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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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8(목) "소녀 200명 납치 보코하람, 정부도 손 못대는 이유는..."
2014.05.08
조회 195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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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부터 여학생납치사건 빈번
- 서구식 교육받은 여학생을 죄악시
- 보코하람 알카에다 연계조직
- 정부불신, 부모들 직접 수색나서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미 PD (국제문제전문 프리랜서 PD)

이번에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로 여러분 관심을 돌려볼까 합니다. 요즘 국내에 문제도 많은데 웬만한 일이 아니면 해외까지 눈 돌릴 틈도 없죠. 그런데 이 사건은 워낙 충격적입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지난 4월 14일, 고등학생 나이의 여학생 200여 명이 무장단체에게 납치가 됐습니다. 그런데 20일이 훨씬 넘도록 사건이 해결되기는커녕 이 소녀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요. 또 이 무장조직이 한 마을을 공격해서 주민 300여 명을 살해했다는 뉴스가 어제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뭐하는 단체인지 또 나이지리아 정부는 왜 가만히 있는지 국제사회는 왜 손을 못 쓰는 건지 하나하나 짚어보죠. 국제문제 전문가세요. 프리랜서 PD, 김영미 PD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PD님, 안녕하세요?

◆ 김영미>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 여학생들 학교기숙사에서 납치가 됐네요, 200여 명이.

◆ 김영미> 그렇습니다. 학교 기숙사에서 한밤중에 납치가 됐고요, 지금 정글 어디를 헤매고 있다고 하는데, 전혀 행방에 대한 소식이 없습니다. 소녀들을 납치한 단체는 나이지리아 테러조직 ‘보코하람’인데요, 이 소녀들을 노예로 팔아버리겠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굉장히 충격을 받고 있죠.

◇ 김현정>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죠?

◆ 김영미> 나이지리아에서는 2009년부터 여학생 납치가 아주 빈번했습니다.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북부를 중심으로 해서 계속 활동 중이었는데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요베주 같은 경우도 극심하게 여학생 납치가 계속 일어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현정> 왜 여학생들을, 굳이 남학생도 아니고 여학생들을 이렇게 납치하는 거죠, 빈번히?

◆ 김영미> 여학생들 같은 경우는 주로 집에서 살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서구식 교육을 받다보면 이런 전통적인 생각하고 많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이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고 보코하람이 주장을 하는 거고요. 서구식 교육을 받은 소녀들을 죄악시하는 이런 분위기를 타고 보코하람이 명분을 만들면서 자기 세력을 키우는 데 많이 사용하는 거죠.

◇ 김현정> 학교 가서 서구식 교육 받아서 서구화 되는 거 이거 안 된다, 이게 명분이다? 그래서 학교 다니는 여학생들을 납치한다? 그래도 우리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데요, 보코하람이란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부터 좀 짚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무장단체인가요?

◆ 김영미> 보코하람이라는 단체는 9.11 이후에 만들어져서 지금 계속 성장을 하고 있고요. ‘하람’이라는 뜻은 아랍어로 ‘죄악’이라는 뜻입니다. 단체 이름조차도 서구식 교육은 모두 죄악이라고 부른다고 이렇게 지은 겁니다. 나이지리아 북부 보르노주를 중심으로 처음 생겨나기 시작해서 지금은 규모조차도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나날이 커져가는 조직입니다. 그리고 신흥 알카에다 연계조직이기도 한데요, 미국도 작년 11월에 보코하람을 테러조직으로 규정을 했지요. 지금 현재 보코하람의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에겐 현상금 700만달러가 걸려 있는데, 서아프리카 무장세력들 중에서 현상금이 걸린 건 이 사람이 유일합니다.

◇ 김현정> 알카에다 연계조직이다. 서구화에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세력을 쌓아가고 있다, 이런 말씀. 그런데요, 김영미 PD님. 한 두명도 아니고 자그마치 200명 넘게 데려갔습니다. 그게 지난달 14일 일인데 어떻게 아직까지도 이 학생들이 어디 갔는지 행방조차 찾지를 못한단 말입니까, 나이지리아 정부는?

◆ 김영미> 이 나이지리아 정부쪽에서 처음에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나온 얘기는 ‘전원 구출했다’는 그런 소식을 처음에 전했습니다.

◇ 김현정> 학생 전원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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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미>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원구출된 줄 알고 있었는데 알고 봤더니 그게 아니었더라, 이런 식의 외신 뉴스가 계속 나오기 시작했던 거죠. 그런데 사실 나이지리아 정부 쪽에서 200명 가까이 되는 이 여중생을 과연 구출하려는 의지가 있었느냐 이것조차도 의심스러운 상황이죠. 그런데 사실 나이지리아 정부도 보코하람하고 전쟁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2009년에 정부가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펴서 보코하람 조직원들 한 800여 명이 사망하고 이 단체 창시자인 무함마드 유수프도 체포돼서 사망했습니다. 그래서 조직이 완전히 소탕되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이후에 보코하람은 세력의 몸집을 유지하기 위해서 범죄자들까지 마구잡이로 끌어들였죠. 그다음부터는 정부도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극도로 잔인한 그런 범죄단체로 전락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이지리아 정부도 소극적으로 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함부로 손을 못 쓴다는 거네요, 그러면 지금 어디 있는지를 못 찾는다는 게 아니라 안 찾는 걸 수도 있는 건가요?

◆ 김영미> 못 찾을 수도 있고 안 찾을 수도 있지만.. 나이지리아 정부가 과연 적극적인 수색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많이 가는 상황입니다. 지금 여학생들의 부모들이 현재 거리로 나와서 계속 시위중인데요. 자기 딸들을 좀 찾아달라고요. 부모들이 정부에게 원하는 건 제발 소탕작전을 해달라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 자체가 지금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위험하게도 자기들끼리 사람들을 조직해서 밀림을 수색하는 그런 상황까지 갔습니다.

◇ 김현정> 부모들이 삼삼오오 나서서 말하자면 구조작업에 나선 거군요, 정부 못 믿겠다고?

◆ 김영미> 그렇죠. 정부를 믿지 못하니까 자신들이 밀림을 헤맬 수밖에 없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 김현정> 듣다보니, 세월호 구조작업 못 믿겠다, 부모들이 배타고 현장 나가고 이런 모습하고도 좀 오버랩이 되는데 어쨌든 지금 나이지리아 상황 암담하네요. 그런데 이런 와중에 보코하람이 한 마을을 덮쳐서 300명 살해했다는 뉴스가 어젯밤에 새롭게 타전이 됐어요?

◆ 김영미> 간밤에 들어온 뉴스인데요. 이번에 여중생들이 납치된 요베주하고도 가까운데 카메룬과 가까운 보르노주 인근입니다. 민간인 최소 300명을 살해했는데요, 장갑차, 오토바이까지 동원해서 정부군들이 납치학생을 수색작전에 나간 틈을 탄 겁니다. 치안이 공백상태인 그런 마을만 골라서 급습을 하고 있는 중이고요. 그래서 무차별 총격을 주민들이 당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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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수색작업 나가는 바람에 군 병력이 빠진 그날만 골라서 일종의 보복살해를 한 거네요?

◆ 김영미> 그렇죠, 지금 정부군하고 숨바꼭질을 하는 거죠.

◇ 김현정> 무서운 조직이네요. 아까 알카에다 연계조직이라고 그러셨는데 제가 알기로는 알카에다는 빈 라덴이 사살당하면서 세가 줄어드는 걸로 알았거든요. 그게 아닌가요?

◆ 김영미> 알카에다라는 조직은 중앙집권적으로, 위에서 밑으로 일사분란하게 엮인 그런 형태의 조직이 아니라 각 지역마다 연계조직들이 있어서 마치 프랜차이즈처럼 운영이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같이 활동하기도 하고 때로는 따로 활동하기도 하고 나이지리아 같은 경우는 보코하람이 그 알카에다의 대표적인 연계조직인거죠. 나이지리아의 역사도 살펴봐야 하는데요, 1900년대 초에 영국 식민지 시절에 선교학교를 대대적으로 지어서 이슬람 신도들을 상대로 기독교 개종활동을 했었습니다. 그에 대한 불만이 나이지리아 북부에 오래도록 쌓여가고 있었는데, 그거를 이용해서 이슬람 신성국가를 만들겠다는 그런 미션 아래 보코하람이 만들어진 겁니다. 그래서 독특하게도 서구식 학교에 대한 반감까지 생긴거지요. 그래서 일종의 테러조직인데도 얘네들은 이것을 명분으로 삼아서 나이지리아 쪽에서 계속 지금 승승장구하는 거죠.

◇ 김현정> 이슬람을 우리는 지키겠다. 그러니까 서구식 학교, 서구식 문화에 젖어드는 학교는 다니지 말아라, 이걸 명분으로 계속 세를 키워가는. 거기에 자꾸 세가 키워지는 이유는 자원해서 들어가는 젊은이들도 많다는 얘기인데. 이런 범죄조직인지 알면서도 그렇게 자원해서 들어가는 건 왜 그럽니까?

◆ 김영미> 나이지리아가 지금 심각한 빈곤과 높은 실업률이 문젭니다. 나이지리아에선 나이 20살이 넘었는데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면 거의 사람 취급을 못 받거든요. 어떻게든 직장을 구해야 되는데 보코하람은 항상 열려 있는 거죠. 언제든지 가서 활동할 수 있고 같이 범죄활동을 하면서 어떤 수입을 얻을 수 있고요. 현재 경제난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들고요. 나이지리아 자체가 남부는 기독교 세력 그다음에 북부는 이슬람 세력으로 지금 양분 돼 있습니다. 그래서 마치 기독교와 이슬람의 대립인 것처럼 보코하람이 이용하는 것도 한 배경입니다.

◇ 김현정> 아니, 나이지리아 정부는 못 나선다고 하더라도 국제사회가 좀 나설 수는 없나요, 이 마당에?

◆ 김영미> 국제사회도 지금 현재 경제위기로 각 나라마다 힘들고요.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는 아시아 회귀정책이 진행중이고... 미국도 경제가 불안한데다 10년이 넘는 테러와의 전쟁 끝에 남은 건 경제위기다, 이런 인식들이 강하기 때문에 서아프리카까지 진출해서 어떤 무력할동을 하기가 쉽지 않고요. 유럽연합도 마찬가지로 보코하람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건 지지하지만 별도의 군사조치를 하는 건 신중한 모습입니다. 또한 이 알카에다 연계조직을 상대로 한번 소탕작전을 하게 되면 잘못하면 지금 현재 북아프리카 전역에 퍼져 있는 알카에다들이 같이 합세를 할 수도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알카에다와 전면전까지도 가야 되는 상황인데 이를 감당하기가 힘든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보코하람이라는 조직 그리고 나이지리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궁금했는데 오늘 김영미 PD가 시원하게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김영미 PD 수고하셨습니다.

◆ 김영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