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1(월) "대통령이 탔더라도 대피훈련 했어야"
2014.04.21
조회 128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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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 갑판 위에 대기시켰어야
-불꺼야 할때에 신고 전화만 잡고있어
-평소 비상대피 훈련 전혀 없었던 듯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길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

어제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세월호와 진도해상관제센터간의 교신내용을 공개했습니다. 8시 55분 세월호가 제주관제센터에 최초 신고를 한 뒤에 제주에서 진도관제센터로 상황을 알립니다. 그러자 이 상황을 들은 진도관제센터가 세월호에다가 ‘귀선 침몰 중입니까?’ 이렇게 물어보는 걸로 교신이 시작이 되죠. 9시 6분입니다. 이때부터 31분간 교신이 진행됐습니다. 관제센터 측에서는 구명정, 구명 링 띄우고 승객들 빨리 대피시키라, 탈출시키라 이렇게 말을 합니다만 세월호 측에서는 ‘이미 기울어져서 움직일 수가 없다, 구조대는 언제까지 올 수 있느냐, 지금 탈출시키면 구조가 가능하냐’ 이렇게 반복적으로 묻죠. 결국 관제센터에서는 선장이 판단해서 결정하시라 말을 했고 이내 교신은 끊어집니다. 이 교신 내용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전문가를 연결해 보죠. 선장으로 큰 배를 운행했던 경력이 있으시고요. 지금은 한국해양대에서 해사수송과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김길수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김길수> 네.

◇ 김현정> 인명구조에 가장 중요한 시간인 골든타임에 이루어진 이 교신내용 어떻게 보셨습니까, 일단 총평을 하시겠어요?

◆ 김길수> 전체적으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이면서 정말 아까운 시간을 교신하는 데 다 허비해버렸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우왕좌왕 허둥지둥 교신하는 데 아까운 시간 다 보냈다. 제가 하나하나 질문 드려보죠. 우선 세월호가 제주관제센터에다가 신고를 한 게 8시 55분인데 제주에서 진도관제 센터 여기가 그러니까 배와 더 가까운, 진도관제센터로 뭔가 얘기를 해서 진도관제센터가 세월호에다가 교신을 시작한 게 9시 6분입니다. 그러면 이 11분 동안, 제주에서 진도로 움직인 이 11분은 도대체 왜 날아간 건지. 설마 관계자가 자리를 비워서 날아갔을까요? 이 11분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될까요?

◆ 김길수> 관계자가 자리를 비웠겠습니까마는 그 11분도 너무나 아까운 시간인데 정말 그 시간에 공백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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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관계자가 자리를 비운 게 아니라면 이 11분은 왜 생긴 11분일까요?

◆ 김길수> 공무원들 속성이 원래 그렇잖아요. 상급기관에 보고를 하지 않고 절대 움직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상급, 아마 해양수산부에 보고를 했고 해양수산부에서는 그러면 이건 지금부터 진도가 맡아라, 그래서 아마 진도에서 채널12로 나가지 않았을까요?

◇ 김현정> 제주관제센터가 신고를 받고 해수부에 보고를 하고 해수부에서 그럼 진도가 맡아라 해서 진도가 넘겨받은 게 9시 6분이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시는 거군요.

◆ 김길수> 그랬을 가능성이 있죠.

◇ 김현정> 그렇게 된다면 정말 중요한 11분이 그렇게 날아간 거라면 이거는 보통 문제가 아닌데요. 자 그렇게 해서 어쨌든 진도 관제센터-세월호간에 교신이 시작이 됩니다. 관제센터에서 상황을 묻고 승객들 탈출시키라는 말을 먼저 하는데 배에서는 자꾸만 ‘지금 탈출하면 구조가 가능하냐’는 말만 반복해서 질문을 해요. 이건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길수> 그거는 아마 그 교신당사자가 1등 항해사였던 것 같은데.

◇ 김현정> 교신당사자가 선장이 아니라 1등 항해사였죠.

◆ 김길수> 1등 항해사였던 것 같습니다. 1등 항해사가 제가 보기에는 상당히 판단을 잘 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사고가 나면 모든 승객이나 선원들은 갑판 위에 대기를 해야 됩니다. 갑판 위에 올라와야 되는데 이번 경우에는 선실에, 선내에 대기하라 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참사가 발생한 것이고요. 갑판 위에 올라오면 일단 배에 있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배에 있어야 합니다. 그건 왜 그러냐 하면 수온이 너무나 낮기 때문에 배에서 물 위로 뛰어내리면 수온이 낮아서 저체온증으로 혼수상태 내지는 사망에 이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1등 항해사는 구조선이 언제 오느냐, 예를 들자면 30분 이내에 물에 뛰어들면 구조선이 구출할 수 있느냐, 그것을 판단해야 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판단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 김현정> 우리가 탈출하면 구조는 바로 될 수 있느냐, 혹시 저체온증이나 조류에 휩쓸릴 가능성은 없겠느냐는 질문까지는 적절했다고 보시는 거군요?

◆ 김길수>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다음에 물어보기만 하고 이 상황에서 지금 스스로도 이렇게 말을 합니다. 배가 너무 기울어져서 선원들도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하는데요. 이 정도 상황이었다면 구조가 가능하냐고만 물어볼게 아니라 빨리 갑판으로 올렸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탈출을 시켰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이 부분인데요?

◆ 김길수> 갑판으로 올라오는 건 이미 늦었죠. 배에서는 일단 배 안에 어떠한 경미한 사고라도 나면 사태를 수습하는 사람만 그 자리에 있고 나머지는 전부 갑판 위로 올라옵니다. 자기에게 해당되는, 할당 돼 있는 구명정 앞에 대기를 해야 됩니다. 그래서 구명정을 탈 준비를 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계속해서 탈출하면 구조가 가능하느냐는 말만 30분 내 묻고 있는 것, 그러면 이거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 김길수> 그러니까 선내에 있었다는 건 문제가 있었고. 일단 갑판 위에 있었다고 한다면 ‘우리가 뛰어내리면 구조가 됩니까?’라고 물어보는 건 적절했던 것 같고요. 그다음 그 뒤에 30분을 너무 귀한시간을 또 낭비를 했네요, 보니까.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자기 몸에 불이 붙었다. 그러면 저쪽에서 자꾸 물어볼 거 아닙니까, 지금 어떤 상태입니까, 물어보면 내 몸에 불이 붙었습니다. 이렇게 보고를 할 게 아니고 불을 꺼야 되잖아요. 자기 몸에 붙은 불을.

◇ 김현정> 지금 소방서하고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물어보고 전화할 때가 아니라 빨리 불을 꺼야 된다, 이 말씀이시죠?

◆ 김길수> 그렇죠. 그렇게 해야 될 상황인데 지금 계속 저쪽에 우리 이런 상태입니다, 계속 보고만 해 주고 있고 저쪽에서는 정확한 상황을 모르니까 지금 침수되고 있습니까, 좌현입니까, 우현입니까 그것만 자꾸만 물어보고만 있고 그럴 상황이 아닌 거죠.

◇ 김현정> 그야말로 우왕좌왕만 하다가 그 귀중한 30분을 보냈다, 이 말씀이에요. 이걸 선임 항해사가 교신을 한 것 자체는 문제는 없습니까? 선장이 한 게 아니고 선임 항해사가 한 것은?

◆ 김길수> 그것은 별문제가 없습니다. 선장은 뭘 하고 있어야 되냐하면 지금 퇴선 명령을 내려야 되냐 말아야 되냐 그것을 판단하고 있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빨리 판단하고 선원들 일사불란하게 지휘 명령하고.

◆ 김길수> 그렇죠. 선원들은 선원대로 어떤 사람은 구명정 위에 가 있어야 되고, 어떤 사람은 교신하고 있어야 되고, 어떤 사람은 좌현에 어떤 사람은 우현에 이렇게 배치가 딱 돼 있어야 되고, 선장은 전체적인 판단을 하도록 준비가 딱 돼 있어야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상황, 드러난 정황까지만 봐서는 그 시간 교신이 이루어지던 30분간 선장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 방법이 없는 상황.

◆ 김길수> 그거는 모르죠.

◇ 김현정> 그렇군요. 교신은 1등 항해사가 하고 있더라도 선장은 뭔가 지금 일사불란하게 판단을 하고 지휘를 하고 있었어야 된다, 이런 말씀이에요. 참 허둥대는 모습 보면서 이 대피훈련, 그러니까 선장이나 승무원이나 평상시에 비상대피훈련이 전혀 안 된 거 아닌가.. 저는 이런 의심도 들더라고요.

◆ 김길수> 저는 1급 항해사를 갖고 있습니다마는 그때 그 선장이 2급 항해사였습니다. 저희들은 대피훈련을 규정에 따라서 엄격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규정에 따라서 엄격하게 하고 있고요. 하고 있는데 이 여객선의 경우에는 그렇게 시행을 잘 안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면 대표훈련이라는 게 말입니다. 승객들이 타면 그 승객이 대통령이 탔더라도 대피훈련 안내도하고 이렇게 한 번씩 해 보는 거 아닌가요?

◆ 김길수> 정확한 말씀입니다. 제가 해양대학교 실습선 한나라호 선장 할 때에 외국 대사들이 저희 배를 탔었어요. 미국 대사, 인도네시아 대사 등등 그런 분들이 타자마자 제가 퇴선 훈련을 시켰습니다.

◇ 김현정> 퇴선 훈련, 탈출할 수 있는 비상시 훈련.

◆ 김길수> 퇴선 훈련이 뭐냐면 자기 방에 있는 구명조끼를 입고 바깥에 자기에게 할당돼 있는 1번 내지 2번, 아니면 3번. 자기 구명정 앞에 집합하는 훈련입니다.

◇ 김현정> 참 여러 가지로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김길수> 그거를 안 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교수님 말씀 우선 여기서 정리를 하도록 하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