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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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범죄과학연구소장 표창원 소장,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원장
여러분 UN 아동권리협약이라는 걸 아십니까? 여기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모든 아동은 폭력과 학대, 유기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며 정부는 아동학대를 막고 학대로 고통받는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어린이헌장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져 있죠. 꼭 이 협약 때문이 아니더라도 상식적으로 당연한 것 아니냐,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내용이죠. 하지만 요즘에 우리 상황들 돌아보면 참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너무도 자주 목격이 됩니다. 여러분은 아이를 잘 키우고 계십니까? 혹시 훈육이라는 이름 하에 학대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오늘 어린이날 우리 어른들을 먼저 돌아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두 분 모셨습니다. 먼저 전 경찰대 교수시고요. 지금은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이세요. 표창원 소장님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표창원 >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범죄과학연구소는 직접 만드신 거예요?
◆ 표창원> 네, 직접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일 하세요, 거기에서?
◆ 표창원> 범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하죠. 범죄예방, 수사, 잘 아시는 프로파일링, CSI이런 것들을 연구하고 일반에게 보급하는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 김현정> 이제는 소장님이라는 호칭으로 우리 앞에 선 표창원 소장님. 그리고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세요. 특히 어린이들의 심리를 전공하신 분입니다.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원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석한>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자녀양육 전문가이기도 하시죠.
◆ 손석한 > 그렇습니다. 진료도 하지만 최근에는 또 그쪽으로 많이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소아청소년 전문의시면 지금까지 몇 명의 아이들을 만나보셨을까요?
◆ 손석한 > 제가 한 달에 한 300명 정도의 아이를 보니까 1년으로 치면 3, 4000명 제가 10년 이상 했으니까 4만 명 정도는 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정말 많은 아이들을. . . 요즘 아이들은 어떤 문제를 제일 많이 호소합니까?
◆ 손석한 > 사실 큰 아이들은 학습스트레스가 제일 큰 문제라고 볼 수 있고요. 그다음에 어린 아이들은 부모와의 관계문제라든지 어떤 불안 문제라든지 정서 문제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이야기들을 우리 한번 하나하나 풀어가보도록 하죠. 두 분도 자녀를 키우시죠.
◆ 손석한 > 네, 그렇습니다.
◆ 표창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표 소장님, 키우면서 혹시 매 한번 안 들어보셨어요?
◆ 표창원> 저는 며칠 전에도 제주에서 아동학대 관련 강의하면서 고백을 했거든요. 제가 아이가 둘인데 큰아이가 딸이고 둘째아이가 아들이거든요. 그런데 큰아이 딸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이에요. 그런데 이 아이는 저를 좀 닮았고 둘째 아들은 엄마를 닮았어요. 둘째 아들은 대단히 착하고 큰아이는 도전적입니다. 그래서 큰아이한테 제가 매를 든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너무 도전적이군요.
◆ 표창원> 네, 그래서 그때는 제가 감정을 조절 못 해서 제가 마음속에 크게 남아 있고 기회 있을 때마다 고백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왜 이런 질문 드렸냐하면 이 얘기하기 전에 손 원장님한테 여쭤야겠네요. 매 드세요. 정신과 심리치료전문가도?
◆ 손석한> 사실은 저희들은 어떤 경우에라도 아이들을 때려서는 안 된다, 체벌은 금지시키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주장하는데. 개인적으로도 사실은 저는 좀더 그렇게 많이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아이가 어렸을 때 한번 저도 매를 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딱 한 번으로 그치긴 했지만 어쨌든 매를 든 건 사실이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이 질문을 왜 드렸냐면 참 어려워요, 참 어려워요. 그러니까 아동학대가 어디까지가 훈육, 사랑의 매고 어디부터가 아동학대인지 저도 모르겠어요. 기준이 뭡니까?
◆ 손석한> 감정적 흥분상태에서 어떤 아동의 행동을 올바르게 교정하려는 목적을 넘어서는, 결과적으로 아동의 어떤 발달에 저해되는 요소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비록 훈육의 차원에서 시작했어도 지금 아까 말씀드린 대로 아동학대로 규정지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자신의 감정을 조절 못 하고 때리는 것 체벌하는 것은 사실은 아동학대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감정조절 못하고 표 교수님, 덧붙이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 표창원 > 정신의학적으로는 그런데요. 법적으로 보자면 스웨덴이라는 우리가 많이 이야기하는 북유럽 국가에서 1979년에 이 심각한 언쟁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부모의 체벌을 정도에 상관없이 금지하는 법을 만듭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를 체벌할 권리가 없고 부모가 자녀에게 아무리 약하더라도 체벌을 하면 그것은 범죄다라는 거죠.
◇ 김현정> 약하더라도 예를 들어 자로 손바닥 한 대도?
◆ 표창원 > 네, 그래서 스웨덴 부모들이 들고 일어났었어요. 76%가 반대하고 시위하고 국가가 부모의 자연스러운 훈육권에 이렇게 개입할 수 있느냐. 그런데 그 당시 스웨덴 정부는 끝까지 밀어붙였고요. 작년이죠, 2013년에 다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학부모의 90% 이상이 그 당시 법을 잘 만들었다.
◇ 김현정> 잘 만들었다.
◆ 표창원 > 왜 그러냐 하니까 ‘그렇게 기준을 감정표출이다, 분노표출이다, 또 아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주관적일 수 있고요. 매매 경우마다 부모가 자신의 합리화시키기 쉽죠.
◇ 김현정> 자기합리화.
◆ 표창원> 체벌 자체가 안 된다고 하니까 어떤 현상이 일어나냐면 국가와 학교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부모들에게 체벌이 아닌 대화로 자녀를 훈육하는 방법들을 도와드리고 시작하고 가르쳐드리기 시작한 거죠. 부모들은 그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그래서 그게 세월이 흐른 이후에 정부가 잘했다라는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법적으로는 한 대 때려도 학대일 수 있다는 것. 그 이야기를 지금 하신 건데. 그건 신체적인 학대잖아요. 손 원장님, 어떻습니까? 정신적인 학대라는 것도 있죠. 매를 꼭 들어야만 학대는 아니죠.
◆ 손석한> 그렇죠. 그것을 우리가 정서학대, 언어학대라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정서학대, 언어학대 영역에 들어가면 정말 많은 부모님들이 여기에 해당될 수가 있어요, 사실은. 왜냐하면 화가 난 끝에 너를 키우지 않겠다는 그런 위협적인 발언. 사실은 정신 번쩍 들게 하려고 하는 말일 수도 있는데요.
◇ 김현정> 너 누구 닮아서 그러니. 이런 것도 다 학대예요?
◆ 손석한> 그런 건 사실 모호한 부분이 있는데 어쨌든 위협적인 거거든요. 키우지 않겠다, 쫓아내겠다. 혹은 좀 심한 분들은 애를 발가벗겨놓고 벌을 세운다든지, 때리지는 않더라도 어떤 좁은 방이나 좁은 장소에 가둬놓는다든지 이런 것들이 사실은 정서학대에 해당이 되죠. 언어학대에 해당이 됩니다.
◇ 김현정> 어떤 경우에는 그게 더 심할 수도 있죠, 정서적인, 정신적인 학대가. 그래서 패륜으로 발전하고 이런 범죄들도 우리가 보는 거죠. 표 소장님?
◆ 표창원 > 저희들이 다루는 강력범죄자들, 이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해 보고 살아온 환경을 조사를 하다 보면 거의 99%가 아동기에 어떤 형태로든 학대를 당했다는 것이 발견이 됩니다.
◇ 김현정> 90% 넘게요?
◆ 표창원> 그럼요. 거의 99% 라고 보시면 되세요. 그런데 때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신체적인 학대 같은 경우는 오히려, 예를 들어서 일회성으로 그친다든지 아니면 학대라고 우리가 표현하지만 체벌이기는 하지만 자녀가 받아들이는 경우들도 있어요. 이건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 김현정> 사랑의 매다.
◆ 표창원> 그래서 동의, 공감이 이루어진 경우는 오히려 충격이 약한 경우들이 있는데요. 특히 기억하시겠지만 연쇄살인범 강호순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을 보면 과격한 신체적 학대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증언으로도 찾지 못했고요. 그런데 대단히 냉랭한 감정이 실리지 않는 방임과 무관심과 모멸, 인격비하 이런 것들을 부친에게서 많이 이루어지고 모친은 부친의 권위에 짓눌려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저항도 못하고 보호도 못해 주고. 이런 현상들이 오히려 더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 경우도 많이 봤고요. 원장님 말씀처럼 자녀가 부모를 학대하는 경우, 심각한 경우는 살해한 경우도 있잖아요. 자녀의 부모 살해의 경우 95% 이상이 역시 아동학대경험을 가졌던 자들이라는 거죠.
◇ 김현정> 이게 그냥 그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까지도 가는 거네요, 아동학대라는 것이 그래서 심각한 건데. 그런데 최근에만 해도 우리가 기억나는 것이 울산 계모사건, 이른바 칠곡계모사건 이런 것들이 있는데 소풍가겠다는데 폭행을 해서 갈비뼈 15대가 나가고 아이가 결국 사망한 게 이게 결국 울산 계모사건인데. 이게 최근 부쩍 늘어난 겁니까, 아동학대가 아니면 언론에 자주 요즘 노출이 돼서 그런 건가요? 어떻습니까? 표 소장님 말씀해 주실까요?
◆ 표창원> 일단 계속 많이 지적됐지만 계모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최근에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발표한 지난 10년간의 아동학대 사례를 보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례가 양부모 양쪽 부모님 다 계시는 일반적인 가정인 거죠.
◇ 김현정> 일반적인 가정. 그럼 뭐..
◆ 표창원> 친부모죠.
◇ 김현정> 친부모의. . .
◆ 표창원> 양쪽 친부모가 다 계시는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요. 두 번쨰가 한부모 가정, 세 번째가 계모, 계부 등이 있는 가정 이렇게 나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사례 같은 경우에는 대단히 극심한 경우죠. 그런 극심한 경우는 일단 부모님으로 원장님이 더 잘 아시지만 가해 부모님 스스로가 상당한 우울증이든 또 스트레스건, 정신적인 어려움, 장애 이런 부분들을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손석한> @@사실은 지금 말씀하신 대로 아동학대를 그렇게 결국 저지른 부모님을 왜 그런가 우리가 따져보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정신적 불안정상태, 혹은 정신병리 그거는 만성적인 우울증일 수도 있고요. 불안정일 수도 있고 간혹가다 정신병적 장애 조현병 등의 심각한 정신병적장애가 있는 경우가 있고. 또 한 가지 요인은 이분들이 어렸을 적에 사실은 본인들도 아동학대를 받았을, 그러니까 피해자에서 이제 어른이 되어서 가해자로 세대가 전달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자기가 아동학대 당하면서 아마 치를 떨었을 텐데. 나는 이러지 말아야지 라고 했을 텐데 똑같은 일을 또 반복한다는 말이에요?
◆ 표창원> 그렇죠. 그러니까 사실은 본인이 그것을 안 하려고 노력을 해도 어느 순간에 아이를 키우면서 화가 나가나 현실적 생활에서 불만족 상태에 있으면 결국 닮게 된다는 거죠. 자기도 모르게 이미 닮아져왔다. 혹은 닮은 부분을 지금 누르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 그것이 드러난다, 그래서 이것을 또 어떤 면에서는 심리학적인 용어로서는 공격자와의 동일시라는 표현도 쓰거든요.
◇ 김현정> 공격자와의 동일시.
◆ 표창원> 그렇죠. 그러니까 나를 공격한 사람을 내가 이제 그 사람을 닮음으로서 사실은 그 사람에 대한 어떤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자신을 학대했던 부모겠죠. 그다음에 분노를 나보다 약한 사람한테, 자녀한테 표출하는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제가 그 질문 사실은 드리려고 했는데 지난번 이른바 울산 계모사건, 칠목 계모사건. 흔히들 생각할 때는 굉장히 비정상적인 부모들, 혹은 흔히들 말하는 지적인 수준이 좀 떨어지는 이런 가정에서 벌어진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알고 보니까 그런 가정이 전혀 아니었어요, 아주 정상적인, 겉으로 볼 때 정상적인. 심지어 울산 계모 같은 경우에는 반 대표였답니다. 학부모대표. 바른 어머니. 정말 애 잘 키우는 엄마라고 통하는 엄마였다는 거예요. 이게 도무지 저는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 표창원> 그것은 사실 두 얼굴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 거고요. 사실은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외부 그냥 별로 상관없는 사람들한테는 또 착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고 별 문제 없다는 받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게 가정의 울타리에서는 분명히 어떤 악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가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사실은 보기는 어렵고 비정상적인 모습을 아는데 우리가 그것을 미처 못 본 거죠.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아동학대는 보통의 가정, 정상가정에서 다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심각한 경우는 사실은 정상적인 가정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 김현정> 겉으로는 정상적이지만 뭔가 병폐가 있는 썩어 있는. . .
◆ 표창원> 그렇습니다. 그 안에 병폐가 아주 심각한 상태라고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뭔가가 고름이 있다는 거군요.
◆ 표창원> 그리고 정상, 비정상을 경제적인 수준으로 보면 절대로 안 되고요. 어떻게 본다면 오히려 통계 속에는 경제적 수준이 낮은 가정에 아동학대가 많이 들어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일단 주거형태 자체도 다세대라든지 그리고 감정표출이나 폭행의 형태가 통제되지 않은 형태로 나타나다 보니까 아동에게 나타나는 상처가 교사나 주변 분들에게 잘 보인다든지. 그런데 소위 말해서 사회, 경제적 수준이 높은 가정 내에서 고부갈등이 심하다든지 부부갈등이 심하다든지 그리고 양육에 있어서 부모기술이 조금 부족하다든지 스트레스가 많다든지 이런 부모가 자녀를 학대할 때는 조금 더 교묘하게 하거든요.
◇ 김현정> 잘 드러나지 않아요.
◆ 표창원> 잘 드러나지 않고 때려도 꼭 옷 안에 있는 부분을 때린다든지 또는 정서적 학대를 주로 한다든지. 우리가 이걸 우리가 정상, 비정상이라는 것을 서로 이런 사회경제적 수준으로 보는 것은 절대로 그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분명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에요.
◆ 표창원> 그렇습니다. 어디서나.
◆ 손석한> 사실 표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소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집단 돈이 많은 가정, 아이들도 사실은 저한테 진료를 받으러 온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데 그 경우 예를 들어서 예컨대 아버지가 아이를 많이 때리고 이런 경우가 있으면 사실은 그것도 아동학대죠. 그렇지만 이런 것들을 굉장히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끔 차단을 하죠. 그래서 사실은 신고의무자인 제가 신고를 해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 부분만큼은 애원하다시피. . . 왜냐하면 사회적 위신이 있기 때문에. 사실 이런 현상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우리가 유형을 굳이 구별을 해 보자면 그것이 어떤 경제적인 것, 사회적인 지위, 이런 것을 다 넘나드는. . . 상관이 없다는 거예요.
◆ 손석한> 상관이 없습니다. 어디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아동학대. 그래요. 저는 실태에 대한 통계를 제가 한번 들여다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놀라운 통계가 0세면 돌이 안 된 거잖아요. 이런 아동들이 아동학대를 당하는 증가율이 굉장히 가파르게 늘어간다면서요. 어떤 분이 말씀해 주시겠어요?
◆ 손석한> 그것은 일단은 아이들이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갖춰지지 않은 무방비상태이기 때문에 더 사망률이 높다고 볼 수 있고요. 또 거기에는 사실은 부모 될 준비가 안 된 분들. 그런 분들이 사실은 아이를 덜컥 낳고 난 다음에 키우다 보니까 거기에 대한 양육스트레스가 커지면서 그것이 아동학대로 이어졌다고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부모 될 준비가 안 된. . .
◆ 손석한> 거기에는 말씀드리기가 어렵지만 예컨대 미혼모 분들도 계실 수가 있고요. 또 원하지 않는 결혼이나 임신, 또는 너무 일찍 결혼을 해서, 너무 일찍 출산을 해서 사실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분들, 이런 분들이 좀 해당이 되겠죠.
◇ 김현정> 얼마 전에 그런 사건 하나 있었잖아요. 표 소장님. 28개월짜리 아이를 부부가 굉장히 어린 부부가 헤어졌어요. 28개월짜리 아이를 아빠가 돌보기로 했는데 아빠는 게임하러가야 돼요.
◆ 표창원> 그렇죠. 얼마 전에 사건. . .
◇ 김현정> 아이 방치해 놨다가 얼마 만에 돌아왔더니 돌아왔다가 또 아이를 놓고 게임을 하러 가야 되는데 아이가 잠을 안 자요.
◆ 손석한> 울었죠.
◇ 김현정> 아이를 결국은 살해했습니다.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는가 정말 놀랐던 사건인데 준비 안 된 부모인 건가요?
◆ 표창원 > 그렇죠, 그런데 그 아빠를 좀 보면 그 아빠가 거주하던 집 자체가 아빠의 어머니, 부모님이 소유하던 곳이고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는 집안이에요. 그런데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고 엄마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양육을 해 보려고 일을 하러 공장에 가 있던.
◇ 김현정> 일하러 다른 지방으로 갔어요.
◆ 표창원> 그런 상태였고요. 이 아빠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가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감, 미래에 대한 계획, 규칙의 준수 이런 것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채 그저 부모로부터 모든 것들을 제공받는 형태로 큰 것 같다는 분석이 좀 되고요. 그래서 자녀의 존재에 대해서 정확히 인식을 못 하는 거죠. 이 자녀에 대한 자신의 책임이 무엇인지, 의무가 무엇인지보다 자기 자신에게 있는 하고 싶은 욕구 놀고 싶고 이런 부분에 대한 방해물로만 생각을 하는 철없는 아빠였죠.
◇ 김현정> 철없는 아빠, 부모자격증 같은 거 줘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왔었거든요.
◆ 손석환 > 그런 얘기도 많이 하죠.
◇ 김현정> 그러면 이렇게 학대받은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증상이라고 해야 되나요, 증후라고 해야 되나요?
◆ 손석한> 다양한 증후나 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는데요.
◇ 김현정> 그게 저는 좀더 궁금한 것이 범죄를 알고 저지르는 경우도 있지만 방임 같은 경우라든지 또 이게 어떤 경우는 내가 학대를 했는지, 부모가 학대를 했는지 말았는지 스스로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요. 증상을 보면서, 증후를 보면서 눈치챌 수 있을 것 같거든요.
◆ 손석한> 그렇죠. 신체학대 같은 경우는 우선 많이 맞다 보니까 굉장히 위축돼 있는 태도를 많이 보이고요. 일반적으로 부모는 물론이고 어른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느 정도 두려워해요?
◆ 손석한> 눈맞춤을 회피하거나 어른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덜덜 떨거나 그 정도의 불안을 느끼는 경우는 별로 없고요. 그리고 맞다 보니까 사실은 이 아이도 공격성이 체득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친한 친구들 중에서 약한 아이들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경우가 많고요. 그러면서 평상시에는 또 위축돼 있는 모습, 공격성과 위축이 번갈아가면서 교대로 나타난다. 늘 공격적이거나 늘 위축돼 있는 게 아니고 때로는 공격적이고 때로는 위축돼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되어 있고 물론 거기에는 이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멍 자국이라든지 신체 손상 같은 거를 대개 있는데 그것을 부모가 감추고, 옷으로 감추고 넘어졌다라고 얘기하라고 교육을 시키죠, 밝혀지지 않게하기 위해서 넘어지다가 다쳤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죠. 그다음에 이제 정서학대 같은 경우는 신경질적이고 짜증, 역시 또 불안, 우울 등의 정서적인 모습의 변화를 많이 나타내는 거죠. 그리고 성학대 같은 경우는 사실 성에 대한 표현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아이들이.
◇ 김현정> 성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 손석한> 그렇습니다. 그게 왜냐하면 자기가 그 만큼 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사실은 표현하는 것이거든요. 재연을 시키는 거죠. 그러니까 이제 표현 중에서도 아저씨는 거기 어때요? 어떻게 생겼어요, 이런 식으로 말을 물어볼 수도 있고요. 혹은 그림 같은 거 그릴 때 자유롭게 그릴 때 성적인 부분을 성기부분을 강조해서 그린다든지 이것은 한번쯤 의심해 볼 수가 있고 인형놀이 할 때도 아이들이 인형의 성기부분을 좀 자극한다든지 만지는 어떤 놀이를 그런 장면을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요. 방임 같은 경으는 사실은 정말 잘 모를 수가 있지만 이 아이들은 대개 돌봄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아이들이 대개 좀 불결합니다. 씻지도 않고요. 옷도 갈아입혀지지 않고 더러운 상태가 많고 또 이제 어떤 필요한 것들을 대개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둑질이나 도벽, 이런 것들을 많이 보이고요. 또 거짓말도 많이 하는 그런 모습을 보입니다.
◇ 김현정> 공격성 얘기하셨어요. 물리적, 신체적인 학대를 받은 아이들한테 공격성. 그런데 보면 아이들 중에 이런 아이들이 있어요. 집에서 너무 착해요. 너무 말 잘 듣는데 밖에 나가면 돌변을 해서 굉장히 공격적이 되는 아이들이. . . 이런 아이들 그럴 수도 있습니까?
◆손석한> 그런 아이들조차 혹시 집에서 저 아이를 부모님이 때리는 건 아닐까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거부터 먼저 사실 의심을 해야죠. 이 아이가 공격성이 그러면 태어나면서부터 얘는 흉악한 범죄인으로 태어났느냐 그런 경우도 간혹은 있겠죠. 그런데 그런 것보다는 우선 환경적인 요인을 먼저 점검을 해야 된다는 거죠. 보고 배우는 게 많으니까요.
◇ 김현정> 표 소장님 덧붙일 말씀 있으세요?
◆ 표창원> 때로는 착한아이 증후군이라고요, *굿 스튜던트 신드롬이고 있는데. 이거는 좀 복잡합니다. 부모가 자녀에 대해서 과한 기대를 하고 너는 절대로 요구를 할 리 없어, 예를 들어서 ‘모든 걸 잘해, 착한 아이야’라고 지나치게 과하게 집중을 시키고 그리고 보상을 너무 자주하고 이러다 보면. . .
◇ 김현정> 보상도 문제가 됩니까?
◆ 표창원> 조금만 잘하면 사탕 주고, 돈 주고 이럴 경우에 그 보상중독이 생길 수도 있고요. 또 하나는 자기 스스로가 지나치게 착하게 행동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럴 경우에 아이다운 천진난만하고 실수도 하고 잘못도 조절할 수 있는 것들이 통제되거든요. 부모 앞에서는. 그러면 다른 곳에서 그게 터져나오는 거죠.
◇ 김현정> 어디인가 스트레스를 풀긴 풀어야 되는 거예요, 아이다움을 풀어야 되니까?
◆ 표창원> 그때 이 아이는 선생님이나 부모님 등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 앞에서는 대단히 착한 아이의 모습을 갖추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는 그 숨겨져 있던 욕구충족이 터져나오는 경우들이 있어요. 대단히 이해하지 못할 모습들이고 그 상황에서 예를 들어 부모님에게 당신의 자녀가 이랬습니다라고 한다면 부모님은 절대로 믿지 않는 거죠.
◇ 김현정> 이거는 아동학대랑 다른 얘기긴 합니다만...
◆ 표창원> 그것도 일종의 학대입니다. 그것도 정성적학대가 되는 거죠.
◆ 손석한> 지나친 부담, 아이가 발달수준에 맞지 않는 지나친 강요를 할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예를 들어서 밥 먹는데요. 유치원 아이가 뭘 흘려요. 그 자리에서 탁 손 때리는 엄마들이 있어요. 똑바로 손 숟가락 잡아라. 그 아이는 엄마가 볼 때는 굉장히 바르게 크고 있는 것 같지만 뭔가 비뚤어질 수 있는.
◆ 손석한> 그렇죠. 스트레스가 일단은 있는 거고 그걸 어떻게 소화해내느냐에 따라서 소화해내지 못한다는 것이 이상한 형태로 나타나는데요.
◆ 손석한> 예를 들어서 공부를 중요시하게 여기는 부모님이 지금 한 7, 8살쯤 된 아이한테 오늘 영어단어 100개를 외우지 못하면 너는 잠 못 잔다라는 그런 것은 아주 명백한 정서학대입니다.
◇ 김현정> 굉장히 많아요, 요즘.
◆ 손석한> 그래서 제가 말씀드린 겁니다. 정서학대가 사실은 우리. . . 이것이 학대인지도 모르면서 많은 부모님들이 사실 하고 있다고...
◇ 김현정>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 잘되라고 하는 거잖아요, 그거. 학대입니까?
◆ 손석환> 그것을 아이가 만약 즐거워하면서 너무 기뻐하면서 한다면 학대가 아니겠죠. 그렇지만 그걸 하지 않으면 혼나니까 참으면서 하는 게 바로 감정의 억압 부분이 나오고 지금 앞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착한 아이 증후군이 되어서 나중에 다른 데서 폭발...
◇ 김현정> 폭발해버리는 그 아이가 계속 공부 잘할 거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그 아이 나중에 비뚤어져서 더 나쁘게 갈 수도 있는 거죠.
◆ 손석한> 더군다나 아동의 발달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이 생긴다는 거죠.
◇ 김현정> 참 오늘 학대의 몰랐던 유형들을 많이 배우게 되네요. 그냥 어디 때려서 멍들고 이런 것만 학대인 줄 알았는데 아주 다양한 학대들이 있다는 말씀으로.
◆ 표창원 > 원장님 아까 방임 말씀하셨는데 하나만 덧붙이면 교육권을 탁발하는 것을 방임학대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학교에 안 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성장발달단계에 걸맞은 공간능력을 배양해줄 수 있는 대화나 관심, 애정 이게 없을 경우에 인간으로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그런 기본적인 공감, 남이 아프고 괴롭고 슬플 때 나도 그걸 느끼게 되고 이렇게 느끼고 싶어하는 그런 공감능력을 못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에 우리가 세월호사건도 보면 그 엄청난 비극, 참극 앞에서도 조롱한다든지 또는 이상한 그런 비하적인 표현을 한다든지 부모님들을 모욕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보잖아요. 그건 공감능력이 결연된, 그 이면에 보면 여러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그중 일부는 정말로 자기는 못 느끼는 용어가 있어요. 왜 못 느낄까, 성장과정에서 필요한. . . 본인이 아프고 또는 부모님이 아프고 이런 것들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대화와 애정과 관심을 통해서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경우가 많거든요. 발견하기 대단히 어렵죠, 그런 방임의 경우에는.
◆ 손석한> 일상생활에서 조금 쉬운 상황, 자주 접하지 상황을 조금 말씀드리자면 예를 들면 아이가 엄마한테 질문을 했는데 너는 엄마가 바빠 죽겠는데 왜 질문했냐면서 막 신경질 내면서 아이한테 굉장히 잘못된 그런 행동을 한 것처럼 취급해서 욕을 하거나 소리 지르면서 이것은 정서학대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질문했는데도 전혀 대답을 하지 않고 대꾸를 하지 않고 반응을 전혀 하지 않는 그것도 반복적으로. 이것은 사실 조금 전에 말씀하신 대로 방임이라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거군요, 그렇게 교감 안 하고 방임, 정서적으로 방임된 아이들은 나중에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 손석한> 공감능력이 없어지는 거죠.
◇ 김현정> 그런 식으로 나타나는 거군요. 이런 이야기를 우리가 조금 더 나눠야 될 텐데요. 일단 2부는 여기서 마무리를 짓고요. 3부에서 이야기를 나눠가겠습니다. 오늘 어린이날이잖아요. 우리 지금 너무 심각한 이야기 나누는데 노래는 좀 어린이스러운 밝은 노래 하나 들어볼까요. 얼마 전에 내한을 했습니다. 코니탤벗 아세요, 코니텔벗.
◆ 표창원>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모르시는군요. 소녀가수입니다. 코니탤벗의 ‘Favorite Things’ 들으면서 2부는 여기서 정리를 하고 3부로 넘어가겠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5(월) 어린이날 특집토론- 아동학대, 이제는 멈춰야 1부
201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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