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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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삼열 前 목포지방 해양안전심판원장

도대체 이 큰 배가 왜 급격히 기울어서 침몰한 걸까요. 지금 크게 두 가지 원인이 떠오르는데요, 한 가지는 암초 충돌설이죠. 가장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원인인데. 이외에 한 가지 더 강력하게 제기되는 주장은 배가 급격히 방향을 틀면서 많은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한쪽으로 쏠린 것 아니냐. 이른바 ‘변침에 의한 침몰’을 주장합니다.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까요. 해양 사고에 대한 조사나 심판 담당하는 곳이죠. 목포 해양안전심판원의 김삼열 전 원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삼열 원장님, 나와 계십니까?

◆ 김삼열> 안녕하세요.

◇ 김현정> 급격한 방향전환 이른바 변침, 해수부는 어제 발표를 보면 이쪽에 가장 무게를 두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 김삼열> 그 부분은 해양경찰의 선장 조사에서 상당히 신빙성 있게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쪽에 무게가 쏠리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변침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상황을 얘기하는 겁니까?

◆ 김삼열> 정상적인 운항 상태에서 항로를 변경하거나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서 선박의 방향을 다시 잡는 겁니다.

◇ 김현정> 어제 저희가 구조된 한 분을 인터뷰했는데 같은 증언을 하셨어요. 자동차 핸들을 갑자기 휙 돌리면 차에 있는 사람들이 한쪽으로 쑥 쏠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기울어졌다고.

◆ 김삼열> 원심력이죠.

◇ 김현정> 그런데 잘 이해가 안 되는 것이 그 큰 배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급작스러운 회전, 자동차가 갑자기 유턴 하듯이 그런 회전을 왜 해야 됐을까요?

◆ 김삼열> 여러 가지 가설을 해 볼 수 있는데, 그 배를 직접 타지 않았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지만 당직 항해사가 견시를 좀 소홀히 해서, 갑자기 앞에 어떤 장애물이 나타났다든지 그쪽이 맹골수도로 섬들이 많아요.

◇ 김현정> 그곳이 물살이 세고 소용돌이도 치고, 이런 곳이죠?

◆ 김삼열> 네, 섬들이 많고 그러다 보니까 갑자기 항해사가 어떤 착시현상을 일으켜서 급격하게 변침을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조타기가 타효(조타기의 지시된 타각을 유지하는 선체운동 효과)를 상실해서 급한 물결에 휩쓸릴 수도 있고.

◇ 김현정> 조타기가 고장이 났거나 이런 이유로 인해서?

◆ 김삼열> 네, 여러 가지 가정은 해 볼 수 있는데. 그 지역이 또 어선들의 밀집지역이기 때문에 앞에 어떤 장애물이 나타나서 급격하게 변침을 해야 될 상황이 발생했는지 (여러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 김현정> 그런데 그렇게 급작스럽게 회전을 했다 하더라도 가벼운 자동차가 아니고 그렇게 큰 배가 다시 중심을 못 잡습니까, 기우뚱 기울어질 수가 있습니까?

◆ 김삼열> 그 선박의 2층 갑판에는 자동차 등 화물이 가득 차 있는데.

◇ 김현정> 자동차 180대와 컨테이너가 잔뜩 들어 있었죠.

◆ 김삼열> 가득 차 있는데 그 무게가 굉장히 나갈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인천 출항할 때의 화물적재 상태라든지, 화물을 묶어 매는 상태를 정확히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장시간 항해로 인한 어떤 묶어놓은 것들이 풀렸거나.

◇ 김현정> 와이어가 풀렸거나?

◆ 김삼열> 자동차에 실어놓은 컨테이너들이 급격하게 변침을 하면서 쏠리면서 하나가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급경사가 이루어지면서 복원이 안 된, 그런 상황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고정을 단단히 해 놓고 출발하는 거 아닌가요?

◆ 김삼열> 그렇죠. 원래 출항 전에 그런 고박 상태라든지 이런 걸 다 점검을 하고, 인텐션이나 이런 걸 다 점검한 다음에 출항을 하거든요. 그런데 배는 또 진동이 많고 뭐 파도에 이렇게 하다 보면 조금 느슨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선원들이 주기적으로 다니면서 그 상태를 점검도 하고 그래요.

◇ 김현정> 그 부분이 제대로 안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보시는 거군요?

◆ 김삼열> 이 경우는 지금 날씨도 좋고 그럴 염려가 없지 않겠느냐 하는 상태에서 점검도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고.

◇ 김현정> 느슨하게 출발했을 것이다?

◆ 김삼열> 뭐 그 상태로 그냥 괜찮겠지 하는 상태로 항해를 해 가다가 변침하는 지점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발생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혹시 운전자의 미숙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도 제기가 되는데 왜냐하면 사고 당시 조타실을 맡았던 항해사가 경력 1년이 조금 넘은 3등 항해사였다, 대학 갓 졸업한 사람이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경험 미숙, 이럴 가능성은 없습니까?

◆ 김삼열> 항해사가 자격을 받기 전에 충분한 실습을 하고 이론과 실무를 갖춘 사람에게 자격증을 주기 때문에 경험은 미숙했다, 이렇게 단정지을 수는 없고. 또 운전대를 잡는 사람이 별도로 있는 조타수라는 사람이 있어요.

◇ 김현정> 항해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 김삼열> 항해사는 몇 도로 변침해라, 좌측, 우측 몇 도 뭐 항해. 그 상태로 운항, 이런 지시를 하는 사람이거든요.

◇ 김현정> 뒤에서?

◆ 김삼열> 그러니까 설령 항해사가 급격하게 좌현 전타를 하라 하고 명령을 했다 하더라도 조타수가 대개 승선 경험이 많고 배를 오래 탄 사람들이기 때문에 알아서 서서히 변침을 했을 것으로 예상이 되거든요. 그렇지 않고 조타수를 무시하고 항해사가 조타기를 잡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 문자가 많이 들어오는데, 선장이나 항해사나 조타수나 조사해 보면 금방 나오는 거 아니냐, 사고 원인.

◆ 김삼열> 금방 나오죠.

◇ 김현정> 이 선장이나 승무원이 모를 수는 없는 거죠, 사고 원인을?

◆ 김삼열>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지금 경찰이 발표 못하는 이유는 신중하게 조사하고 있어서 그런 겁니까?

◆ 김삼열> 한 사람 두 사람 이야기 듣고 아, 이게 원인이 이렇다 이렇게 단정해서 발표했다가 또 다른 사람을 조사해 보니까 다른 이야기가 나오면 굉장히 혼란스럽잖아요. 그래서 이제 선장부터 항해사, 관계자들 다 조사한 다음에 종합적으로 아마 결론을 내기 위해서 종합발표는 못한 것 같은데. 여러 가지 흘러나온 정황으로 봐서는 급격한 변침에 의한 화물 쏠림 현상이 아닌가, 이런 추측을 해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선장이 1차로 탈출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배에 사고가 발생할 때 어떤 선장의 대응 매뉴얼 같은 게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 김삼열> 정해져 있습니다. 선장은 그런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선박에서 총 지휘를 하고 승무원들한테 임무를 다 부여해서 승객 구조에 최우선을 둬야 됩니다. 그리고 선장은 제일 마지막에 그 선박과 함께 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런 게 규정으로 있습니까?

◆ 김삼열> 선원법 상의 선장의 재선 의무가 있고.

◇ 김현정> 선원법 상의 의무가 있고?

◆ 김삼열> 네. 또 매뉴얼 상에도 현장의 임무라든지 항해사의 임무, 기관사의 임무 이런 임무들이 다 정해져 있습니다.

◇ 김현정> 물론 이분의 목숨도 중요합니다. 소중한 생명입니다만, 다른 사람들을 그곳에 그대로 두고 1차로 탈출을 했다, 이것은 지금 상당히 도덕적으로도 그렇고, 의무상으로도 법령상으로도 문제가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삼열> 그렇죠. 그건 제가 공중파 방송에서 뭐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고 원성의 그런 대상입니다.

◇ 김현정> 사법처리의 문제까지도 가는 건 거죠, 이 정도가 되면?

◆ 김삼열> 충분히 가죠, 선원법 상 의무위반을 했고. 또 해상안전 기본법 상에도 그런 매뉴얼들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은 충분히 처벌의 대상이 되죠.

◇ 김현정> 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이유가 지금 거기에 공기주머니가 있을 거다, 에어포켓이 있을 거다, 라고 얘기하는데요. 그게 지금 남아 있을 가능성 있다고 보시는 거죠, 원장님도?

◆ 김삼열> 현재까지는 잔존 공기는 좀 있을 겁니다.

◇ 김현정> 얼마 안에 구조가 끝나야 됩니까?

◆ 김삼열> 시급을 다투죠, 시급을. 얼마다, 이렇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가용할 만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서 시급하게 해야 합니다, 시급하게.

◇ 김현정> 아직은 에어포켓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 우리가 잡고.

◆ 김삼열> 아직은 살아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