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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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5(월) 어린이날 특집토론- 아동학대, 이제는 멈춰야 2부
2014.05.05
조회 627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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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범죄과학연구소장 표창원 소장님,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원장




김현정의 뉴스쇼 3부 넘어왔습니다. 오늘 어린이날, 어린이날 특집으로 함께하고 있는데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범죄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그리고 정신과전문의세요. 특히 아동청소년을 전문으로 봐 오신 분입니다.손석환 원장 2부에 이어서 3부도 함께하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다시 한 번 인사 나눌까요?

◆ 손석한> 안녕하세요.

◆ 표창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2부에서는 아동학대의 유형, 실태, 증상 이런 이야기들 나눴는데요. 이제 도대체 우리가 만약 아동학대를 당하는 아이를 본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신고해야 할 것인가부터 얘기를 좀 풀어가보죠. 제가 이 얘기를 왜 드리냐면요, 얼마 전에 칠곡계모사건. 그 아이는 굉장히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해 옵니다. 그것을 담임선생님이 눈치를 채요. 이 아이 문제가 있다 눈치를 채고 신고를 합니다. 아동보호센터에, 지역보호센터에. 지역보호센터에서 부모한테 연락을 하는데 그 부모님이 나는 학대한 적이 없습니다. 그건 학대가 아닙니다라고 얘기하는 순간 더 이상 진전이 안 되더라는 겁니다. 이거 어떻게 해야되나요? 표 소장님, 어떻습니까?

◆ 표창원> 그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 최근에 법제정이 이뤄졌죠. 아동학대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만들어지고 시행령이 지금 법무부에 의해서 송안 중에 있고요. 그 내용을 보면 신고의무자 원장님도 신고의무자시고 교수님도 신고의무자 관련종사자, 이런 분들이 신고를 안 하시면 과태료가 100만원, 300만원, 500만원까지. 그리고 경찰관에게도 임시조치권을 주거든요. 아동학대 이용에 영장이나 이런 발부 받을 필요 없이 즉시 그런 경우 부모가 거부하고 아동학대에 대한 개선에 대해서 협조하지 않고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이 경찰력을 동원해서 아동을 보호하고 사건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줍니다. 그런데 그 권한을 적시에 행사하지 않을 경우에 역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과연 이 새로운 법과 시행령이 얼마나 잘 현실에서 이루어질까, 그것은 결국 교육 문제도 있고 인식문제도 있고 언어 문제도 있고 많은 문제가 있죠.

◆ 손석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종사하는 분들은 사실은 사회복지사 분들이 대부분이고요. 또 그분들이 어떤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보통 그 가해부모들이 별로 두려워하거나 귀담아 듣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오히려 큰 소리를 더 치고 행패를 부리는 경우도 있는데 만약에 경찰관이 제복을 입은 경찰관이 출동을 해서 뭔가 이제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만으로 대단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일부는 기대하지만 결국은 이게 살아있는 법이 돼야 되거든요. 사법이 되면 안 되기 때문에.

◇ 김현정> 그게 중요하죠, 그게 중요하죠.

◆ 손석한> 그리고 사실은 아동학대에 대해서 지금 여전히 계속 중요하게 말씀하고 있지만 많은 부모님들이 아동학대인지 아닌지를 아동학대가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인식이 먼저 이루어지고 결국 예방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이제 상당히 강조되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처벌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처벌도 요사이에 많이 논란이 됐었는데 최근의 사건 같은 경우에 지속적으로 학대를 하다가 결국 아이가 사망을 했어요. 그러면 이건 살인이냐, 살인죄가 되느냐, 안 되느냐 표 소장님?

◆ 표창원> 더 문제는 그렇게 결과적으로 사망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전 봅니다. 그것을 살인죄로 하든 치사죄로 하든 징역을 10년을 하던 20년을 하든 이미 사망했잖아요, 아이가. 그 단계 오기 전에 예비적인 아동학대사건 징후 우리가 하일리법칙 많이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한 건의 심각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22건의 좀 덜 심각한 사건, 그 이전에는 약 3000건의 경미한 사건이 발생한다는 거거든요. 경미한 아동학대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초벌적 내지는 예방적 조치들을 취하느냐 적극적으로 하느냐 이게 중요하지, 마지막에 사망이 이루어진 이후의 처벌은 사실 조금 공허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 손석한> 법 전문가가 아니고 제가 그쪽은 조금 문외한이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의사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국민여론도 중요하거든요. 그런 어떤 자식을 남의 자식이지만 마치 내 아이가 죽은 것 같은 공감이나 분노가 있기 때문 때문에 결국 이런 여론이 이렇게 자꾸 일어나면 법제정이나 향후 법률적으로 상당히 좀 달라지는 모습이 있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를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 정리를 해 봐야 될 텐데 두 분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한 분씩 말씀해 주시면 좋겠어요. 표창원 소장님.

◆ 표창원> 어린이는 우리의 사회에 온 선물이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 김현정> 미니어처가 아니에요. 미니어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아요.

◆ 표창원> 온전한 인격체죠. 다만 아직까지 많은 경험, 지식 이런 것들을 쌓지 않아서 사회 복잡성에 대해서 많이 이해하지 못할 뿐이지 느끼고 권리를 가진 거 이것은 모두가 똑같거든요.

◇ 김현정> 물론이죠.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 표창원> 인격체로서 보고 존중하고 사랑하고 배려해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제일 중요하다는 말씀, 손 원장님은 어떻습니까?

◆ 손석한> 사실 저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표현적으로는 우리가 남을 때리고 남에게 욕하고 남을 무시하면 안 되죠. 사실은 아이도 남입니다. 내 자식이고 내 소중한 자식이지만 남이죠. 가장 가까운 남이라는 사실을 좀 기억하셔서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인권, 인권조치를 위해서 권리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아동학대 하려고 하더라도. . . 죄송합니다. 아동학대를 하려고 하다가도 멈칫하는 그런 마음가짐이 들 것입니다.

◇ 김현정> 사회 인식 전체가 바뀌어야 되는 문제죠, 그러니까. 무슨 사건이 하나 일어났을 때 와 일어났다가 또 흐지부지되는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계기 삼아서 우리가 전체가 좀 바뀌는 운동을 해야 되겠다, 이런 말씀이에요.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그리고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입니다. 손석환 원장과 지금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잠깐 미뤄놨던 주제가 있어요. 바로 세월호 이야기. 지금까지 아이들의 치유이야기를 했다면 이제는 좀 어른들의 치유이야기를 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우리 국민 치유이야기를 잠깐 좀 하고 가야 될 것 같아요. 이제 세월호 침몰사고 후에 우리 사회가 집단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는데 손 원장님, 집단우울증이라는 게 있기는 있는 거죠?

◆ 손석한>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 우울이나 불안의 감정은 전파력이 있습니다. 전염을 시키는 거죠. 어떤 병원균이 아니지만 옆사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실은 집단우울증 혹은 집단 외상후스트레스 반응상태라고 볼 수가 있죠. 왜냐하면 많은 국민들이 그 여객선의 침몰과정을 눈으로 봤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 간접적 경험이지만 그것도 일종의 트라우마가 될 수가 있는 거거든요. 너무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을 했기 때문에 우울해지고 불안해지는 그런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표 소장님은 범죄심리전문가시니까 제가 모시면 그 얘기 꼭 질문 드리고 싶었어요. 도대체 그 많은 300명의 승객을 버리고 자기 혼자 살겠다고 도망친 선장, 승무원. 그들의 그 심리는 뭡니까? 이건 범죄잖아요. 이 심리는 도대체 뭡니까?

◆ 표창원> 범죄죠. 범죄이고. 그런데 결과로 본다면 엄청나지만. 이들이 과연 소위 말하는 사이코패스냐, 보통 사람과 다른 존재냐 그런 증거는 아직까지 발견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전에도 그렇게 행동해왔다는 증거가 없고요. 더 무서운 거는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대단히 많다는 거죠. 그런 상황과 이런 종류의 사람이 만났을 때 그런 비극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기준을 예를 들어서 선원, 선장의 직업윤리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면 이 사람들은 빵점이죠.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외국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선원의 명예와 자존심을 완전히 땅에 떨어뜨린 사건이다, 이렇게들 외국의 해운관련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과연 일반인의 수준에서는 어떨까라는 거죠. 일반인의 수준에서 본다면 이번에 남윤철 선생님, 최혜정 선생님 이런 분들은 선원도 아니고 책임도 없지만 자기의 생명을 희생하면서까지 학생들을 구해 주었고요. 정창헌 군은 학생이면서도 그렇게 했거든요. 그런데 선장과 선원이 그렇게 행동했다는 것은 이 사람들이 일반인 상식 수준에서 봤을 때 도리와 책임, 의무 이런 부분들에 대해 인식, 민감성이 대단히 낮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과연 소수일까라는 거죠.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되는 문제인 것 같고요. 그 사람들의 심리의 이면에는 아직은 분석중인데 증거자료가 계속 나오고 있고 종교적인 문제라든지 또는 회사에 있어서의 지시문제,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것들을 좀더 봐야만 또 정확하게 나올 것 같습니다.

◆ 손석한> 사실은 말씀하신 대로 사이코패스나 반사회적인 인격장애까지는 아니겠지만 분명히 도덕발달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죠.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의 이득이나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정말 많은 아이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지금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했다는 것 자체가 도덕발달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거의 미숙한 수준의 도덕발달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원장님 말씀하신 대로 우리 사회 전체의 도덕발달 수준이 어느 정도냐, 우리 어른들의 도덕발달 수준이 어느 정도냐 한번 자성해 봐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우리 사회의 단면 같은 걸 보여줬기 때문에 더 무기력하다는 분들도 많으세요. 그러니까 룰을 아주 잘 지키고 상식적으로 행동한 사람들은 희생을 당하고 그 아이들이 희생을 당하고 자기만 살겠다고 룰이고 뭐고 다 무시하고 나왔던 그 선장과 승무원들은 선박직 직원들 다 살았다라는 거.

◆ 손석한> 그게 마음 아프게 하는 거죠.

◇ 김현정> 그게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은 아닌가, 나만 살겠다고 나와야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이걸 느끼는 순간 굉장히 무기력하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 표창원> 그러면서도 우리가 조금 더 이 문제를 붙잡고 늘어져야 될 이유는 앞서 말씀 나눴던 아동학대 문제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럼 이들이 왜 이렇게 도덕의식, 책임의식이 떨어지느냐. 원장님 말씀하셨다시피 무엇인가 일반인 수준 이하의 판단능력부족에 문제가 있다. 왜 생겼을까. 거의 95% 이상은 이 사람들도 아동학대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꼭 두드러진 신체적 학대가 아니다 하더라도 방임의 형태이건 정서학대의 형태이건 올바른 인간의 발달단계에서 배워야 할 공감능력과 책임능력, 사회성 이런 부분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것이라고 봐야 됩니다.

◆ 손석한> 남을 위하고 남을 보살피고 배려하려는 그런 인성이 키워지려면 그분들이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경험을 받았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걸 누가 주겠습니까, 부모님들이 제공하는 거죠. 아이였을 때.

◇ 김현정> 그렇게 통하는 거군요.

◆ 표창원> 그게 결과적으로 본다면 선원, 선장의 채용, 자격부여, 배를 맡기는 자격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 사회가 그런 요소들, 과연 성장발달과정에서 이 사람들이 선장이나 선원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책임성과 배려심과 의무감, 성실성을 가지고 있느냐, 이걸 전혀 안 보는 사회라는 거죠. 그런 것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네요. 선원과 선장이 도대체 어떻게 그럴 행동을 할 수 있는가 그걸 먼저 파악해 봤고요. 이제 어떻게 치유하느냐, 그 문제가 큽니다. 정신과의사로서 제일 지금 걱정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 손석한> 사실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생존자 학생들이 있거든요.

◇ 김현정> 살아남은 자들, 배에서 살아남은 그런 환자들.

◆ 손석한> 그 아이들은 이제 사실 죄책감에 많이 시달리고 있고요.

◇ 김현정> 나만 살았다는 죄책감입니까, 그 죄책감은?

◆ 손석한> 무엇보다도 과거의 얼마 전에 있었던 그 사건이 자꾸 떠오를 겁니다. 재경험 증상일 수가 있고 또 일상생활에서 자기 하던 일을 잘 수행하지 못하는 회피증상이 있을 수도 있고요. 또 불면증이나 작은 일에도 깜짝 깜짝 놀라는 각성증상이 있을 수가 있는데 이런 것들이 장기간 이어지면 소외 말해서 PTST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또 일부는 조금 치료가 될 수 있겠지만 일부는 장기화되고 만성화되는 경우가 있으며 사실 그 아이 앞으로 인생에서도 평생 상처가 남아 있을까 그것이 굉장히 우려가 되고요. 또 한가지는 이제 현재 사망자 혹은 실종자 분들의 부모들이죠. 그분들은 사실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냈다는 아픔이 있을 것이고 또 평생 지속될 것이고 우려가 됩니다.

◇ 김현정> 그게 걱정이에요. 자기들 죄가 아닌데 자신들의 죄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요?

◆ 손석한>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내가 왜 보냈을까’, ‘내가 왜 그떄 아이한테 빨리 전화를 하지 못했을까’ 이런 여러 가지 어떻게 보면 불가피한 것도 다 자신의 탓으로 여기게 되는 그런 자신의 지나친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은 우울증의 한 요인이 될 수가 있거든요.

◇ 김현정> 제가 마지막 탈출자하고 인터뷰를 했었어요. 마지막으로 나온 일반인 성인이었는데 그분은 기울어진 배에서 홀에 바닥에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소방호스로 한 명씩한명씩 구하다가 마지막 침몰 직전에 어쨌든 구조선을 타야 하니까 그 아이들이 2, 30명이 그 밑에서 손 흔드는 걸 보면서 나는 구조선을 탔다 하면서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이분은 얼마나...

◆ 손석한> 바로 그 부분, 그 장면이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문제는 본인이 그것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내 머릿속에 침입하듯이 떠오르는 증상이 생길 수가 있다는 거죠.

◇ 김현정> 표 교수님 어떻게 도와드려야 되나요?

◆ 표창원> 참 문제가 이미 도와드릴 수 있는 지점의 반 이상을 놓쳤다라고 저는 봅니다. 왜냐하면 사고 직후부터 관계기관과 정부의 태도가 결과가 어떻게 됐든지간에 가장 중요한 분들이 가족 분들이다, 우리는 저 배에 있는 살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저분들을 구해내기 위해서 우리는 최선을 다합니다라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그러면서 또 한 편으로는 뭐냐하면 가장 희망적인 기적적인 가능성부터 가장 비극적인 결과까지의 실제 이런 옵션들이 있음을 자꾸 노출시켜서 알려드렸어야 되거든요. 마음의 준비가 되실 수 있도록. 그런데 그 과정 중에서 불신이나 경계, 분노가 없도록 도와드려야 돼요. 그렇게 되면 결국 나중에 본격적 치료가 진행되기 전에 이미 치료를 받아드릴 수 있는 마음상태가 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정부관계자들이 한 행동들을 보면 오히려 가족 분들을 분노케하고 의심케해서 잠도 못 주무시게 하고 그 팽목항을 못 떠나고 이런 상황으로 계속 만들어놨거든요. 그게 너무 안타깝고요. 또 한 가지는 뭐냐하면 원장님 말씀처럼 가장 고위험군이야 생존자들이고 그다음 가족을 잃은 가족이실 테지만 이분들 상당수가 같은 마을에 거주하시는데요. 그동안도 같은 병원에 세 부분, 생존자, 실종자가족, 이미 사망이 확인된 분의 장례가 같은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상황을 만들었어요. 그러다가 사망자 부모님이 생존한 학생하고 마주치는 일이 생겨서 분을 갑자기 터뜨히셨거든요. ‘왜 너는 여기 있어’, ‘왜 너는 살아 있어’ ‘친구 손을 잡고 오지 그랬어’ 본인은 이제 그게 본심이 아니라 그런 상황이 만들어져버린 거예요. 그런데 이건 어떨까라는 거죠. 같은 동네에서 계속 거주하시는데 어떤 집은 어쨌든 살아와서 있고 어떤 집은 못 살아왔고 그런 상황. 또 어떤 실종자는 만약에 유실돼서 못 찾는다 그러면 이분들이 같은 동네에서 마추쳐야 되거든요. 과연 우리 정부가 이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갖고 있느냐. 그리고 안산이라는 시 전체가 집단적인 치료장소, 치료공동체가 되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경험도 없고 전문성도 없고 준비도 안 돼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 표창원> 결과가 다른 남아 있는 분들이 서로 대리되거나 갈등되거나 분열되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그과정에 서로가 상처를 줄 수가 있거든요. 그것이 제2, 제3 2차적 외상이라고 표현 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게 지금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도와야 될까요. 따뜻한 한마디 이런 차원이 아니네요.

◆ 손석한> 아니죠. 아직은 좀 사려 깊게 지켜보는 수가 오히려 더 나을 수가 있습니다. 섣불리 위로를 한다는 것 자체가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됐기 때문에. 특히 실종자 가족들은 더 그렇고요. 생존자 학생들은 조금씩 치료를 하는 것이 맞겠죠.

◇ 김현정> 그런 치유와 더불어서 안산이라는 도시 전체에 대한 정부의, 정부차원의 보살핌이 있어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 표창원> 그렇습니다. 정부와 사회, 종교단체 모든 가용 가능한 사회 주체들이 스스로가 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해서는 안 될 말, 해야 할 말 또는 할 수 있는 태도, 이런 것들을 좀 교육을 받으셔야 됩니다. 그래서 함께 치료자 역할을 공동분담을 하셔야 그나마 좀 상처를 낫게 해 드릴 수 있죠.

◇ 김현정> 우리 국민들도 힐링이 참 필요해요, 지금.

◆ 손석환> 어떻게 보면 지금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우리 국민이 정이 많은 민족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반응인데 문제는 어떤 언제까지 이런 반응을 보이고 언제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되는데 그 타이밍을 잡는 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손석한> 어떻게 해야 될까, 마무리로 한마디씩 좀 부탁을 드리려고 하는데 이 침체된 우리 모두의 이 상황에서 어떻게 극복해야 될까요? 표 소장님.

◆ 표창원> 글쎄요. 일단 제일 큰 문제가 분노 같습니다. 분노. 분노가 여기저기서 표출돼 나오고 잘못된 대상을 향해서 또 쏟아지고. 저도 많은 분노의 표적이 되고 있고요. 억울한 측면도 많고. 왜냐하면 제가 자꾸 말을 많이 하니까 오직 피해자 분들을 위해서 다른 것들 정치적인 것 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한다니까 그분들은 네가 뭔데? 이런 것들 하고 나도 피해자들 때문에 열 받아 있는데 왜 나한테 이래, 이런 식. 서로가 주고받는 분노가 끝도 없이 지금 확산되고 있거든요.

◇ 김현정> 굉장히 예민해져 있어요. 모두가 다 굉장히 예민해져 있어요.

◆ 표창원>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 오늘 저도 실수도 많이 하고. 그래서 치료나 힐링을 이야기하기에 앞서서 이 분노에 대한 적절한 표출도 있어야 하겠지만 특히 국가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구현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데 있어서 잘 해 주셔야만 분노가 많이들 사그라질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중요한 지적. 손 원장님, 어떻습니까?

◆ 손석한> 저는 거시적인 차원이 아니라 조금 일상생활에서 작은 움직임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이럴 때일수록 사실은 가족과 친구, 또 이웃의 어떤 동질감을 회복을 해야 됩니다. 서로 친밀도가 있기 때문에 사실은 같이 슬퍼하고 같이 화내고. 서로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너도 그렇게 화나지 너도 그렇게 슬프지 이렇게 얘기를 하면 그 얘기를 서로 주고받는 가운데서 조금씩조금씩 감정이 순화가 되거든요. 그게 꼭 치료라는 용어를 안 써도 자연스럽게 시간이 경과하면서 회복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사실 이럴 때일수록 가까운 사람. 내가 지금 정말 믿을 만한 사람과 대화를 좀 많이 나눠라 감정적인 면을 솔직하게 털어놓아라 이렇게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아픈 얘기니까 서로 하지 말자가 아니라 자꾸 하면서 풀어놓아라.

◆ 손석한> 오히려 아픈 얘기일수록 서로 이렇게 얘기를 해야지만 담아두지 않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오늘 어린이날 특집으로 두 분 모셨는데 우리 국민, 어린이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의 치유이야기까지 나눠봤습니다. 두 분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손석한> 감사합니다.

◆ 표창원> 고맙습니다.

◇ 김현정> 앞으로도 국민에게 위로가 되는 얘기 많이 해 주시기를 바라고요. 오늘 두 분 고맙습니다. 범죄과학연구소장 표창원 소장님 또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원장 두 분과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