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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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6(수) 욕지도의 꽃할매 바리스타-고복재 할머니
2014.03.26
조회 154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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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복재 할머니 (마을기업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이사장)



‘욕지도’ 경남 통영항에서 35km 떨어진 섬입니다. 인구가 한 2000명 되는 그러니까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섬이죠. 그런데 이 섬마을의 할머니들 그것도 12명이 단체로 원두커피 제조자격증, 즉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커피전문점을 차려서 화제입니다. 카페이름이 아예 ‘욕지도 할매바리스타’예요. 섬마을 할머니와 바리스타라는 게 쉽게 연관은 안 되는데요. 특별한 할머니 바리스타 그 분들 중의 한 분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겠습니다. 바리스타 고복재 할머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고복재 할머님, 안녕하세요?

◆ 고복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아침의 욕지도 풍경은 어떻습니까?

◆ 고복재> 지금 가랑비가 내리고 있고요. 아침에 바다는 잔잔한데 실안개가 물안개가 조금 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물안개 피어나는 가랑비 내리는, 봄비 내리는 바다 보면서 커피 한 잔 드시면 최고겠네요, 오늘. 욕지도, 통영에서 뱃길로 얼마나 가는 거죠?

◆ 고복재> 통영에서 1시간 20분.

◇ 김현정> 1시간 20분. 제일 유명한 건 뭡니까?

◆ 고복재> 유명한 건 욕지도는 고구마입니다.

◇ 김현정> 고구마. 그러면 주민들 대부분 고구마 재배하세요?

◆ 고복재> 그렇죠.

◇ 김현정> 연세들은 우리 할머님들 어떻게 되세요?

◆ 고복재> 최연소가 한 마흔 정도 되고요.

◇ 김현정> 제일 연장자는?

◆ 고복재> 연장자는 79. 80 정도 가까이 됩니다.

◇ 김현정> 우리 고복재 할머님은요?

◆ 고복재> 저는 67세입니다.

◇ 김현정> 67. 그러면 우리 할머님들이 원래 욕지도에서 원두커피를 즐겨 드시던 분들이세요?

◆ 고복재> 애초에는 믹스커피를 많이 드셨죠.

◇ 김현정> 그렇죠. 아니면 미숫가루를 드신다든지 매실차를 드신다든지.

◆ 고복재>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러시던 분들이 어떻게 갑자기 원두커피를 그냥 드시는 것도 아니고 만들 생각을 하셨어요?

◆ 고복재> 여기는 이제 전문커피점이 없습니다.

◇ 김현정> 다방은 있고요?

◆ 고복재> 그런데 외부에서 손님들이 요즘에는 젊은 손님들도 여행객들도 많이 들어오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전문 커피점을 찾는 분들이 있어요. 그리고 이제 성수기가 다가오고 하니까 우리가 그런 걸 대비해서 우리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가 임했죠.

◇ 김현정> 쉽게 말하자면 관광객으로 들어오는 젊은이들이 할머니, 여기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이런 거 있어요 하고 물어보는데 없는 거예요, 욕지도에는. 우리가 그럼 만들어서 팔아보자, 이렇게. 그러면 할머님은 원두커피라는 걸 이번에 배우면서 처음 드셔보신 거세요?

◆ 고복재> 할머니들은 처음 드셔보셨죠.

◇ 김현정> 우리 고복재 할머님은 몇 번 드셔보셨고? 그럼 처음 드셔 보신 분들은 반응이 어땠습니까?

◆ 고복재> 커피 맛을 잘 모르겠다. 쓴맛뿐이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지금 배우다 보니까 향을 알게 되고 맛도 알게 되고 우리는 이제 생두를 좋은 생두를 엄선해서 그걸 직접 뽑고 가루를 내고 우리가 핸드드립을 해서 그렇게 이제 판매를 하기 때문에 어느 도회지 유명 브랜드 찻집보다는 맛이 훨씬 좋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처음에 드셔보신 할머님들은 도대체 이게 무슨 맛으로 좋다고 하는 거야, 이러시던 분들이. 이제는 그분들이 직접 생두 골라서 갈아서 볶아서 이렇게 커피를 내시는 거예요?

◆ 고복재> 네, 그러니까 요즘에는 믹스커피를 안 드시죠.

◇ 김현정> 그분들이 이제 안 드시고. 막상 공부해 보니까 어떤 게 제일 어려우셨어요, 할머니.

◆ 고복재> 처음에는 할머니들이 핸드드립을 할 때 드립하는 데 따라서 또 맛도 달라지거든요.

◇ 김현정> 달라지죠.

◆ 고복재> 그러니까 그 핸드드립 하는 그 과정에서 손이 많이 떨리죠.

◇ 김현정> 그런 것들. 또 커피가 종류가 굉장히 많잖아요. 그 이름들은 다 어떻게 외우셨어요?

◆ 고복재> 안 외워지더라고요.

◇ 김현정> 그게 이름이 복잡한 게 많아요. 카라멜 마끼아또.

◆ 고복재> 그런 것들을 이제 할머니들이 외우기가 굉장히 좀 어렵죠. 그러니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아메리카노나 카페, 커피 카페나 또 고구마 라떼, 빼떼기죽.

◇ 김현정> 빼떼기죽은 또 뭐예요, 빼떼기죽은?

◆ 고복재> 빼떼기죽은 고구마를 넙적넙적하게 해서 비져가지고 말립니다. 말려서 이제 팥이나 돈보, 차조쌀이나 찹쌀 같은 것을 넣어서 같이 끓여서 내는 겁니다.

◇ 김현정> 우리가 외울 수 있는 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거 한번 취사 선택해서 메뉴로 내놓으신 거군요. ‘욕지도 할매바이리스타 커피집’. 근데 그렇게 해서 자격증 땄더라도 커피숍 전문점 차리려면 돈이 필요했을 텐데 어떻게 하셨어요?

◆ 고복재> 우리는 마을기업으로.

◇ 김현정> 마을 기업으로 지원 받아서.

◆ 고복재> 조합을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얼마 전 2월 24일날 처음 딱 문 열고 출근하던 날 기분이 어떠셨어요?

◆ 고복재> 굉장히 흥분됐죠.

◇ 김현정> 그렇죠. 장소도 바닷가 바로 앞이라면서요. 얼마나 멋있을까요. 손님은 지금까지 몇 명이나 찾아오셨습니까?

◆ 고복재> 하루에 지금으로서는 20명도 되고 30명도 되고 어떤 날은 10명도 되고 그렇죠.

◇ 김현정>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며칠 안 되긴 했습니다마는 이제 한 한 달 됐습니다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 고복재> 우리는 이제 처음이니까 한 9시경 문을 열기로 했는데 8시 배를 타고 온 손님들이 있었어요. 블로그를 보고 아, 여기 찻집이 ‘할매바리스타’ 찻집이 생겼더라. 그렇게 하고 다른 섬으로 가려고 했는데 욕지도로 들어왔답니다.

◇ 김현정> 일부러 ‘할매바리스타 커피집’을 가려고 욕지도로 일부러 들어온 손님들.

◆ 고복재> 그래서 전화를 주셔서 지금 기다리고 있다고. 그래서 제가 내려가서 커피를 팔면서 이제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동네 소식도 전해 주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런 기억에 남는 손님. 일단 카페는 잘 차려진 것 같고 우리 구성원들 바리스타 분들도 훌륭하신 것 같고 정성도 대단한 것 같고 손님만 많이 오면 될 것 같습니다.

◆ 고복재>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많이들 오라고 방송 탄 김에 홍보 한번 하시죠.

◆ 고복재> 욕지도 섬마을 쉼터 ‘할래바리스타’로 많이들 찻집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우리 할머님들 잘 만드시고요, 앞으로도. 저도 들릴 일이 있으면 꼭 가서 차 한번 마시겠습니다.

◆ 고복재> 그러기를 바라겠습니다.

◇ 김현정> 할머니, 고맙습니다.

◆ 고복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집의 고복재 할머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