니” 이렇게 이유를 좀 파악하고 대화를 해가다 보면 그런다고 엄마랑 대화한다고 해서 자제가 될까요?
◆ 박태우> 그거는 또 그 이후에 어떻게 하면 이것과 비슷한 작은 성취감들을 더 얻어나갈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해 보기 시작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어떤 점이 내 자녀가 만약에 성취감을 원한다면 다른 면에서 성취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를 좀더 고민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이유가 뭔지를 파악해서 게임이 아닌 다른 것으로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것 그걸 찾아내면 되겠군요.
◆ 박태우>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게임을 아예 안 하지는 않겠지만 생활의 어떤 균형을 맞추는데는 확실히 도움이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박태우 박사가 만든 이 게임을 하면 괜찮겠네요, 운동도 되고.
◆ 박태우> 도움도 되시겠지만 저는 헬스장에서 지속적으로 운동 못하시는 분들, 괴로움을 느끼는 분들을 특별히 마음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플레이해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게임을 앞으로 만들고 싶으세요? 꿈에 그리는 어떤 목표하는 게임이 있습니까?
◆ 박태우> 굉장히 복잡한 게임을 만들고 그걸로 인정을 받는 것보다는 모든 생활 속에서 그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나 이런 것들을 어떤 게임이나 꼭 게임이 아니더라도 어떤 서비스들을 통해서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많은 서비스나 게임들을 만들고자 하는 희망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힐링게임, 힐링이 되는 게임. 이거 좋은 아이디어네요. 그래요, 박태우 박사님, 박사학위 받으신 거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 박태우>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 게임발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게임 열심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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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8(금) 박태우 "게임에 빠져 지내다 '게임박사' 됐어요"
20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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