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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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8(금) SNL작가된 강유미 "관객들 빵 터지니 눈물 주르륵"
20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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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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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유미 개그우먼

◇ 김현정> ‘고고 예술 속으로’, ‘사랑의 카운슬러’, ‘분장실의 강 선생님’ 같은 개그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개그우먼이죠. 코미디 무대를 종횡무진하던 강유미 씨. 연기 참 잘하고 정말 표현력이 탁월한 개그 연기자인 강유미 씨가 연기가 아닌 개그작가로 돌아왔습니다. 작가를 하면서 무대에 선다, 이런 게 아니고요. 순수하게 작가 역할만 한다는 건데 이게 화제가 될 수 밖에 없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SNL 코리아’의 작가 강유미 씨,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강유미 씨, 안녕하세요?

◆ 강유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웃음) 그러니까 “니들이 고생이 많다” 하던 강유미 씨가 맞는 거죠?

◆ 강유미> (웃음) “오랜만이라서 나를 못 알아보는구나. 내가 바로 그 강 선생이야. 내가 너무 예뻐져서 못 알아보게 했어, 미안하구나. 고생이 많다, 고생이 많아!”.

◇ 김현정> (웃음) 강유미 씨 맞네요. 그 분 맞네요.

◆ 강유미> (웃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분장실의 강 선생님. 지금 목소리 듣고 정말 반가워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새 코디미 프로그램의 코너를 맡았다 해서 저는 연기를 하는가 보다, 개그맨 강유미 씨가 한 코너를 맡았나 보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무대에 서는 게 아니라 작가로 돌아오신 거라고요?

◆ 강유미> 네. 제가 워낙에 SNL 팬이었어요. 그래서 어학연수 갔을 때도 SNL 작가 분이 운영하시는 아카데미 같은 게 있었는데.

◇ 김현정> 미국에 있을 때부터 미국판 SNL부터 팬이셨군요?

◆ 강유미> 그렇죠. 그래서 거기서 2달 동안 SNL 스타일의 글쓰기 이런 것을 제가 수강한 적이 있었어요. 워낙 SNL 팬이여서. 그런데 그런 것을 아시고 기회를 주신 거고요.

◇ 김현정> 작가를 해 봐야겠다라는 꿈도 있었던 거예요?

◆ 강유미>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무대에 서는 경우... 주어지는 대사나 주어지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되는 입장이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 코너만큼은 본인의 창조물이라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강유미> 전혀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무대 위에 올라설 때하고 다른, 작가로서 무대 뒤에서의 매력이라는 건 어떤 건가요?

◆ 강유미> 제가 ‘별에서 온 그놈’이라는 콩트를 제가 쓴 게 아니라 저는 수정을 한 거였거든요.

◇ 김현정> 아직은 신입 작가니까. 선배들이 써놓은 거 수정하는 작업부터?

◆ 강유미> 제가 올라가서 사무실에서 친 대본을 프롬프터로 만들어서 제가 쓴 글이 신동엽 선배님 입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전율을 느꼈습니다, 진짜로. 이런 맛이구나.

◇ 김현정> 작가의 맛이 이 맛이구나? 토요일 밤에 하는 코미디 쇼 SNL의 그 코너 ‘별에서 온 그놈’ 저 봤거든요. 그런데 그게 강유미 씨가 참여한 작품인지는 모르고 봤어요. 한참 웃었어요. 이렇게 관객들이 빵빵 터지는 모습 볼 때 그 기분은 어때요?

◆ 강유미> 저는 리허설도 보고 1차 공연도 보고 2차 공연 다 봤어요. 그런데 눈물이 나오는 거예요.

◇ 김현정> 눈물이 날 정도로.

◆ 강유미> 진짜 너무 뿌듯하구나. 이렇게 보람될 수가. 연기를 하며 일할 때도 못 느껴봤던 감정이었거든요.

◇ 김현정> 연기자로 연기할 때 못 느껴봤던 다른 감정. 사람들이 웃는 모습들 보면서 나는 눈물을 흘리는 그 감정. 매력 있는데요. ‘별에서 온 그놈’이 이제 ‘별에서 온 그대’를 패러디한 거죠?

◆ 강유미> 네.

◇ 김현정> 도민준 씨 역할을 남자주인공 역할을 신동엽 씨가 맡은 거예요. 신동엽 씨는 대 본 맛을 잘 살리던가요?

◆ 강유미> 신동엽 선배님이야 뭐, ‘동엽신’이라고 불리시지 않습니까?

◇ 김현정> 점수를 매긴다면 작가로서 점수를 매긴다면, 후배 말고?

◆ 강유미> 100점 플러스 10점이죠.

◇ 김현정> 역시 ‘동엽신’이구나, 이런 생각. 강유미 씨 오늘 개그우먼이 아닌 개그작가로 만나고 있습니다. 사실 강유미 씨가 저희 CBS의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꽤 오래 출연을 하셨어요, 고정 게스트로. 제가 그때 같은 밤 시간 때 다른 프로그램의 PD를 했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강유미 씨를 볼 기회가 자주 있었는데 보면 참 수줍음도 많고 조용히 앉아서 책 읽는 걸 좋아하던 분으로 제가 기억을 합니다.

◆ 강유미> 그때 그랬던 인상으로 제가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설정은 아니었죠?

◆ 강유미> (웃음) 대놓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집에서는 책을 잘 안 읽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제 생각엔 이것도 개그지요?. 사실은 강유미 씨가 우리가 아는 것보다 상당히 수줍음도 많고 내성적인 면도 있고 조용하고 책도 좋아하고 좀 다른 이미지예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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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유미> 개그콘서트 동료 분들 사이에서 제가 무대와 실생활이 가장 다른 멤버 1위로 꼽힌 적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그런데 어떻게 개그우먼이 된 거예요?

◆ 강유미> 원래 연극배우, 만화가 여러 가지 꿈이 있었는데 무대 위에 서는 것을 제가 좀 즐긴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그래서 외모의 한계로 배우는 못 됐고요.

◇ 김현정> 내 외모와 맞는 것을 찾다 보니까?

◆ 강유미> 맞춤형.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말씀하시는 건 얼떨결에 들어섰다는 얘기인데 사실은 데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면서 스타가 됐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모든 것을 중단하고 유학을 떠났어요.

◆ 강유미> 제가 한이 될까 봐, 개인적으로. 워낙 어렸을 때부터 유학에 대한 꿈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집안형편이 어렵고 해서 안 돼서 여건이 될 때 후회하기 전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하게 됐어요.

◇ 김현정> 과감하게 모든 것을 버리고도 갈 수 있었던 거예요?

◆ 강유미> 네.

◇ 김현정> 게다가 어느 날 수술을 했어요. 양악수술. 강유미 씨 같은 경우에는 부정교합 치료용 수술이었죠.

◆ 강유미> 그런 부분도 있고 사실은 예뻐지고 싶은 욕심이 컸죠.

◇ 김현정> 그래서 정말로 얼굴이 달라졌어요, 굉장히 예뻐졌어요. 예뻐졌는데 그런데 그 후로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한참 못 봤단 말입니다.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제가 듣기로는 코미디언으로서 굉장히 재미있었던... 아까 말씀하셨듯이 참 맞춤형이었던 외모를 왜 포기하느냐, 왜 포기했느냐, 이런 얘기도 많이 들으셨다면서요?

◆ 강유미> 참 재미있는 게 지금 와서 그게 와닿는 거예요, 그런 말씀들이. 너 예전에 한창 전성기일 때 너 참 매력 있었다, 너 개그우먼으로서 굉장히 좋은 마스크였고 외모였고. 아무리 그런 얘기를 들어도 와닿지가 않았던 거죠. 제가 예전에 활동했던 영상들을 쭉 봤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사람들이 너 개성 있고 매력 있었다’ 이런 말이 빈말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 거예요. 그 정도로 그 당시에 제가 셀프 이미지가 굉장히 낮았고.

◇ 김현정> 자존감 같은 게.

◆ 강유미> 자존감도 굉장히 낮았고 자신감도 굉장히 없었고 무대 위에서는 제가 그렇게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것처럼 강해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그게 실제 모습이 못 됐던 거였죠.

◇ 김현정> 콤플렉스가 너무 강해서 외모 콤플렉스, 어릴 적부터 받아온. 그것을 극복하고 싶었고 그래서 말하자면 과감한 수술을 결정했는데 지금은 조금 후회도 되시는 거예요?

◆ 강유미> 아니에요. 그런데도 후회는 안 해요. 후회해서 뭐하겠어요. 돌아갈 수도 없고 그리고 저는 그냥 지금은 그게 느껴진다는 거죠. ‘아, 참 멋있었구나, 내가.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 김현정> 내가 멋있었구나.

◆ 강유미> 변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참 강유미 씨 나이가 많지 않은데 굉장히 변화무쌍한 삶을 살았어요, 여러 가지로. 여러 가지를 또 경험해 보고. 그리고 이제는 작가가 되어서 우리 앞에 또 나타난 건데 앞으로의 꿈은 계속 작가로 가시는 거예요? 아니면 다시 무대에 서시는 거예요?

◆ 강유미> 저는 작가를 하는 것도 굉장히 멋진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업작가를 하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 강유미> 그런데 제가 무대에서 서봤던 그 맛이 있어서 그걸 포기할 수 있을지는 제가 아직 자신은 없는데요. 워낙 요즘에 예능 하는 여자 개그맨들, 동료들 보면서 많이 힘들겠다는 생각 되게 많이 하거든요.

◇ 김현정> 왜요?

◆ 강유미> 힘든 면이 많은 것 같아요. 여자로서 예능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너무 험난한 것 같아요.

◇ 김현정> 저는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그 얘기가. 미디어에 개그우먼으로서 노출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그런 고뇌 같은 것.

◆ 강유미> 저도 굉장히 많은 내적인 갈등이 있었고 우울함도 있었고 그런 게 아마 수술이라는 걸로 또 나타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그래서 작가로서 만나 뵙는 것도 굉장히 멋진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사실은 강유미 씨가 정극도 출연했던 배우기도 해요. 정극작가의 꿈도 그러면 혹시 있습니까? 정극을 쓰는 작가?

◆ 강유미> 너무 멋있죠. 그런데 정말 큰 꿈인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이제 시작.

◆ 강유미> 공부도 되게 많이 해야 할 것이고.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 김현정> 저는 강유미 씨면 될 것 같아요. 다재다능한 분이고 아주 진중한 분이고 깊은 분입니다.

◆ 강유미> 감사합니다. 저의 가능성을 높게 봐주셔서.

◇ 김현정> 강유미 씨, 오늘 사실 웃자고 시작한 인터뷰인데 얘기하다 보니까 아주 깊은 고뇌의 지점까지 우리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

◆ 강유미>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진지해가지고. 제가 이렇게 재미가 없습니다.

◇ 김현정> (웃음) 아니요, 아주 좋은 시간이었고요. 강유미씨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그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 강유미> 감사합니다.

◇ 김현정> 건강하시고요. 고맙습니다.

◆ 강유미>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