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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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반만 5~6개, 초기 혼선 아쉬워
-재난 경험 가장 많은건 소방방재청
-소방방재청 전문인력 적극활용 했어야
-경험 없으면 매뉴얼도 소용없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종진 전 소방방재청 재난종합상황실 상황실장
이번 사건,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떻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바꿀 것인가, 제도를 바꾸고, 사람을 바꾸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이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걸까요. 특히 최근에 청와대 국가안보 실장이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하면서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그러면 재난 컨트롤타워는 어디일까요. 우리 사회에 재난 컨트롤타워가 존재는 하는 걸까요. 며칠 전에 학자 한 분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그렇다면 현장에서 이 재난 업무를 담당해온 실무자의 이야기는 어떨지, 그런 분을 한 분 찾았습니다. 소방방재청에서 재난종합상황실장을 지낸 분이세요. 서종진 씨 연결을 해 보죠. 서종진 씨 나와 계십니까.
◆ 서종진> 네.
◇ 김현정> 소방방재청에서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근무하셨어요?
◆ 서종진> 소방방재청은 2004년에 발족이 됐죠. 그래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근무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당시에 어떤 재난들을 경험하셨습니까?
◆ 서종진> 1993년 1월에 청주에서 발생한 우암아파트 붕괴사고, 1975년 7월에 전남 여천군 앞바다에 시프린스호가 좌초돼서 5천톤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 그리고 2002년도에 태풍 루사, 2005년도에 낙산사 산불, 또 2005년도 12월에 20일 동안 호남 지역에 내린 폭설, 그리고 2006년 태풍 매미와 그리고 2007년 태안의 허베이 스프리트호 기름 유출사고, 그런 것을 경험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까 우리나라에 정말 재난이 많았네요.
◆ 서종진> 네, 많죠.
◇ 김현정> 종합상황실장을 지냈던 분으로서, 이번 정부 대응 보면서 제일 문제, 제일 속 터지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요?
◆ 서종진> 아무튼 초기단계에서 대응을 잘 못했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또 중앙수습대책본부,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그리고 긴급구조통제단, 현장지휘소, 그리고 또 중앙수습지원단. 이러한 법적 기구가 통째로 혼선을 빚었다. 그래서 정부대응도 지휘체계도 갖추지 못함으로써 초기대응도 너무나 기대에 못 미쳤다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제일 속 터졌던 것은 초기대응이고, 그 초기대응이 왜 안 됐나 생각을 해 보면 여러 가지 본부들은 많은데 이것을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기구가 없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서종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재난 컨트롤타워는 어디입니까?
◆ 서종진> 사실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죠.
◇ 김현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기구인가요?
◆ 서종진> 안행부 장관이 본부장으로 있는 안행부에 구성되어 있는 대책본부입니다.
◇ 김현정> 그럼 여기가 있네요, 타워가 있으니까 여기서 잘 했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 서종진> 그렇죠.
◇ 김현정> 왜 안 된 거죠?
◆ 서종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상시에는 특히 소수의 재난관리책임자 인원이 파견되어서 근무를 합니다. 그런데 재난이 발생하면 각 부처에서 공무원들이 소집되어 근무하게 되는 곳인데요. 사고발생 초기에는 안행부 상황실이 상황을 유지하는 정도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초기대응은 소관부처나 예하 기관에서 하는 것이죠. 제 경험으로 봐서는 파견되는 공무원이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 부처를 대신해서 나온 공무원이죠. 정말 아쉬운 것은 파견된 각 부처의 공무원이 그 분야의 전문가였으면 좋겠고, 그 부처의 의사결정권이나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줬으면 좋겠습니다.
{IMG:2}◇ 김현정> 잠깐만요, 얘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서종진> 그런 권한이 없기 때문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김현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라는 것이 있고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그 사안과 관련된 부처에서 관련 공무원이 그쪽으로 파견이 된다?
◆ 서종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별 권한이 없이 그냥 파견이 된다?
◆ 서종진> 네. 전문가도 아니고요.
◇ 김현정> 그런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있는 분들은 원래 전문가이지 않습니까. 그분들이 뭔가를 할 수는 없나요?
◆ 서종진> 당초에는 소방방재청이 있었습니다. 2004년 이후에 상황 관리라든가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인정이 되어서 재난을 총괄하는 기구로 소방방재청을 발족을 했었죠.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재난을 겪으면서 경험을 축적했다고 봅니다, 저는. 그런데 지난 2월 7일, 안전행정부로 사회재난, 인적재난 업무가 이관되면서 불과 2개월 만에 이런 사고가 터졌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안전행정부가 생기면서 소방방재청의 이런저런 권한들을 가지고 갔어요?
◆ 서종진> 그렇죠. 인적재난 업무가 이관이 되었죠. 그래서 기존의 소방방재청의 전문인력이 안행부로 그렇게 이관되지 않았으니까 이들이 전면에 나서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권한은 가져갔는데 사람은, 전문가들은 소방방재청에 그대로 있는 상황?
◆ 서종진>그렇죠.
◇ 김현정>그 권한이 갔다면, 그 권한을 오랫동안 맡았던 전문가들도 함께 가야 되는 것 아닌가요?
◆ 서종진> 사실 그렇죠. 가는 게 좋죠.
◇ 김현정> 그런데 무엇 때문에 못 갔을까요?
◆ 서종진> 물론 인원 구성이라든가 경험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됐겠죠.
◇ 김현정> 그런데 안전행정부도 이름 바꾸기 전에도 안전업무를 해 왔던 행자부 아닙니까. 그러면 거기에서도 재난에 관한 전문가들이 있었을 텐데 왜 그들은 대처를 못 할까요?
◆ 서종진> 행자부에 있었던 그 기능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유지문제, 그런 것에 대해서 담당을 하고 있었고. 소방방재청은 자연재난이건, 인적재난이건 상황을 관리하고 판단하는 그런 전문기관으로서의 총괄기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소방방재청이 훨씬 그 재난에 대해서 폭넓게 지금까지 일을 해 왔던 것이고, 안전행정부와는 조금 다른 업무를 담당했던 것인데 소방방재청의 업무를 상당부분 안행부가 가져가면서 사람은 안 데려갔다?
◆ 서종진> 인적재난업무가 이관이 되었죠. 그런데 전문인력을 데리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상태에서 2개월만에 이런 사고가 터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적극 대응이 안 된 거죠.
◇ 김현정> 매뉴얼은 있습니까?
◆ 서종진> 매뉴얼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사실 문제 나오면서 매뉴얼이 없어서 이런 것 아니냐, 이런 얘기 많이 했는데?
◆ 서종진> 경험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예전에 일본 후쿠오카에서 지진해일이 발생했었거든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닙니다만, 당시 예보로는 영향을 준다고 발표가 됐었습니다. 그때는 이제 우리 다 죽었다,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다급하게 상황실로 나가는 도중에, 근무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방송부터 꼭 하도록 지시를 했는데요, 결국 문자방송이 안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매뉴얼대로 지시를 했지만 담당자는 실행을 안했다는 건가요?
◆ 서종진> 네, 그당시에도요, 지진해일에 관련한 상황 관리 매뉴얼이 담당자 책상 앞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펼쳐볼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꼭 매뉴얼은 만사가 아니다 라고 보여지거든요. 고도로 훈련되고, 경험이 축적된 전문가가 아니면 누구나 이렇게 당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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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아무리 매뉴얼 잘 만들어놔도 사람이 그것을 다루지 못하면, 경험이 없으면, 전문성이 없으면 만사 소용이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서종진> 그렇죠. 아무런 경험도 없는 이러한 분들이 유기 대응을 제대로 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정말 현실성이 없는 것입니다.
◇ 김현정> 재난을 전문으로 다루는 공무원들은 계속 바꾸지 않고 전문성을 키워주면 안 됩니까?
◆ 서종진> 그렇죠. 말하자면 안전 직렬을 좀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재난안전의 문제는 사람과 시스템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재난이 발생하면 그 진행 상황과 발생 과정, 또 속성을 잘 아는 전문가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그런데 재난안전관리 부서는 격무 부서이고, 또 빛이 나는 부서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부서에 배치되는 순간부터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합니다, 모든 공무원들이.
◇ 김현정> 그쪽으로 배치가 되면 그때부터 언제 떠나다 이 자리를, 이런 생각을 한다고요?
◆ 서종진> 그래서 전문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 김현정> 빛이 나지 않는다는 말씀은 무슨 말씀이세요?
◆ 서종진> 잘하면 하는 것이고 못하는 책임만 따르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어떤 사안을 제안한다면 재난과 안전을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러한 안전직렬을 신설해서 그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경험을 축적해서 재난 상황을 안전관리를 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안전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공무원 직군을 만들어서 그 사람들이 빛이 안 나는 이 일 하기 싫다가 아니라, 좀 대우도 해 주고 적절하게 보상도 해 주고, 이런 공무원들을 키워야 된다는 말씀?
◆ 서종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요사이 나온 논의 중의 하나가, 이 기회에 재난청 만들자 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럼 이것이 지금 말씀하신 그런 대안의 연장선상이 될까요?
◆ 서종진> 재난청은 2004년도에 재난관리를 총괄하도록 소방방재청이 발족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재난을 총괄한다는 것은 어느 한 기관의 몫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워낙 관리해야 할 시설과 사고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부차원에서 상황을 취합해서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고 또 대응과 수습에 있어서 범정부적으로 인력과 장비, 전문가들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총괄기능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말하자면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기능에 속한다고 보죠. 정말로 제가 생각해 볼 때 안전을 중요시한다면 청와대에 안전비서관 정도는 두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NSC의 문제가 아니고.
◇ 김현정> NSC와는 또 별개로 안전비서관 정도는 청와대에 두자?
◆ 서종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서종진> 네, 수고하세요.
◇ 김현정> 소방방재청에서 재난종합실장을 지냈던 분이세요. 서종진 씨 연결했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5(금) "재난직 공무원들, 발령 순간 떠날 생각부터"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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