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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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금융기관에서 7년간 사기대출
-KT ENS 인감 몰래 찍어 서류위조
-은행은 믿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
-도박에 아파트에 별장까지 '흥청망청'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성운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 반장
사상 최대의 사기대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쉽게 말해서 은행을 사기 쳐서 대출을 받은 건데요, 그 규모가 자그마치 1조 8000억 원입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연루자만 16명, 기간은 총 7년에 이릅니다. 도대체 7년간 가짜 서류로 이 많은 금액을 대출 받는데 회사도 몰랐고, 은행도 몰랐고, 아무도 몰랐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잘 안 가죠. KT 자회사인 KT ENS 직원과 그 협력업체 직원들이 벌인 이 사기행각, 오늘 좀 짚어보겠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의 강성운 반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반장님, 안녕하세요?
◆ 강성운> 안녕하십니까? 강성운입니다.
◇ 김현정> 우선 이 사건에서 대출받는데 계속 활용이 된 회사가 KT ENS라는 회사에요. 뭐하는 회사인가요?
◆ 강성운> KT 자회사고요. 네트워크 설계부터 컨설팅 구축운영, 유지보수 하는 그런 대기업 회사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 일반인들은 익숙치는 않네요.
◆ 강성운>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 범인은 KT ENS에 다니는 김 모씨하고, KT ENS의 8개 협력업체 대표들하고. 이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짜고 은행에 사기를 친 겁니까?
◆ 강성운> 2007년경부터 협력업체들이 KT ENS에 실제 휴대폰 주변 기기 등을 납품해 오면서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는데요. 그러다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데 큰 자금이 필요하고 하니까 휴대폰 단말기 같은 정상물품을, (이 협력업체들이) 큰 고가의 물품을 납품하는 회사들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마치 고가의 물품을 납품한 것처럼 위장을 해서, 대출을 받기 위해서 공모해서 이렇게 시작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쉽게 말해서 가짜 세금계산서, 가짜 매출 채권 이런 것 내밀면서 '봐라, 우리가 KT ENS에다가 이만큼 납품하기로 계약이 된 협력업체다. 그러니까 돈 빌려다오' 이렇게 된 겁니까?
◆ 강성운>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가짜 서류 만들어준 것은 KT ENS 직원 김 씨고. 그 서류 들고 돈 빌리러 은행에 간 건 협력업체 대표들이고?
◆ 강성운>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몇 개 은행에서 몇 차례나 빌렸습니까?
◆ 강성운> 16개 금융기관에서 총 463회에 걸쳐서 대출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게 한 7년 된다고요?
◆ 강성운> 네.
◇ 김현정> 그런데 한 곳에서 빌리고 나면 대출 만기일이라는 것이 오잖아요. 그러면 만기가 되면 어떻게 했어요?
◆ 강성운> 만기 상환일이 다가오면 이 (협력)업체들이 또 다른 은행에 가서 동일한 방법으로 사기대출을 받아서 기존 대출을 계속 돌려막기식으로 막아왔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문서에는 회사 인감이라는 게 찍히지 않습니까. 그런데 KT ENS 직원 김 모씨가 어떻게 회사 인감에 접근을 해서 가짜 서류에 도장을 찍었을까요?
◆ 강성운>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KT ENS 내부의 인감 관리가 다소 소홀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 왜냐하면 사용인감(회사에서 법인인감 대신 사용하는 인감)같은 경우에는 각 부서별로 몇 개씩 보유하면서 필요시 수시로 서류에 도장을 날인하고, 계약직 직원들이 채용이 돼서 우편물 수발이나 이런 인감관리, 서류관리를 해왔는데 인감도장이나 사용인감도장 역시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이 일부 관리를 해왔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 김현정> 그럼 KT ENS 직원 김 모씨는 어떤 위치에 있길래 그 인감을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위치였나요?
◆ 강성운> 인감을 관리하는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점심시간에 직원들이 없을 때, 본인이 인감관리자 책상에 가서 몰래 꺼내와서 서류를 위조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IMG:3}◇ 김현정>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 쳐도 2008년부터 자그마치 7년이에요. 어떻게 은행들이, 그것도 굴지의,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은행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속을 수가 있죠?
◆ 강성운> 사실 간단히 설명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외상매출 채권담보대출이라고, KT ENS는 KT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일단 대기업이고 은행입장에서는 협력업체들이 KT ENS에 고가의 물건을 납품했다는 확인서를 KT ENS로부터 받아서 은행에 제출을 하니까 은행은 믿을 수밖에 없었고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출 상환 기일에 계속 상환이 이루어지니까, 은행은 믿을 수밖에 없었던 걸로 보여집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이번에 어떻게 이 일이 들통나게 된 겁니까?
◆ 강성운> 결국 금융감독원에서 2014년 1월 중반부터 이런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감지를 해서 조사를 시작한 것 같고요. 다른 은행 기관 측에서 대출을 조금 심사를 엄격히 하면서 거부를 하다 보니까, 결국은 돌려막기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이렇게) 터지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은행 관계자가 도움을 줬을 가능성은 혹시라도 없나요?
◆ 강성운> 지금까지는 밝혀진 게 없지만 대부분 공범자들이 해외로 도피한 사람(전 모씨)이 전부 은행권 사람들을 접촉을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저희는 계속해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 중입니다.
◇ 김현정> 은행내부의 누군가와 결탁했을 가능성도 보고 계시는 거군요, 수사를 하면서?
◆ 강성운>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제 새로 드러난 것은 이 사건에 금감원 간부까지 연루가 됐다는 겁니다. 금감원 간부 김 모 팀장, 어디까지 연루가 됐습니까?
◆ 강성운> 직접적으로 대출에 관여한 정황은 아직 안 나왔고요. 이 협력업체 대표들 몇 명과 몇 년 전부터 친분 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만나오다가 이번 사건이 터진 게 1월 29일경으로 금감원에서 인지를 했거든요.
◇ 김현정> 올해요?
◆ 강성운> 올해. 그때 협력업체나 KT (ENS)의 연루된 직원이 금감원 측에서 조사하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금감원의) 연루된 직원한테 부탁을 한 겁니다, 어떻게 조사가 진행이 되는지 (알아봐달라고).
◇ 김현정> 원래 알고 지내던 금감원 사람한테, 금감원이 뭔가 낌새를 친 것 같은데 좀 알아봐 주세요, 이렇게 된 거예요?
◆ 강성운> 네. 그래서 어느 정도 그 내용을 알아서 협력업체 사장들에게 일부 누설을 해 준 것 같고. 그 다음에 이틀 후에는 또 서울 시내 모처에서 금감원 직원과 협력업체 사장들이 만나서 (논의도 하고)
◇ 김현정> 대책회의도 하고?
◆ 강성운> 네. 그렇게 했던 걸로 확인이 됐습니다.
◇ 김현정> 그 첩보 듣고 도망갔습니까?
◆ 강성운>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감원 직원이나 협력업체 사장들은 직접적으로 그 만남 때문에 도주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정황상으로 보면 이 대책회의가 지난 후에 바로 주범들이 모두 도주를 했기 때문에 그런 (대책회의)만남 자체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 금감원 직원이 연루가 됐다는 것도 상당히 충격적인데, 그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하십니까?
◆ 강성운> 모든 정황은 열어놓고 있고요. 아직까지는 명확하게 밝혀지는 건 없지만 모든 정황을 놓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돌려막기 하고 나서도 이 사람들 손에 들어간 돈이 얼마나 되는 거죠?
◆ 강성운> 주범들을 통해서 저희가 확인한 금액이 2890억이고요. 대부분 부동산을 매입하고 회사도 인수하고 또 개인적으로도 사용하고요.
◇ 김현정>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썼어요?
◆ 강성운> 개인명의의 별장도 구입을 하고, 또 리모델링도 하고 그 다음에 아파트도 매입하고 도박비용으로도 사용을 하고.
◇ 김현정> 그 별장도 어떤 곳인지 가보셨어요?
◆ 강성운> 네, 가봤더니 지하 2층에, 지상 2층으로 굉장히 규모가 크고. 그 시설도 상당히 고급자재로 되어 있고요. 수영장, 족구장 .. 다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철저하게, 성역없는 수사 부탁드리고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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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0(목) "가짜서류로 1조 8천억 대출, 어떻게 가능했나"
201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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