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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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진행 : ᄋᄋᄋ 피해자, 박영립 한센인변호인단 단장
1937년부터 1990년까지 소록도에 거주하는 한센인 부부에게는 낙태와 단종 수술이 강제로 시행됐다는 사실, 여러분 아십니까? 국가의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해서 법원이 그제 국가가 원고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분들에게는 참 아픈 기억이고 우리 현대사에서는 부끄러운 기억인데요. 그 묻혀져 있던 이야기 직접 들어보죠. 이번 소송에 참가했던 피해 당사자 한 분을 먼저 연결합니다. 지금도 소록도에 사세요. 올해 일흔 되신 할아버님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할아버님, 나와 계십니까? 이번에 승소했다는 소식 듣고는 소감이 어떠셨어요?
◆ ○○○> 물론 패소한 것보다 승소했으니까 물론 기분이야 낫죠.
◇ 김현정> 그러셨죠. 그동안 마음속에 쌓인 한 같은 게 조금은 풀리셨어요?
◆ ○○○> 그런 것이 풀릴 수가 있나요. 물론 정부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줄 알기는 알지만 물론 사람이 만족은 없는데 서운하기는 해도 최하 그런. . .
◇ 김현정> 그러셨군요. 우리 선생님께서는 소록도에서 지내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 제가 60년도에 와서 20여 년 여기서 살다가 잠깐 또 사회 나가서 조금 살다가 그리고 돌아왔어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1960년대부터. 그러면 결혼은 언제 하신 거예요?
◆ ○○○> 76년도요.
◇ 김현정> 76년. 소록도에서 만난 다른 한센인 여성분하고 하신 거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나서 젊은 남녀가 결혼할 수 있는 건데 단종수술은 도대체 누가 어떻게 받으라고 시킨 겁니까?
◆ ○○○> 병원에서 하라고 하니까 하지.
◇ 김현정> 병원에서 소록도 안에 있는 병원에서?
◆ ○○○> 그렇죠.
◇ 김현정> 뭐라고 하면서 단종수술을 받아야 된다고 하던가요?
◆ ○○○> 저뿐 아니라 그때 당시 가정을 한 사람들은 전부 결혼신청을 해서 마누라하고 살겠다고 하면 병원에서 불러서 정관수술 먼저 하고 단종 먼저 하고 가정방, 조그마한 방을 하나씩 주거든요. 그러면 거기서 둘이서만 살 수 있는 공간이 있죠, 원래. 저도 소록도에서 한 15~16년 혼자서 계속 독신으로 살다가 저하고 또 맞는 적당한 아줌마 있어서 한다고 했는데 방을 한 칸 차지하려고 하면 수술 안 하면 안 되니까.
◇ 김현정> 수술 안 하면 아예 집을 안 내주는군요, 같이 살 수 있는?
◆ ○○○> 안 내주고. 지금이야 웬만하면 사회 가서도 살고 한다 하지만 그때 당시는 부모, 형제 밑에서도 못 살고 왔잖아요.
◇ 김현정> 엄격했죠. 그냥 소록도에만 한센인들은 살 수 있는 거였죠.
◆ ○○○> 그러면 그때 당시는 돈도 없지 둘이 살고 싶어도 정관수술 안 하면 사회를 나가든가 그렇게 안 하면 가정을 포기하든가.
◇ 김현정> 포기하든가. 아니, 정관수술하고 단종수술은 사실은 다른 거 아닙니까? 단종수술은 아주 회복이 안 되는 거고 정관수술은 후에라도 원하면 회복시킬 수도 있는 건데요.
◆ ○○○> 정관수술이란 거는 제가 알기로도 핀센트로 당겨가지고 양쪽에 묶어서 그 펜션트 잡은 자리를 끊어버려요. 그러면 도저히 복구가망성이 없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정관수술 중에서도 회복 불능한 단종수술을 받으신 거예요?
◆ ○○○> 그렇죠.
◇ 김현정> 뭔지도 모르고 이거 받아도 아무렇지도 않다. 결혼하고 싶으면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해서 남성들은 단종수술. 여성들은 어땠습니까?
◆ ○○○> 여성들은 안 하죠. 남자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남자가 안 하고 아줌마들이 또 애기보를 던진다고 그런 말도 듣기는 들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나중에 아셨어요, 한참 후에 아신 거죠. 내가 무슨 수술을 받았는지 이게 어떤 수술인지 내 몸에 어떤 해가 있는 수술인지 알게 됐을 때 그것도 더 이상 자손을 가질 수 없는 수술이라는 거 알게 됐을 때 그 심정은 어떠셨을까요? 이게 참...
◆ ○○○> 모든 만물이 다 씨를... 종족을 다 뻗치는데... 물론 어떻게 생각하면 까마귀 속에 까마귀 나온다고 해서 그렇게 한 것 같은데. 그러니까 의사들은 60년대부터 유전병이 아니고 전염병이다. 그렇게 판결을 하면서도 완전히 못 낳게 단종을 했다고 그런 말을 하대요. 그러니까 우리는 사실상 그런 것도 몰랐는데 그때 당시에는 물론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노릇을 못하고 우리는 한평생 그냥 여기서 사는 것이지.
◇ 김현정> 이번에 이게 배상판결이 1심밖에는 사실 안 됩니다. 이제 2심, 3심 더 가야 될지도 모르는데 힘내시고요. 반드시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소송에 참가했던 피해 당사자 한 분을 먼저 연결했습니다. 이어서 이번 소송을 참가하고 있는 변호사한 분을 만나보죠. 한센인권변호인단의 단장이세요. 박영립 변호사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박 변호사님, 나와 계시죠?
◆ 박영립>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런 식의 앞에 나온 할아버지 같은 피해자가 몇 분이나 됩니까?
◆ 박영립> 피해자들은 650여 분이 되는데요. 이분의 강제단종 같은 피해를 입은 한센 병력자 19명에 대한 판결선고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피해자는 650명이지만 일단 1차 소송은 19분이 들어가신 거군요? 얼마씩 배상하라는 판결이 난 거죠?
◆ 박영립> 낙태 피해자에게는 4000만원. 단종 피해자에게는 3000만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인데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국가가 그 피해를 입은 한센인들에게 그 피해를 배상하라는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사실 한센변병은 유전병도 아니고 전염성도 낮고 심지어 지금은 완치도 가능한 병 아닙니까? 그렇죠?
◆ 박영립> 그렇습니다. 한센병은 유전병이 아닙니다. 그리고 1950년 이전에 완치약이 개발됐고 1980년대에는 세계보건기구에서 한센병 퇴측으로 분류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런데 어떻게 국가가 1990년까지, 불과 20년 전까지 이런 무자비한 낙태, 단종수술을 자행했단말이죠? 이해가 안 가서요.
◆ 박영립> 그러니까 국가가 이러한 사실을 한센인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오히려 해방 이후는 물론이고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까지도 그런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한센인들에게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이 판결의 요지입니다.
◇ 김현정> 설사 유전병이었다고 하더라도 국가가 이러헥 개인에게 아이 낳아라 말아라 할 수가 없는 건데. 참 이런 일이 90년대까지 일어났다는 게 참 이해하기가 어려운 건데요.
◆ 박영립> 네,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변호사님께서 알고 계신 가장 비인간적인 사례가 있다면. 하나하나 사례들을 다 연구를 하셨을 텐데.
◆ 박영립> 모두가 다 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데요. 특히 낙태수술로 꺼낸 태아를 알콜 풀은 병에 담아서 직접 본인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수술실에 전시까지 해 놓는 등 그런 반인류적 처사가 있었고요. 가장 안타까운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마는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자기가 자식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 부모를 제사도 모실 수 없다고 그래서 자기 생전에 묘에 가서 파묘해서 화장하고 흙 뿌리고 와서 그냥 거기서 지금까지 계속 울고 지내는 그런 할아버지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런 분들을 돕기 위한 그나마 조금이라도 위로를 드리기 위한 소송이었던 건데 이제 겨우 1심 된 거죠, 1심? 혹시 국가가 항소합니까?
◆ 박영립> 물론 법률적으로 항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방금 말씀드린 대로 한센인들은 이런 피해 이외에도 교육의 기회나 직업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그리고 6.25전쟁 당시에는 집단학살도 당하고 감금, 폭행 수많은 피해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일본에서는 13명이 승소를 했습니다, 구마모토 지방재판소에서. 그래서 곧바로 항소를 포기하고 법을 만들어서 1만 명에게 보상을 해 줬습니다. 이 법에 따라서 일제시대에 강제격리 됐던 우리 국민들도 일부 보상을 받았는데요. 대만도 보상을 해 줬고 그래서 우리 정부도 이제라도 사죄하고 항소 포기하고 고령의 피해자들에게 많은 고통을 당한 한센 병력자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보상해 주는 것이 최소한의 책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항소 안 했으면 좋겠다, 이 말씀이세요, 한마디로.
◆ 박영립> 항소 포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포기해야 된다. 어떻게든 이 재판이 진행이 되는지 마무리가 되는지 끝까지 관심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센인들을 돕고 계신 분이세요. 박영립 변호사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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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목) 강제낙태-단종수술 한센인들에 국가배상 판결
20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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