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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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갑보 경사, 충남 금산 봉황지구대
오늘 화제인터뷰에서 만나실 분은 경찰입니다. 그런데 그냥 경찰이 아니라 소리꾼 경찰입니다. 순찰을 돌다가 어르신들하고 소리판 벌이기도 하고요. 또 소리판을 벌인 김에 어르신들을 위한 범죄예방법도 홍보를 하는 그런 특이한 경찰이라고 하는데요. 긴 설명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직접 만나보죠. 충남 금산경찰서 봉황지구대의 김갑보 경사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갑보 경사님, 안녕하세요?
◆ 김갑보> 전국의 CBS 라디오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인삼의 고장 충남 금산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판소리하는 경찰관 김갑보입니다. 얼쑤!
◇ 김현정> (웃음)시작부터, 인사부터 예사롭지가 않으시네요. 그러니까 진짜 경찰, 도둑 잡고 강도 잡는 경찰이 맞으신 거죠?
◆ 김갑보>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경찰이 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김 경사님?
◆ 김갑보> 햇수로는 약 15년 정도 됐어요.
◇ 김현정> 15년, 그러면 원래 어렸을 적부터 우리 소리, 판소리를 공부를 해 오신 분이세요?
◆ 김갑보> 그건 아니고요. 제가 우연히 경찰 생활을 하다가 배우게 됐는데요. 약 한 10여 년 전에 직장 등산 동호회에서 등산을 갔다 오는데 저의 판소리 선생님이신 고향임 선생님이신데요. 그분이 무형문화재 선생님이세요. 공연하시는 걸 제가 봤어요. 보고서 제가 선생님한테 ‘선생님, 경찰관도 이런 걸 배울 수 있나요’ 그렇게 물었더니 ‘당연하죠,, 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하셔서 그때부터 인연이 돼서 배웠습니다.
◇ 김현정> 용감하게 가셨군요. 찾아가서 무작정 판소리 명창한테 ‘저도 배울 수 있습니까’, ‘제자 삼아주시겠습니까’ 이렇게. 그런데 취미생활이라는 게 사실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악기도 있고 스포츠 경찰이시니까 스포츠를 해 볼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떻게 굳이 판소리에 도전하게 되셨어요?
◆ 김갑보> 판소리를 처음부터 목표를 했던 거는 아니고요. 어렸을 때부터 흥이 많았어요. 끼도 많았고 춤도 잘 췄고 그렇게 했는데요. 이게 판소리라는 게 하면 할수록 자꾸 어떤 매력이 더 느껴져요. 제가 경찰관이다 보니까 어떤 때는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고 한데 판소리 한마당 시원하게 하고 나면 그 스트레스가 싹 가셔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경사님 우리가 말로만 설명을 죽 들을 것이 아니라 그 시원하게 스트레스 풀리는 무대. 그 무대를 여기서 잠깐 맛보기로 보여주실 수가 있을까요?
◆ 김갑보> 좋습니다. 제가 불러드리죠.
◇ 김현정> 지금 걸어가다가 우리 김 경사님이 걸어가시다가 저쪽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계시는 걸 본 거예요. 그러면 다가가시는 거잖아요?
◆ 김갑보> 그렇죠. 다가가서.
◇ 김현정> 어떻게 하세요?
◆ 김갑보> 가도 잘 안 쳐다봐요. 그러면 ‘어르신들, 제가 누구인 줄 아시죠’. 이렇게 말씀해 주면 한번 쑥 쳐다보고 그냥 또 계속 일을 하세요. 그러면 거기서 제가 배운 판소리가락 중에서 사랑가 대목 같은 걸 한 소절 쭉 부르거든요. ‘둥둥 내 사랑. 어허 둥둥 내 사랑.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로다. 내 사랑이야’. 딱 이렇게 부르면 어르신들이 호미질을 하시다가 호미 집어던지고 박수치면서 그냥 흥겨워하세요.
◇ 김현정> 그러면 그렇게 시선이 모아졌을 때부터 범죄예방 홍보를 하시는 거예요. 그건 어떻게 하세요?
◆ 김갑보> 제가 근무하는 지역이 농촌지역이다 보니까요. 어르신들이 많아요. 어르신들이 많은데. 어르신들 상대로 하는 보이스피싱 그런 범죄가 많이 일어나거든요. 그런데 저희 경찰관서에서도 그 어르신들 한군데 모여놓고 홍보 활동을 하면 어르신들이 금방 잊어버려요. 보이스피싱에 대해서. 금방 잊어버리는데 저 같은 경우는 판소리 한 자락 쫙 불러주고서 보이스피싱 예방홍보를 하면 그건 절대로 안 잊어버려요. ‘저 판소리하는 경찰관이 이상한 전화가 와서 돈 부치라고 하면 절대로 부치지 말랴’ 그렇게 하면서 그거만 기억을 하시는 거죠.
◇ 김현정> 아예 보이스피싱 예방법도 판소리로 만들어서 불러보시는 건 어때요?
◆ 김갑보> 그렇지 않아도 그거 구상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웃음)구상 중에 있어요. 제일 기억에 남았던 어르신, 제일 기억에 남았던 팬은 어떤 분입니까?
◆ 김갑보> 제가 한번 경로당을 가서 범죄예방 홍보활동 했는데 제가 아직 사실 미혼이거든요. 그 후로 어떻게 아셔가지고...
◇ 김현정>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김갑보> 올해 마흔다섯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아직 미혼이시군요?
◆ 김갑보> 결혼할 적령기가 됐긴 한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제가 미혼이라고 어떻게 얘기를 들으셔서 그분이 지구대로 한 몇 번을 찾아오신 거예요. 자기 손녀딸이 있는데 제발 좀 손녀 사위 좀 삼고 싶다고 한 3번 정도 오셔 가지고.
◇ 김현정> 안 만나셨어요? 한번 만나주시죠.
◆ 김갑보> 제가 손을 잡으면 안 놔요. 안 놔서 제가 근무하는 데 조금 지장이 있었는데 제가 인기도 많고 그래요, 지역에서.
◇ 김현정> (웃음)그렇게 찾아오시고... 좋은 거 싸가지고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계시겠어요. 손자 같다고, 아들 같다고.
◆ 김갑보> 어르신들 앞에서 그렇게 한다는 게 저 나름대로 직업적인 소명의식이라고 생각하고요. 또 그분들 즐겁게 해 준다는 것도 경찰 활동의 하나다, 이렇게 생각해서 근무를 하면서 즐겁게 하는 그런 스타일입니다, 제가.
◇ 김현정> 지금 들으신 분들은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분이 단순히 취미로 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보니까 판소리보존회 이사로도 활동하셨고 경연대회도 나가셨었다면서요?
◆ 김갑보> 제가 판소리에 조금 더 관심을 갖기 위해서 어떤 전문단체죠, 한국판소리보존회 이사로 되어 있고요. 그리고 지난해 10월에 합천 이동백 추모 전국국악경연대회 신인부에 제가 출전을 해서 신인부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 김현정> 대상까지?
◆ 김갑보> 그렇습니다.
◇ 김현정> 보통 분이 아니시네요.
◆ 김갑보> 얼쑤!
◇ 김현정> 매력만점이세요.
◆ 김갑보> 매력만점이고요. 한번 어르신들이 저 보려면 보고 싶어하시면 경로당에서 112로 신고하고 그런 우스갯소리도 하고 그러세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이렇게 매력만점인 분이 아까 미혼이라고 하셨잖아요, 마흔다섯에.
◆ 김갑보> 그렇습니다.
◇ 김현정> 판소리하러 가셨을 때 슬쩍 공개구혼도 하시지 그러셨어요?
◆ 김갑보> 그런데 거의 판소리 좋아하시는 분들이 연세 드신 분들이라 나이 젊은 분들은 별로 판소리를 그렇게 호응을 안 해 주거든요. 그래서 구혼하기가 애매합니다.
◇ 김현정> 좋습니다, 경사님. 그러면 우리가 소리만 하다 들어가실 게 아니라 이게 전국방송입니다. 제가 전국방송으로 공개 구혼할 기회를 잠깐 드리겠습니다. 자신을 좀 어필해 보시겠어요?
◆ 김갑보> 전국에 판소리를 좋아하시는 우리 여성, 판소리 애호가 여러분. 저 같은 성격을 이해해 주시고 그리고 판소리 보존을 위해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신다면 언제든지 저는 환영합니다.
◇ 김현정> 관심 있는 분들은 방송국으로 전화주시고요. 그러면 제가 우리 김갑보 경사님한테 얼른 연락 드리겠습니다. 민중의 지팡이로서 열심히 뛰어주시고요. 특히 우리 농촌의 많은 어르신들을 위해서 지금처럼 홍보활동도 열심히 해 주시기를 제가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갑보>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갑보>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멋쟁이 경찰관입니다. 충남 금산경찰서 봉황지구대 김갑보 경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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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0(목) 김갑보 경사, 판소리하는 경찰로 불러주세요
201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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