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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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성애 (프로농구 문태종,문태영 선수 어머니)
프로농구 2013, 2014 시즌을 마무리하는 축제가 지난 14일에 열렸죠. 그런데 가장 주목받는 2명의 선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최고의 선수로 뽑힌 창원 LG의 문태종 선수, 울산 모비스의 문태영 선수인데요.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죠. 물론 최고의 선수로 꼽혔기 때문에 눈에 띄었고, 또 이 두 사람이 형제이기 때문에 눈에 띄었고요. 게다가 외모가 좀 남다른 즉 흑인과 한인의 혼혈이기 때문에 눈에 더 띈, 여러모로 화제의 선수들이었습니다. 사실 이 형제는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서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 그러니까 어머니 나라에 용병으로 온 셈인데요. 한국 진출 4년 만에 한국프로농구 정상에 우뚝 선 이 형제들 보면서 어머니는 지금 어떤 생각이실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문태종, 문태영 선수의 어머니 문성애 씨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 문성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문성애>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형인 문태종 선수는 시즌 MVP를 수상하고, 며칠후에 동생 문태영 선수는 챔피언상 수상하고, 진짜 이렇게 되면 소감이 어떠실까요?
◆ 문성애> 그것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죠. 어떻게 말로 표현해요.
◇ 김현정> 제가 시상식 때 보니까 고운 한복 입고 올라가서 그렇게 우시더라고요.
◆ 문성애> 너무 기뻤었어요. 그리고 앞만 보고 달려왔고, 그리고 애들을 위해서 부모 마음은 다 똑같잖아요, 다 내 자식 잘되라고 빌면서 노력도 하고 많은 설움도 당하고 그러면서 그렇게 애들을 길렀잖아요. 그래도 더욱이 또 외진 외국에서 애들을 키우면서 고생이야 말할 수 없었죠. 그렇지만 어제 그 고생이 진짜 다 씻어나가는 그런 기분이었었습니다.
◇ 김현정> 미국에서 당했던 그 설움, 고생했던 순간이 그러니까 그날 눈물로 다 씻어내려 간 거군요?
◆ 문성애> 다는 안 씻어 내려갔지만 그래도 거의 다 씻어 내려갔습니다.
◇ 김현정> 주한 미군이던 남편하고 결혼을 하셔서 미국으로 가신 게 언제예요?
◆ 문성애> 1974년도.
◇ 김현정> 그런데 왜 그렇게 고생을 하셨어요?
◆ 문성애> 머슴아 셋을 키우려면 엄청 힘들어요.
◇ 김현정> 머슴아가 셋입니까?
◆ 문성애> 하나도 아니고 머슴아 셋인데.
◇ 김현정> 둘도 아니고?
◆ 문성애> 나이도 어린 데다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어떻게 하다 보니까 셋이 돼서.
◇ 김현정> 그래도 남편께서는 미군이셨잖아요. 그러면 그래도 경제적으로는 괜찮으셨던 거 아니에요?
◆ 문성애> 그때 당시에 군대 생활로는 힘들죠, 애들 셋을 키우려면. 같이 벌어야 해요. 같이 벌어도 부족할 판이었었어요.
◇ 김현정> 그래서 무슨 일 하셨었어요, 어머님?
◆ 문성애> 청소를 했어요.
◇ 김현정> 건물 청소하셨군요?
◆ 문성애> 네, 그래서 한국에서 안 해본 화장실 청소 같은 것, 변기 청소...
◇ 김현정> 그런데 넉넉치 않은 살림에 어떻게 두 아들이 다 농구를 하게 된 건가요?
◆ 문성애> 그것은 어렸을 적부터 걔네들이 운동에 관심이 있는지 농구도 하고, 야구도 하고, 축구도 하고 다 했어요, 운동에 관해서는. 그런데 저는 야구하고 풋볼보다 농구가 적당하다고 그랬어요. 왜 그러냐 하면 농구는 실내 안에서 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어머님이 추천하셨군요, 이왕이면 농구해라?
◆ 문성애> 그렇죠.
◇ 김현정> 이유는 실내 운동이라서? 어떻게 보면 좀 단순한 이유였네요.
◆ 문성애> 실내 운동이라 ... 다 부모마음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동양인하고 흑인의 혼혈이다 보니까 미국에서도 인종차별이라는 게 있기는 있죠?
◆ 문성애> 많았죠. 그것을 말을 다 하려면 진짜 가슴이 너무 아프지만 그것을 생각은 자주 안 하려고, 억누르면서 참고, 참고, 참고....
◇ 김현정> 어머님은 그러면서 참으시지만 아이들도 상처를 꽤 받았겠어요?
◆ 문성애> 애들이 어렸을 적에는 그것을 잘 모르죠. 그래도 이제 걔네들도 느끼는 게 있죠, 왜 없겠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가면서 그것을 느끼지만 얘네들은 이제 엄마한테 잘 표현을 안 하려고 해요. 왜 그러냐 하면 엄마가 가슴이 아프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런 인종차별 다 딛고 일어나서. 두 아들들이 워낙 농구 잘 하니까 누가 뭐라고 할 수가 없어요. 미국 농구계에서 두각 나타냈고, 전 세계를 누비면서 활약을 하고. 그런데 어떻게 한국에 4년 전에 오게 된 거죠?
◆ 문성애> 우리 둘째가 먼저 한국에 가고 싶다고 그랬어요. 왜 그러냐 하면 엄마 나라에서 한번 뛰어 보고 싶다고.
◇ 김현정> 엄마 나라에서 뛰고 싶습니다 라는 얘기 들으셨을 때는 어떠셨어요, 심정이?
◆ 문성애> 뭉클하고 걱정됐어요.
◇ 김현정> 뭉클한 건 이해가 가는데 걱정은 왜 되셨어요?
◆ 문성애> 한국하고 미국하고 아무리 인종차별이 없다고 해도 한국은 아직도 조금 그런 게 있잖아요. 지금도 우리 손녀 애들을 데리고 나가면 아프리카 애라고 그래요. 그렇지만 그 전에 제가 걱정을 한 거는 쟤네들이 한국을 나가는 것은 진짜 좋아요. 저도 우리 친척들도 보고 그것은 참 좋았는데, 걱정하는 게 다른 사람들이 시선을 잘못 줄까 봐 그게 가슴이 많이 아프기도 하고.
◆ 문성애> 하지만 역시 실력으로 그 모든 편견을 다 깨뜨리고 지금은 최정상에 섰습니다. 박수 받는 선수들이 둘 다 됐어요, 어머님.
◆ 문성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어머니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게, 지금 형하고 아우하고 소속팀이 달라요. 두 팀이 붙을 때도 있잖아요, 사실 이번 시즌만 해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두 팀이 만났어요, 적수로. 이럴 때는 누구 응원하세요?
◆ 문성애> 저는 그냥 둘다 다 응원합니다.
◇ 김현정> 아니, 어떻게 둘이 적수인데 둘다 다 응원하실 수가 있어요?
◆ 문성애> 그러니까 팀을 응원하는 게 아니고 그냥 우리 애들만. 애들만 응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애가 공 잡으면 그냥 그것만 응원하는?
◆ 문성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아들들에게 얼굴 보고 못하셨던 말씀 있으면 한마디 하시겠어요?
◆ 문성애> 진짜 너무너무 너무너무 진짜 애들한테 고맙다, 엄마가 진짜로 한국에서 이렇게까지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큰 영광을나한테 줘서 너무너무 고맙고. 앞으로 더 잘 뛰고 건강하고 사랑한다.
◆ 문성애> 미국생활 힘들 때마다 아들들 손 꼭 잡고 들려주던 노래가 있으시다면서요?
◆ 문성애> 마이클 잭슨 ‘I ` ll be there’, 있잖아요. 그 노래가 그렇게 감동이 되고 그리고 잭슨파이브 볼 때마다 우리 애들도 저렇게 꼭 성공시키고 싶다 다짐하면서 노래를 같이 따라하고 했었습니다.
◇ 김현정> 오늘 감사드리고요. 건강하십시오.
◆ 문성애> 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김현정> 프로농구 문태종, 문태영 선수의 어머니 문성애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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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6(수) 프로농구 형제 MVP, 어머니의 꿈 이루다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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